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5,032
추천수 :
58
글자수 :
508,512

작성
24.08.09 20:00
조회
37
추천
0
글자
12쪽

C.7 - 의장 선거(5)

DUMMY

게임 속 계략 용사 - 48

C.7 - 의장 선거(5)



아쿠아 게이트.

제국의 비밀거점.


달빛에 비친 창틀 사이로 비틀린 그림자가 늘어졌다.

바람처럼 객실 안으로 잠입한 김한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마치 평범한 호텔 객실처럼 보이는 이곳 어딘가에 바토르 부장과 제국 관계자의 비밀장부가 숨겨져 있을 것이었다.


'어디 보자···.'


-끼이익.


김한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서재로 보이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몇 가지 기물을 조작하자.


-드드득.


비밀통로를 발견했다.


'이건 김한센서라고 해야 할까···?'


김한에 눈에만 보이는 희미한 하얀 선은 퀘스트의 기척을 느낄 수 있게 도와주었다.


김한이 스스로 만족하며 비밀통로로 들어가려는 순간.


[···? 뭐지 너 이곳에 와본 적이 있는 건가?]


김한은 순간 주변을 경계하며 적이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였으나.

곧 자신에게 말을 건 녀석이 플라우로스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김한이 자기 목을 쓸며 물었다.


"···그 안에서 볼 수 있는 겁니까?"

[이런, 웬만해서는 끼어들지 않으려 했는데. 그래, 주인님께서 네가 위험할 경우 내가 도울 수 있도록 시야 공유 마법을 걸어두셨지.]


김한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잠시 고민했다.


그러고는.


"후, 지금은 집중에 방해되니, 끼어들지 말아주십시오."

[이런, 인정머리 없는 녀석 같으니라고! 흥, 이다!]


플라우로스는 그렇게 말하고선 입을 다물었다.


'다행히 말은 통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래서야 무슨 일만 있다 하면 살다에게 달려가 미주알고주알 일러바치겠는걸.'


김한은 자신이 임무 중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

이내 차분한 모습으로 돌아온 김한은 비밀통로 내부를 탐색했다.


곧 벽의 틈새에서 희미한 빛이 새어 나오는 것을 확인한 김한은 무장을 꺼내 들었다.


작게 울리는 벽의 진동으로 반대편에서 누군가가 대화를 나누고 있음을 느낀 김한은 조심스럽게 벽에 귀를 대고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폴슨 님의 연락은?"

"아직 연락되지 않았습니다."


"아니, 대체 어딜 가신 거야? 지금 드워프 놈들이 비밀 장부를 처분해야 한다고 난리를 피우고 있는데."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희가 이걸 기재하는데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데요···! 분명 나중에 다시 작성하라고 난리를 칠 텐데 제가 직원들한테 이 짓을 다시 하라고 하면 과반수가 짐을 싸서 나가버릴 겁니다."


두 관리는 제 상관의 부재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여 안절부절못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이거, 딱 좋은 타이밍에 온 것 같은걸.'


김한은 빙긋 웃으며 벽에 작은 구멍을 뚫었다.


구멍 너머로 높게 쌓인 서류 더미와 주변을 서성이는 관리 둘 그리고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인간 넷이 정면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순식간에 진입 경로를 설정한 김한이 그림자 속에 몸을 맡기며 녹아내리듯 사라졌다.


"뭐, 뭐야···!"


"치, 침입자! 대체, 어디로···?!"


"물러서십시오."


순식간에 테이블 위로 나타난 김한의 모습에 모두가 당황했다.

하지만 상황을 파악한 경호원들이 김한에게 달려들었다.


그것을 본 김한은 곧 <기묘한 회피>를 발동시켰다.


'가능하면 죽이지 않는 방향으로···.'


김한이 양손을 코트 자락에 넣었다 빼자.

손가락 사이에 여섯 개의 송곳이 뽑혀 나왔다.


-슈콱!


김한은 정밀하게 조준하여 모든 이들의 가슴에 송곳을 박아넣었다.


