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골유스가 축구를 잘함.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스포츠, 현대판타지

완결

그로슈
작품등록일 :
2024.07.25 14:48
최근연재일 :
2024.08.31 14:0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4,878
추천수 :
36
글자수 :
163,796

작성
24.08.04 14:00
조회
245
추천
1
글자
13쪽

인버티드 윙백 -2-

DUMMY

“그, 그냥? 주전 경쟁이 쉬울 것 같아서?”


나는 입꼬리를 억지로 올리면서 뻔뻔하게 말했다. 이에 무어는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푸흡 태오, 너 되게 재미있다.”

“.. 왜?”

“아니, 토트넘 1군 레프트백 뎁스가 얼마나

두꺼운데. 대체 어떻게 그 자리가 주전 경쟁이

쉽다는 거야. 푸하하하하학.”


무어는 숨이 넘어갈 지경으로 크게 웃어댔다. 

토트넘의 레프트백 뎁스는 리그 내 최강이라고 

불릴 정도로 탄탄했으니까.


하지만 무어는 모를 것이다. 

미래에는 그 튼튼한 뎁스 층이 밀대로 얇게 핀 피자 반죽보다 얇아지게 될 거라는 걸.


두고 보자 무어. 내가 너보다 먼저 1군 무대에 

데뷔할 테니까.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못해도 내가 저 녀석보다는 빠르게 데뷔하게 될 것이라고.


풀백

또는 측면 수비수라고 불리는 해당 포지션은

선수들의 부상이 생각보다 잦은 포지션이었다. 


그리고 이를 입증하듯이 토트넘과 같은 프리미어 리그 상위권 팀들을 보면, 풀백 포지션을 볼 수

있는 선수를 못해도 3명까지는 준비해 뒀었다.


하지만 시즌 말미까지 그 3명의 풀백이 다 살아있으리라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매번 유럽 대항전을 병행하면서 30경기를 하고도 20경기를 더 뛰는 주전 선수들은 하나둘씩 나가떨어졌다. 그것은 맨시티처럼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팀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특정 포지션의 뎁스층 위기에 놓인 팀들은 잔머리를 쓰기 시작했다. 바로 출전 시간을 제대로 받지 못한 비상 후보 선수를 땜빵으로 기용하거나.


유소년팀에서 괜찮은 활약을 선보인 선수를 1군에 콜업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런 서순이라면 곧, 내게도 기회가 오겠지.


나는 몸에 묻은 물기를 수건으로 닦아냈다.

행복하다는 듯이 천장을 쳐다보면서 실실 웃었다. 

토트넘이 매번 부상 문제로 골머리를 썩이던 특정 포지션은 바로 레프트백이었으니까. 


현대축구에서 풀백은 수많은 역할이 부여되기로 유명했다. 하지만 그만큼 부상이 많은 포지션으로도 유명했는데. 


풀백이 부상이 많은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안으로 접어들어 가거나 높게 올라갈 때 많은 스프린트를 가져가고, 공의 소유권을 잃고 상대의 역습을 막아야 하는 수비 상황에서 수비 위치로 되돌아가는 데에 많은 스프린트를 가져가는 것까지. 


그냥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존나게 뛰어다녀서였다. 


그래서 풀백에는 철강왕이라고 할 수 있는 선수가 몇 안 되었다. 

한때는 최고의 풀백이라고 불렸던 풀백들도 유리 몸 소리를 들었던 건 매한가지였다.

그리고 그건 토트넘의 1군 주전 레프트백인 이예노마 우도기도 마찬가지였다.


이예노마 우도기.

토트넘의 1군 주전 레프트백이었던 그의 장점은 엄청난 활동량을 이용해서 공수 양면으로 지원해 주면서 왼쪽 측면을 살려준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같은 경기장에서 뛰고 있는 다른 선수들보다 몇 km 더 많이 활동량을 가져가면서.


그래서일까? 

불운하게도 우도기의 부상 빈도는 생각보다 잦았다.


백업이라고 하는 올리버 스킵이라는 녀석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장점도 우도기와 마찬가지로 엄청난 활동량을 가져가면서 왼쪽 측면을 살려내는 것이었다. 


