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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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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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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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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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9 - 달마티아 해안(4)

DUMMY

59.

C.9 - 달마티아 해안(4)



래브도느의 손에는 하얗게 빛나는 비누가 들려있었다.


"이건, 비누라는 거에요."

"비누···?"


리타의 어리둥절한 모습에 래브도느의 입가에 회심의 미소가 지어졌다.


래브도느는 마치 선심을 쓰듯,

리타에게 비누를 내밀어 보였다.


"이걸로 몸을 씻어내야만 오빠를 안을 수 있답니다."

"···절대 그럴 생각은 없지만요."


리타는 래브도느가 내민 비누를 조심스럽게 만져보았다.


물을 머금은 비누는 설탕으로 코팅된 것처럼 반짝였으며 달콤한 향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 매끈한 감촉은 마치 리타를 유혹하는 것만 같았다.


리타가 비누를 만진 손을 코에 가져다 대 보았다.

그녀의 손끝으로 달콤한 복숭아 향이 풍겨져 나왔다.


리타는 헛기침을 한 뒤 자신의 감상평을 말했다.


"크흠, 제법 향이 좋네요."

"물론이죠. 오빠가 자몽씨를 닦달해서 만들어낸 물건인걸요. 지금 드라코 컴퍼니에는 이 비누가 대유행이랍니다."


리타가 비누에 호감을 보이는 것을 확인한 래브도느가 눈을 빛내며 리타와 거리를 좁혀오기 시작했다.


순간 위협을 느낀 리타가 자리를 회피하려 했으나.


-물컹.


"아앗!"


거대한 반동에 퉁겨져 나간 리타는.

그대로 래브도느의 품에 안기는 형상이 되었다.


당황한 리타가 래브의 품에서 빠져나가려 하였으나.


"에잇!"

"히끄윽!"


-꼬옥.


래브에게 한번 붙잡힌 이상.

그녀에게 더 이상 다른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흐응 래브야 리타와 사이가 좋아 보이는구나."

"그럼요. 지금부터 리타님께 비누의 위대함을 알려드리려는 참이었는 걸요?"


살다는 한때 비누만 보면 경기를 일으키던 래브도느의 모습을 떠올렸으나.

이제는 완벽하게 적응되어 버린 그녀의 모습을 보고는 슬며시 웃어 보였다.


'푸훗, 사실 그건 본녀 또한 마찬가지였었지만 말이다.'


래브도느는 리타를 끌어안은 채 물가로 올라왔다.

달빛에 비친 리타의 살결이 뽀얗게 드러났다.


비누로 거품을 만든 래브도느가 리타의 몸 구석구석을 문질렀다.


"래, 래브 간지러워요!"

"후후, 리타님 비누에 한 번 적응되고 나면, 다시는 이전과 같은 생활로 돌아갈 수 없을 거랍니다."

"리타는 털이 없으니 거품을 내기 위해 머리카락을 사용해야 할 것 같구나."


리타를 둘러싼 래브와 살다가 손에 거품을 내어 그녀의 몸 구석구석을 닦아주었다. 


거품에 둘러싸인 리타는 코를 간질이는 비누 거품에 재채기를 했다.


-엣취!


비산하는 비눗방울이 달빛을 받아 아름답게 피어올랐다.


"와, 예쁘다···."

"후후, 제법 운치가 있어 보이는구나."

"마치 여행을 온 것만 같네요."


지금의 래브도느에게서는 조금 전까지 레비아탄의 하수인을 때려잡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사이좋은 세 자매가 달빛 아래 서로의 몸을 쓸어주는 모습만이 비칠 뿐이었다.


-꾸이—!


어디선가 구슬픈 돼지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하였으나.

그것에 반응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 * *



호숫가에서 몸을 씻어낸 그녀들이 야영지로 돌아왔다.

떨어져 내리는 달빛이 마치 스포트라이트처럼 그녀들을 내리비췄다. 


헐겁게 얹어놓은 천 쪼가리 사이로.

뽀얗게 반들거리는 복숭앗빛 피부가 드러났다.


"와아. 정말 대단해요···!"

"후후, 그렇죠?"

"다음에도 또 함께 목욕을 즐기자꾸나."


재잘거리며 다가오는 그녀들을 김한이 반겨주었다.


"오셨습니까."

"그래, 한아 어서 가서 몸을 씻고 오너라."

"그래요. 저희가 식사를 준비해 놓을게요."


