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에서 돈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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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초이
작품등록일 :
2024.07.2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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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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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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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이게 뭡니까

DUMMY

무림인은 매일 같이 내공과 외공을 수련하기에 발기부전을 겪는 이는 극히 드물다.


하지만 장평은 우락부락한 외모와는 다르게 어떠한 이유에서 인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래도 20대에는 곧 잘 일어났다. 하지만 30대에 들어서자 아침에 기둥을 세우는 날이 손에 꼽았다. 이 때문에 잘 나가다 깨진 인연이 한둘이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고개 숙인 남자라... 나 같아도 매력 없지.’


“절대 아니야!”


장평은 얼굴을 시뻘것게 하고 고개를 팽 돌렸다.


“힘내십시오.”

“...”


수완은 장평의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그렇게 헛소리를 내뱉으며 달리니, 어느덧 남궁세가가 자리한 안휘성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일행은 피곤도 풀겸, 객잔에서 묵어가기로 했다.


“소면 하나씩, 오향장육, 죽엽청 두병. 나머지는 너해.”


마운은 점소이에게 은자 세 냥을 건넸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음식값보다 훨씬 많은 부수입을 올리게 생긴 점소이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일행을 극진히 모셨다.


“장주님, 어찌하여 남궁세가로 곧장 향하지 않으신 겁니까?”


장평은 아직 불안함을 거두지 못하고 사방을 두리번 거렸다.


“크~ 좋다.”


그러나 마운은 그런 마음을 모르는지 천하태평하게 죽엽청을 들이키고 오향장육으로 마무리 했다.


“수완아. 우리가 왜 머무르는지 짐작이 가느냐.”


마운이 죽엽청을 따라 주며 물었다.


‘몰라. 이 양반아. 설마 그거까지 나한테 알려달라고?’


그렇게 생각하려는 찰라, 하나의 기억이 스쳤다.


‘젊어져서 그런가 왜 이렇게 머리가 팽팽 돌아가지.’


전생의 기억, 미미F&B에 있었을 때 이야기다.


수완이 요리사였다면 정직은 경영자였다. 흔히 식당이라고 하면 요리가 핵심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그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다. 식당도 결국에는 사업. 요리 역시 하나의 부품에 지나지 않는다.


사업은 크게 보면 생산과 판매로 나눌 수 있다. 지금껏 일행이 한 일은 생산에 매달린 것. 즉, 지금부터는 판매에 열을 올려야 한다.


“홍삼이 시장에서 얼마나 통할지 반응을 보시려는 걸까요?”


마운의 눈치를 살폈다.


“그렇지. 역시.”


마운은 흡족한 듯 끄떡였다.


“가치가 높다고 하여 늘 비싸게 팔 수 있는 건 아니다. 사고자 하는 욕망이 강한 물건이 비싸지. 그러니 우리는 홍삼을 가장 비싸게 사줄 만한 고객을 찾아 나설 것이다.”


마운은 남은 죽엽청 전부를 입안으로 털어 넣었다.


“크~ 향 좋다~”



14화. 이게 뭡니까


일행은 약재상부터 돌았다.


“아이고~ 어서 오십시오. 찾으시는 거라도?”


약재상은 양껏 미소지으며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살려는게 아니고 팔려고 왔소이다.”


마운이 말했다.


“약초꾼이요?”

“뭐, 그렇다고 칩시다.”

“우리질. 아직 개시도 못했는데. 아침부터 재수없게.”


자신에게 재물을 가져다줄 손님이 아니라, 오히려 돈을 뜯어가려고하는 사람임을 눈치채자 싸늘하게 태도를 바꾸었다.


“미안하오. 너무 들뜬 마음에 실례했소이다.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주시오.”


그제야 약재상의 마음이 조금 풀렸는지 태도를 바로했다.


“처음부터 그러실 것이지. 뭘 팔려고 그러시요?”


마운이 홍삼을 꺼내 보여줬다.


“이게 고려인삼에 다섯 배에 효능을 가진 홍삼이라는 거요.”

“고려인삼?”


고려인삼은 워낙 귀한 물건인지라 돈이 있다고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기에 약초상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금방 인상을 찌푸렸다.


“다 썪어 비틀어진걸 가져와서 고려인삼이리고 하는거요?”

“썩은게 아니라 최신기술을 거쳐 탄생한 홍삼이외다.”

“푸하하하”


약재상은 배꼽을 잡고 웃었다.


“왜 그러시오?”

“으흐흐 이 양반, 생긴건 꾼처럼 생겨서 사기 당하셨구만. 고려랑 최신기술이랑 가당키나한 조합이라고 보시요?”