다만, 스킵이 백업인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는데. 그의 원래 역할은 레프트백 백업이 아니라 미드필더였기 때문이었다. 


속된 말로 직역하면 땜빵이었다.

그것도 해당 포지션에 대한 이해도도 완전히 떨어지는 녀석이 백업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거였다.


그것도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난 미드필더가. 


축구는 경쟁의 스포츠다. 총 11개밖에 안 되는 자리를 두고 적으면 2명이 경쟁하고, 많으면 5명이나 되는 사람들과 경쟁하는 것. 그것이 바로 축구라는 스포츠다.


그리고 비상 후보 미드필더이자 백업 레프트백인 스킵의 입지는 위태롭기만 했다. 


주전 미드필더 자리에는 제임스 매디슨, 파페 사르, 그리고 이브 비수마로 이어지는 완벽한 조합이 그 자리에 버티고 있었다. 


거기에 백업으로는 지오바니 로 셀소, 로드리고 벤탄쿠르, 그리고 루카스 베리발과 아치 그레이라는 신예들이 떡하니 버티고 있었다. 


그러니 스킵은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자. 부상이 잦은 우도기의 백업으로 출전하는 수밖에 없었다. 

자의가 아닌 타의로, 토트넘이라는 빅클럽에 남기 위해서, 기어코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서.

스킵은 계속해서 미드필더로 뛰고 싶은 자신의 욕망을 억눌렀었다.


그럼, 여기에서 문제 이렇게 땜빵으로 뛰던 녀석이 주전을 먹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나는 스킵이 우도기를 대신해서 주전 레프트백으로 뛰는 모습을 상상했다.

분명히 초반에는 제법 괜찮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스킵의 장점 역시 주전인 우도기와 마찬가지로 엄청난 활동량이었으니까. 


다만, 문제는 이것이었다. 

과연 스킵이 유럽 대항전까지 병행하고 있는 죽음의 일정까지 감당할 수 있냐는 것이었다.


내가 생각한 답은 이러했다. 

절대 못 한다. 


나는 사악하게 실실 웃으면서 물에 젖은 머리를 드라이기로 말렸다. 그러고는 일상복으로 갈아입으면서 귀가 준비를 했다.


잘하면 유로파 리그 8강 무대에서도 뛸 수 있다는 생각에 웃음을 절로 짓기도 했다. 


잠깐, 주전 레프트백인 우도기라는 녀석은 어디로 갔냐고? 


아, 걱정하지 말거라.


그것은 내일 아침 뉴스를 통해서 알 수 있게 될 테니까.


“BBC 속보입니다. 오늘 토트넘의 주전 레프트백 이예노마 우도기가 훈련 도중 십자인대 부상으로 7개월 동안 주전 출전이 불가능해지게 되었습니다. 며칠 후에 유로파 리그 경기가 있을 토트넘의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입니다.”


새하얀 옷을 입은 여성 뉴스 앵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렸다. 


쨍그랑!


동시에 집에서는 접시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어릴 적부터 토트넘의 열띤 팬이셨던 어머니가 충격에 그만 설거지 중이던 접시를 깨뜨린 것이었다. 


“아, 아. 안 돼. 우도기이이이!”


어머니는 절망으로 가득 찬 표정을 지어 보이셨다. 


“어휴, 이래서 스퍼스는 안 된다니까?”

“뭐? 어이 16강에서 광탈한 거너스 조용히 안 해?”

“어허.. 유로파 출전팀이 챔스 출전팀한테 말이 많네?”

“뭐, 뭐가!”


어머니는 불같이 화를 냈다. 그에 반해서 흑인 아버지는 하늘이 울릴 정도로 크게 웃어댔다. 

어머니께서는 토트넘의 열정적인 서포터인 반면에, 아버지께서는 아스날의 열정적인 서포터셨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항상 축구 경기를 보는 우리 집은 매일 정신이 없기로 유명했다.

그것도 특히 라이벌전인 토트넘과 아스날의 북런던 더비가 진행될 때면 특히나 더욱.

어렸을 적, 내게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은 날은 총 3일이 있었는데.

그중 하루가 바로 북런던 더비가 진행되는 날이었다. 


그날만 되면 집은 물론이요, 이 북런던 주변 일대에서는 요란한 함성과 욕지거리가 사방에서 들려왔는데.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터를 연상시켰다.


