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골유스가 축구를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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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그로슈
작품등록일 :
2024.07.2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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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3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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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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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인버티드 윙백 -3-

DUMMY

*



청백전이 끝난 후, 나는 곧바로 양손을 흔들면서 무어를 불렀다.

청백전도 끝났기에 이제 막, 쉬려고 했던 무어는 고개를 갸우뚱 기울이면서 내게 다가왔다. 


“왜. 태오?”

“너, 너.. 주 포지션이 뭐였지?”

“나? 레프트 윙어.”

“그래, 그러면 네가 레프트 윙어 자리에서 주로 소화하는 역할이 뭐였지?”

“나? 그야 인버티드 윙어이지.”


무어는 허공에, 바깥에서 안으로 접어들어 가는 자신의 움직임을 손가락으로 손짓하면서 말했다. 

그러자 나는 두 눈과 입을 크게 뜨면서 환희로 가득 찬 표정을 지었다. 


찾았다. 나의 인버티드 윙백을 만드는 데에 도움을 주실, 인버티드 선생님!


나는 곧바로 무어의 몸을 끌어안았다. 

무어 덕에 오래 헤매지 않고, 금방 인버티드 움직임을 익힐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태. 태오?”

“아, 미. 미안해. 무어.”


무어의 경멸 섞인 눈빛이 나를 향하자. 나는 허겁지겁 그의 몸에서 떨어졌다.


“태오, 설마 너 게이...야?”


나의 격한 반응에 무어는 어색하다는 듯이 뒷머리를 긁적였다.

팔로 자신의 어깨를 붙잡으면서 자기 몸을 지키려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저, 저기. 무어씨?”

“왜?”

“그, 사람이 지켜야 할 선이라는 게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불쾌함을 느낀 나는 분노가 응집한 주먹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에, 에이. 갑자기 왜 그래. 장난 좀 친 것 가지고..”

“장난이라. 수많은 유대인 팬덤을 보유한 토트넘 유소년이라는 사람이 그런 장난을 친 거야?”


나는 새침한 눈빛으로 무어를 노려봤다. 무어는 당황한 듯이 입술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나의 질문에 정곡이 찔린 것 같았다. 


“그, 그게.. 그, 그래! 갑자기 포지션을 왜 물어본 거야?”


무어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면서 대화의 주제를 돌렸다. 


“음, 그게 말이야. 나도 인버티드 한번 해보려고.”

“인버티드를 해본다고 좋···. 잠깐만, 지금 위치에서 인버티드를 한다는 건, 설마 나처럼 인버티드 윙어 역할을 해보겠다는 거야?”


무어는 두 손으로 떡하니 벌어진 입을 가렸다. 재빠른 속도로 뒷걸음질을 쳐서 나에게서 멀어지기도 했다. 

축구란 경쟁의 스포츠이기에 자신의 경쟁자가 될 상대에게 자신의 비법을 전수해 줄 생각은 없는 것 같았다.


“미안하지만, 내 이번 새··· 아니, 무어. 너 같이 대단한 인버티드 윙어가 있는데. 내가 왜 인버티드 윙어 역할을 연습해. 침착하게 다시 한번만 생각해 봐.”


나는 성난 고양이 달래듯이 양팔을 뻗어 진정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저, 정말이지?”

“물론. 나는 인버티드 윙어 같은 거에는 추호도 관심이 없어.”

“그, 그러면 대체 왜 인버티드를 내게 알려달라고 한 거야?”

“그야, 나 인버티드 윙백, 한번 해보려고 하거든.”


나는 양손을 허리에 올리면서 당당하게 말했다. 무어는 넋이 나간 듯이 새하얗게 질린 표정을 지었다. 


“어이. 태오, 너는 인버티드 윙어랑 인버티드 윙백이 같다고 생각하는 거야?”

“.. 아니?”

“그럼, 그걸 알면서 내게 인버티드 움직임을 알려달라고 한 거야. 대체 왜?”


무어는 양손을 들면서 잘 모르겠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인버티드 윙어와 인버티드 윙백의 역할은 비슷하면서도 엄연히 다른 점이 차고 넘쳤기 때문이었다.


