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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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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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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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9 - 달마티아 해안(2)

DUMMY

57.

C.9 - 달마티아 해안(2)



책상을 내려친 가프가 사나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쾅!


"이런 젠장! 이 개 같은 새끼들!"

"대장···."


"내륙 놈들이 이 속도로 약탈을 계속한다면 달마티아에 미래는 없다."

"하지만 놈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마치 저희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는 듯한···."


"그래, 아무래도 우리 내부에 쥐새끼가 숨어들어 있는 것 같다."

"그,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수하들의 웅성거림에 가프가 고개를 돌려 레드를 바라보았다.


"어때, 레드 뭔가 생각난 거라도 있냐?"

"내륙에 있어야 할 도적놈들이 전부 이곳에 죽치고 있는 것은 김한이라고 하는 사내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의 목을 쳐서 내륙의 민심을 달래주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레드의 대답에 가프는 미간을 모으며 험상궂게 이야기했다.


"그 김한이라는 놈이 어디 있는 줄 알고 찾아가라는 거냐? 그리고 애초에 그놈 하나로 내륙에 있는 도적놈들이 전부 여기까지 몰려올 정도면 그 실력 또한 괴물 같을 거라는 말이잖아! 너 한 번만 더 그따위 조언을 하면서 나의 머리를 자처하겠다면 그 머리통부터 부숴버릴 줄 알아."


가프의 으르렁거림에 레드가 씨익 미소 짓더니.


"김한은 지금 달마티아 해안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를 상대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준비해 두었습니다."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가프가 무어라 입을 열려 했으나 잘 안되었다.


레드를 바라보던 가프의 얼굴이 풀어지며 씨익 웃어 보였다.


레드의 등짝을 한번 후려친 가프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뭐? 하하, 그럼 처음부터 그걸 같이 말해 줬어야 할 거 아냐? 그래, 한번 들어볼까?"


가프를 바라보는 레드의 눈빛이 요사스럽게 빛나고 있었다.



* * *



동료들을 한데 모은 김한이 선언했다.


"아무래도 가프를 만나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가프라 하면 달마티아 해안에서 가장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해적 두목을 말씀하시는 거군요."


김한의 동료 중 그나마 제국과 인근 국가의 세력 구도를 파악하고 있는 리타 성녀가 대답했다.


김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그는 해적이지만 적어도 상생의 의미를 깨우친 자입니다. 이 상황을 그저 방치만 하고 있을 인물이 아니지요."

"그렇다면 더욱 이상하지 않습니까? 혹시 이미 레드독에게 지배당한 상태인 것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더욱더 그를 만나봐야 합니다."

"그렇군요."


살다와 래브도느 또한 고개를 끄덕여 동의를 표해왔다.


김한이 기척 감지를 사용하려는 순간.


"이런, 저쪽에서 먼저 환영 인사를 하려는 모양입니다."

"그, 그런 것 치고는 좀 거칠어 보이는데요오···."


김한 일행의 주위를 둘러싼 해적들은 하나같이 크로스 보우와 그물을 들고 있었다.


"놈과 접근할 생각 말고 일단 갈겨라!"

"넵!"


-쒜에엑!


"이런, 다가올 생각조차 하지 않는군."

"이곳은 제가 맡을게요!"


김한이 난처한 기색을 띠자 리타가 앞서 나가며 신성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라시타께서 너를 모든 재앙에서 지키시며, 네 영혼을 지키시리로다.


"감사합니다. 리타."

"으, 오래는 못 버틸 것 같아요!"


김한과 리타가 대화하는 중에도 수십발의 볼트들이 리타 성녀의 베리어를 두들기고 있었다.


김한은 즉시 그림자에 스며들어 적들 한가운데서 불쑥 솟아올랐다.


-철컥, 투타탕!


양손에서 기관단총을 뽑아 든 김한이 도적들 사이를 오가며 머리에 구멍을 뚫어주기 시작했다.


"이, 이 괴물 같은 놈이!"

"뭐 하는 거야! 빨리 시작 하란 말이야!"


수상한 도적들의 행동에 김한이 고개를 돌려 확인하니 그곳에는 수상한 마법진이 설치되어 있었다.


'이런, 설마 레비아탄과 계약을 맺은 것인가? 하지만 그 가프가 마왕에게 협력하다니. 이건, 아무래도 레드독에게 선수를 빼앗긴 것 같구나···.'


