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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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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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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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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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C.8 - 요정의 숲(5)

DUMMY

54.

C.8 - 요정의 숲(5)



김한은 살다의 입술에 세계수의 씨앗을 물려주었다.


'설마.'


살다는 세계수의 씨앗을 입에 머금더니.

씨익 웃어 보이며 김한의 입술을 덮쳐왔다.


마치 화인(火印)을 찍듯.

살다의 뜨거운 혀가 김한의 혀를 적셔왔다.


세계수의 씨앗이 김한의 입 안을 맴돌며 요동쳤다.

그것은 자신에게 무신경해 왔던 것에 대한 무언의 항의 같았다.


김한은 그녀를 밀어내는 대신.

그녀를 받아들일 생각으로 눈을 감았다.


잠시 후,


눈을 뜬 김한은 스킬 선택 창 앞에 서 있었다.


'이런. 어쩔 수 없나. 나중에 살다에게 한 소리 듣겠는걸.'


하지만, 이번 스킬 선택에는 5 티어 기술이 확정으로 포함되어 있었다.


게임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는 선택의 순간에서, 김한의 마음은 이미 스킬 석판에 기울어 있었다.




-연사[티어1 / 액티브]

빠르게 두 번 쏩니다. 위력+2


-극대화[티어5 / 패시브]

물리 데미지를 입힐 경우 데미지 랭크 5 증가. 위력+16


-맑은 정신[티어1 / 액티브]

정신을 가다듬어 평정을 유지합니다. 집중+2 

 

-유혹[티어2 / 액티브]

상대가 이성일 경우 유혹합니다. 매력+2, 집중+1





'그래! 이거야, 완벽해!'


석판에 <극대화>가 적혀있는 것을 확인함과 동시에.

김한은 주먹을 움켜쥐며 내적 비명을 질렀다.


<극대화>는 물리 데미지 증가 류 스킬의 종결 급 패시브 스킬이었으며.


김한이 생각하는 최종 스킬 셋에 포함된 스킬이기도 했다.


김한이 지금까지 습득한 스킬은 다음과 같았다.




액티브 스킬


-그림자 이동[/]

-기묘한 회피[회피+8, 이동+4, 집중+2]

-절개[위력+4, 침묵+2 ]


패시브 스킬


-익숙한 날붙이[위력+4]




<극대화> 스킬은 김한이 가지고 있는 스킬들을 보조하며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김한은 더 이상 고민할 필요도 없다는 듯.

<극대화> 석판에 손을 가져다 댔다.


현실로 돌아가기 전.

김한은 순간, 뒷골을 스치는 섬찟한 불안감에 몸을 떨었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었다.

김한은 고개를 흔들며 문 안으로 들어갔다.


돌아온 김한은 뾰로통한 얼굴의 살다를 맞이해야 했다.


"너, 본녀의 은혜를 받는 중에 딴생각을 하더구나."

"···죄송합니다."


살다는 김한이 사과하는 와중에도 실룩거리는 그의 표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심통이 난 모습으로 볼을 부풀렸다.


"본래 이것으로 그동안의 벌충을 메꾸려 했는데 네 얄미운 얼굴을 보니 안되겠구나. 오늘 밤은 단단히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니라."

"···알겠습니다."


김한은 순간 외통수에 몰렸음을 느꼈다.


아무리 5 티어 스킬에 눈이 돌아갔다고는 하나.

살다에게 온전히 집중해야 할 시간에 한눈을 팔았으니.


이제 그 업보를 고스란히 받아야 할 차례였다.


하지만 5 티어 스킬이었다.

그것도 종결 급 패시브 스킬.

김한은 지금 그 무엇도 두려운 것이 없었다.


'이 정도 성장세라면, 앞으로 조금 운만 따라준다면 충분히 마왕을 노려볼 만하다.'



* * *



김한은 다음날 마왕에게 완벽히 패배했다.


김한의 홀쭉하게 들어간 볼때기를 보고 실비가 걱정스레 물어왔다.


"김한, 괜찮은 거야? 내가 준 씨앗을 먹은 거 맞아? 이, 이럴 리가 없는데···!"

"실비, 괜찮습니다. 당신이 준 씨앗은 훌륭했습니다. 다만, 너무나 훌륭했던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지만요···."


"뭐라는 거야! 나 어려운 말 잘 몰라! 아무튼, 괜찮다면 됐어!"


그렇게 말한 실비는 안절부절못하는 눈빛으로 김한을 바라보았다.


"알고 있습니다. 오늘 당신이 말한 인간을 구출하러 가죠."

