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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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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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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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7 - 의장 선거(4)

DUMMY

게임 속 계략 용사 - 47

C.7 - 의장 선거(4)



의장 선거, D-3.

자몽의 선거 캠프.


자몽의 선거 캠프에 놀노르 공녀의 투서가 도착했다.

놀노르 공녀의 결단은 그들에게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해 주었다.


"결국 놈들의 꼬리가 잡혔습니다."

"상상 이상의 비리 자금액입니다. 이게 밝혀진다면 역대 최악의 스캔들로 기록되겠지요."


놀노르 공녀의 투서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불법 자금 유통 내역과 분식 회계의 가능성을 정리한 문서가 나열되어 있었다. 


'이것을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바토르측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되겠지만···.'


자몽 측은 바토르 진영에 결정타를 날릴만한 또 하나의 치명적인 정보를 손에 넣게 되었다.


제국 측 인사들이 후장식 장총의 제품 생산에 문제가 생긴 것을 핑계 삼아 방문한 뒤.


드라코 컴퍼니아에 위치한 아쿠아 게이트에 머물면서 바토르 측 인사들과 은밀한 만남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자몽의 간부진들은 우선 지금의 상황을 정리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


"지금 당장 놀노르 공녀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무력대를 출동시켜야 합니다. 그들이 이 투서의 존재를 알아차리게 된다면 아무리 놀노르 공녀라 할지라도 무사하지 못할 겁니다."

"으음, 과연 그건 맞는 말이지만···."


그들이 놀노르 공녀의 구출에 대해 논의하는 가운데 김한이 자신의 의견을 내비쳤다.


"놀노르 공녀의 구출은 제가 맡도록 하겠습니다."


김한의 대답에 우사금 부장이 우려 섞인 표정으로 김한에게 물었다.


"김한, 자네 정말 괜찮겠는가? 자네는 지금 아쿠아 게이트 문서 탈취 작전을 앞두고 있네. 만에 하나 자네가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우리 대업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는 문제란 말일세!"

"물론 알고 있습니다만. 놀노르 공녀를 이곳에 납치하다시피 데려온 이가 저이며 마지막으로 그녀를 만났을 때 그녀의 상황을 미처 살피지 못한 이 또한 저입니다. 그럼에도 그녀는 꺾이는 일 없이 드라코 컴퍼니를 위해 용기 있는 행동으로 부정을 고발하고 나섰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만일 제가 그녀의 안전을 책임지지 못한다면 저는 평생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게 될 것입니다."


"후흐, 한아. 지금 네가 느끼는 책임감이 부디 본녀에게도 적용되기를 바라마."

"오, 오빠 저도요!"


김한의 옆에서 래브도느의 입에 과일을 넣어주던 살다가 은근한 어조로 김한을 종용했다.

래브도느 역시 자신을 잊지 말아 달라는 듯 다급히 소리쳤다.


"물론입니다. 살다와 래브는 이제 제 삶의 기준이 되었으니까요."

"삶의 기준이라, 그것참 듣기 좋은 소리구나."

"으, 응. 마, 맞아요. 저도···!"


그녀들의 호응과 더불어 장내에서 김한의 책임감 있는 결단을 지지하는 이들이 나오기 시작하자.


결국 우사금 부장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자몽이 결단을 내리게 되었다.


"으음, 자네의 생각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다만 부디 바라건대 무사히 다녀오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 * *



드라코 컴퍼니아.

드워프 거주 구역.


놀노르 공녀는 현재 드워프 거주 구역에서 출퇴근을 반복하고 있었다.


김한 또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림자 속에 몸을 숨긴 채 드워프 거주 구역을 조심스럽게 이동했다.


김한이 놀노르 공녀와의 접선 지점에 거의 도달했을 무렵.


"읍, 읍!"

"이런, 젠장할! 이대로면 옆집 똥개도 알아듣겠군. 바츠로 뭐 하는 거야. 필요하면 기절이라도 시키란 말 못 들은 거냐?"


"하, 하지만 디즐리 이분은 페카폴타스의 공녀란 말이야!"

"이 시발새끼가! 지금 우리가 다 죽게 생겼는데 지금 네가 이 배신자 년을 감싸줄 때냐? 잔말 말고 빨리 입 닥치게 만들란 말이야 이년을 고문해서라도···!"


