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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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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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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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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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11 - 호엘룬(3)

DUMMY

70.

C.11 - 호엘룬(3)



호엘룬.

시내.


나는 수많은 인파에 섞여, 부유물처럼 거리를 떠돌고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떠돌기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


"플라우로스. 어때, 할 수 있겠어?"

[문제없다.]


플라우로스는 정신계 공격을 무효화시키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말하자면 레드독의 상성 우위인 셈.

호엘룬의 수도를 돌며 암귀에 쓰인 테러리스트들을 정리했다.

레드독을 잡겠다고 세뇌당한 이들을 전부 죽여버릴 순 없는 일이니까.


"그럼 시작해 볼까?"

[알겠다.]


그 순간.

바구니에 꽃다발을 든 소녀 하나가 다가왔다.


"이거, 줄게."

"그래."


나는 소녀의 바구니를 받음과 동시에 그림자 이동을 시전했다.


-콰과광!


공중에서 바구니가 폭발했다.


"꺄아악!"

"혁명군 놈들인가!?"

"모두 신속하게 대피하세요!"


시내는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시작부터 화려한걸.

내 품에 안긴 소녀의 눈동자가 작게 떨리고 있었다.


"괜찮아."

[김한···!]

"어?"

"미안해요."


-푹!


아.

이것도 클리세였나?

하지만.

애기가 빨라 봤자지.

그래도 조금 쓰라린데.


나는 몸을 비틀어 소녀의 몰래 습격을 피해냈다.

워낙 거리가 가까웠기 때문에 살짝 긁혔다.

소녀는 잠시 기절시켜 구석에 눞혀두었다.


"위험했군."

[면목 없다.]

"아니, 암귀에 잠식당한 상태도 아니었잖아. 저 아이는 그저 놈의 설득에 넘어갔을 뿐이지."

[···.]


나는 장비들을 점검했다.


'아슬아슬했다.'


내 몸도 몸이지만.

가슴팍에 심어둔 수류탄 안전핀이 절반 정도 뽑혀있었다.

뒈질 뻔했군.


플라우로스로 시내에 숨어든 테러리스트는 모두 정리했다.

지금부터 놈의 본진으로 이동한다.



* * *



마몬의 앞에서 머리를 처박은 레드독.

그는 미동도 하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마몬이 짜증 어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째서 물러나지 않는 거지?】

"주인님께 놈을 바치기 위함입니다."


【수하들을 시켜 놈을 찾는 것이 아니었나?】

"찾을 필요 없습니다. 놈이 곧 이곳으로 올 겁니다. 우선 수하들을 시켜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해둔 상태입니다."


【재미있군. 어째서 그렇게 확신하는 거지?】

"직감··· 입니다만. 주인이시여 제 직감은 상상 이상으로 잘 들어맞는 편입니다."


레드독의 대답을 들은 마몬이 자기 깃털로 몸을 가려 보였다.


다음 순간 인간의 형태로 변한 마몬이 레드독에게 손짓했다.


그곳에는 작은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차 세트가 차려져 있었다.


"그렇게 꼴사나운 모습으로 그를 맞이할 생각인가?"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그가 이곳으로 온다 했으니. 주인으로서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겠지."


마몬의 눈이 스산하게 빛났다.



* * *



혁명군 비밀 아지트.


이곳에 체류하는 짧은 시간.

혁명군을 교화시킨다는 건 불가능했다.

이제, 그들은 그들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 했다. 


정문에는 아무도 없다.

안에도 마찬가지일까?


일단 한발.


수류탄의 안전핀을 입으로 물어뜯은 다음.

로비 문을 살짝 열고.

수류탄을 떨어뜨림과 동시에 발로 밀어 넣었다.


-틱, 데구르르, 콰광!


큰 폭음과 함께 복도가 무너져 내렸다.


"끄아악!"

"스, 습격이다. 전투준비!"


곳곳에 몸을 숨기고 있던 혁명군들이 비산하는 건물 파편에 피떡이 되었다.


