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계략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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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루엔
그림/삽화
나루엔
작품등록일 :
2024.07.24 08:16
최근연재일 :
2024.09.01 20:00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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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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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C.8 - 요정의 숲(3)

DUMMY

52.

C.8 - 요정의 숲(3)



"그래도 밤에 이동하는 것은 위험하니 아침까지 기다리자꾸나."

"제가, 조금 흥분해 있었나 보네요··· 언니 말이 맞아요. 실비, 엘라라. 새벽녘이 다가올 때까지만 기다려주시겠어요?"


래브도느의 말에 요정들의 눈이 땡그랗게 변하더니.

허둥대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당연하지! 썩은 시체 과부거미는 야행성이라 지금 찾아갔다가는 먹이가 되기 십상이라구! 아니, 그런데! 설마, 너희들! 지금 이 인원으로 썩은 시체 과부거미를 잡으러 갈 생각이야? 썩은 시체 과부거미를 잡으려면 사람이 아주 많이 필요해!"


그들에게 소리친 엘라라가 양 손가락을 펼쳐 보이며 많다는 개념을 설명하려는 듯싶었으나.


금방 과열된 머리로 인해 해롱해롱했다.


'음, 좀 귀여운데.'


김한은 요정이 왜 멸종하지 않았는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다음날.

요정의 숲.


"정말, 이렇게 다섯이서 썩은 시체 과부거미를 잡으러 가겠다구?"


여전히 안절부절못하는 엘라라를 위해 김한은 신뢰의 증표를 슬쩍 내보였다.


김한이 슬쩍 내보인 검은 쇳덩이는 새 것 같은 반들거리는 광택에 둥근 구멍이 뚫려있었다.


"엘라라, 걱정 마세요. 저희에겐 비장의 무기가 있으니까요."

"비장의 무기···?"


엘라라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김한에게 다가섰다.

엘라라가 호기심을 보이자 실비가 도끼눈을 뜨며 엘라라를 나무랐다.


"아니, 엘라라 저 예의 없는 인간의 말을 들으려는 거야? 분명 쓸데없는 말로 우리를 현혹하려는 거라고!"

"실비 하지만···."


요정들이 서로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반대편 풀숲에서 불안한 흔들림과 함께 거미 하나가 튀어나왔다.


거미를 발견한 실비가 놀라며 소리쳤다.


"아앗! 어제 환영진이 해체되는 바람에···! 썩은 시체 과부거미의 새끼가 여기까지 와버리다니! 큰일이야!"


아무래도 썩은 시체 과부거미가 자신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새끼들을 정찰에 투입한 것 같았다.


김한은 요정들에게 자신의 비장의 무기를 선보일 때가 되었다 판단했다.


"조금 시끄러울 수 있습니다."

"ㅁㅜㅓㄹㅏㄱㅗ?"


-촤르륵

-타탕, 탕!


김한은 칼록 11-JM을 꺼내듬과 동시에 모잠비크 드릴을 선보였다.


몸통에 두발, 머리에 한발.


총알이 관통된 썩은 거미가 체액과 하얀 실을 토해내며 바닥을 나뒹굴었다.


"꺄악-!"

"시, 실비···! 저, 저것 좀 봐!"


갑자기 터져 나온 굉음으로 요정들이 정신을 못 차리는 가운데.

김한은 썩은 거미의 사체를 살피며 관통부와 집탄률을 확인했다.


'익숙한 날붙이의 랭크업 효과를 받지 않았음에도 살상력은 충분하다. 탄착군 또한 문제없음. 이 정도면 썩은 시체 과부거미를 상대할 때 많은 도움이 되겠지.'


싱긋 웃어 보인 김한이 요정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시체 과부거미를 잡으러 가시겠습니까?"

"우, 우리가 길을 안내해줄게···!"


새끼 시체 거미를 바라보던 요정들이 떨려오는 호흡을 삼키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 * *



-타탕, 탕!

-키에엑!


페어리 테일 묘목에 접근할수록.

