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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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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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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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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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C.10 - 신성 결투 재판(1)

DUMMY

62.

C.10 - 신성 결투 재판(1)



"이걸 어찌해야 한단 말입니까···!"


블루의 손에 들려 있는 양피지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그 양피지에는 '신성 결투 재판'에 관한 통보서와 서약 내용이 적혀있었다.


블루 옆에 있던 혁명군 간부가 그를 다독였다.


"블루님, 아직 아무것도 확정된 것이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그'가 드라코 컴퍼니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를 찾아가 의뢰를 맡겨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혁명군 간부의 말에 블루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이미 블루와 혁명군은 수차례에 걸쳐 그와 접촉하려 했으나,

그동안 그의 부재로 인해 그들의 요청이 묵살된 상태였다.


"'그'라 하심은 그때 저를 구해주셨던 '김한'이라는 자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하지만, 그는 그때 이후로 제국을 벗어나 홀연히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으니. 그를 만나겠다는 생각이야말로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겠습니까?"

"이번에는 확실한 정보입니다. 지금 당장 출발하면 시간을 맞출 수 있을 겁니다."





 











블루의 짜증 섞인 목소리에 혁명군 간부는 마치 그를 달래듯 간곡한 목소리로 읇조렸다.








블루는 한숨을 내쉬며 긍정했다.


"후, 진정 삼촌이 그리 말씀하신다면 믿어 보아야겠지요. 다만 이번 방문은 제가 직접 나설 것입니다."

"허나, 그것은···!"


블루의 눈에 결연한 의지가 차올라 있었다.


그것은 확인한 혁명군 간부는 블루를 말리는 대신, 옆에서 그를 보좌하는 것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저를 막아설 생각은 마십시오. 이번 결투 재판에서 패배하게 된다면, 그들은 라시타의 정의를 내세운 뒤, 사갈처럼 저희를 집어삼킬 것이 명백한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저도 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해야겠지요."

"블루 님께서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좋습니다. 그에게 면목이 없는 일이지만, 저 또한 그에게 모든 것을 걸어 보이겠습니다."


-꾸깃





 











양피지를 으스러지게 움켜쥔 블루의 눈이 불타올랐다.









* * *



그레이하운드에서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다.


훈련장에서 육체를 단련하던 김한이 고개를 갸웃했다.


"안녕하십니까."

"···블루?"


"저를 기억하고 계시는군요."

"물론입니다."


"그렇다면 우선 저희를 바네스로부터 구해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인사를 드리고 싶었지만, 그동안 찾아뵐 길이 없어 이제서야 만나 뵙는 것에 양해 부탁드립니다."

"아닙니다. 저희가 쉼 없이 임무를 수행한 탓이지요."


인사를 통해 김한의 태도를 살펴본 블루가 입을 열었다.


'태도를 보아하니, 그는 적어도 말이 통할만한 자다. 그렇다면···!'


"김한님의 도움 덕분에 저희 혁명군은 그레이하운드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 약간의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면목이 없음에도 김한님께 다시 한번 도움을 요청하고자 이렇게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음, 일단 들어보죠."


김한의 물음에 블루는 눈을 한 번 깜박여 보였다.

김한은 그의 눈에서 결연함을 엿볼 수 있었다.


"우선 첫 번째로는 교황청에서 저희를 이단이라 문제 삼았다는 점입니다. 그와 더불어 말레우스가 정화한 땅을 마땅히 관리해야 하는 것은 교황청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논리를 내세우며 저희 측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말레우스의 출진은 그의 독단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말레우스가 지금까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이상. 그들은 주장은 한낮 망상에 불과한 것일 뿐이지요."


블루의 발언에 미간을 찌푸린 김한이 말을 이었다.


"마지막으로 이단이라니요. 사생아가 작위를 이어받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지만, 그 사례는 찾아보는 것이 우스울 정도이지요. 당장 교황청의 추기경들의 출신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사실이 아니겠습니까? 그들은 결혼만 하지 않았다 뿐이지 수많은 사생아를 가졌으며 그들을 경쟁시켜 우수한 이에게 대를 이어 직위를 세습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같잖은 이유로 블루 님의 정당한 권리를 빼앗으려 한다면 제국의 황제께서 과연 그것을 용납하겠습니까?"

"음, 그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은 그레이하운드에 새겨진 어떤 마법진 때문입니다."


블루의 입에서 튀어나온 단어 하나에 김한의 눈이 번뜩였다.


