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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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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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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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10 - 신성 결투 재판(4)

DUMMY

65.

C.10 - 신성 결투 재판(4)



마치, 수레바퀴가 돌아가듯 회전한 래브도느가 헤레브를 내리꽂았다.


-쒜에엑, 콰광!


섬뜩한 소리와 함께 지면이 붕괴하며 파편이 비산했다.

미간을 찌푸린 토미가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시발, 적당히는 개뿔. 내가 죽게 생겼구만.'


토미는 일전에 그녀의 싸움을 지켜본 적이 있었다.

그때의 래브도느는 헥토르를 상대로 수비적인 운영을 고수했었다.


토미는 그에 맞추어 래브도느를 상대할 계획을 정해둔 상태였으나.

짧은 시간에 완전히 달라진 그녀는 무지막지한 공세로 토미를 압박하고 있었다.


래브도느의 공격 동선은 단순하고 둔탁했다.

하지만, 그 안에 실린 파괴력이 모든 것을 뒤엎고 있었다.


헤레브가 대지를 가를 때마다 반발력으로 튀어나온 흙과 바위가 그녀의 방패를 자처했다.


매 순간 변화하는 검신은 거리감을 잃게 했다.


'이런, 젠장! 적당히 상대해줄 생각이었는데, 본전까지 털리게 생겼군. 전부 네가 생각보다 강해서 벌어진 일이니 알아서 감당해라.'


토미는 예상보다 빠르게 오러를 끌어올리게 되었다.


-슈와와!


오러는 보통 일반 병사와 기사를 가르는 기준점이 되어왔다.

김한의 기준으로는 3 티어 액티브 스킬을 배운 것과 같았다.


물론 패시브 스킬의 위력 상승량을 제외한 것이다.

따라서 실제 위력에는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것은 상대하는 것은 김한이 아닌 래브도느였다.

은은한 빛을 머금은 토미의 검이 래브도느의 급소를 노리고 찔러왔다.


-깡!


"하읏!"

"이걸, 튕겨낸다고?"


토미가 인상을 찡그렸다.


순간 그녀는 불가해에 가까운 궤도로 몸을 움직여 자신의 검을 막아냈다.

그것은 명백히 관성과 힘의 규칙을 무시하는 움직임이었다. 


'젠장, 오러도 못 쓰는 애송이한테 진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토미의 자존심에 불이 붙었다.

하지만 토미의 판단은 절반의 사실이었다.


래브도느가 오러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김한과 함께 수많은 전장을 거쳐온 그녀는 이제 애송이 따위가 아니었다.



* * *



-캉, 캉, 쾅!


"으읏!"

"더럽게 무겁군!"


래브도느와 토미 사이에서 순식간에 여러 차례의 파공음이 터져 나왔다.


'헤레브가 아니었다면 진작 검이 부러졌겠어!'

[그래, 아이야. 이제야 나의 위대함을 깨닫는 것이냐.]


적염검 헤레브가 마치 그녀의 마음을 읽은 것처럼 그녀의 마음속에 직접 말을 걸어왔다.


'닥치세요. 당신이 내 옆에 있을 수 있는 건, 오직 오빠의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니까···! 그 외의 간섭은 용서하지 않겠어요.'

[흐흐흐, 마음껏 재주를 부려보거라. 그 녀석의 옆에 서겠다는 욕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면, 언제든 마음이 꺾여도 이상하지 않을 테니. 그 때가 되면 나의 호의를 무시한 것에 대가를··· 커헉! 그, 그만!]


순간 검을 바닥에 내려찍은 래브도느가 그 반동을 이용하여 공중제비를 돌더니 삼 연속 바닥 찍기를 사용했다.


-쾅, 쾅, 콰광!


"하아압!"

"···이런 미친 움직임이라니! 검이 부서져도 상관이 없다는 건가?"


일직선 방향으로 세 개의 구덩이 생겨나며 흙더미가 비산했다.


래브도느의 불가해한 완력을 온전히 감당해 내야 했던 헤레브가 비명을 질러댔다.


[아, 알겠다. 미, 미안하다! 다시는 그를 함부로 입에 담지 않으마! 그러니 그만! 크헉!!!]

'흥, 오빠를 모욕하고도 당신이 멀쩡할 줄 알았나요? 이번 기회에 당신이 주인이 누구인지 똑똑히 보여드리겠어요···!'