'그 총'은 아직 보류.

대신 이걸 쓰자.


-철컥.


품속에서 기관단총을 꺼내 들었다.

총신을 흐르는 맑은 청광이 번뜩였다.


-타타탕, 타타타탕!


팔을 엑스자로 교차하여 방아쇠를 당겼다.

반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직관>을 습득한 결과.


정신과 집중이 크게 오른 탓일까?

타깃을 지정함에 수월했다.


회랑에서 응전하던 혁명군의 수가 빠르게 줄어들었다.

피로물든 회랑을 내려본 플라우로스가 질린 표정을 지어 보였다.


[정말이지. 악마에 걸맞은 무기로군.]

"난 악마가 아닌데."


내 말에 무슨 재미있는 농담이라도 들은 것처럼, 플라우로스의 몸이 들썩였다.


[···재미있는 농담이군. 그럼 너는 뭐지?]

"용사."


플라우로스는 답하지 않았다.

나 또한 답을 바라고 말한 건 아니었다.


복도를 따라 걸으니 커다란 회랑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 이것도 클리세인가?


회랑의 중앙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군복을 입었음에 군인.

풍기는 분위기는 간부.

조금 말랐으나, 단단한 체구.

꾹 닫힌 입은 그의 고집을 보여주는 듯했다.


"비켜주시겠습니까?"

"···안 될 말이지."


-타타탕!


내 기습적인 총격에 그는 한발 물러서더니.

장도를 뽑아 가볍게 횡으로 베어 그었다.


-서걱.

-푸스스.


"···빠르군요."

"적당할 뿐이다."


총으로는 택도 없겠군.

나는 나이프를 꺼내 들었다.

젠장.

그의 검신의 길이는 짧아도 1m 50cm.

내 나이프의 길이는 20cm가 채 되지 않았다.


뭐 거리야 좁히면 그만이지만.

<그림자 이동>을 사용하여 그의 뒤를 잡았다.


"흐읍!"


-기기긱!


목을 노렸는데 허리에서 막혔다.

서로의 날을 맞댄 상태로 난타전이 펼쳐졌다.


-창, 챙, 차자창!


이제는 마왕과도 붙어볼 만 한 나다.

이 자식 대체 뭐지?


마침 서로가 거리를 벌리게 되어 물어봤다.

그 역시 내 이름이 궁금했는지 쉽게 대답해주었다.


"당신, 이름이?"

"테무진."

"김한이요."


그가 잠시 내 이름을 곱씹는다.

한마디 내뱉었다.


"···강하군."

"당신도."


강할 만 하군.

테무진은 게임 속 호엘룬의 왕이 되는 자의 이름이었다.

레드독은 이런 자까지 자신의 심복으로 만들었단 말인가?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건 게임 속의 이야기일 뿐.

그가 지금 이곳을 막아서는 한.

호엘룬의 왕의 이름은 바뀌는 일 없이 이어질 것이다.


그림자 이동을 사용했다.

그는 예측하였다는 듯 뒤돌아 내 난도질을 받아냈다.

하지만 거기까지.


검으로 총알을 베어낸다면 검을 막고 총을 쏘면 된다.

자몽에게 부탁해 특수 제작한 데린저가 손목에서 발사됐다.


-타앙!


초 근거리에서 발사된 총알이 테무진의 간장을 꿰뚫었다.


"쿨럭."

"고통 없이 보내드리겠습니다."


-서걱.


그의 신경계가 마비됨과 동시에 목에 혈선을 그어주었다.


"호엘룬에 영광 있으라."

"그대의 헌신에 찬사를."


마지막 자존심이었을까?

그는 마지막까지 무릎을 굽히지 않았다.

부릅뜬 눈을 감겨주었다.


기척이 느껴졌다.

놈이 가까이 있다.


회랑에 연결된 나선형 계단을 올라 최상층에 도달했다.

테이블에 두명의 신사가 앉아 있었다.


한 명은 검은 깃털로 엮인 망토를 두르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흰 가면을 쓴 견인족의 모습이었다.