"마법진···?"

"그렇습니다. 그들은 이단의 증거로 그레이하운드에서 새겨진 어떤 '마법진'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클라크가 패퇴하기 전 교황청에 보낸 것으로 보이는데 그것이 고대의 마왕을 소환하는 소환진이었다고 합니다."


김한은 순간 등골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이런, 그때 상황이 급박하여 차마 마법진을 마저 지우지 못하고 떠나야만 했다. 그때의 문제가 이런 식으로 불쑥 다가오게 되다니. 조금 당황스러운걸.'


김한은 교황청이 살다의 존재를 눈치채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물론 이제 와서 그들이 살다의 존재를 알아챈다 한들,

라이오네의 보호 아래 있는 김한 일행을 어찌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들을 그냥 놔뒀다간 교황청의 이단 심문관들이 살다의 행적을 끈질기게 추적해 올 것이고, 추기경과 교황은 그녀의 존재를 들이밀며 이권을 요구해 올 것이 분명했다.


재빠르게 상황을 정리한 김한이 블루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지금 블루님께서는 어떻게 대응하신 상황입니까?"

"우선 저희는 그 마법진이 저희와는 아무런 상관없음을 명확히 밝힌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저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들은 저희에게 신성 결투재판을 요청했습니다."


블루가 '신성 결투 재판'이라는 말을 꺼냄과 동시에, 김한은 사건 해결의 모든 실마리가 맞춰지는 것을 느끼며 얼굴에 그믐달과 같은 미소를 피워올렸다.


김한이 마지막으로 확인하듯, 블루에게 물었다.





 











"신성 결투 재판이라고 하면, 양측에서 대전자를 구해 전투의 결과로 진위를 가리는 그것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정확히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저희 측의 구성원 대부분은 농민군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본래 그레이하운드 무력의 중심이었던 클라크는 바네스의 용병대를 이끌고 어디론가 떠나버렸습니다. 그렇기에 그레이하운드에는 지금 일반 병사조차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지요. 저는 마지막 희망을 품고 일찍이 그레이하운드를 한번 구해주셨던 김한님을 찾아 이곳에 오게 된 것입니다."


침착하게 블루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린 김한은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에게 손을 내밀어 보였다.


"잘 찾아오셨습니다. 그런데···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습니까?"

"···최대한 맞춰드리겠습니다."



* * *



김한은 첫 번째 마왕인 레비아탄을 처치한 이후.

호엘룬에 숨어든 마몬을 공략할 계획을 세우던 와중이었다.


이 임무는 김한과 살다, 래브, 리타, 굴린으로 이루어진 소규모 정예 파티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드라코 컴퍼니의 가용병력이 라이오네의 지시하에 달마티아 해안에 파견되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김한은 호엘룬을 오가는 과정에서 발생할 변수를 최대한 줄여놔야만 했다.


'가능하다면 나에게 호의적인 블루의 세력이 그레이하운드에 기반을 공고히 하면서 교황청을 견제하는 모양새로 만드는 것이 최선이다. 혹시라도 교황청 놈들이 그레이하운드 영지에서 그 '마법진'을 조사하여 살다와의 연관성을 찾아낸다면 드라코 컴퍼니를 제외한 외부 활동에 큰 지장이 생기게 될 것이다.'


특히나 그레이하운드 영지는 드라코 컴퍼니와 호엘룬의 턱 끝을 겨누는 위치에 속해있었다.


만약, 그레이하운드를 교황청 놈들에게 내어주게 된다면 마몬을 성공적으로 처치한다고 하더라도 돌아 오는 길이 가시밭길이 될 것이 명백한 상황이었다. 


'사실, 블루에게 대가를 요구한 것은 나의 의도를 최대한 감추기 위함일 뿐. 그가 보상으로 무엇을 제시하건 받아들인다.'


그렇게 마음먹은 김한이 블루에게 얻어낸 것은 통행 면세권과 면제권이었다.


단순히 통행세를 면제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김한의 요청에 따라 그의 통행 기록을 완전히 지워주는 것에 동의한 것이다.


'결국 제국에 숨어든 마왕을 처치하기 위해서 기습 작전을 펼쳐야만 한다. 이건 그때를 위한 포석으로 남겨둘 수 있겠지.'


상황을 정리한 김한은 자기 동료들을 불러 모아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짧은 브리핑을 시작헀다.


"···이렇게 진행될 예정입니다."