관리 하나가 자기 가슴에 박힌 송곳을 보고 기절했으나.

김한은 그를 조심스럽게 받아 땅에 내려놓았다.

김한이 손가락 하나를 세워 입술 위에 올려두었다. 


"쉬잇-. 말하지도 말고 움직이지도 않는 것이 좋을 겁니다. 그 상태 그대로 의사에게 보이면 모두 죽지 않고 살아날 수 있으니."


김한의 말에 장내의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움직임을 멈추었다.


김한은 희미하게 빛나는 서류뭉치를 집어 들며 관리로 보이는 인물에게 질문했다.


"이 서류 말고 드워프 들과 관련된 다른 서류가 존재합니까?"

"···."


김한의 질문에 말 못하는 관리의 눈에서 공포가 새어 나왔다.

김한은 그의 대답이 필요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아, 말씀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그렇게 말한 김한이 바닥에 깔린 융단을 걷어 올리는 순간.


가슴에서 송곳을 뽑아낸 경호원들이 김한을 향해 달려들었다.


'피가 튀면 곤란한데.'


바닥을 구르는 펜슬 조각을 들고 한 번 더 <기묘한 회피>를 발동시킨 김한이 <절개>를 연계하여 경호원들의 목을 그었다.


경호원들은 <절개>에 붙은 침묵 효과 덕에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바닥에 나뒹굴었다.


잠시 경호원들을 한쪽에 치워 놓은 김한이 융단을 치우자.


그 아래에는 수십 개의 상자와 그 안을 가득 메운 서류뭉치들이 쌓여있었다.


'대체 얼마나 많이 해 먹었길래, 이 정도의 분량을 조작해야 했던 걸까···.'


상상 이상의 분량에 기가 질린 김한은 유독 빛이 밝은 몇 개의 상자만을 분류하여 챙긴 뒤 그림자와 함께 모습을 감췄다.



* * *



김한의 복귀 소식이 전해지며 자몽 측 선거 캠프가 들썩였다.


"오, 김한 그래. 분식 회계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있던가?"

"자료가 너무 많아 전부 들고 오지 못했습니다. 무력대를 투입하여 나머지 자료들을 챙겨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바토르의 비리를 증명하는 데 유용해 보이는 것들을 몇 개 집어 왔습니다."


-터엉!


김한이 들고 온 자료만 해도 건장한 성인 남성의 키를 훌쩍 넘는 분량이었다.


자몽 측 캠프 요원들은 그 방대한 증거 자료에 이맛살을 찌푸렸다.


"이 녀석들 대체 얼마나 해 먹었던 거지?"

"우선 김한이 침투한 비밀통로로 무력대를 보내도록 하지!"


자몽은 곧바로 무력대에 증거 수집을 위한 침투를 요청했고 영장을 발부받은 경비대가 곧 아쿠아 게이트 호텔을 습격하게 되었다.


김한에게 길을 안내받은 경비대는 곧 어마어마한 양의 분식 회계 장부를 찾아낼 수 있었다.


다음날.


드라코 신문사에서는 이 사건을 대서특필하며 바토르의 의장의 선거 출마를 강력히 규탄하는 내용의 신문을 차례로 발간하였다.


// 충격! 바토르 기술부 장관 제국과 은밀한 거래 발각! //


// 바토르 의장 실종! 그의 행방은 어디에? //


 // 라이오네님의 유감 표명! 드워프의 미래는 어떻게 될것인가! //


바토르는 분식 회계 장부가 발각됨과 동시에 모습을 감췄다.


그와 함께 모습을 감춘 제국 사절들에 라이오네는 강한 의혹을 내비쳤으나 제국에서는 '그저 아무 일도 없었다.'라는 태도를 고수할 뿐이었다.


라이오네의 길잃은 분노는 곧바로 기술부의 드워프들에게 향했다.


"후, 제가 지금껏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던 일들이 바보같이 여겨져요!"