순간, 바츠로에게 욕설을 퍼붓던 드워프의 목이 꺾이더니.


-풀썩


"읍, 읍읍!!! 으윽···."

"후, 이젠 나도 모르겠다. 디즐리 네 말대로 공녀를 기절시켰··· 디즐리?"


멈춰선 자리에 그대로 엎어진 디즐리의 모습에 당황한 바츠로가 주춤거리며 공녀를 들쳐업은 채 도망가려는 순간, 그의 귓가에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를 데려갈 텐가?"

"어, 어···. 아니요."


순간, 잽싸지만 조심스러운 몸동작으로 공녀를 바닥에 내려놓은 바츠로가 한 발짝 물러서더니 양손을 들어보였다.


"무엇을 보았지?"

"이상하게 귀가 간지럽군. 유령이 혼잣말이라도 지껄이는 건가? 허, 참!"


"그대로 가서 아무 일도 없었다 전해라."

"어이구, 이 친구 왜 갑자기 이런 곳에서 쓰러져 버린 건지. 나 몰래 술이라도 마신 건가? 참 몹쓸 친구로구만!"


바츠로는 쓰러진 디즐로를 업어 들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리에서 벗어났다.


''놀노르 공녀···.'


김한은 괴로운 듯 인상을 찡그린 채 기절해 있는 놀노르 공녀를 조심스럽게 들어 올린 후.


그녀와 함께 그림자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 * *



바토르의 선거 캠프.


디즐로를 업어 들고 선거 캠프에 들어오는 바츠로의 모습을 본 바토르는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손에 들린 물건을 닥치는 대로 집어 던졌다.


-퍽, 쨍그랑!


"이런, 시발 개 같은 새기가! 그 꼬락서니를 한 채 캠프 정문으로 들어오다니 제정신이냐? 그냥 우리가 납치범이오 하고 무력대에 자수라도 하지 그랬냐!"

"그, 그것이 상황이 너무나 급박하게 돌아가는지라···."


"바토르님 고정하시고 일단 그들의 말을 들어 보심이 어떻겠습니까?"


상황의 급박함을 감지한 선거 캠프 간부 하나가 바토르에게 사정하듯 이야기했다.


바토르 또한 작금의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음을 깨달은 상태였기에 간부의 말에 못이기는 척 넘어가며 서둘러 바츠로를 추궁했다.


"그래, 대체 어떻게 된 상황인가! 놀노르 공녀는 대체 어디 갔으며, 자네들은 또 왜 그 꼬락서니로 이곳까지 오게 된 건가?"

"저기··· 사실, 공녀를 납치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으나. 그 직후 흑의인 한명이 나타나 디즐로를 기절 시킨 뒤 공녀를 가로채 갔습니다."


그 말에 바토르는 기가 찬 듯 헛웃음을 내뱉으며 바츠로를 추궁했다.


"자네는 뭘 했는데?"

"그, 그것이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저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습니다."


"봤다며? 흑의인이 네 동료를 기절시키고 공녀를 탈취해 도망가는걸 다 봤다고 하지 않았는가!"

"죄, 죄송합니다."


-쾅, 빠직!


분노를 참지 못한 바토르가 자신의 의자 걸이를 난폭하게 내려쳤다.


바토르의 힘을 견디지 못한 의자 걸이가 형편없이 무너져 내렸다.


바토르는 피가 흐르는 자기 주먹을 닦아낼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이마를 부여잡고 고뇌의 빛을 내비쳤다.


"하아, 아무래도 놀노르 공녀는 자몽 측 놈들의 손에 들어가게 된 것 같군.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바토르님 놀노르 공녀가 자몽 측에 포섭되었다면 서둘러 아쿠아 게이트의 일을 마무리 지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 간부의 간절함이 담긴 충언이 통한 것일까?

순간 바토르의 눈빛이 돌아왔다.

바토르는 이를 악물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뒤.

캠프 요원들에게 명령했다.


"지금, 이 순간부터 우리 캠프는 비상 체제에 돌입한다. 모두 필요한 생활용품이 있다면 지금, 이 순간 부터 한 시간을 줄 테니 모두 챙겨오도록 하며 간부진들은 지금 당장 회의를 준비하게!"