[아, 아니 내가 언제···! 크아악!]


-쿵,쿵, 쿵쿵쿵, 푸콱!


래브도느는 무서운 기세로 지면에 검을 박아넣었다.

별것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묘하게 빈틈을 찾기 힘든 그녀의 연속 공격에 토미가 당황을 감추지 못했다.


당황한 것은 토미만이 아니었다.

조금 전까지 푸른 평야와 같았던 결투장이 불지옥 화산 구덩이가 되어버린 것에 입을 떡 벌린 크리스티나가 기겁하며 외쳤다.


"아니, 여러분 첫 번째 결투에서 결투장을 이따위로 만들면 어쩌자는 거예요!"

"하지만 크리스티나님 결투 규정에 지면을 파괴해선 안 된다는 규정이 없지 않습니까?"


김한의 반문에 크리스티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 그건 그렇지만···!"

"하하, 정말 어처구니없는 괴력이로군. 이것 역시 형씨의 작품인가? 정말 화끈하구만! 대리인 아가씨 우린 괜찮으니 진행하라고!"


이안이 호탕하게 웃어 보이며 김한에게 동의하자.

크리스티나 또한 잠시 머뭇거리더니.

그대로 속행을 허가했다.


"그, 그걸 판단하는 건 저의 몫입니다만···! 그래요. 양측이 모두 동의했으니 그대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들이 떠들어대는 와중에도 래브도느와 토미는 수십합을 주고받으며 치열한 결투를 이어 나가고 있었다.


-콰앙!


래브도느와 토미의 검이 서로의 진로를 가로막았다.


미간을 찌푸린 토미가 으르렁거리듯 씹어뱉었다.


"아니, 진심으로 끝까지 가보자는 건가? 어차피 네가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형씨가 다 해주는 거 아니었어? 적당히 겨뤄봤으면 항복하란 말이야."

"···아니에요."


토미의 말에 래브도느의 낯빛이 차양막이 내리우듯 어둡게 변하더니.

그녀는 마치 속삭이듯 한 마디를 내뱉었다.


그녀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토미가 인상을 쓰며 입을 여는 가운데.

래브도느의 전신이 떨리기 시작했다.


"뭐···?"

"나, 나는···! 오빠의 짐 덩어리 같은 게 아니란 말이에요!"


그 말과 함께 래브도느는 순간 혼신을 다한 일격을 내질렀다.

그 일격에 오러를 덧씌운 토미의 검에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뿌득, 뿌드득, 빠각!


"아아아아아아아!"

"커헉···!"


토미의 검이 폭발하듯 터져나갔다.


분명 래브도느의 검은 그 무엇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명검이었다.


하지만 토미의 검 또한 교황청에서 서임 기사들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검이었다.


지금, 이 순간.


래브도느는 자신의 완력만으로 오러를 덧씌운 토미의 검을 무력화 시킨 것이다.


전투는 격렬했으며 결과 또한 명확했다.


-처억.


"허억, 허억···."

"···졌다."


[쳇, 아쉬울 따름이구나. 하지만, 제법 인상적인 전투였다. 아, 듣지 못하는가? 그럴 수 밖에, 맨몸으로 오러를 찍어누르다니. 이런 정신 나간 짓거리를 하는 것은 그대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 래브도느여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하마. 크흐흐.]


성전 기사단원인 토미가 손을 들어 보이는 것으로 첫 번째 결투 재판이 끝났다.


래브도느의 완벽한 승리였다.


래브도느는 마지막 일격으로 모든 힘을 소진한 것인지.

토미의 목을 겨눈 상태로 기절해 있었다.


"래브···."


어느새 다가온 김한이 래브도느를 안아 들고는 뒤돌아섰다.

뒤에서 토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말, 짧은 시간 내에 괴물을 만들어 놨군."


김한은 그저 짧게 고개를 끄덕인 뒤,

동료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 * *



김한은 자신의 품에 안긴 래브도느를 내려다보았다.


래브도느는 조금 전까지 생사를 건 전투를 치렀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렇게 가벼운 몸으로 그런 격렬한 전투를 펼쳐 보이다니. 래브, 노력했구나.'


래브도느를 살다에게 인계한 김한이 뒤돌아섰다.

래브도느에게 치마폭을 내어준 살다가 김한을 응원했다.


"그래, 어디 한번 멋지게 날뛰어 보거라."