김한은 놈들이 마법진을 가동하게 놔둘 생각이 없었으므로 빠르게 이동하여 허둥지둥 하는 해적 놈들의 머리에 구멍을 뚫어주었다.


-크아악!

-주, 죽여!


해적 하나가 본래 제물로 바치려 했던 노예 하나를 김한에게 집어던지더니, 이미 죽어 나빠진 동료 해적을 마법진에 처박았다.


-슈우우

-찰박, 찰박.


마법진이 발동되자,


마법진을 중심으로 바닥에 물이 들어차기 시작했다.


어둡게 들어찬 물속에서 수십 쌍의 붉은 안광이 비쳤다.


'이런, 레비아탄의 수족인가? 다행히 본신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모양이다. 오히려 잘 되었다. 지금 레비아탄의 세력을 줄여놓을 수만 있다면 그의 심처로 잠입했을 때 상대하기 편해질 것이다.'


-철컥, 투타탕!

-키에엑!


김한의 기관단총이 붉은 안광을 과녁 삼아 화려한 불꽃을 뿜어댔다.


도마뱀의 머리에 사람의 육체를 가진 레비아탄의 하수인들이 저항하며 김한에게 다가서려 했지만.


<극대화>가 적용된 총알은 레비아탄의 하수인들을 가볍게 뚫어냈다.


김한의 주위로 붉은 물결의 파동이 요동쳤다.


김한의 말도 안 되는 무력에 겁을 집어먹은 해적 중 도주를 선택하는 이들이 나타났다.


"이, 이런 젠장! 마왕 군을 혼자서 상대한다고···!?"

"선봉 녀석들도 이미 다 죽어 나빠졌어! 이딴 싸움을 시키다니··· 두목은 제정신인 건가? 내륙 놈들이 맞았다. 저딴 놈을 상대로 대적하겠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소리야! 안 되겠다. 난 여기서 빠져나갈 거야!"


도주를 선택하는 이들이 김한에게서 멀어지는 가운데 그들의 몸이 부풀어 오르더니.


-푸콱, 펑!


"이, 미, 미친 저게 뭐야!"


폭발한 그들의 몸에서 레비아탄의 하수인들이 튀어나왔다.


동료들의 몸에서 레비아탄의 하수인이 뚫고 나오는 것을 본 해적들은 광기에 휩싸였다.


"우, 우리는 이미 쓰다 버리는 장기 말 취급이었나!"

"이런, 살고 싶으면 저놈을 죽이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해적 놈들이 서로 눈빛을 맞추더니.

음험한 표정으로 리타의 주변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으, 더는 버티기 어려운데···!"

"교대하자꾸나. 본녀에게 새아가를 괴롭히는 취미는 없으니."


살다의 태평한 말에 리타는 순간 이마에 혈관을 띄우며 반박하려 하였으나.


"자, 내 뒤로 물러나 쉬고 있으렴."

"···고마워요."


살다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얌전히 물러나 회복에 집중하기로 했다.


리타가 한발 물러섬에 래브도느가 다가오더니 식수를 권해왔다.


"리타님 고생하셨어요!"

"감사합니다. 래브도느."


적당히 손을 휘적여 보호막을 생성해낸 살다는 표정의 변화 없이 묵묵하게 해적들의 볼트를 막아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살다는 무엇을 확인한 것인지, 표정을 구기며 독설을 내뱉었다.


"레비, 또 본녀의 것을 노리고 달려드는구나. 주제도 모르는 것이."


리타는 살다의 말에 그녀의 시선이 향하는 곳으로 자신의 시선을 맞춰보았다.


"레비아탄의 하수인들!"


이미 김한이 수십여 마리의 하수인들을 정리한 상태였으나. 해적들의 몸을 뚫고 계속해서 레비아탄의 하수인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도주하던 해적들이 갑자기 뒤돌아 오더니.

필사적으로 그녀들을 노려오기 시작했다.


"더러운 것들이."


살다가 다시 한번 손을 휘젓자 바닥에 자욱하게 깔린 피의 안개가 송곳의 형태로 변하더니.


그녀의 주위를 포위한 해적들의 머리통을 꿰뚫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끝나지 않는다는 것인지.

머리가 꿰뚫린 해적들의 가슴을 뚫고 하수인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키에엑, 크륵?


레비아탄의 하수인들은 살다를 바라보며 순간 고개를 갸웃했으나.