수완은 저 건방진 중원 약초꾼을 한대 줘패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모르셔서 그렇지 인삼은 그쪽이 한수위입니다.”


수완이 끼어들며 말했다. 그러자 약재상이 눈을 흘겼다.


“이 어린 놈이 어디 어른들 끼리 이야기 하는데 끼어드는 게냐. 내가 안휘성에서만 약재상으로만 30년이다. 강호 제일검, 남궁세가에서도 우리집 물건만 사용한다고!”

“그거랑 이거랑 무슨 상관입니까.”


언성이 높아졌다.


“무슨 상관은. 잘 알지도 못하는 주제에 나서지 말라 이 말이야. 고려인삼이 좋은 건 그쪽 산세가 험하고 기후가 적합해서이지 고려 놈들이 특별한 비법이 있어서 그런건 아니라 이말이지.”


약재상은 홍삼을 손으로 툭툭치며 비아냥 거렸다. 순간 살의가 올라왔으나 마운이 말렸다.


“어디 알지도 못하는 놈이. 당장 가지고 썩 꺼져! 재수없게. 쯧”


그렇게 쫒겨났다.


“송구합니다. 무시 하길래. 욱하는 마음에.”

“됐다. 약재상이 여기만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약재상도 가보았다.


“아니, 웬 파리새끼가.”


휙!


일행이 있는 쪽을 향해 파리채를 휘둘렀다. 파리가 이미 날라가고 없는데도 말이다.


“다음에 다시 오겠소이다.”

“살펴가슈~”


그렇게 안휘성에 있는 모든 약재상을 돌았다. 모두 같은 반응.


아무리 상품이 좋아도 그걸 사줄 시장이 없으면 판매할 수 없다. 규모가 더 큰 남경이나 개봉에선 어떨지 모르겠으나 현재로써는 홍삼 시장은 없어 보였다.


“약재상 쪽으로 유통하는 건 틀린 것 같구나. 일단은 남궁세가로 돌아가자. 이 공자가 먹고 내공을 얻었다고 소문나면 너도나도 사려고 줄을 설테지.”


남궁세가는 세가들 중 으뜸. 차기 가주가 될 수도 있는 이 공자가 먹어주는 것만으로 홍삼의 인기는 폭팔적으로 늘 것이다. 일종의 연예인 마케팅인 셈.


“이 공자, 약속을 지키러 왔습니다. 가주님께서는 출타 중이 십니까?”


도지휘사의 비밀창고에서 자금을 모두 회수했으니 빌린 백냥은 그대로 갚고, 이자는 홍삼을 먹여 약속한 내공을 늘려주어 셈을 마칠 계획이다.


“기별을 넣었으니 금방 오실 겝니다. 향이 좋으니 차라도 들면서 기다리시지요. 그나저나 천천히 주셔도 되는데.”

“아닙니다. 원하는 것을 얻었으니, 빈손으로 돌아가는게 낫습니다. 잊어버릴 염려도 없고요.”

“절정의 무인께서 별 걱정을 다하십니다. 그나저나 이자는 어떻게..?”


원금을 회수보다는 내공증진에 더 관심이 많은 모양.


마운이 홍삼 한뿌리를 보여줬다.


“고려인삼보다도 훌륭한 홍삼이라는 것입니다.”


이 공자 역시 홍삼을 보자 미간을 찌푸렸다. 누가 보기에도 그냥 썩은 것처럼 보였기 때문.


“드시고 운기조식 하시면 사람마다 느는 내공의 양은 다르나 금방 원하시는 바를 이루실 수 있을 겝니다.”

“장주님께서도 드셔보셨습니까?”

“그럼요. 저는 이미 효과를 보았고 저 녀석은 순식간에 1갑자에 달하는 내공을 얻었습니다.”


수완이 포권을 취했다.


“그게 정말입니까?”


이 공자는 1갑자라는 말에 눈까리가 헤까닥 돌아 손을 뻗었다. 차를 마시는 와중에 갑작스럽게 움직이는 바람에 말릴 겨를조차 없었다.


“아니.. 이공자. 그래도 가주님 오시거든.”


그때,


“멈추거라. 진명아!”


남궁천은 천리호정을 펼쳐 순식간에 이공자의 곁에 날아오더니 손에 든 홍삼을 쳐냈다.


“천금장주. 대체 이게 무슨 짓이요.”


남궁천은 진노하여 찢어발길 기세로 무섭게 쏘아 보았다. 제 아들에게 이상한 걸 먹이려 했으니 당연하다.


“강녕하셨습니까. 가주님. 안 그래도 뵙고 말씀드리려던 차이였습니다. 부디 오해를 풀어주십시오.”