굴린의 목덜미를 집어 든 김한이 꾸벅 고개를 숙이고 호숫가로 이동했다.


굴린은 처절한 몸부림으로 저항하였으나.

김한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풍덩!

-꾸이익!


굴린을 호숫가에 던져놓은 김한이 옷을 벗고 물속에 몸을 담갔다.


시린 기운이 몸속으로 침투해 들어왔으나.


기술 사용을 반복하여 사용한 결과.

삐그덕거리는 온몸에 적당한 자극을 주는 느낌이었다.


눈을 감고 명상에 들어간 김한은 곧 자신이 스킬 선택 창 안으로 들어온 것을 깨달았다.


이제는 익숙하게 공동안으로 들어선 김한은.

가벼운 마음으로 부유하는 석판들을 살펴보았다.


'2 티어가 셋, 1 티어가 하나. 조금 아쉬운걸.'


-조준[티어1 / 액티브]

집중하여 조준점을 생성합니다. 집중+1, 정신+1 


-속보[티어1 / 액티브]

빠른 걸음 시 기척과 스태미나 소모량이 감소합니다. 은신+1, 이동+1


-반격[티어2 / 액티브]

반격합니다. (상대가 공격하는 중에 발동) 위력+1, 집중+1 


-크리티컬 어택[티어2 / 패시브]

데미지 랭크 2 증가, 낮은 확률로 치명적인 공격을 가합니다. 치명타+4


스킬의 등급 자체는 그리 높지 않았으나.

석판을 모두 살펴본 김한은 빙그레 미소 지었다.


'크리티컬 어택은 지금까지 배운 스킬들의 위력을 아무런 조건 없이 강화해준다. 이것으로 기본 세팅은 거의 끝난 것이나 다름없군.'


생각을 마친 김한은 크리티컬 어택 석판에 손을 올려두었다.


스킬 선택을 마친 김한은 지금까지 배운 스킬들을 떠올려 보았다.




액티브 스킬


-그림자 이동[/]

-기묘한 회피[회피+8, 이동+4, 집중+2]

-절개[위력+4, 침묵+2 ]


패시브 스킬


-익숙한 날붙이[위력+4]

-극대화[위력+16]

-크리티컬 어택[치명타+4]




액티브 스킬은 적당한 딜링기 하나에 이동기 하나 그리고 거의 종결급 스킬인 기묘한 회피를 배운 상태였다.


후에 주력무기를 무엇으로 정하는가에 따라 메인 스킬을 바꿀 필요가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만족스러운 스킬이었다.


'배운 지 얼마 되지 않기도 했고 말이지.'


김한은 나머지 액티브 스킬 한자리를 필살기로 채워 넣을 생각이었다.


'발동 코스트가 조금 높을지라도 높은 피해를 가할 수 있는 기술이 나온다면 좋을 텐데.'


그렇게 생각한 김한은 이번에는 패시브 스킬을 떠올려 보았다.


패시브 스킬의 경우 완벽한 물리 딜러로 나아가고 있었는데 핵심 스킬인 <극대화>를 이미 배워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한 번 정도는 원하는 무기로 바꿀만한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우선 스킬 칸을 모두 채우는 것이 우선이다. 마지막 자리로 공격 속도나 회피 관련 스킬이 나와준다면 좋을 텐데.'


생각을 정리한 김한이 공동의 문을 열고 세상으로 돌아왔다.


-물컹.


분명 온몸이 시려오는 호수에 몸을 담근 상태였을 터였다.


김한의 등 뒤로 뜨거운 입김과 함께 심장박동이 느껴졌다.


김한은 간신히 침착함을 유지한 채 입을 열었다.


"살다님, 물이 차갑습니다. 어찌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셨습니까?"

"후후, 한아. 이 시린 호수 속에 어찌 너 하나만을 남겨놓을 수 있겠느냐."


"···."

"걱정 말거라 그녀들은 그저 내가 밤 산책을 나간 것으로 알고 있을 테니."


'그게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색욕의 마왕이라 불리는 살다메인 아스모데우스가 전력으로 유혹해오는 상황에서 이성의 끈을 붙잡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으나.


김한은 필사적으로 정신을 유지했다.


"굴린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굴린은 이미 그녀들에게 돌아갔단다."


"저 또한 돌아가 볼 때가 된 것 같습니다."

"한아, 나와 떨어지고 싶은 것이냐?"


"···그것은 아닙니다만."

"그렇다면 잠시만 이대로 있자꾸나."


