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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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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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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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9 - 달마티아 해안(1)

DUMMY

56.

C.9 - 달마티아 해안(1)



"크, 큿흠. 루크라 불러주시오."

"그래, 루크. 그런데 우리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군요."


루크는 잠시 아버지와 김한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아버지는 진정시켜주시오. 내 설명해드릴 것이 있소."

"그럼."


-탓!


"읏!"


김한이 가볍게 손을 놀리자 코넬로 백작의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

무너지는 백작의 몸을 받아든 김한이 루크를 돌아보았다.


"그럼, 대화를 시작해봅시다."


김한은 루크와 리리안의 증언으로 레드독에 대한 신상에 조금 더 접근할 수 있었다.


"붉은 머리의 수인이라···."

"그가 어디로 갔을까요?"


리리안의 물음에 김한은 조금 생각하더니.


"라이오네님께서는 제국과 호엘룬에 레드독의 수배를 요청한 상태입니다. 만약 레드독이 그 사실을 알고 있다면 지금의 이동 경로를 보았을 때 그가 향할 곳은···."


김한과 리리안이 동시에 외쳤다.


"달마티아 해안."

"달마티아 해안이군요."


달마티아 해안은 제국 북서부에 위치한 도시국가들을 총칭하는 단어였다.


수십 개로 쪼개진 섬에는 하나하나의 도시국가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가내수공업과 해상 무역을 통해 국가를 유지하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만약 그렇다면 그가 달마티아 해적단에게 투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겠군요."

"수십 개로 분열된 해적 놈들을 세뇌해 하나로 모을 수만 있다면 무시할 수 없는 집단이 형성될 것입니다."


실상은 달마티아 해안이라 불리는 곳에는 적게는 수십부터 많게는 수백단위의 해적단들이 활개 치고 있었으며, 그들의 약탈로 국가가 유지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김한은 과연 레드독을 그대로 놔두어도 좋을지 셈을 해 보았다.


'어차피 달마티아 해안 너머에는 질투 레비아탄이 몸을 웅크리고 있다. 놈은 나의 첫 번째 사냥감으로 적당하다 할 수 있으니, 우선 드라코 컴퍼니로 돌아가 정비한 뒤 작전 계획을 짜봐야겠다.'


"저희는 드라코 컴퍼니로 돌아가 정비한 뒤 달마티아 해안으로 향하도록 하겠습니다."

"으음, 알겠소. 그런데···."


루크는 고개를 돌려 아버지가 쓰러져 계신 가주실 방향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살다는 그 모습을 보더니.

가볍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걱정할 필요 없다. 네 아비의 머리에 들어간 암귀는 제거되었으니."

"그, 그럼."


"그저 조금 휴식을 취하면 본래의 기운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가, 감사합니다!"


살다는 산책하듯 코넬로 성을 한 바퀴 돌며.

주민들을 잠식한 암귀들을 쓸어버렸다.


코넬로 영지의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자.


래브도느의 품속에서 얌전히 때를 기다리던 요정들이 날아올라 리리안을 둘러쌓다.


요정들은 다시 만난 리리안의 모습에 크게 기뻐했다.


"리리안, 리리안!"

"걱정했다구, 차암!"

"엘라라, 실비 걱정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요정의 숲의 일이 해결되어 다행이야."


리리안은 그녀들의 모습을 확인함과 동시에 활짝 미소 지었다.

요정들이 그녀의 어깨 위에 앉아 조잘댔다.


"정말 무시무시한 전투였어."

"너무너무 무서웠어!"

"썩은 시체 과부거미에게 잠식당할 수도 있었던 것은 당신들의 용기가 있었기 때문이랍니다."


리리안의 말에 요정들이 리리안을 껴안으며 외쳤다.


"리리안 좋아!"

"리리안 너무 좋아!"


김한은 그 모습을 지켜보다 말했다.


"음, 일단 여기서 해야 할 일들은 모두 마친 것 같습니다."

"김한, 코넬로 영지를 구해주신 것에 감사하오. 또한 나 루크 코넬로로서도 그대에게 감사하고 있소. 나는 나의 정의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오."


"제가 알려드린 것이 아닙니다. 루크님 스스로 깨달으신 것이지요."

"나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라도 감사를 전하오."


김한은 그저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 * *



드라코 컴퍼니로 돌아온 김한은 라이오네게 요정의 숲에서 코넬로 영지 사이에 있었던 일들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으, 그 정신병자가 멀쩡히 세상을 배회하고 있다니 끔찍하군요!"