바토르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직원들은 허둥지둥 캠프를 벗어나 마지막 총력전을 대비하기 위한 결전 준비에 들어갔다.


그 사이 간부진들을 불러 모은 바토르가 침중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제는 놈들 또한 제국과 우리들의 관계를 눈치챘다고 볼 수밖에 없겠소."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저희는 이미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이제 와서 페카폴타스로 돌아가느니. 제국에 투신하여 후일을 기약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한 간부진의 제안에 바토르는 당장의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삼키며 말했다.


"그것은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둔다. 이곳에는 지금까지 내가 이룬 모든 것이 남아있단 말이다. 이대로 이곳을 포기하고 떠나라고? 그런 일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것은 너희들 또한 마찬가지일 터···!"

"···."


바토르의 말은 사실이었기에 주위의 간부들 또한 침울한 표정으로 회의실 테이블만을 뚫어져라 노려볼 뿐이었다.


그래도 그중에서 그나마 머리가 돌아가는 이 하나가 바로트에게 전언했다.


"어찌 되었건 아쿠아 게이트에 머무는 제국인 들에게 우리의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청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금 그들에게 넘긴 저희 재무제표가 드라코 컴퍼니에 드러나게 된다면 저희는 평생 도망자 신세로 떠돌게 될 것입니다."

"그래, 네 말이 옳다. 너는 지금 당장 아쿠아 게이트로 이동하여 제국인 들과 접촉한 뒤. 지금 우리의 사실을 알리고 협조를 구하도록 해라. 만약 우리가 죽는다면 그들 또한 무사하지 못할 것이란 사실도 반드시 전하도록!"


"말씀대로 진행하겠습니다."


바토르의 서슬 퍼런 목소리에 조용히 고개를 숙인 간부는 조용히 캠프를 벗어나 아쿠아 게이트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결국 아쿠아 게이트에서 제국인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따라 저희의 앞길 또한 갈리게 되겠군요."

"부디 그들이 현명한 선택을 하기를 바라야 겠군."



* * *



드라코 컴퍼니아.

자몽의 선거 캠프.


"이렇게 곧바로 작전을 진행함에 문제는 없겠는가?"

"물론입니다."


자몽의 염려스러운 물음에 김한은 작게 웃어 보이며 복장을 점검했다.


방금 전 작전하나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음에도.

그의 몸에는 먼지 하나 묻어 있지 않은 상태였다.


"걱정하지 말거라. 밤은 김한의 편이니."

-꾸이!


굴린을 희롱하는 것으로 적적함을 달래고 있던 살다가 김한의 성공적인 귀환을 환영하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놀노르 공녀의 상태를 살피고 온 래브도느가 김한에게 그녀의 상태를 전했다.


"오빠 놀노르 공녀님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래브. 저 대신 놀노르 공녀를 부탁드립니다."

"물론이죠!"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은 김한이 자몽에게 보고했다.


"그럼 이제 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후, 그래. 자네만 믿도록 하겠네. 이미 타격대원들이 아쿠아 게이트 주변에 포진된 상태니. 자네는 제국인들 몰래 그들의 거처에 잠입하여 바토르와의 접점이 담긴 서류를 탈취해 주기만 한다면 된다네."


"그거에 제 전문이죠."


자몽은 걱정스러운 모습으로 김한을 바라보았으나.

잠입과 탈취는 김한의 전공이라 할 수 있었으니.


오랜만에 느껴보는 임무의 긴장감에 김한의 얼굴에 미소가 걸렸다. 



* * *



드라코 컴퍼니아.

아쿠아 게이트에 위치한 음유시인 주점.


그날은 드라코 컴퍼니 최고의 스타인 슈리의 공연 날이었다.


그녀의 가슴을 울리는 노랫소리는 수많은 이의 마음을 앗아갔으며, 그것은 제국인이라 하여 다를 것이 없었다.


제국의 군수 물자 담당관이었던 폴슨경은 자신의 한 달 치 월급을 모두 쏟아부어 특별석을 구입하였다.


슈리의 등장만을 기대하며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은 그는 옆의 놓인 수정구가 울리는 것도 모른 채 공연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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