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골유스가 축구를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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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그로슈
작품등록일 :
2024.07.25 14:48
최근연재일 :
2024.08.3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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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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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초특급 성골유스 -2-

DUMMY

*



- [퀘스트: 손흥민의 득점을 어시스트하시오.] -


그러니까, 지금 모기처럼 내 옆에 찰싹 달라붙은 워튼을 제치고, 손흥민의 골을 어시스트하라는 건데. 


퀘스트창, 너는 그게 쉬워 보이냐?


나는 살벌한 눈빛으로 퀘스트창을 노려봤다.

하지만 퀘스트창에서는 그 어떤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지겹다는 듯이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퀘스트창은 매번 이런 식으로 클리어하기 어려운 난이도의 퀘스트를 줄곧 부여해 왔으니까.


그리고, 내게 말도 안 되는 제약을 부과했지. 


나는 아랫입술을 강하게 깨물면서 지난날의 과거를 떠올렸다. 느닷없이 말도 안 되는 퀘스트를 부여받고, 쓸데없는 제약으로 고생했던 지난날의 기억들이었다.


좆같은 기억들뿐이네.


나는 질끈 감았던 두 눈을 뜨면서 퀘스트창을 다시 쳐다봤다. 퀘스트창에는 지금 내가 클리어해야 하는 퀘스트만 보여줄 뿐, 퀘스트에 실패했을 시에 내가 얻게 될 제약 같은 건 그 어디에도 적혀있지 않았다. 


이러면 클리어할 수밖에 없겠네.


나는 크게 입김을 내뱉으며 다시 경기에 집중했다. 목표는 간단했다. 손흥민의 득점을 어시스트하면서 저 빌어먹을 퀘스트를 클리어한다. 


이것 하나밖에 없었다. 


중원 위주로 빌드업을 이어 나가기보다는 측면 위주로 빌드업을 이어 나가는 것이었다.


나는 중앙에서 공을 잡은 나는 전방에서 천천히 라인 브레이킹 중이던 레프트 윙에게 공을 낮게 깔아서 패스했다. 


“나이스 패스!”


공이 레프트윙의 발밑에 떨어지자, 녀석은 내게 엄지를 치켜들었다. 그러고는 눈앞에 있는 풀백을 제치기 위해서 드리블을 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요란하게 레프트 윙이 요란하게 드리블을 치면서 시간을 끌고 있을 때, 나는 현란하게 몸을 움직이면서 다시 중원에서 측면으로 몸을 내뺐다. 


그야, 워튼의 압박을 벗어나기 위해서지!


중원에서 완전히 벗어난 나는 왼쪽 측면을 자유롭게 누볐다. 나를 끈질기게 마크하던 워튼은 쉽사리 나를 따라오지 못했다. 워튼은 계속해서 중원을 지켜야 하는 미드필더였으니까. 


“어이, 못 제칠 거면 일로 패스해!”


그렇게 워튼에게서 자유의 몸이 된 나는 목청을 높이면서 레프트윙 뒤로 돌아 뛰었다. 

풀백을 제대로 제치지도 못하고 계속 무지성으로 드리블만 치고 있던 레프트윙은 분하다는 듯이 표정을 꾸겼다. 


하지만 그는 표정과는 다르게 오른발로 공을 툭, 하고 차면서 오버래핑하는 내게 공을 내줬다. 


자기 합리화가 빠른 녀석이라서 다행이네.


공을 왼발로 가볍게 받아내고는 달리는 방향을 비스듬하게 꺾어서 패널티 박스에 들어갔다.


“너는, 못 지나간다.” 


곧이어 크리스탈 펠리스의 풀백은 수비라인을 급격하게 내리며 내게 붙었다. 나는 힐끔힐끔 곁눈질하면서 옅게 웃음을 자아냈다.


지금 녀석이 라인을 급격하게 내리면서 보이지 않던 빈틈이 보이기 시작했으니까. 