"후, 김한씨와 함께하다간 몸이 남아나질 않겠네요. 하지만 적어도 라시타의 교리를 수행하는 것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니. 이번에도 당신을 믿어보겠어요···!"

"본녀 또한 네 생각에 동의한다."

"저도요!"


그녀들의 의견을 확인한 김한이 싱긋 웃으며 선언했다.


"그럼, 지금 바로 그레이하운드로 떠날 채비를 하죠."

"에엑, 내일이 아니라 바로 지금이라고요?"

"이미 교황청 측에서 신성 결투 재판을 위한 대리자를 올려보낸 상황이라 하더군요. 반드시 저희가 먼저 이동하여 그 '마법진'을 제거해야 합니다."

"후, 역시 단순히 그레이하운드를 도우려는 것만이 아님은 알고 있었지만 증거인멸이라니!"


리타의 반발에 그녀와 눈을 맞춘 김한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였다.


"리타, 대의를 위한 작은 눈가림이라 생각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후, 확실히 당신이 마왕을 처치한 것은 사실이니. 이 일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하지 않겠어요."

"감사합니다."


어느새 김한의 제안을 수긍하는 데에 익숙해진 리타의 모습을 바라보며 김한이 미소 지었다.



* * *



이안은 자기 머리를 감싸 쥐며 절규하듯 외쳤다.


"이런, 젠장! 우리 성녀님 대체 어딜 가신 거야···!?"

"대장···. 멍청한 척하는 거요? 아니면 정말로 몰라서 그러는 거요? 딱 봐도 저번에 그 김한이라는 녀석에게 꽂힌 이후, 교황청을 빠져나갈 생각이 가득해 보이더구먼."


부하 기사가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임에도.

이안은 그저 허망하다는 얼굴로 울부짖을 뿐이었다.


"성녀님이 주와이외즈에서 돌아온 이후로 뭔가 이상해졌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하필 그 '형씨'와 관련이 있는 것이었다니···!"

"아니, 대장 대장이 그걸 모른다는 게 말이 되오? 당신이 성녀님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았을 것 아니오?"


부하의 말에 이안이 머뭇거리다 대답했다.


"나는 그 형씨의 비밀을 파헤치는 데에 정신이 팔려있었단 말이다."

"확실히 그 형씨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

"맞아. 그리고 헥토르를 상대했던 그 수인족 여자도 제법 재능이 있어 보였고 말이지."


부하들이 두런두런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이안이 다시 한번 소리쳤다.


"젠장, 이런 상황에서 그레이하운드로 파견이라니! 이건 내 역할을 완전히 무시하는 일이 아닌가!"

"하지만 지금 결투재판을 담당하기에는 대장만 한 실력자가 없는 것이 사실일뿐더러 대장 또한 잘한 거 없지 않수?"


"이 자식이 아까부터 뭔가 거슬리는데 도착하기 전에 대련 한번 할까?"

"하, 또 대련으로 사람 하나 보낼 생각이우? 무서워서 뭔 말을 못 하겠네! 대련이랑 저쪽에 이단 심문관님이랑 하는 게 어떻겠소?"


순간 이안을 포함한 성전 기사단원들의 시선이 이단 심문관을 향했다.


"꺼져라." 


그들의 옆에 조용히 앉아있던 이단 심문관은 아무 말 없이 그들을 바라보다 한마디 툭 던지고는 눈을 감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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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C.11 - 호엘룬(1) 24.08.18 3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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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C.10 - 신성 결투 재판(5) 24.08.17 36 0 11쪽
65 C.10 - 신성 결투 재판(4) 24.08.17 36 0 11쪽
64 C.10 - 신성 결투 재판(3) 24.08.16 33 0 12쪽
63 C.10 - 신성 결투 재판(2) 24.08.16 33 0 11쪽
» C.10 - 신성 결투 재판(1) 24.08.15 41 0 12쪽
61 C.9 - 달마티아 해안(6) 24.08.15 40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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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C.8 - 요정의 숲(1) 24.08.10 4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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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C.7 - 의장 선거(5) 24.08.09 38 0 12쪽
47 C.7 - 의장 선거(4) 24.08.09 42 0 11쪽
46 C.7 - 의장 선거(3) 24.08.09 41 0 11쪽
45 C.7 - 의장 선거(2) 24.08.08 40 0 12쪽
44 C.7 - 의장 선거(1) 24.08.08 4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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