"후, 고마워. 나는 그녀가 당장이라도 어떻게든 되어버릴 것만 같아서 걱정돼."


김한 일행은 요정들의 환대 속에서 여인이 붙잡혀 있다는 영지를 향해 출발했다.



* * *



요정의 숲에서 남쪽.


올펜 제국 기준으로는 서부에 속해 있는 작은 변두리 왕국.

리브렌의 변경백인 코넬로 백작은 골치 아픈 방해꾼 하나에 골머리를 썩고 있었다.


"아버지, 그럴 순 없습니다. 아무런 죄도 짓지 않은 아녀자를 감금하시다니요!"

"루크, 너는 아무것도 모른다. 저번에는 계시받았답시고 냅다 뛰쳐나가더니. 이번에는 가주의 일까지 간섭하는 것이냐!"


코넬로 백작은 머리가 아프다는 듯.

연신 관자놀이를 꾹꾹 눌러대었으나.


그것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그 또한 알고 있었다.


"불의를 목격하고서도 그냥 넘어가는 것은 남자가 아니라고 말씀하신 것은 바로 아버지입니다."

"이, 어리석은 것! 네놈은 지금 무엇을 우선시해야 하는지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다! 지금 네 치기 어린 행동하나가 우리 가문을 똥통에 처박을 수도 있단 말이다!"


"정의를 구현하는 것에 위아래가 어디 있겠습니까! 전 반드시 그녀를 풀어줄 것입니다."

"오냐 좋다. 빈센트 저 자식을 그년 옆방에 처넣어놔라. 잠시 머리를 식히게 도와주어야겠구나."


루크의 완강한 태도에 도저히 안 되겠다는 듯.

코넬로 백작이 무표정한 표정으로 대기하던 경비대장에게 지시했다.


"둘째 도련님. 죄송하지만 함께 가주셔야겠습니다."

"빈센트 정말 이럴 것이냐! 너 또한 기사라면 자신의 긍지를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루크의 노호성에 빈센트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제 긍지는 주인님의 명령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니, 도련님께서 특별히 걱정해 주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아, 안돼! 빈센트 이러지 마라! 나는, 나는···!"


빈센트가 루크를 끌고 간 이후.

코넬로 백작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식히기 위해 창문을 열어젖혔다. 


"채권단이 우리 영지를 노리며 입맛을 다시는 것을 견제하는 것만으로도 벅차거늘 아들놈까지 나를 못살게 구는구나!"

"녀석도 지하감옥에 처박혀 있다 보면 금방 정신을 차릴 겁니다."


든든한 첫째 아들의 모습에 한숨 돌린 코넬로 백작이 자기 몸을 의자 깊숙이 박아넣었다.


"그렇게 된다면 참 좋으련만, 그나마 네가 있어 다행이구나 레드."

"감사합니다, 아버지. 아, 혹시 모르니, 한동안 경비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레드의 제안에 코넬로 백작이 의문을 표했다.


"경비를 강화하자고? 하지만, 지금도 이미 만전의 상태이지 않으냐. 설마 용병을 고용하자는 말이냐? 하지만 지금 우리의 자금 사정으로는···."

"아버지 만약 요정의 숲을 쓸어버리고 그 지역의 사업권을 우리가 가로챌 수만 있다면 그깟 용병 놈들의 고용비 따위 무엇이 아깝겠습니까?"


"그건 그렇지만··· 그래, 우리 든든한 장남의 조언이다. 여봐라. 지금 즉시 용병 리스트를 가져오거라."


코넬로 백작을 바라보는 레드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당신에게 특별한 공연을 선사해 드릴 수 있을 것 같군요.'



* * *



김한 일행이 요정의 안내에 따라 숲을 이동 하던 중.


-팅!

-꾸이?


굴린의 이상행동에 마차가 멈추어 섰다.

김한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밖으로 나와 상황을 살폈다.


순간.


강하게 느껴지는 장력에 급히 뒤로 물러선 김한은 자기 뺨을 타고 흐르는 핏줄기에 안색을 굳혔다.


'암살자들이 이용하는 강철 와이어다. 매복인가!'


상황을 파악한 김한은 급히 외쳤다.


"살다, 래브 마차 안에서 대기하십시오."

"오빠도 조심하세요!"


전투용 나이프를 꺼내든 김한이 주위를 감싼 와이어를 하나씩 끊어내기 시작했다.


-팅!

-쒜에엑!


김한이 와이어를 끊어내기 위해 나이프를 내려치는 순간.

암기를 매단 와이어가 살다와 래브가 타고 있는 마차를 노려왔다.