우선 두 포지션의 공통점이라고 하면 바로 측면에서 중앙으로 접어 들어간다는 것이었다. 

다만, 두 포지션의 차이점이라면 바로 중앙으로 접어들어 간 인버티드 움직임을 가져간 후, 그 이후에 수행하는 역할이 100퍼센트 다르다는 것이었다. 


인버티드 윙어의 경우에는 중앙으로 접어 들어가서 슈팅을 때리거나 전방으로 스루패스를 집어넣었다.

 사실상 공격형 미드필더와 같은 공격에 치중된 역할을 하는 거나 다를 게 없었다.


그에 반해, 인버티드 윙백의 경우에는 중앙으로 접어 들어가서 혼자 고립된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좌하고, 후방에서 공을 가지고 볼이 완만하게 순환하도록 돕게 하는 빌드업을 하기도 하는 등. 

사실상 수비형 미드필더와 같은 수비와 빌드업에 치중된 역할을 했었다.


그러니 저렇게 놀랄 수밖에..


나는 호들갑을 떠는 무어를 멍하니 쳐다봤다.

무어는 내 앞에서 지금 내가 설명한 두 포지션의 차이점을 세세하게 설명했다.

마치 자신도 축구 좀 봤다고, 자신도 축구 지식이 전무하다고 말하는 것 같은 게,

거의 굼벵이 앞에서 주름잡는 격이었다. 


“음, 그렇구나. 그래서 네가 하고 싶은 말이 대체 뭔데 무어?”


한쪽 귀로는 귀 기울여 듣는 척하면서도 한쪽 귀로는 아예 흘려들은 나는 무어에게 본론을 물었다.


“할 거면 다른 선수한테 알려달라고 해. 괜히 나같이 전혀 다른 유형의 선수한테 알려달라고 하지 말고..”


무어는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신의 축구 기술을 전수하는 데에 좋지 않은 기억이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게 뭐? 좆 까.


무어가 이렇게까지 뜻을 바꾸길 제안했지만, 그럼에도 나는 계속해서 무어의 한쪽 팔을 붙잡으면서 매달렸다. 

지금 이곳에 있는 다른 아이들은 인버티드의 ‘인’자도 알지 못할 테니까. 


“그러니까, 무어. 선생님 인버티드, 즉 그러니까 중원으로 들어가는 움직임만이라도 알려주면 안 되겠습니까?”


나는 거머리처럼 무어의 한쪽 팔에 붙어서 끈질기게 물었다.

무어는 부담스럽다는 듯이 식은땀을 흘렸다. 확실히 자기 기술을 전수하는 데에 있어서 부담을 느끼는 게 틀림없었다. 


하지만 내가 누구인가. 이놈의 퀘스트 창의 저주로 인하여 축구 선수 유망주로서의 삶을 수십 번은 넘게 본 살아본 태오 앤더슨이 아닌가.


만약 무어의 가르침이 의미가 없거나 악영향을 끼치면, 바로 메인 퀘스트를 실패해서 이전 생으로 회귀하면 그만이었다.


나는 끈질기게 그의 팔에 붙어서 밖에서 안쪽으로 접어들어 가는 움직임을 전수해 달라고 했다.

그렇게 한 1시간 하고도 30분을 더 붙어있었을까.

마침내 무어는 짙게 한숨을 내쉬면서 입을 열게 되었다. 


“으휴, 그래. 알겠어. 가르쳐 줄게. 가르쳐 주면 되는 거 아니야.”


무어의 두 눈썹이 찌푸리면서 녀석은 내 정수리에 꿀밤을 때렸다. 

나는 그제야 무어의 팔을 놨다. 드디어 얻고 싶은 것을 얻어내는 데에 성공했으니까.


“잠깐, 그. 그 대신에 나랑 약속 하나 해.”

“약속?”

“그.. 잘못되어도 내 뭐라고 하지 않기다?”


무어는 입술을 부르르 떨면서 말했다. 무어는 확실히 평소에 비하면 많이 위축되어 있었다. 

지금 무어에게는 자신감 넘치던 기고만장한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오직 존재하는 거라고는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위축된 무어의 모습밖에 없었다.