마몬과 레드독이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주인님. 손님이 도착했습니다."

"그래, 내 목을 노리고 있다지?"

"레드독에게 선약이 있습니다."


내 말에 마몬이 고개를 돌려 레드독을 바라봤다.


"후후, 그렇다는데?"

"주인님이시여···."


레드독은 버리지 말아 달라는 듯.

바닥에 머리를 박다시피 하며 엎드렸다.


"후후, 그래. 너는 아직 쓸모가 많단 말이지."


그렇게 말함과 동시에 마몬이 손짓했다.

나는 이미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즉시 자리를 이탈했다.


-파파팟!


내가 있던 자리에 깃털들이 박혀있었다.

위험하군.

따로 끌어올 필요는 없어졌지만.

준비한 선물은 보여줘야겠지?


나는 황금으로 벼린 라이플을 꺼내 들었다.

그것을 본 마몬의 눈이 번뜩였다.


"멋진 물건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타앙!


시험 삼아 발사한 총알이 마몬의 미간에서 멈추어 섰다.

조금만 더 들어갔으면 좋았을 텐데.


"항마력을 지니고 있어! 재미있구나. 요정의 가루로 만든 탄환이라니!"

"좀 더 보여드리죠."


마몬은 전혀 긴장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마치, 레비아탄 따위와 비교하는 것은 수치라는 것처럼.

바로 지금.

나는 확신했다.

지금 죽여야 한다.


"흐으으으."

"호오? 마기는 아닌 것 같은데. 저게 뭘까?"

"···."


<탈태>를 사용함과 동시에 바닥에서 어둠의 손을 뽑아냈다.

어둠의 손이 마몬을 둘러쌌다.


"이따위 것쯤은··· 으읏···?"

"선물입니다."


마몬은 베리어를 둘러 손들을 막아내고 있었지만 거기까지였다.

어둠의 손들은 사라지는 일 없이 마몬의 베리어를 조여왔고.


-파칭, 타앙!


베리어가 깨짐과 동시에 내 총알이 마몬의 미간에 들이박혔다.


마몬이 어둠에 휩싸이며 본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벌레 같은 놈이!】


지금이다.


나는 그림자 이동을 사용하여 레드독의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안녕?"

"이렇게 허망할 수가."


-스걱.


레드독의 머리가 땅을 굴렀다.

언제나 끝은 허망한 법이지.


어.

뭐야.


나는 순간.

너무 당황한 나머지 마몬에게 공격을 허용해버렸다.


-푸콱.


젠장, 젠장, 젠장, 젠장.

이게 뭐지?


레드독의 기척이 깜빡이다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방향은 그녀들이 묶고 있는 객실이었다.


죽고 부활이라도 했단 말인가?

그런 이야기는 들어 본 적조차 없다.


무슨 수로 퀘스트 기척을 속인 거지?

당장 그녀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크하하. 벌레가! 내 앞에서 딴생각을 할 여유가 있을 것 같으냐?】

"시발."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 * *



살다와 래브 리타가 티타임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들의 주제는 당연히 김한이었다.


래브가 걱정스레 입을 열었다.


"으으, 오빠 설마 우리를 두고 혼자 적진에 쳐들어간 건 아니겠죠?"

"후흐, 래브, 한창의 남자아이는 밖을 나도는 것이 당연한 거란다."

"살다님은 김한씨를 너무 어린아이로만 보는 게 아닌가요?"

"그럴 리가. 본녀는 그의 것이 얼마나 우람한지 알고 있느니라."

"무, 무 무슨 그런, 파렴치한 이야기를 하시는 건가요!"

"어, 언니···?"


살다가 어깨를 으쓱해 보이자.

남은 그녀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래브도느가 세상을 다 잃은 듯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우, 잠시 바람 좀 쐬고 와야겠어요."

"이곳은 적진과 마찬가지이니, 조심해서 다녀오려무나."