암기에 반응하여 <기묘한 회피>를 사용한 김한이 마차로 날아오는 와이어를 쳐내자.


그와 동시에 그것은 마치 미끼였다는 듯이 수많은 와이어 줄이 김한의 몸을 둘러쌌다.


그와 함께 그늘 속에서 한 인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클라크가 김한을 바라보며 싱긋 미소 지었다.


"한스···."

"···그레이하운드의 집사님이시군요."


김한의 말을 들은 클라크는 약간 눈동자가 커지더니.

홀로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아, 자네는 내 이름을 아직 모르겠군. 내 이름은 클라크라고 한다네. 하나 더하자면 이제는 그저 평범한 용병이지."


클라크의 음성에는 딱히 고저가 없었으나.

그 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가 느껴졌다.


"복수··· 입니까."

"복수라··· 정말 달콤한 울림이지, 하지만 그것은 나만의 것이 아닐세. 자네의 주변에는 자네를 칭송하는 이가 넘쳐흐르겠으나. 그만큼 자네는 적을 너무 많이 만들었지."


-꽈드득!


그와 함께 강철로 된 의수를 장착한 클라크가 주먹을 쥐어 보였다.

순식간에 와이어가 조여들며 김한을 압박했으나.


김한은 이미 그림자 이동을 통해 그 자리를 벗어난 상태였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서걱


클라크의 뒤에서 나타난 김한이 그의 목을 그어 보였으나.

아쉽게도 그의 목 대신 강철 의수의 손가락 몇 개가 잘려 나갔다.


"이런, 드워프 놈들이 사기를 친 것인가? 강철 합금이라는 소재로 만들었다 하여 기대했거늘 쯧."


잘려 나간 의수를 실망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본 클라크가 와이어를 전개하며 훌쩍 물러섰다.


김한은 거리를 내어줄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바로 달라붙으려 했으나.


-파워 어택!


순식간에 김한을 밀어붙인 육중한 몸집의 사내가 김한을 그대로 잡아 매쳤다.


김한은 바닥에 꽂히는 대신 그림자 속으로 숨어들더니.

사내의 머리 위에서 떨어져 내리며.

뒤꿈치로 사내의 머리를 찍어눌렀다.


"커헉, 이, 이런 또 이 지랄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는군!"

"헥토르···."


헥토르라 불린 사내는 미간을 찡그리며 사선으로 검을 휘둘렀다.


-스걱


헥토르의 검을 피해낸 김한이 그대로 바디샷을 날리려는 순간.


-쎄에엑!


기습적으로 날아온 와이어에 김한의 자세가 무너졌다.


"넌, 너무 설쳤어."


이번에는 그림자 속에 몸을 숨길 틈조차 주지 않겠다는 것처럼.

헥토르가 자신의 검을 아래서 위로 올려 베며 김한의 목을 정확하게 노려왔다.


'제법···!'


다시 한번 <기묘한 회피>를 사용하여 위기를 넘겨낸 김한이 라이플을 꺼내 들고는 마지막 남은 탄창을 쏟아냈다.


-타타탕!


"이딴 장난감은 통하지 않는··· 커헉···!"


헥토르는 능숙한 솜씨로 총알을 쳐내려 했으나, 그가 미쳐 생각지 못한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김한이 <극대화> 패시브를 배우게 되면서.

모든 물리 공격의 랭크와 위력이 상승하게 된 것이었다.


배에 구멍이 뚫린 헥토르가 바닥을 나뒹굴었다.


순간 구멍이 나버린 전력을 커버하기 위해, 클라크가 이를 악물고 와이어를 날려 대었으나.


'조금 무리하는 감이 있지만, 이들은 나의 메아리다. 지금 끊어내지 않는다면 사방에 부딪히며 계속해서 주변을 울려대겠지.'


마지막으로 <기묘한 회피>를 사용한 김한이 <그림자 이동>까지 곁들이며 순식간에 클라크와 거리를 좁혔다.


-서걱


이번에야말로 클라크의 목에 제대된 붉은 실선이 그어졌다.

멈춰 선 클라크는 잠시 자신의 육신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팔은 강철 의수로 메꿔져 있었으며.

다리는 의족으로.

한 쪽 눈에는 의안이 박혀있었다.


"바네스, 두 번이나 실망하게 해 미안하네. 하지만, 이제 나 또한 자네의 곁으로 가게 되었으니. 부디 지옥에서나마 술 한 잔 할 수 있기를."


-푸콱.


클라크의 몸이 기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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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C.7 - 의장 선거(3) 24.08.09 41 0 11쪽
45 C.7 - 의장 선거(2) 24.08.08 4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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