"하지만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달마티아 해안에서 결착을 짓도록 하겠습니다."


김한의 대답에 라이오네는 잠시 기가 질린다는 표정으로 김한을 바라보았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김한님의 주변에는 사건이 끊이지 않는 것 같아요."

"그것은 저를 더 강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니, 축복받은 체질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모습에 라이오네는 풋 하고 웃더니.


"어쨌든 고생하셨어요. 이번에 가져오신 요정의 가루를 바라보던 자몽의 눈빛이 심상치 않더라고요. 분명 곧 멋진 작품이 하나 탄생할 것 같네요. 물자 지원도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으니, 한번 마음대로 날뛰어 보세요."

"감사합니다."


대답을 마친 김한은 무엇인가 생각난 듯 눈을 깜박이며 라이오네에게 물었다.


"혹시, 준이라는 트롤이 이곳에 찾아오지 않았습니까?"

"아, 맞아요! 김한의 소개받고 왔다 해서 지금 연수원에 자리를 마련해준 상태랍니다. 지금 적성 테스트를 진행 중인데 다리 건설에 재능을 보여서 아마 건축 쪽으로 발령이 날 것 같아요."


"그에게 어울리는군요."

"후후, 이제는 인력 스카우트까지 해주시다니. 이제는 에이스라 불려도 문제가 없겠는걸요."


이후로도 재잘재잘 떠드는 라이오네의 칭찬 세례를 받아주던 김한은 밀린 서류 결재와 라이오네를 번갈아 바라보며 김한을 압박 해오는 메이냥의 살기 어린 시선에 식은땀을 흘리며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김한이 탄약 보급과 무기 개조, 새로 습득한 스킬의 체득을 위하여 드라코 컴퍼니에 머무는 동안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마치 짜잔! 하며 등장한 리타 성녀는 등 뒤에 헤일로가 비칠 듯 경건한 모습이었다.


거지꼴이란 뜻이었다. 


육체 수련에 한창이었기에 땀에 절어있던 김한은 자신보다 심각한 상태의 리타를 바라보더니 한 마디 던졌다.


"약속대로 당신들을 감시하기 위해 돌아왔답니다!"

"리타. 어째서 그런 꼴입니까?"


리타는 웃는 얼굴에 식은땀을 삐질 흘리며 변명하듯 외쳤다.


"하. 하. 그저, 살짝 길을 돌아왔을 뿐이랍니다."

"방황하는 자들이 모두 길을 잃은 것은 아니죠."


"아, 아무튼! 지금부터는 제가 옆에 붙어서 감시할 테니, 도망갈 생각은 꿈도 꾸지 마세요!"

"마침 마왕을 상대하러 갈 참이었는데 든든한 동료를 얻게 되어 영광입니다."


"엣···? 마왕이라구요? 그게, 무슨···?"

"저는 이번에 달마티아 해안을 넘어 질투 레비아탄을 칠 생각입니다."


"그, 그런 일을 이렇게 즉흥적으로 결정한다고요? 하지만 그래서야···!"

"교황청의 역사가 수백 년이 흘렀음에도 마왕들이 건재한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그렇게 엉덩이가 무거워서야 마왕 퇴치는 요원한 일이 될 겁니다. 무릇 시작은 가벼워야 하는 법이죠."


"하, 하지만···!"

"출발은 내일입니다. 저를 감시하에 두고 싶으시다면 서둘러 준비하셔야 할 겁니다."


"이, 이··· 나쁜! 흐에엥!"


성녀는 울상이 된 채 뛰쳐나갔으나.

다음 날 아침 쾡한 얼굴로 준비를 마친 채 김한을 찾아왔다.


"성녀님과 함께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흐으, 벌써 머리가 지끈거리지만, 뭐 좋아요! 마왕 퇴치 또한 성녀의 역할이니까요."

"호오, 한아 결국 새아가를 길들이는 데 성공한 모양이구나."

"무,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예요!"


살다의 말에 리타가 꽥! 소리를 질렀으나.


살다는 그저 음흉한 눈빛으로 웃어 보일 뿐이었다.


꾸이-!


굴린의 힘찬 목소리와 함께 마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달마티아 해안으로 가는 길은 제법 한가했다.


그동안 접경지대를 왕복하면서 김한이 자기 수련과 도적들을 단죄하겠다는 이유로 눈에 보이는 도적들을 모두 정리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접경지대에서 마구잡이로 도적질을 일삼는 녀석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제 버릇 남 못 준다는 말이 있듯이.