"그래요. 그 남자 성격상 분명 지금도 사고를 치고 있을 테니. 삐끗 잘못했다간 휘말리게 된단 말이에요."

"조, 조심해서 다녀올게요···."


살다와 리타의 충고에 한층 더 가라앉은 표정의 래브가 자리를 떴다.

그녀들의 충고가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듯.

먼 곳에서 희미한 총성과 폭발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오빠, 또 어딘가에서 싸우고 계시는군요···."


한숨을 내쉰 래브도느.

그녀는 밖으로 나가는 대신 발코니에 앉아.

멍하니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좀 더 오빠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동료가 되고 싶단 말이에요.'


래브도느는 결투 재판의 때를 생각했다.

선봉으로 출전하여 처음으로 거둔 승리.


그리고 기절하기 직전 마지막 순간.

김한의 품 안에 안겼던 것까지.


'오빠의 품 따뜻했었지···.'


-톡, 톡.


김한과의 낭만적인 한때를 떠올리며 헤실헤실 웃던 래브도느.

작게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내려보았다.


-안녕?

"누구···?"


한 견인족 소년이 입 모양으로 뻐끔대며 인사해왔다.

래브도느의 대답에.

소년은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 댄 채.

따라오라는 제스처를 취해 보였다.


"그럴 순 없어."

-김. 한. 이. 위. 험. 해.


래브도느가 절레절레 고개를 젓자.

그 견인족 소년은 그렇게 입 모양을 만들어 보였다.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풀숲으로 스르륵 모습을 감췄다.


"···뭐라고?"


래브도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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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11 - 호엘룬(3) 24.08.19 33 1 11쪽
69 C.11 - 호엘룬(2) 24.08.19 41 1 12쪽
68 C.11 - 호엘룬(1) 24.08.18 35 0 11쪽
67 C.10 - 신성 결투 재판(6) 24.08.18 31 0 11쪽
66 C.10 - 신성 결투 재판(5) 24.08.17 35 0 11쪽
65 C.10 - 신성 결투 재판(4) 24.08.17 36 0 11쪽
64 C.10 - 신성 결투 재판(3) 24.08.16 32 0 12쪽
63 C.10 - 신성 결투 재판(2) 24.08.16 33 0 11쪽
62 C.10 - 신성 결투 재판(1) 24.08.15 40 0 12쪽
61 C.9 - 달마티아 해안(6) 24.08.15 40 1 11쪽
60 C.9 - 달마티아 해안(5) 24.08.14 37 1 11쪽
59 C.9 - 달마티아 해안(4) 24.08.14 33 1 11쪽
58 C.9 - 달마티아 해안(3) 24.08.13 44 1 11쪽
57 C.9 - 달마티아 해안(2) 24.08.13 36 1 11쪽
56 C.9 - 달마티아 해안(1) 24.08.13 37 0 11쪽
55 C.8 - 요정의 숲(6) 24.08.12 39 0 11쪽
54 C.8 - 요정의 숲(5) 24.08.12 42 0 12쪽
53 C.8 - 요정의 숲(4) 24.08.12 37 0 11쪽
52 C.8 - 요정의 숲(3) 24.08.11 44 1 11쪽
51 C.8 - 요정의 숲(2) 24.08.10 43 1 11쪽
50 C.8 - 요정의 숲(1) 24.08.10 41 0 11쪽
49 C.7 - 의장 선거(6) 24.08.10 42 0 11쪽
48 C.7 - 의장 선거(5) 24.08.09 37 0 12쪽
47 C.7 - 의장 선거(4) 24.08.09 41 0 11쪽
46 C.7 - 의장 선거(3) 24.08.09 40 0 11쪽
45 C.7 - 의장 선거(2) 24.08.08 40 0 12쪽
44 C.7 - 의장 선거(1) 24.08.08 42 0 11쪽
43 C.6 - 주와이외즈(16) 24.08.08 47 1 12쪽
42 C.6 - 주와이외즈(15) 24.08.07 43 1 12쪽
41 C.6 - 주와이외즈(14) 24.08.07 4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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