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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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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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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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8 - 요정의 숲(4)

DUMMY

53.

C.8 - 요정의 숲(4)



스스스-


마치 숲이 울부짖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실제로 울부짖고 있는 것은 썩은 시체 과부거미와 그녀의 새끼 거미들 그리고 김한의 손에 들린 총구뿐이었다. 


-타다당!

-키에엑!


또 한 번 김한의 양손에서 기관단총이 불을 뿜음과 동시에 수십마리의 성체 썩은 시체 거미가 터져나갔다.


수많은 거미의 사체가 언덕을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썩은 시체 과부거미는 어림도 없다는 듯.

또 한 번 자기 몸에서 시체 거미들을 뿜어냈다.


김한을 중심으로 사방에서 시체 거미들이 들이닥쳤다.

시체 거미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막이 김한 모습을 가렸다.


김한은 즉시 <기묘한 회피>를 발동시켰다.


거미들의 움직임이 거의 정지한 것처럼 보이는 가운데 김한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무용수가 춤사위를 겨누는 듯한 움직임에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살다가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와 동시에.


<기묘한 회피>가 해체되며 날아들던 거미때가 공중에서 폭죽처럼 터져나갔다.


그것을 몇번이고 반복하자.


썩은 시체 과부거미의 몸이 급속도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제 최종 페이즈다.'


김한은 썩은 시체 과부거미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내었다.


김한이 플레이한 시점에서 썩은 시체 과부거미는 이미 요정의 숲을 집어삼킨 뒤 세력을 넓혀 가던 시점이었다.


그러니, 지금 김한이 상대 하고 있는 과부거미는 그때 만났던 과부거미의 열화판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었다.


문제는 그때 잡았던 과부거미가 모니터 안의 존재였다면, 지금 김한을 노려오는 과부거미는 실제라는 점이었다.


'썩은 시체 과부거미의 첫 번째 패이즈는 새끼 시체 거미를 내보내는 것이고 두 번째 패이즈가 몸 안에 숨어 있는 성체 새끼 거미를 내보내는 것이라면 마지막 패이즈에서는 몸을 축소화하여 직접 플레이어를 상대한다.'


과부거미가 직접 공격해 오는 만큼 그 개체의 격이 높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김한은 총을 내려놓고 전투용 나이프를 집어 들었다.


'좀 더 날이 긴 물건을 사용하는 것이 전투에 유리하겠으나. 이미 굳어버린 전투 습관을 고치는 것이 쉽지 않구나.'


정예화된 몬스터를 상대하는 데에 김한의 전투 스타일은 적절하지 않았다.


상대가 몸을 축소했다고는 하나, 거대화한 굴린 보다도 몸체가 컸다.


'저런 적을 상대하는 데에는 압도적인 질량을 자랑하는 워 해머나 대검이 필요한데···.'


김한은 과부거미의 공격을 피하며 몇번이나 <절개>를 시도하였으나.


약삭빠른 과부거미는 단단한 외골격을 내어주어 급소를 보호하면서, 날카로운 다리를 찔러오거나 기습적으로 부패한 산성 침을 뱉어 김한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곧 산성 침에 녹아내린 옷 위로 벌겋게 부어오른 김한의 피부가 드러났다.


'이거 위험한데. 절대 전투가 장기전이 되어선 안 돼. 과부거미를 처치하더라도 남아 있는 새끼 거미들을 정리할 만한 여력을 남겨두어야 한다···!'


마음을 정한 김한은 약간의 무리수를 감행하기로 결정했다.


'앞으로의 전황을 예견해 보건대 이것이 최선이다.'


김한이 그림자 속으로 모습을 감추려는 순간.


-휘리릭, 치이익, 화르르!

-꺄아아악!


어디선가 날아온 대검이 과부거미의 몸통에 처박히더니.


스스로 발화하기 시작한 적염검 헤레브가 끔찍한 염화로 과부거미의 몸을 안에서부터 불태우기 시작했다.


김한은 그 검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급히 그림자 이동을 시전하여 검의 주인을 낚아챈 뒤 과부거미의 공격 범위에서 벗어났다.


"래브! 괜찮으십니까?"

"헤으으, 으으 저보다는 오빠가···! 오빠는 괜찮으신 거에요?"


"물론입니다."

"말도 안돼는 소리 하지 마세요! 오빠 과부거미가 쏘는 산성액 맞으셨잖아요!"