“너, 쟤는 안 막아?”


나는 손가락으로 레프트윙을 가리켰다. 그러자 풀백은 두 눈을 휘둥그렇게 뜨면서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게, 내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방향에는 왼쪽 측면에서 패널티 박스 중앙으로 침투하는 레프트 윙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 안 돼!”


크리스탈 펠리스의 풀백은 크게 당황했는지 어영부영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금 눈앞에 있는 풀백을 막아야 하는지, 아니면 지금 중앙으로 침투하는 레프트 윙을 막아야 하는지, 선택의 기로에 놓인 게 분명했다. 


빨리 결정 못하면 죽어라, 털려야지!


나는 왼발로 땅을 벅벅 긁으면서 상체를 흔들었다. 

동시에 눈앞에 있는 풀백의 눈빛을 봤다.


풀백의 동공은 미친 듯이 흔들렸다. 아무래도 지금 내게 100퍼센트 집중하고 있지 않은 게 확실했고, 나는 곧바로 왼쪽으로 공을 가볍게 쳐 놓고는 재빠르게 스프린트를 가져갔다. 


“어, 어엇!”


풀백은 두 눈을 부릅뜨면서 스프린트를 가져갔다. 고민하던 그 짧은 순간에 자신을 제치고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간 나를 틀어막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녀석은 쉽사리 나를 건드릴 수가 없었다. 지금 이곳은 페널티 박스, 만약에 옷깃을 잡거나, 거친 테클을 날린다면 곧바로 페널티킥으로 연결될 게 확실했다. 


“어이, 태오! 이쪽이야.”


중앙으로 침투하던 레프트 윙은 내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아무래도 레프트윙은 득점에 대한 욕심이 있는 것 같았다.


이런 허접한 풀백 한 명조차 제대로 털지 못하면서.


나는 그를 향해서 활짝 미소를 지음과 동시에 중지를 치켜들었고, 곧바로 왼발로 공을 낮게 깔아 차서 중앙으로 매서운 크로스를 넣었다. 


“이, 이 자식이!”


레프트 윙은 곧바로 슬라이딩하면서 내가 크로스한 공에 발을 가져다 대려고 했다. 하지만 내가 누구인가. 


왼쪽 윙 자리에서 최고 정점을 찍어봤던 전생을 보유한 태오 앤더슨이 아닌가. 거센 크로스 같은 건, 기본적인 옵션이나 다름없었다. 


공은 그대로 레프트윙의 발과 깻잎 한 장 차이로 빗겨나갔다. 뒤이어 크로스를 틀어막기 위해서 몸을 날린 3명의 샌터백도 마찬가지였다. 


그럼, 공은 누구에게로 가냐고?

당연히 나의 우상, 나의 빛, 나의 영웅, 손흥민이지!


나는 눈에 불꽃을 키고는 페널티 박스 안을 확인했다. 내가 날린 날카로운 크로스는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손흥민의 발밑에 닿았다. 


“나이스 태오!”


공을 받은 손흥민은 내게 엄지를 치며 들면서 팬텀 드리블로 키퍼를 재쳤다. 그러고는 아무 수비수도 없는 빈 골대에 가볍게 칩샷으로 공을 밀어 넣었다. 


“됐어!”


손흥민의 득점과 나의 어시스트로 기록되자. 나는 서둘러 손흥민의 뒤를 쫓았다. 그러고는 손흥민과 함께 찰칵, 세리머니를 하면서 득점을 즐겼다.


- [퀘스트에 성공하셨습니다.] -


세리머니를 끝내자, 눈앞에는 퀘스트창이 해당 사실을 공지했었다. 나는 강하게 주먹을 움켜쥐면서 이를 즐겼다.


퀘스트가 실패했을 경우에는 그에 걸맞은 치명적인 제약을 줬다. 하지만 반대로 퀘스트를 클리어했을 때는 그에 걸맞은 보상을 부여해 줬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무슨 보상을 주려나?