“맞습니다. 아버님. 제가 결정한 일입니다.”


남궁진명은 혹 홍삼을 취하지 못할까 전전긍긍했다.


“에헴.. 그랬소이까?”


그제야 남궁천은 노기를 거두며 턱수염을 쓸어넘겼다.


“그나저나 진명이에게 먹이려 했던게 대체 무엇이요? 분명 고려인삼 사러 간다고 하지 않았소?”

“그랬습니다. 하나, 작은 문제가 생겨 수삼 그대로는 얻지는 못했습니다. 이것은 고려인삼에 다섯배의 효능을 가진 홍삼이라는 것입니다.”


남궁천 역시 미심적은 얼굴로 홍삼을 들여다 봤다.


“홍삼이라?”

“최신기술로 만들어 낸 것입니다. 저 또한 먹어봤고 뒤에 있는 아이는 기연을 얻어 1갑자의 내공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1갑자라?”


남궁천은 팔짱을 끼고 수완을 쏘아보았다. 믿지 않는 눈치.


“최 공자께서는 잠시 이리 오셔서 내게 내공을 가늠토록 해줄 수 있겠소?”

“제가 아직 무공이 일천하여 어찌 내공의 양을 보일지 모릅니다.”

“그건 걱정마시오. 그저 긴장을 풀고 운기조식을 하면 내가 알아서 확인할 테니.”

“그럼 들여다 보십시오.”


수완이 자세를 잡고 운기조식 하자, 남궁천이 슬며시 수완에 등에 손을 댔다.


“긴장하지 마시오. 공자의 내공과 부딪히지 않도록 지켜만 보겠으니.”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무려 한 시진.

잠깐 구경만 한다기엔 너무나도 긴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미간의 주름을 파내며 손을 떼었다.


“확인 하셨습니까?”

“후~ 모르겠군요. 분명 내공이 늘어난 건 사실인 듯 한데··· 이상하게 어딘가에서 계속해서 내공이 흘러 나오고 있습니다.”


마운은 아직 운기조식을 마치지 않은 수완의 몸에 손을 데었다.


“어디.”


‘음.. 이래서 그리 말했나.’


수완이 배운 내공심법은 무당 기본 심법인 태극신공이다. 이는 하단전에 내공을 쌓는 것을 기본으로 설계되었기에 중단전을 거치지 않고 혈도를 순환한다. 따라서 중단전의 존재를 모른다면, 남궁천처럼 말하는게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제가 착각했나 봅니다.”


마운은 중단전의 존재를 말할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그가 어찌 나올지 알수 없으니 숨기는 편이 낫다. 


“홍삼에 대해서 신뢰를 못하시니. 고려인삼을 구해 이자를 치르겠습니다.”


마운은 홍삼을 거둬들였다. 그러자 이 공자가 아쉬운 듯 애타는 눈길을 보냈으나 남궁천은 미련을 갖지 않았다.


“그러시지요.”


*


객잔으로 돌아왔다. 성과가 없었으니 상당히 허탈하고 고단한 하루였다. 게다가 사람들과 입씨름 하는 일은 대단히 많은 공력을 소모한다. 어쩌면 무공을 수련하는 것보다도 더 많이.


“고생하셨습니다.”

“고생했다. 올라가 쉬거라.”


마운은 따로 자고 수완과 장평이 같은 방을 사용했다.


“먼저 자라.”


장평이 말했다.


“안 주무시고요?”


장평은 빙긋 웃으며 주머니에서 홍삼 한뿌리를 꺼냈다. 수완이 워낙 대단한 효과를 봐서 그런지 꽤나 기대하는 눈치.


“네가 깜짝 놀라키는 바람에 나는 아직 취하지 못했어. 히히”

“도와 드릴게 있을까요?”

“아니야. 어서 자.”

“알겠습니다. 득공하십시오.”


수완은 눕자마자 잠에 빠졌고, 장평은 운기조식에 들어갔다.


드르렁 드르렁~


한참을 자고 있는데 장평의 시끄러운 코고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에이씨, 진짜.”


고개라도 돌려줄 생각으로 몸을 일으켜 장평의 어깨를 흔들었다. 그러자 장평이 덥고 있던 이불을 걷어찼다.


“흠냐..”


그런데,


“아니!!!”


눈을 의심케 할 흑염룡,

장평의 하반신에서 천 년 묵은 이무기가 승천하고 있었다.


수완은 무릎을 탁치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옳거니, 드디어 소원을 이루신 겁니까. 고개 숙인 남자들이여 이제는 당당해 지거라!!!'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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