이거 어디에서 봤던 모습인데?


무어의 모습을 본 나는 고개를 기울이면서 전생의 기억을 몇 개 떠올려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금방 포기했다. 그놈의 전생이 한두 개여야지. 과연 몇 번째 생에서 무어의 저런 위축된 모습을 봤는지가 도저히 기억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오케이. 알았어.” 


나는 무어의 어깨에 팔을 올리면서 운동장으로 발을 들였다. 

무어는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내게 측면에서 안으로 접어 들어가는 인버티드 움직임을 전수했다. 


그리고 그 끝에 내가 얻어낸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 [히든 포지션: 인버티드 윙어가 해방되었습니다. ] -


왜.. 네가 해금되는 건데!


허공에서 나를 비웃듯이 떠 있던 파란색 퀘스트창이 눈앞에 들어왔다.

훈련을 끝내고 라커 룸에서 옷을 갈아입은 나는 거세게 라커 문을 닫았다. 

끼이익, 하고 녹슨 철문이 움직이는 소리와 콰앙, 하고 단단한 철과 철이 맞부딪치는 소리가 주변에 울려 퍼졌다.


흥겹게 웃으면서 옷을 갈아입던 아이들의 눈빛이 나를 향했다. 내게 인버티드 윙어의 움직임을 가르쳐 준 무어도 조심스럽게 나를 쳐다보며 라커 룸의 분위기는 차갑게 얼어붙었다. 


“오우.. 미, 미안. 내가 조금 신경질을 냈네.”


나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귀가하려고 했다. 그러나 나는 라커 룸 밖으로 걸음을 옮길 수 없었다. 


“우억!”


나는 신음을 내면서 바닥에 주저앉았다. 문을 열고 나가려던 내 앞에 뭔가가 부딪친 거였다. 


“뭐, 뭐지?”


서둘러 나는 고개를 들어서 정면을 응시했다. 내 앞을 가로막은 걸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그 존재를 확인한 순간, 나는 멋쩍은 반응을 보였다. 

문을 열면서 내 앞을 가로막은 건,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단정한 양복 차림을 한 경호원 둘이었으니까.


“여기에서 태오 앤더슨이 누구냐?”

“얘요.”


주변의 아이들은 내게 뒤끝이라도 있는 것처럼 죄다 자리에 주저앉은 나를 손으로 가리켰다. 그러자 경호원 둘은 나를 잡아서 일으켰다. 


“레비 회장님께서 찾으신다.”

“얼른 가는 게 좋겠지?”


경호원 둘은 선글라스를 올리면서 험상궂은 얼굴을 내게 들이밀었다.

경호원은 둘 다 백인이었는데. 얼굴 곳곳에 알 수 없는 흉터가 문신처럼 새겨져 있는 게, 흡사 어둠의 세상에서 제법 오랜 경력을 보낸 것처럼 보였다. 


“아, 네. 가. 가, 가야죠.”


나는 범 만난 여우처럼 말을 더듬으면서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제야 경호원 둘은 내 멱살을 놨다. 

두 사람의 힘은 얼마나 강했는지 잠깐 잡았음에 내가 입고 온 와이셔츠의 옷깃이 늘어나게 했다.


“어, 그래서 회장님이 지금 어디에 계시죠?”

“레비 회장님께서는 지금 감독 사무실에 계십니다.”

“아, 알겠습니다.”


경호원의 말을 들은 나는 허겁지겁 라커 룸을 벗어났다.

그들은 말하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압도시키는, 압도적인 살기를 내뿜고 있어서였다. 


덜컥!


나는 ‘사무실’이라고 적혀 있는 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의자에 앉아서 두 손으로 깍지를 끼고 있는 레비 회장이 있었다. 


천장에 있는 전등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대머리, 짙은 두 눈썹, 험상궂은 인상, 새하얀 백인의 피부, 그리고 정장 재킷 가슴팍에 걸려있는 커다란 토트넘 홋스퍼의 로고까지. 


레비, 다니얼 레비가 맞았다. 