곧 붉게 물든 안광을 빛내며 그녀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래, 너희들은 레비아탄의 것이니. 본녀에게 도전함을 허락하노라."


살다가 하수인들에게 도전을 허락한다고 말하였으나.


그것은 누가 보아도 살다의 학살 현장일 뿐이었다.


곧 바닥에는 하수인들의 시체와 그곳에서 퍼져 나오는 붉은 혈흔만이 가득했다.


가프의 수하들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가운데 인상을 쓴 한 사내가 김한을 향해 발포했다.


-타앙!


'총을 가지고 있다고?'


김한은 <기묘한 회피>를 사용하여 총알을 피하려 하였으나, 그 궤도에 리타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신속히 나이프를 꺼내 총알을 분쇄했다.


김한의 묘기에 가까운 행동을 지켜본 사내가 감탄사를 터트렸다.


"정말 놀랍군. 그래, 자네가 김한이로군!"

"가프, 어째서 저희를 공격하는 겁니까?"


김한의 항의에 가프는 광기 어린 웃음소리와 함께 일갈했다.


"하하, 그걸 말이라고 하는가? 네놈들의 어설픈 일 처리 덕분에 달마티아 해안은 멸망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그런데 알아서 이곳까지 찾아와 주다니. 이거야말로 절호의 기회라 할 수 있지 않겠나?"

"저희와 함께 도적들을 소탕하는 방법도 있었을 텐데요."


김한은 재차 그를 설득하려 했으나, 돌아오는 것은 비웃음뿐이었다.


"너희가 우리를 돕겠다고? 하하, 그거야말로 우스운 말이로군. 너희들이 베어 넘긴 도적들의 머리에 대고 그렇게 말해보지그랬나."

"···아무래도 대화로는 이 상황이 끝나지 않을 것 같군요."


김한에 말에 몸을 말아 앞으로 기울인 가프가 튀어나오며 외쳤다.


"그걸, 이제야 알아채다니. 너 생각보다 머리가 나쁘구나!"

"···."


'가프는 왕국 연합 전쟁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많은 서브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수장급 NPC라고 할 수 있으나. 지금은 어찌 할 도리가 없구나.'


김한은 자신의 성장세가 이미 궤도에 올라 있음을 확신하고 있었다.


모든 퀘스트를 클리어할 필요는 없었다.


김한의 손에서 전투 나이프가 뽑혀 나왔다.


"아무래도 스킬의 위력을 최대한 받으며 싸우는 것이 맞겠지.'


가프는 첫 공격을 총을 사용함으로 자신의 주 무장이 무엇인지 숨겼으나 김한의 그의 전투 스타일을 정확히 꿰고 있었다.


그는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적에게 끔찍한 일격을 가하는 실전 무투파 출신이었다.


무작정 달려오는 것 같았으나 가프는 부하들과 신호를 주고받으며 타이밍을 맞춰 진입하고 있었다.


김한이 뒤로 몸을 빼려는 순간 위에서 그물이 날아왔다.


<그림자 이동>을 사용하여 가프의 등 뒤에서 솟아오른 김한이 나이프를 내려찍었다.


-스걱, 팅.


하지만 그 정도는 알고 있었다는 듯.

김한의 나이프를 튕겨낸 가프가 손바닥을 뻗어 김한의 시야를 제한하더니, 그대로 눈을 찔러왔다.


"읏!"

"크, 아쉽군!"


간신이 몸을 비틀어 눈 찌르기를 피해낸 김한의 모습에 진한 아쉬움을 표하며 가프가 품에 숨겨져 있던 암기를 던져왔다.


김한은 <기묘한 회피>를 연속해서 사용하는 것에 부담감을 느꼈으나 상황이 여의찮음을 확인하자마자 스킬을 사용하여 역공을 시작했다.


'가프를 쓰러뜨린다고 하여 끝이 아니다. 레비아탄의 하수인들이 여전히 남아있어 그들을 상대할 여력을 남겨두어야 해!'


김한은 가능한 한 빠르게 가프를 해치울 속셈으로 그의 목을 절단했다.


-스걱, 팅!


"···?"

"와우, 너 정말 대단하구나! 내가 이 거리에서 움직임을 놓친 건 처음이다. 만약 레드의 말을 듣지 않았다면 이 자리에서 즉사했겠군."


그렇게 말하며 너스레를 떨어대는 가프의 피부 아래에는 레비아탄의 하수인들의 것과 같은 비늘이 돋아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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