새끼 시체 거미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그와 함께 김한의 총구에서도 연달아 불꽃이 번쩍였다.

다행히 총탄은 얼마든지 있었기 때문에 방아쇠를 당기는 김한의 손끝이 가벼웠다.


다만 드라코 컴퍼니에서 김한이 준비를 마쳤을 무렵.

라이오네가 그 모습을 보고선 '김한씨 혹시 홀로 전쟁이라도 준비하고 계신 건 아니겠죠···?' 라며 식은땀을 흘렸다는 사실은 웃지 못할 해프닝이었다.


새끼 시체 거미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김한은 라이플을 집어넣고 양손에 기관단총을 꺼내 들었다.


"래브도느 그것을···!"

"네, 넵! 오빠 그러니까···. 여, 여깃어요!"


-쿵!


래브도느가 양손에 하나씩 들고 있는 탄통을 내려놓더니.

9×19mm 할로 포인트라고 써진 탄약 뭉치를 집어던졌다.


-철컥, 촤르르, 차캉!


순식간에 장전을 마친 김한이 양손에 든 우지를 새끼 시체 거미들에게 조준한 뒤 방아쇠를 당겼다.


-드르르르륵!

-끼에에엑!


사방에서 잿빛 체액이 폭죽처럼 터져 나옴과 동시에 끔찍한 괴성이 숲을 메아리쳤다.


인상을 찡그린 살다가 자신의 옷깃을 찢더니, 가볍게 손짓하여 간이 귀마개를 만들었다.


래브도느는 요정들에게 귀마개를 씌워주고 그것으로도 모자랐는지 손가락으로 요정들의 귀를 막아주었다.


거의 한 시간 가까이 진행된 교전은 사방을 거미 시체로 뒤덮어 놓았다.


어느새 더 이상 주변에 거미들이 보이지 않게 되었을 즈음.

김한은 시체 과부거미를 상대하기 전, 마지막 정비 시간을 갖기로 했다.


"후, 잠시 휴식하시겠습니까?"

"너··· 대체 뭐야···?"


실비가 질린다는 표정으로 김한을 노려보았다.

김한은 조금 피곤한 얼굴로 주저앉으며 입을 열었다.


"드라코 컴퍼니의 직장인입니다."

"그, 어··· 직장인? 이라는 건 되게 무서운 사람들이구나···."


김한은 실비의 말에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잠시 생각해 보았으나.

어디서부터 반박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이내 고개를 흔들고는 회복에 집중하기로 했다.


-쿵!


래브도느는 거의 반절은 비어버린 탄통을 바라보며 질린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래브도느가 들고 있던 탄통의 크기는 거대화된 굴린이 끌고 온 마차의 삼 분의 일을 차지할 정도였다.


김한은 단 한 시간 동안 수 만발이 넘는 총알을 난사해댄 것이다.


"오빠는··· 대단한 사람인 것 같아요···."

"후후, 물론이지. 한이는 대단한 사내가 맞단다."


래브도느가 주변에 쌓인 시체 거미를 바라보며 독백을 중얼거리자.


살다가 다가오더니, 부드럽게 래브도느의 머리를 쓸어주었다.


-슈우우.


살다의 손끝에서 시작된 물방울이 래브도느를 감쌌다.


얼굴에 묻은 검댕부터 옷 이곳저곳에 튄 시체 거미의 체액까지 말끔하게 지워주었다.


말끔해진 모습의 래브도느가 살다에게 감사를 전했다.


"후아, 언니 정말 고마워요."

"한이를 돕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느냐. 그것에 대한 본녀의 조그마한 포상을 이니라."


그때 쪼로롱 날아온 엘라라가 래브도느의 무릎에 앉더니.

이내 조잘거리기 시작했다.


"래브도느야, 직장인이라는 사람들은 전부 저 남자처럼 엄청나게 강한 거야?"

"푸훗, 아니에요. 저희 오빠가 특출나게 강한 것 뿐이랍니다."


래브도느가 흐뭇한 얼굴로 답했다.