그들이 온전히 교화된 것은 아니었다.


접경지대에서 도적질을 일삼던 이들은 곧 달마티아 해안으로 몰려가 해적이 되었다.


접경지대에서 올라온 도적들은 곧 작은 부락들을 습격했고 그들의 재산을 빼앗았으며 남자는 죽이고 여자는 겁탈하여 노예로 삼았다. 


거리에는 고아가 넘쳐났으며 그들은 이제 자라나 끝나지 않는 불행의 수레바퀴에 몸을 던지게 될 터였다.


달마티아 해안 인근에 도착한 김한 일행은 주위를 감도는 우울하고 적막한 분위기에 숨이 막혀오는 것을 느꼈다.


그곳에 있는 것은 오직 죽음과 공포 그리고 절망뿐이었다.


거리에는 반 나신의 상태로 썩어들어가는 시체와 군락을 이룬 구더기 무리가 가득했으며 아이들의 눈은 차양이 드리운 것처럼 검게 물들어있었다.


안색을 굳힌 김한의 곁으로 한 소녀가 다가왔다.

소녀는 김한을 올려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저, 저기··· 혹시, 먹을 거 주실 수 있나요?"

"···여기 있습니다."


김한은 주머니를 뒤적여 빵 덩어리 하나를 꺼내주었다.


빵을 받아든 소녀가 방긋 웃더니 꾸벅 인사를 하고는 쪼로롱 달려 나갔다.


"한아, 그것은···."

"알고 있습니다."


살다는 무엇이 불만인지 살짝 찡그린 얼굴로 김한을 타박하려 하였으나.


김한은 살다의 말을 멈추고는 그저 공허한 얼굴로 소녀의 발자취를 쫒고 있었다.



* * *



대한민국을 위대하게!


새마을 운동에서 시작된 국가 재건 운동으로 한국 경제는 큰 호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하지만 발아하기 시작하는 국가의 양지 이면에는,

그보다 더 깊은 어둠의 그림자가 함께했다.


국가는 국가의 빛나는 발전과 번영을 위해 그림자가 필요했다.


김한은 그런 그림자 중 하나였다.


납치와 인신매매가 흔한 시기였다.


김한은 자기 부모를 알지 못했다.


김한에게 말을 가르쳐 주었던 거지 패는 더 강한 이들에게 패해 구역을 넘겨주고는 떠나버렸다.


다만 김한은 그들에게 효과적으로 자비를 청하는 방법과 생존을 위한 잡다한 지식을 습득했다.


어느 날, 김한은 자신을 찾아온 이에게 그동안 익혀왔던 기술을 써먹어 보았다.


이름이 없던 김한은 그날 처음으로 이름을 얻게 되었다.


"일 호."

"네."


"사격 위치로."


일 호는 김한을 부르는 이름이 되었다.


그 후 김한은 중앙정보부에 소속되어 양지에서는 해결할 수 없는 임무들을 수행했다.


그는 또 한 번 새로운 이름을 얻게 되었다.

그가 첫 위장 임무를 받으며 김한 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이다.


이후 수많은 임무를 수행해 내었지만.

결국 임무 중 다리가 날아간 탓에 전역하게 되었다.


하지만 김한 후회하지 않았다.

그때 배웠던 기술들은 이곳에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었기에.



* * *



잠시 옜 생각을 털어낸 김한이 걸음을 옮겨 천막으로 이동했다.


천막 안에는 한 소녀와 그녀보다 조금 작은 체구의 소년의 유해가 남아있었다.


이제는 뼈밖에 남아 있지 않았으나.


그 유해의 형태로 보아,


마지막까지 자기 동생을 끌어안고 배고픔을 견뎌내려 했음을 알 수 있었다.


김한은 자신의 주머니에서 빵 조각 하나를 더 꺼내어.

그들의 유해 위에 올려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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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C.10 - 신성 결투 재판(5) 24.08.17 35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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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C.10 - 신성 결투 재판(1) 24.08.15 4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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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C.9 - 달마티아 해안(5) 24.08.14 37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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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C.9 - 달마티아 해안(2) 24.08.13 36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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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C.8 - 요정의 숲(2) 24.08.10 4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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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C.7 - 의장 선거(3) 24.08.09 40 0 11쪽
45 C.7 - 의장 선거(2) 24.08.08 4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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