"라이오네님 이번 기회에 저 적폐 같은 드워프 놈들을 몰아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후, 메이냥···. 그래요. 이번만큼은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네요. 드라코 컴퍼니에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자들이 어떤 결과를 맞이하는지 똑똑히 보여줄 생각이에요."

"드디어···!"


라이오네의 이 결단에 분식회계에 맞물려 있는 기술 경영부의 드워프 들은 물론이고 채광, 단조, 건설 등의 업무를 담당하던 드워프 경영진이 책임을 물어 사퇴해야 했다.


그들의 자리에는 이종족 할당제가 적용되어 드워프가 아닌 타 종족의 사람들이 자리를 메우게 되었다.


그 와중 바토르에게 버림받은 드워프 들은 라이오네에게 사정하며 매달렸으나.


"라이오네님 제발 자비를···!"

"저희가 회사에 공헌한 세월을 생각해 주시면···!"

"닥치세요. 당신들을 지금 당장 쳐 죽이지 않는 것만으로 제가 많이 참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만약 그렇다면 어디 한번 손을 들어 보세요."


이미 수많은 비리 자료를 확보한 라이오네는 그들을 가차 없이 지하 감옥에 처넣게 되었다.



* * *



제국 접경지대.


바토르가 연신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이를 갈아댔다.

전날 슈리의 공연을 감상하느라 사건에서 배제된 폴슨이 한숨을 내쉬며 그를 만류했다.


"젠장, 젠장, 젠장···!"

"후, 알겠으니 좀 진정 좀 하시오."


바토르는 폴슨의 만류에 오히려 역정을 내며 분통을 터트렸다.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소? 나는 지금 평생을 헌신해온 회사에서 퇴직금조차 못 받고 내쫒기듯 도망 나온 상태란 말이오···!"

"거참. 그럴 거면 진작 잘 좀 하지 그러셨소?"


폴슨의 비아냥거림에 다시 한번 바토르의 분노가 폭발했다.


"뭐라!? 폴슨경 지금 내가 만만해 보이나? 나 바토르야 드라코 컴퍼니의 기술부 장관까지 지냈던 나에게 그딴 태도를 보인다고?"

"허, 그래서 지금 당신은 뭐요? 드라코 컴퍼니의 기술부 장관은 이제 없소! 이제 당신이 엉덩이를 흔들어야 할 곳이 어딘지 확실하게 기억해 두는 것이 좋을 것이오."


바토르의 노기 어린 외침에 폴슨은 오히려 그를 몰아세우며 그의 현재 처지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뭐, 뭐라···!"


바토르는 무어라 반박하고 싶었으나.

지금 그의 주변에는 그를 따르던 추종자도.

그의 그늘이 되어주던 라이오네도 없었다.


바토르는 그제야 자신이 세상 한가운데 버려졌음을 느끼게 되었다.


갑자기 서럽게 울어 재끼는 바토르를 보며 폴슨은 미간을 찌푸린 채 한숨을 내쉬었다.


'이거 완전 다 큰 늙은이의 보모가 되어버린 기분이군. 젠장 나 또한 이번 임무에서 부하들과 경호원을 잃어버려 손해가 막심할 것인데··· 아무래도 진급은 물 건너 간 것 같군.'


그렇게 서로 한숨을 내쉬며 접경지대를 건너는 그들의 앞에 그림자 하나가 불쑥 튀어나오더니.


사람의 형상이 되어 그들을 내려보았다.


바토르와 폴슨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그가 누군지 알 수 있었다.


"김한···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는가···?"

"만나서 반갑습니다. 바토르 부장님."


김한의 정중한 말투에 혹여 대화의 여지가 있지는 않을까 고민하며 폴슨이 앞으로 나와 세간의 평가를 빌어 김한을 칭찬하기 시작했다.


"저··· 김한씨 저는 제국의 관리로 일하고 있는 폴슨이라고 합니다. 요즘 김한님이 드라코 컴퍼니에서 이루신 활약이 저희 제국까지 울려 퍼지며 저희 황제께서 김한님을 아주 높게 평가하고 계십니다. 그러니 만약 김한님께서 원하신다면 제국에 한 번 방문하시어···."