엘라라는 멍해진 얼굴로 김한을 바라보며 그저 수긍했다.


"그, 그렇구나···."

"바보, 인간 대부분이 저딴 놈들밖에 없으면 세상은 진작에 멸망했을 거라구!"


언제 나와 같은 실비의 시비에도 엘라라는 약간 볼을 부풀려 보였을 뿐 동경의 눈빛으로 김한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것은 썩은 시체 과부거미로 부터 페어리 테일 묘목을 지켜낼 수 있을 거란 희망 때문인지.


아니면 김한이 보여준 영웅적 면모 때문인지는 아직 그녀조차 알지 못하는 듯했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


김한이 조금 편안해진 모습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장구류를 정리한 김한이 돌아보며 동료들을 확인했다.


"다시 출발해도 괜찮겠습니까?"

"물론이지."

"저도, 준비됐어요!"


김한의 말을 추진력 삼아 파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타타탕!

-키에엑!


가끔씩 달려드는 성체 시체 거미들이 존재했으나.


이제는 김한의 존재가 시체 거미들에게 공포로 각인된 것인지 이전처럼 함부로 달려드는 녀석들이 크게 줄어들었다.


대신 놈들은 사방을 둘러싼 나무에 몸을 숨긴 채 부패한 체액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이런, 손님 대접이 엉망이로구나."


살다가 허공에 손을 쓸어내리자.

그들을 둘러싼 투명한 장막이 나타나 부패한 체액을 막아냈다.


-치이익!

-타앙!


흘끗 동료의 안전을 확인한 김한이 칼록 11-JM를 조준하여 고개를 내민 시체 거미의 대가리를 터트렸다.


다시 한번 피의 축제가 벌어질 무렵.


-스아아아아.


스산한 안개가 바닥을 타고 옴과 동시에 지옥에서나 느낄 수 있을 법한 끓어오르는 유황 냄새가 코를 찔러왔다.


'아무래도 썩은 시체 과부거미가 나온 모양인데?'


김한의 예상대로 숲 너머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상상 이상으로 거대해.'


썩은 시체 과부거미는 여덟개의 얇은 다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다리 하나하나의 길이가 숲의 나무를 훌쩍 넘어섰다.


오직 그녀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거대한 요정목만이 그녀를 지탱해 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확실히 그녀가 이곳으로 터를 옮길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군.'


나름대로 납득한 김한은 양손에서 기관단총을 꺼내 들었다.


'지금부터 단기 결전으로 전투를 끝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주변의 피해가 얼마나 심각해질지 상상하기 두렵구나.'


양팔을 대각선으로 교차시킨 김한이 순간 어둠 속으로 빨려들었다.

김한의 모습을 눈담고 있던 썩은 시체 과부거미가 순간 의아한 듯 고개를 모로 꼬았다.


"키킥?"

"여기다."


하늘처럼 솟아 있는 그녀의 몸체 위에서 모습을 드러낸 김한이 교차한 양손에서 불꽃을 내뿜었다.


-타타타탕!

-티디딩!


'역시 새끼들과는 격이 다르다는 것인가.'


김한은 과부거미가 총알을 튕겨내는 것을 확인 함과 동시에 총을 회수하고 전투 나이프를 꺼내 들었다.


-푸콱!

-끼에에에엑!


<익숙한 날붙이>에 연계된 <절개>스킬은 과부거미의 껍질을 가르고 그녀의 속살을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일단, 선물은 이 정도로 해 볼까.'


-티딩, 팅. 팅.


품에서 수류탄을 뭉텅이로 꺼낸 김한이 단번에 안전핀을 뽑은 다음 과부거미의 드러난 속살에 심어주었다.


그와 함께 <그림자 이동>을 통해 살다의 곁으로 돌아온 김한은 저 멀리서 두리번거리는 과부거미의 표정이 어떻게 변할지 기대하며 감상했다.


-콰과과강!

-푸콰콱, 끼에에에엑!