래브도느는 김한이 과부거미가 쏘아대는 산성체액에 옷이 녹아내리는 것을 목격함과 동시에 적염검 헤레브를 집어 들고는 직접 전장에 뛰어든 것이다.


"빨리 한번 보여주세요!"

"래브, 아직 과부거미를 마무리하지 못했습니다. 서둘러 마무리를 지어야···!"


썩은 시체 과부거미를 마무리 짓지 못한 것에 신경이 쏠린 김한이 고개를 돌리려는 순간. 


"오빠."

"···?"


김한은 순간 옆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감각에 래브도느를 돌아보았다.

그늘진 얼굴의 래브도느가 한쪽 팔을 쭉 뻗더니.


"헤레브, 죽.여."


래브도느의 명령을 알아들은 것인이 헤레브가 순간 바르르 몸을 떨더니 폭발적인 열기를 내뿜기 시작했다.


-캬아아악!


그와 함께 자신의 최후를 짐작한 것인지 발악하듯 몸을 꿈틀거리던 과부거미가 간신히 몸을 들어 올리더니 김한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하아, 거미 체액을 뒤집어쓰는 것은 사양이니라."


과부거미의 최후의 발악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하던 김한은 뒤에서 들려오는 나른한 목소리에 싱긋 웃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살다님과 함께하니 걱정이 없습니다."

"저, 저는요···?"

"래브도 마찬가지입니다."


김한은 습관처럼 래브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려 하였으나.

아직 손에 과부 거미의 체액이 남아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손을 급히 물리려 했다.


"해줘요."

"래브···? " 


-치이익.


래브도느가 김한의 손을 끌어당기더니.

자신의 머리 위에 얹어 놓았다.


잠깐이나마 김한의 손을 잡았던 래브도느의 손이 빨갛게 부어올랐으나 래브도느는 그런 건 신경조차 쓰이지 않는 다는듯 김한의 얼굴을 바라보며 웃어 보였다.


"래브, 굳이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빨.리.요."


김한은 잠시 한숨을 내쉰 뒤 래브도느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어주었다.


래브도느는 그것을 행복한 표정으로 받아들였다.


"전 오빠의 기쁨도 고통도 함께 나눌 거예요···."

"래브···."


김한은 잠시 만감이 교차하는 심정으로 래브도느를 바라보았다.

살다는 잠시 둘의 모습을 기다려 주다.

살짝 볼멘소리로 핀잔을 주었다.


"흐응, 한아 꽁냥거리는 것은 좋지만, 마무리 지어야 할 것이 남아있지 않겠느냐."

"그렇습니다."


다시 일어선 김한이 과부거미의 상태를 확인했다.

마지막 순간 살다가 시전한 보호막을 들이받은 과부거미는 최후의 순간까지 보호막을 긁으며 저항했다.


-키에에엑···!


하지만 내부로부터 타오르는 적염에 저항하지 못한 과부거미는 시커먼 재로 변해 그 형태만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었다.


-퍽, 파스스.


김한이 과부거미를 걷어차자.


과부거미는 잿가루를 날리며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적염검 헤레브만이 남아있었다.


헤레브를 래브에게 돌려준 김한은 양손에 기관단총을 꺼내 들었다.


"정리의 시간이군."



* * *



김한은 요정의 숲에 남아있는 시체 거미들을 깔끔하게 정리해 내었다.

비록 그 과정에서 얼마 남지 않은 총탄을 모두 사용하였으나, 이제 총알의 보급은 문제가 아니었다.


"저, 정말로 썩은 시체 과부거미를 해치웠어···!"

"대, 대단해에···!"


어느새 날아온 엘라라와 실비가 김한 일행의 주위를 맴돌며 연신 환호를 외쳤다.


-우웅, 우웅.


썩은 시체 과부거미의 영향력을 벗어난 탓인지 요정목 또한 빠르게 생기를 되찾아 가고 있었다.


"실비, 엘라라?"

"너, 너희들 무사했구나!"


요정목이 정상화 되는 것을 본 요정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요정의 숲은 빠르게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재잘거리며 만세를 외치던 요정들 사이에서 요정 하나가 튀어나오더니 김한의 앞에 멈추어 섰다.


"저, 저기···."

"말씀하세요. 실비."