"폴슨님 말씀이 너무 깁니다."


"어···?"


-스윽


김한의 가벼운 손짓에 폴슨 경의 목이 떨어져 내렸다.


옆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바토르는 떨리는 손을 마주 잡으며 김한에게 사정했다.


"나, 나는 어떻게든 안 되겠는가···? 자네가 원한다면 내가 드라코 컴퍼니에 숨겨둔 비밀금고의 위치와 비밀번호를 말해주겠니 그러니 제발···!"

"바토르님 이제 와서 저희가 그걸 모를 것이라 생각하셨습니까?"


김한의 음험한 웃음에 바토르는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울부짖듯 소리쳤다.


"이, 이런 젠장할! 나는 내 평생을 드라코 컴퍼니에 바쳐왔다. 이제 겨우 걸음마나 때며 라이오네의 귀여움을 받는다고 하여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아느냐! 네놈 따위는···. 컥···."


"바토르 부장과 제국 기무사령부 소속 폴슨 남작은 드라코 컴퍼니의 기밀자료를 빼돌린 뒤. 복귀 중 도적 떼를 만나 치열한 교전 끝에 사망하였습니다."


바닥을 구르는 바토르 부장의 머리를 바로 하여 눈을 감겨준 김한이 조용히 읇조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게임 속 계략 용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0 C.11 - 호엘룬(3) 24.08.19 33 1 11쪽
69 C.11 - 호엘룬(2) 24.08.19 41 1 12쪽
68 C.11 - 호엘룬(1) 24.08.18 35 0 11쪽
67 C.10 - 신성 결투 재판(6) 24.08.18 31 0 11쪽
66 C.10 - 신성 결투 재판(5) 24.08.17 35 0 11쪽
65 C.10 - 신성 결투 재판(4) 24.08.17 36 0 11쪽
64 C.10 - 신성 결투 재판(3) 24.08.16 33 0 12쪽
63 C.10 - 신성 결투 재판(2) 24.08.16 33 0 11쪽
62 C.10 - 신성 결투 재판(1) 24.08.15 40 0 12쪽
61 C.9 - 달마티아 해안(6) 24.08.15 40 1 11쪽
60 C.9 - 달마티아 해안(5) 24.08.14 37 1 11쪽
59 C.9 - 달마티아 해안(4) 24.08.14 34 1 11쪽
58 C.9 - 달마티아 해안(3) 24.08.13 44 1 11쪽
57 C.9 - 달마티아 해안(2) 24.08.13 36 1 11쪽
56 C.9 - 달마티아 해안(1) 24.08.13 37 0 11쪽
55 C.8 - 요정의 숲(6) 24.08.12 40 0 11쪽
54 C.8 - 요정의 숲(5) 24.08.12 42 0 12쪽
53 C.8 - 요정의 숲(4) 24.08.12 38 0 11쪽
52 C.8 - 요정의 숲(3) 24.08.11 44 1 11쪽
51 C.8 - 요정의 숲(2) 24.08.10 43 1 11쪽
50 C.8 - 요정의 숲(1) 24.08.10 41 0 11쪽
49 C.7 - 의장 선거(6) 24.08.10 42 0 11쪽
» C.7 - 의장 선거(5) 24.08.09 38 0 12쪽
47 C.7 - 의장 선거(4) 24.08.09 41 0 11쪽
46 C.7 - 의장 선거(3) 24.08.09 40 0 11쪽
45 C.7 - 의장 선거(2) 24.08.08 40 0 12쪽
44 C.7 - 의장 선거(1) 24.08.08 42 0 11쪽
43 C.6 - 주와이외즈(16) 24.08.08 47 1 12쪽
42 C.6 - 주와이외즈(15) 24.08.07 43 1 12쪽
41 C.6 - 주와이외즈(14) 24.08.07 44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