김한은 살다에게 몸을 맡겨보았다.

그녀의 품속은 따뜻하고 편안했다.

김한은 마치 어미의 품속에 몸을 맡긴 아기가 된 기분이었다.

김한은 만약 제 어미가 있어 자신을 품어주었다면 이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한아, 이상한 생각을 하는 건 아니겠지···?"

"···아닙니다. 그저···."


"그저?"

"제 어미가 있었다면 이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보았을 뿐입니다."


"후후, 어미라니 참으로 짓궂은 말이로구나."

"죄송합니다."


"아니다. 한아. 그렇다면 오늘만큼은 내 품 안에서 네 어미를 느껴보거라."

"···."


김한은 눈을 감고 조용히 그녀의 심장 박동 소리를 느껴보았다.


-쿵, 쿵.


규칙적인 심장 박동 소리가 그의 마음을 녹이는 듯했다.

김한은 평생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에 몸을 흠칫 떨어왔다.


그런데도 살다는 모두 알고 있다는 듯이 김한을 꼭 끌어안아 줄 뿐이었다.


어두미 드리운 구르미 흘러감에 달빛이 아래를 비추었다.


김한의 볼 아래로.


지금껏 그 누구도 볼 수 없었던 물줄기 한 방울이 떨어져 내렸다.


다시 구름이 달빛을 가림에 따라.

이제 다시 누구도 그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었다.


김한은 살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감사합니다. 정말로···."

"후후, 한아 본녀의 품이 필요하다면, 본녀는 언제든 네게 품을 내어주리라."


뭍으로 나와 물기를 털어낸 김한이 살다에게 손을 내밀었다.


"돌아가시겠습니까. 나의 여왕님."

"그래, 그녀들에게 돌아가자꾸나."


김한은 뜨거운 손길로 살다의 손을 잡아끌었다.



* * *



야영지로 돌아온 김한은 리타의 의혹 가득한 시선을 받아내야 했으나.

덤덤히 시선을 받아내고는 식어버린 스튜를 퍼 먹기 시작했다.


"아니, 대체 목욕을 얼마나 오래 하시는 거예요!"

"갑자기 떠오른 심득이 있어 정리하느라 시간이 걸렸습니다."


"흐응, 그럼 살다메인은요?"

"본녀는 달빛이 아름다워 산책이 조금 길어졌느니라."


의심해 봤자 얻을 것이 없었던 리타가 그저 한숨을 내쉬었다.


"내일 레비아탄의 거처로 진입합니다. 부디 만반의 준비를 부탁드립니다."

"허, 그걸 지금 당신이 말하는 건가요? 흥! 전 이미 준비 만반이라구요!"


"내일 리타의 활약이 기대되는구나."

"살다 언니 저, 저는요!?"

"물론 래브도 마찬가지란다."


래브도느를 쓰다듬어주는 살다를 찌릿 째려보았으나.

이내 곧 표정을 풀어 보인 리타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그래요. 지금 사적인 감정을 들쑤실 때가 아니죠. 저도 지금부터 내일 있을 레비아탄과의 결전에 대해서만 생각할 것이니, 모두 편안한 밤 되시길!"


말을 마친 리타가 흥! 하며 고개를 돌리더니.

자신에게 배정된 탠트로 들어가 문을 닫아버렸다.


"후후, 한아 우리가 너무 즐겨버린 걸까?"


살다가 의미심장한 웃음소리와 함께 김한을 자극했고.


'살다 언니에게서 오빠의 향기가 나요···!'


래브 또한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듯하였으나.


"앗, 언니 오빠랑 대체 무슨 일을 하신 거에요?"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아무 일도···."


래브의 경우 살다와 김한의 관계를 인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런 타격을 받지 않은 것처럼 김한에게 머리를 들이밀었다.


김한은 그저 래브도느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것으로 래브도느의 평화를 지켜주었다.


어느덧 밤이 깊어 왔고.


모두들 자신의 야영지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김한만이 화톳불 앞에 앉아 불침번을 서며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다.


'마왕을 다 정리하고 나면 그 후에는 무엇이 있을까? 검은 남자를 잡는 것으로는 진정한 끝에 도달할 수 없다. 아니, 나는 애초에 본래 세계로 돌아갈 마음이 있는가?'


김한은 흔들리는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끝없이 자신을 몰아쳤으나 밤이 새어 나온 결론을 '알 수 없다.' 는 것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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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C.7 - 의장 선거(2) 24.08.08 4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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