나는 천천히 입맛을 다시면서 퀘스트창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곧이어 퀘스트창에서는 보상을 공지해 줬는데. 이를 본, 나는 손으로 떡하니 벌어진 입을 가로막았다. 


- [보상으로 다음 세 가지 능력 중, 하나를 골라주세요.] -

- [1. 노력으로 빚어진 손흥민의 양발 능력

2. 손흥민의 중거리 슈팅 능력

3. 살인적인 경기 일정에서도 다치지 않는 손흥민의 강철 몸] -


이 중에서 하나를 고르라고?


나는 혓바닥으로 입가를 핥으면서 퀘스트창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지금 퀘스트창에서 보상으로 내건, 모든 능력이 탐스러움과 동시에 매력적이기까지 해서였다. 정말 버릴 게 없다는 말이 절로 떠오를 정도였다.


1번을 고르면 몇 년 동안 해야 할 고생을 안 해도 돼, 그에 반해 2번을 고르면 아직 모자란 중거리 슈팅 능력을 보완할 수 있고, 3번을 고르면 선수 커리어 중에서 위험한 부상을 여럿 피할 수 있다. 


나는 손톱을 물어뜯으면서 고민했다. 저 3가지 능력 중, 버릴 건 그 어디에도 없어서였다. 그리고 제법 오랫동안 생각한 나는 결단을 내렸다. 


“오케이, 묻고 더블로 가!”


나는 퀘스트창에게 삿대질하면서 외쳤다. 그러자 파란색의 서브 퀘스트창은 주황색으로 물들었다.


- [정말 묻고 더블로 가시겠습니까?] -


나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동시에 다음 퀘스트창을 손을 내밀었다. 어서 내가 수행할 만한 퀘스트를 내놓으라는 듯이. 


- [지금 크리스탈 펠리스와의 경기에서 MOM(최우수 선수)에 선정되세요.] - 

- [성공 시: 손흥민의 능력 3개를 모두 지급합니다.

실패 시: 슈팅, 양발 이해도, 체력 능력치가 하락합니다.] -


주황색의 퀘스트창이 내게 내건 조건은 살벌했다. 성공한다면 저 사기적인 능력 3가지를 모두 얻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퀘스트를 실패하게 된다면 해당 능력과 연관된 지금의 스텟을 대량 감소시키는 거였다. 


그리고 이는 한 번 정도는 해볼 만한 퀘스트였다.


능력치가 감소하면 자1살하고, 다시 회귀하면 되니까.


“수락!”


나는 곧바로 퀘스트를 받아들였다. 


-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 -

- [그럼, 행운을 빕니다.] -


주황색 퀘스트창은 친절하게 내 행운까지 빌었다. 나는 걱정하지 말라는 듯이 손을 내저으며 경기장에 시선을 돌렸다.


경기장에서는 어떻게든 동점 골을 넣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크리스탈 펠리스의 선수들이 가득했다. 


하지만 의지를 불태우는 건, 그들뿐이 아니었으니 나는 그들보다 더 큰 의지를 불태우는 중이었다. 


현재 MOM이 유력한 선수는 나의 우상, 손흥민이었다. 그는 오늘 경기에서만 2골 1도움이라는 살벌한 스텟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에 반해서 나의 스텟은 고작 1골 1도움이었다. 


고작 이 정도로는 모자란다. 


나는 다리를 세차게 차면서 다리를 풀었다. 못해도 2골 정도는 더 넣어야 MOM에 선정될 확률이 높았으니까. 


*



삑, 삐빅!


전광판의 시간이 90분이 되자. 심판은 길게 휘슬을 불면서 경기를 끝냈다. 


에제, 마테타, 워튼과 같은 크리스탈 펠리스 선수들은 죄다 넋이 나간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는 크리스탈 펠리스의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 중에는 크리스탈 펠리스의 선수들에게 야유를 퍼붓는 훌리건들도 여럿 있었다. 