그녀의 옆에서 전투를 지켜보던 블루와 청년단원들 또한 열광했다.


"그녀가 성전 기사단원을 상대로 승리하다니!"

"정말이지 믿을 수가 없군!"

"이제, 우리 최고의 전력이 승리를 가져다주기만 한다면···!"


그들의 염원이 담긴 바람을 뒤로한 채.

김한은 그저 고개를 끄덕여 보인 뒤 결투장에 내려섰다.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던 이안은 그의 주변으로 사정없이 파헤쳐진 크레이터들을 내려보며 난색을 보여왔다.


"휘유, 정말이지. 무시무시하더군. 이거 자네 작품인가?"

"그녀에게 어울릴만한 전투법을 조언해 주었을 뿐입니다."


김한의 대답에 이안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며.

턱 끝으로 움푹 패인 크레이터들을 가리켰다.


"···이게 그녀에게 어울리는 전투법이라고?"

"무엇이든 겉모습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는 법입니다."


김한의 말에 이안이 배를 잡고 웃어 보였다.


"하하하, 그래, 정말 그렇군! 나 또한 형씨를 처음 보았을 때, 지금과 같은 일들을 해낼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형씨의 매력에 내가 모시던 성녀님까지 홀라당 넘어가 버리지 않았는가!"

"···그것은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이안은 김한의 사과받지 않겠다는 듯 손을 올려 보였다.


"아니, 그것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아도 괜찮네. 그것은 온전히 성녀님의 의지였으니. 하지만, 적어도··· 성녀님을 호위하는 부대의 대장이었던 나는···! 지금 이 자리에서. 네가 성녀님을 지킬 수 있을 만한 자인지 확인해 봐야겠다."

"···!"


그렇게 말함과 동시에 칼을 뽑아 든 이안은.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김한을 마주했다.


김한은 달라진 이안의 기세를 몸으로 체감하며.

이번 결투가 결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임을 예감했다. 


"나 성전 기사단 단장, 이안 하이너스가 당신의 자질을 시험하겠다."

"받아들이지."


"어, 어어! 어째서 자기들끼리 결투를 진행하려는 거에요···! 에, 에잇! 시, 시작!" 


순간, 당황한 크리스티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들은 서로를 향해 달려들었다.


-챙, 채채채챙, 퍼버벅!


눈 깜박할 찰나의 시간을 수백 배로 쪼갠 것 처럼.

둘 사이에서 은빛 불꽃이 번뜩였다.


김한을 응원하기 위해 준비하던 블루와 청년단원들은 어찌할 말조차 찾지 못한 채.


그저 입을 떡 벌리고 그들의 전투를 바라볼 뿐이었다.


김한은 전투 시작과 동시에 <기묘한 회피>와 <절개>를 동시에 사용하며 신속한 마무리를 노려보았으나.


이안은 마치 그럴 줄 알았다는 것처럼 오러를 전개하더니.

김한의 모든 공격을 막아냈다.


그 완벽한 움직임에 김한이 감탄하며 입을 열었다.


"힘을 숨기고 계셨군요."

"그걸 형씨가 말하는가?"


씩 웃어 보인 둘은 다시 한번 모습을 감추었고.

장내에는 쇠가 부딫히는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챙, 챙, 퍼퍼벅, 콰광!


"저, 정말 무시무시하구만."

"뭐가 보여야 응원하던 말든 할 것 아닌가···!"


그들이 다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을 때.

김한은 입에는 작은 핏줄기를 머금고 있었으며.

이안은 왼팔을 가누지 못한 채 축 늘어뜨리고 있었다.


"이런, 젠장. 분명 전력을 확인해 두었거늘. 지난번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구려."

"아직까지 서 계실 줄은 몰랐습니다."


김한의 말에 이안은 박장대소를 하다 곧 정색하며 검을 들어 올렸다.


"푸하하하핫! 이런 젠장, 이거 이대로면 정말 성녀님을 내줘야겠는걸."

"다음 합으로 끝내겠습니다."


김한이 자세를 취하는 것을 본 이안이 섬뜩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좋다. 덤벼봐라!" 


그들의 모습이 다시 한번 장내에서 사라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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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C.7 - 의장 선거(3) 24.08.09 40 0 11쪽
45 C.7 - 의장 선거(2) 24.08.08 40 0 12쪽
44 C.7 - 의장 선거(1) 24.08.08 4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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