물론, 다른 런던 팀과의 더비 전이 있는 날도 별다를 건 없었다.

하지만 그 거대한 함성의 크기, 사람들의 반응 등등.

모든 것을 부합해 본다면 이게 가장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날은 바로 아스날과 토트넘의 북런던 더비가 있는 날이었다. 


그리고 그 치열한 라이벌 관계에 있는 팀으로 이적해야 한다니. 그놈의 퀘스트가 뭐라고···.


나는 크게 한탄했다. 그놈의 퀘스트가 뭐라고,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그런 위험한 이적을 감행해야만 한다니. 

철없던 어릴 적, 퀘스트 창의 제안을 별로 고민하지도 않고 섣부르게 수락한 판단에 나는 그만 고개를 내저었다. 

그때 내가 그런 선택을 내리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토트넘 레전드로써, 제2의 쏘니라고 불리며 행복하게 선수 경력을 이어 나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으니까.


*



그로부터 며칠 후, 강한 햇볕이 푸른 잔디 위로 내리쬐고 있는 토트넘 훈련장의 운동장. 

그 위에서 유소년들의 실력을 책정하기 위해서 청백전을 열은 가운데. 

한 코치는 왼쪽 측면에서 뛰고 있는 소년을 손으로 가리키면서 로이트에게 말했다. 


“감독님, 저 녀석.. 래프트백도 꽤 괜찮게 하는데요?”

“오호.. 흥미롭네. 마치 해리 케인을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오르는군.”


유소년 감독 로이트는 나를 강하게 주시하고 있었다.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나는 곧바로 전생의 기억을 바탕으로 레프트 윙어처럼 치고 올라갔다. 

그러자 위에 있던 레프트 윙, 무어는 나를 피해서 안쪽으로 침투하는 부드러운 움직임을 선보였다. 


“무어!”

“오케이!”


돌진하듯이 전방으로 오버래핑을 가지고 가던 나는 왼발로 무어에게 공을 패스했다.

레프트 윙어를 마크해야 하는 상대 라이트백이 내게 붙은 것이었다.

동시에 무어에게는 그 어떤 선수도 붙지 못한 노마크 찬스가 되었으니, 공을 넘겨주는 건 당연한 판단이었다.


“좋아, 그대로 감아라!”


로이트는 초짜 감독답게 게임을 하듯이 육성으로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훈련 과정에도 제대로 개입하지 않는 그의 말을 들을 선수는 몇 없었다.


“태오!”


무어는 황급히 나를 불렀다. 아무래도 슈팅 각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것 같았다.

나는 어금니를 꽉 깨물면서 무어의 뒤로 돌아서 뛰었다. 나와 무어는 눈빛을 확인했고, 무언가 통했다고 생각한 무어는 그대로 내가 뛰는 방향으로 볼을 밀어줬다. 


“좋았어!”


나는 그대로 왼발로 공을 니어포스트로 감아 찼다. 상대 팀 키퍼는 제법 반응해 보려고 했었으나. 

예리하게 꺾여 들어가는 내 슛을 막기에는 반응속도가 너무 느렸다. 


“골!”


골이 들어가자, 무어는 바닥에 무릎을 꿇었고, 나는 그런 무어의 무릎 위에 발을 올리면서 세레머니를 했다. 


“그런 플레이는 대체 어떻게 생각한 거니?”


로이트는 세레머니를 하는 무어와 나를 향해서 박수를 치면서 물었다.

그러나 우리가 할 수 있는 대답 같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지금의 플레이는 사실상 센스에 가까운 플레이에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청백전에서 나와 무어는 각각 레프트백과 레프트 윙으로 환상의 호흡을 보이며 4점이나 득점을 끌어냈다.

코치들은 크게 웅성거렸다. 무어의 재능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반대로 내가 이렇게까지 뛰어난 능력을 지닌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었다. 


그렇게 나는 로이트틀 비롯한 코치들에게서 레프트백으로의 재능을 인정받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의 표정은 여전히 밝지 못했다. 레프트백으로써는 분명히 출중한 능력을 보였지만, 인버티드 윙어로서 가장 중요한 중원 가담 능력으로는 별로 좋은 소리를 듣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확실히 보는 거랑, 플레이하는 게 다르긴 한 건가.