수류탄이 터짐과 동시에 마치 폭죽이 터지듯 과부거미의 몸에서 살점이 터져 나왔다.


버둥거리는 과부거미의 몸에서 성체 썩은 시체 거미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 끔찍한 광경에 살다와 래브도느는 표정을 찌푸렸다.

래브도느는 친히 양손으로 요정들의 눈을 가려주기까지 했다.


하지만 김한 만큼은 이 생지옥 같은 상황에서 홀로 미소 짓고 있었다.


'이런 경험치 폭탄이 터졌구나. 게임에서도 과부거미는 버그 급 경험치 복사몹으로 유명했지.'


성체 썩은 시체 거미까지는 기관단총이 효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다시 한번 김한의 양손에 기관단총이 뽑혀 나왔다.


"두 번째 페이즈에 진입합니다. 살다님께서는 이곳에서 동료들을 지켜 주시길."

"그래, 한아. 다만 본녀는 티타임을 거미들과 함께하는 취미가 없으니 빠르게 해치워주길 바라."


살다의 농 섞인 응원에 김한은 그저 씨익 웃어 보이고는 그림자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그와 동시에 적진 한복판에서 모습을 드러낸 김한이 이번에는 양팔을 쭉 뻗은 상태로 기관단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타다당!

-푸콰악, 끼에엑!


수없이 많은 성체 시체 거미들이 광폭화 하여 김한에게 달려들었으나.

그것들이 김한의 코트를 스치는 일은 없었다.


김한은 희미하게 빛나는 자기 육체를 바라보며 외쳤다.


"어서, 다음 페이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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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C.11 - 호엘룬(2) 24.08.19 41 1 12쪽
68 C.11 - 호엘룬(1) 24.08.18 36 0 11쪽
67 C.10 - 신성 결투 재판(6) 24.08.18 32 0 11쪽
66 C.10 - 신성 결투 재판(5) 24.08.17 36 0 11쪽
65 C.10 - 신성 결투 재판(4) 24.08.17 36 0 11쪽
64 C.10 - 신성 결투 재판(3) 24.08.16 33 0 12쪽
63 C.10 - 신성 결투 재판(2) 24.08.16 33 0 11쪽
62 C.10 - 신성 결투 재판(1) 24.08.15 40 0 12쪽
61 C.9 - 달마티아 해안(6) 24.08.15 40 1 11쪽
60 C.9 - 달마티아 해안(5) 24.08.14 37 1 11쪽
59 C.9 - 달마티아 해안(4) 24.08.14 34 1 11쪽
58 C.9 - 달마티아 해안(3) 24.08.13 44 1 11쪽
57 C.9 - 달마티아 해안(2) 24.08.13 36 1 11쪽
56 C.9 - 달마티아 해안(1) 24.08.13 38 0 11쪽
55 C.8 - 요정의 숲(6) 24.08.12 40 0 11쪽
54 C.8 - 요정의 숲(5) 24.08.12 42 0 12쪽
53 C.8 - 요정의 숲(4) 24.08.12 38 0 11쪽
» C.8 - 요정의 숲(3) 24.08.11 45 1 11쪽
51 C.8 - 요정의 숲(2) 24.08.10 44 1 11쪽
50 C.8 - 요정의 숲(1) 24.08.10 42 0 11쪽
49 C.7 - 의장 선거(6) 24.08.10 42 0 11쪽
48 C.7 - 의장 선거(5) 24.08.09 38 0 12쪽
47 C.7 - 의장 선거(4) 24.08.09 42 0 11쪽
46 C.7 - 의장 선거(3) 24.08.09 41 0 11쪽
45 C.7 - 의장 선거(2) 24.08.08 40 0 12쪽
44 C.7 - 의장 선거(1) 24.08.08 42 0 11쪽
43 C.6 - 주와이외즈(16) 24.08.08 47 1 12쪽
42 C.6 - 주와이외즈(15) 24.08.07 44 1 12쪽
41 C.6 - 주와이외즈(14) 24.08.07 4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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