사실상 이 토트넘의 구단주이자. 영입 방출 전권을 가지고 있으며, 이 토트넘의 NO.1이라고도 할 수 있는 다니얼 레비임에 틀림없었다. 


“흠, 자네가 태오 앤더슨인가?”

“네.”

“흠, 우선 자리에 편히 앉도록 하게. 제법 긴 이야기가 진행될 거니까.”


레비 회장은 활짝 웃으면서 손으로 의자를 가리켰다. 나는 손을 덜덜 떨면서 의자를 뒤로 빼 그 위에 앉았다. 마치 겁에 질리기라도 한 것처럼. 


그 정도로 다니얼 레비, 통칭 레비 회장이라고 불리는 이 사람은 내게 공포의 대상과도 같은 존재였다.

지금 당장 내게 토트넘에서 나가라고 할 수도 있고, 지금 당장 나와의 계약을 파기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되면 나는 지금 당장 메인 퀘스트에 실패함과 동시에 죽음을 맞게 된다. 최대한 그에게 거슬려서는 안 된다..


나는 입에 고인 침을 꿀꺽 삼키면서 크게 긴장했다. 


“그래서 무슨 일로 저를 부르.. 셨습니까. 레, 레비 회장님?”


나는 여전히 목소리를 부르르 떨면서 레비에게 물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레비의 답은 없었다. 들리는 소리라고는 레비 회장이 뜨거운 커피를 마시는 소리밖에 없었다.


“저, 회. 회장님?”


나는 다시 한번 레비 회장을 불렀다. 그가 대체 무슨 영문으로 날 불렀는지, 알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음, 불렀었나? 미안하군. 나이가 제법 들어서 귀가 조금 안 좋아서 말이야.”

“그. 그러셨군요. 회장님, 그래서 무슨 영문으로 저를 부르신 걸까요?”


나는 다시금 레비에게 물었다. 그는 보통 일로 나를 부를 정도로 한가한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아, 그거 말인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나는 자네가 우리 구단에 잔류해 줬으면 좋겠어.”

“예···. 예?”


레비 회장이 등받이를 뒤로 젖히며 편하게 앉으면서 말했다. 나는 두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나를 남기고 싶어 한다고? 그 까다롭기로 유명한 레비 회장이?



작가의말

본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가 아닌 허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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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에필로그 24.08.31 49 0 3쪽
31 리버풀전 -3- 24.08.30 44 0 11쪽
30 리버풀전 -2- 24.08.29 44 0 13쪽
29 리버풀전 -1- 24.08.28 61 0 12쪽
28 스틸 -2- 24.08.27 60 0 12쪽
27 스틸 -1- 24.08.26 77 0 13쪽
26 첼시전 -5- 24.08.25 67 1 12쪽
25 첼시전 -4- 24.08.24 69 1 12쪽
24 첼시전 -3- 24.08.23 78 0 12쪽
23 첼시전 -2- 24.08.22 77 0 12쪽
22 첼시전 -1- 24.08.21 88 0 11쪽
21 초특급 성골유스 -3- 24.08.20 99 1 12쪽
20 초특급 성골유스 -2- 24.08.19 96 1 12쪽
19 초특급 성골유스 -1- 24.08.18 113 1 12쪽
18 데뷔전 -3- 24.08.17 100 0 11쪽
17 데뷔전 -2- 24.08.16 107 0 12쪽
16 데뷔전 -1- 24.08.15 120 1 12쪽
15 콜업 -3- 24.08.14 105 0 12쪽
14 콜업 -2- +1 24.08.13 122 0 12쪽
13 콜업 -1- 24.08.12 128 0 12쪽
12 청백전 -3- 24.08.11 124 0 13쪽
11 청백전 -2- 24.08.10 138 1 12쪽
10 청백전 -1- 24.08.09 183 1 12쪽
9 재계약 -3- 24.08.08 180 3 11쪽
8 재계약 -2- +1 24.08.07 192 3 12쪽
7 재계약 -1- 24.08.06 219 2 12쪽
» 인버티드 윙백 -3- 24.08.05 202 2 12쪽
5 인버티드 윙백 -2- 24.08.04 245 1 13쪽
4 인버티드 윙백 -1- 24.08.03 322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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