나는 다리에 있는 무릎 보호대를 빼면서 생각했다. 

확실히 내가 내 경기를 되돌아봐도 내 경기력이 좋았던 것은 왼쪽 측면에서의 영향력이었다.

절대로 인버티드 윙어를 모방하기 위해서 중원에 가담했을 때가 아니었다. 


나는 그 이유를 경험의 차이라고 생각했다.

왼쪽 측면의 경우에는 전생에 레프트 윙으로 질릴 정도로 뛰어봤었다. 

그에 반해, 중앙의 경우에는 한 경기도 뛰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확실히 나는 문외한이었다. 


그러면 인버티드, 즉 그러니까 중원에 가담하는 방법을 몸에 익혀야 하는데.

이를 어떻게 익혀야 한담.


나는 턱을 부여잡고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이면서 고민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접어드는 인버티드 움직임을 혼자서 익히려면 제법 오랜 시간이 들 게 확실해서였다. 


로이트 뮐러한테 물어볼까?


나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로이트에게로 돌렸다.

로이트 뮐러는 전천후 플레이어라고 불릴 정도로 수많은 포지션에서 뛰어본 경험이 있는 선수였다.

그 말은 즉, 중원에서 뛰어본 경험도 제법 있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다시 턱을 붙잡으면서 다시 고민에 잠겼다.


지금 로이트는 서둘러 훈련을 끝내고 담배나 피우면서 농땡이를 부리고 싶다는 것처럼 손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똥 마려운 개를 보는 것 같군.


나는 로이트를 경멸 섞인 표정으로 쳐다봤다.

저런 감독을 앉힌 구단이나, 저런 자리에 직접 스스로 앉은 녀석의 태도까지.

이 구단에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정말 답이 없는 건가?


나에게 인버티드의 움직임을 알려줄 이가 어디에 없을까, 라고 생각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고개를 갸웃거리던 도중, 나는 정답을 찾게 되었다. 

바로 인버티드의 움직임을 어렸을 적부터 익히고 있는 유망주가 이 유소년팀에 한 명 있었기 때문이었다.


작가의말

본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가 아닌 허구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성골유스가 축구를 잘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완결 공지. 24.09.01 18 0 -
32 에필로그 24.08.31 50 0 3쪽
31 리버풀전 -3- 24.08.30 45 0 11쪽
30 리버풀전 -2- 24.08.29 44 0 13쪽
29 리버풀전 -1- 24.08.28 62 0 12쪽
28 스틸 -2- 24.08.27 61 0 12쪽
27 스틸 -1- 24.08.26 78 0 13쪽
26 첼시전 -5- 24.08.25 68 1 12쪽
25 첼시전 -4- 24.08.24 70 1 12쪽
24 첼시전 -3- 24.08.23 78 0 12쪽
23 첼시전 -2- 24.08.22 78 0 12쪽
22 첼시전 -1- 24.08.21 89 0 11쪽
21 초특급 성골유스 -3- 24.08.20 99 1 12쪽
20 초특급 성골유스 -2- 24.08.19 97 1 12쪽
19 초특급 성골유스 -1- 24.08.18 114 1 12쪽
18 데뷔전 -3- 24.08.17 101 0 11쪽
17 데뷔전 -2- 24.08.16 107 0 12쪽
16 데뷔전 -1- 24.08.15 121 1 12쪽
15 콜업 -3- 24.08.14 106 0 12쪽
14 콜업 -2- +1 24.08.13 123 0 12쪽
13 콜업 -1- 24.08.12 128 0 12쪽
12 청백전 -3- 24.08.11 125 0 13쪽
11 청백전 -2- 24.08.10 138 1 12쪽
10 청백전 -1- 24.08.09 184 1 12쪽
9 재계약 -3- 24.08.08 181 3 11쪽
8 재계약 -2- +1 24.08.07 193 3 12쪽
7 재계약 -1- 24.08.06 219 2 12쪽
6 인버티드 윙백 -3- 24.08.05 202 2 12쪽
» 인버티드 윙백 -2- 24.08.04 245 1 13쪽
4 인버티드 윙백 -1- 24.08.03 323 6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