"음, 아 어··· 그, 그러니까···! 내가 처음 만났을 때 나쁜 말 한 게 조금 마음에 걸려서··· 그, 그래서··· 미,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어."

"마음에 담아두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실비는 마치 사과를 처음 하는 사람처럼 몸을 베베 꼬아댔다.

김한은 그런 실비를 적당히 다독여주었다.


김한의 말에 안심한 실비가 다시 한번 주저하더니.


"저, 저기···!"

"말씀하세요."

"호, 혹시 만약 괜찮다면 우리를 도와주려다 철창에 갇힌 인간을 구해주지 않을래? 마, 만약 필요하다면 요정의 가루는 얼마든지 줄 수 있어."

"물론입니다."


그녀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살다, 래브도느와 이야기가 끝난 상태였기 때문에 곧바로 동의해주었다.


"그, 그럼···!"

"다만, 적어도 지금 당장은 무리일 것 같군요."


김한이 부어오른 손을 흔들어 보이며 대답하자.

실비는 당연한 사실을 말한다는 듯.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


"나, 나를 뭘로 보는 거야 그거야 당연하지! 방금전에 과부거미를 해치운 참인걸!"

"그럼 잠시 쉬도록 하겠습니다."


"아, 잠시만 기다려봐! 내가 상처에 좋은 약을 가져올게!"


김한에 말에 실비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요정목을 향해 뾰로로 날아갔다.


잠시 후.


실비가 가져온 물건을 본 김한은 눈을 반짝였다.


'이건, 설마. 세계수의 씨앗···? 그렇구나···!'


다른 이들의 눈에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으나.

퀘스트 센스를 발동 중이던 김한의 눈에는 확실히 보였다.


도저히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찬란한 빛을 내뿜는 씨앗이었다.


"이건, 요정목에서 나온 씨앗이야! 이걸 먹으면 아픈게 사라져! 정말 귀한 거니까 꼭꼭 씹어 먹어야 해!"

"감사합니다. 실비."


김한은 손에 쥔 세계수의 씨앗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곳은 엘프의 숲인 엘라시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이 요정목도 세계수의 씨앗도 전부 요정의 특성이 발휘되어 생긴 장소였어···!'


이 세계에서 요정은 숲을 오가며 씨앗을 옮기는 역할을 하곤했다.


그것은 마치 김한이 살던 세계의 다람쥐나 꿀벌과 같았는데, 꽃과 나무는 요정이 접근해 올 때면 자기 씨앗을 일부러 내어주어 자기 씨를 멀리 퍼뜨리는 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그것이 세계수의 씨앗에 까지 연결될 줄은 몰랐지만, 아무튼 잘되었다.'


세계수의 씨앗은 섭취하는 순간.


즉시 5 티어 이상의 스킬이 포함된 스킬 선택 창으로 이동하여 스킬을 하나 고를 수 있게 해주었다.


김한에게 세계수의 씨앗을 건네준 실비는 총총거리며 제 동료들을 향해 돌아갔다.


김한이 답지 않게 실실거리는 것을 본 살다가 김한의 등 뒤로 안겨 왔다.


"흐응, 한아 무언가 좋은 물건을 받은 것 같구나."

"아, 살다님. 실비에게 몸에 좋은 약재를 선물 받았습니다."


김한의 말에 살다는 눈을 좁히더니.

김한의 손에 들린 씨앗을 묘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흐응 몸에 좋은 약재라···."

"···?"


김한은 순간 오한이 돋으며 이 상황을 어떻게 돌파해야 할지 고민했다.


'으음, 살다가 세계수의 씨앗을 원하는 걸까? 이런, 내가 너무 티를 내버렸구나. 이걸 어쩐다.'


"만약 본녀가 그 씨앗을 가지고 싶다고 말한다면 한아 너는 그것을 내게 넘길 수 있겠느냐?"

"물론입니다."


김한은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 즉시 대답했다.


'세계수의 씨앗이 귀중한 아이템인 것은 맞으나, 이것으로 살다의 호감도를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다. 한동안 래브도느에게만 아이템을 몰아줬으니 살다가 삐질 만도 하지.'


"흐응, 그렇다면 그 씨앗을 본녀에게 주려무나."


김한은 아쉬움 없이 씨앗을 살다에게 건네주려 하였다.


"아니. 그쪽이 아니다."


살다가 고혹적인 미소를 지어 보이며 입술을 달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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