그야, 전광판에는 6:2라는 처절한 스코어가 떡하니 적혀 있었으니까.


“후우, 수고했어. 태오, 오늘 너의 활약은 정말 최고였어.”


주장인 손흥민은 필드 위에 앉아 있는 내게 손을 내밀었다. 


“에이, 그게 무슨 말입니까. 손흥민, 당신 같은 주장이 있었기에 제가 이렇게 빛날 수 있던 거였죠.”


나는 활짝 웃으면서 손흥민의 손을 맞잡고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러고는 손흥민과 함께 어깨동무를 한 채로 라커 룸으로 걸음을 옮겼다. 


“Theo! Theo! Theo! Theo!”


경기장에 있던 토트넘의 팬들은 내 이름을 연호했다. 나는 해당 반응을 웃으면서 즐겼다. 


오늘 내가 이 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3골 1도움으로, MOM에 달성되고도 남을 기록이었으니까. 


- [퀘스트에 성공하셨습니다.] -


퀘스트창은 곧이어 해당 사실을 공지해 줬다. 동시에 손흥민의 능력 3가지가 주황빛의 아우라와 함께 내 몸에 전해졌다. 


“Glory, Glory, Tottenham Hotspur!”


대승을 축하하기 위해서 내 이름을 연호하던 팬들은 한 입 모아서 토트넘의 응원가를 불렀다. 라커 룸으로 향하던 토트넘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그 정도로 오늘의 대승은 빛이 났고, 나는 손흥민과 함께 어머니가 있던 곳으로 다가가, 내가 입고 있던 유니폼을 벗어주곤, 어머니의 볼에 뽀뽀를 해줬다. 


“태오, 엄마는 네가 정말 자랑스럽단다!”


엄마는 그런 나를 꼭 끌어안으면서 나를 격려했다. 아버지는 팔짱을 낀 채로 나를 흐뭇하게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 


아스날 팬인 자신이 못 죽여서 안달인 라이벌 팀, 토트넘을 응원하는 날이 올지는 몰랐다는 것처럼. 

오묘한 감정이 느껴진 게 틀림없었다. 


작가의말

본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가 아닌 허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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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에필로그 24.08.31 49 0 3쪽
31 리버풀전 -3- 24.08.30 45 0 11쪽
30 리버풀전 -2- 24.08.29 44 0 13쪽
29 리버풀전 -1- 24.08.28 61 0 12쪽
28 스틸 -2- 24.08.27 61 0 12쪽
27 스틸 -1- 24.08.26 78 0 13쪽
26 첼시전 -5- 24.08.25 68 1 12쪽
25 첼시전 -4- 24.08.24 70 1 12쪽
24 첼시전 -3- 24.08.23 78 0 12쪽
23 첼시전 -2- 24.08.22 78 0 12쪽
22 첼시전 -1- 24.08.21 89 0 11쪽
21 초특급 성골유스 -3- 24.08.20 99 1 12쪽
» 초특급 성골유스 -2- 24.08.19 97 1 12쪽
19 초특급 성골유스 -1- 24.08.18 114 1 12쪽
18 데뷔전 -3- 24.08.17 101 0 11쪽
17 데뷔전 -2- 24.08.16 107 0 12쪽
16 데뷔전 -1- 24.08.15 121 1 12쪽
15 콜업 -3- 24.08.14 106 0 12쪽
14 콜업 -2- +1 24.08.13 123 0 12쪽
13 콜업 -1- 24.08.12 128 0 12쪽
12 청백전 -3- 24.08.11 125 0 13쪽
11 청백전 -2- 24.08.10 138 1 12쪽
10 청백전 -1- 24.08.09 184 1 12쪽
9 재계약 -3- 24.08.08 180 3 11쪽
8 재계약 -2- +1 24.08.07 192 3 12쪽
7 재계약 -1- 24.08.06 21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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