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골유스가 축구를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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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그로슈
작품등록일 :
2024.07.25 14:48
최근연재일 :
2024.08.3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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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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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백전 -2-

DUMMY


그냥 공을 잡자마자 중원에 가담해 주면서 빌드업 체계만 만들어주면, 무어가 알아서 해주겠지.


나는 청백전을 단순하게 생각했다. 

청백전이란 지금 이곳에 있는 U- 21 선수단에 있는 선수들로만 두 팀을 꾸리는 친선전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무어와 나를 뛰어넘거나 그에 맞먹는 재능을 가진 녀석은 아무도 없었다. 대다수가 무색무취의 커리어를 보내다가 은퇴하거나 임대를 전전하다가 방출당할 운명의 선수가 대다수였다.


그러니까 무어한테만 패스를 주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좋은 경기력도 보여주면서 실력으로 1군 선수단으로 콜업된 것을 증명할 수도 있겠지?


다소 간단하게 생각을 한 나는 곧바로 무어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녀석을 불렀다.


“왜, 태오?”

“이번 경기도 부탁한다?”


나는 해맑게 미소를 지으면서 무어를 쳐다봤다.


“걱정 붙들어 마셔. 이번 경기에서 MOM(Man Of The Match)에 선정될 만한 활약을 선보여줄 테니까.”


무어는 가뿐하다는 듯이 몸을 스트레칭하면서 몸을 풀었다. 주변에 있던 아이들은 순간적으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수비수들은 특히나 더 몸을 떨어댔다.


지금 무어는 자신감으로 가득 찼고 현재 폼도 절정에 가까웠다. 그리고 이 유소년팀의 수비수 중에서 무어를 막을 정도로 뛰어난 수비력을 지닌 수비수는 없었다.


“자자, 다들 조용히 하거라!”


무어가 몸을 풀면서 분위기가 많이 소란스러워지자. 곧바로 로이트는 큰 목소리를 내면서 분위기를 진정시켰다.


“흠흠, 그러면 지금부터 청백전의 A팀과 B팀의 라인업을 공개하겠다. A팀······.”


로이트는 시를 암송하듯이 A팀과 B팀의 명단을 줄줄이 말했다. 그러자 아이들은 각각 자신의 팀이 소속된 팀이 있는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는데.


아이들은 죄다 고개를 갸우뚱 기울이면서 청백전에 큰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오, 팀이 이렇게 된다고?”

“정말, 저 둘이 한 팀이 아니라고?”

“어, 이거 해볼 만 한데?”


아이들은 죄다 비슷한 맥락의 말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왜냐하면 이 유소년팀의 본체라고 불리는 나와 무어가 한 팀이 아니라. 서로 각기 다른 팀으로 나뉜 거였다.


어···. 조졌다.


나는 허공을 멍하니 쳐다봤다. 무어와 함께 행복 축구를 하려던 생각은 머릿속에서 잊힌 지 오래였다. 그저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은 두 가지밖에 없었다. 


무어 없이 어떻게 이 청백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내고, 무어 없이 어떻게 경기를 승리로 이끌 것인가. 이것밖에 없었다. 


“그래서 누가 라이트백 자리에 설 거야?”


리더쉽이 있던 한 아이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면서 물었다. 그러나 그 어떤 아이도 손을 들지 않았다. 


라이트백의 맞은편은 레프트윙, 무어라는 유소년팀 에이스를 막아야 한다는 책임이 주어질 게 확실해서였다.


흠, 이 토트넘 유스팀에서는 깡 있는 녀석도 없는 건가?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주변에 모인 B팀 아이들은 단 한 명도 손을 들지 않았다. 이들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크게 위축되어 있었다. 그 누구도 무어를 막아낼 자신이 없다는 듯이.


“내가 맡도록 하지.”

“오? 태오, 정말 할 수 있겠어?”

“하, 지금 나보고 못 할 것 같다고 말하는 거냐?”


나는 정말 자신이 있다는 듯이 콧대를 드높이면서 말했다. 


“오오오.. 태오! 태오! 태오!”


B팀 아이들은 죄다 내 이름을 연호하면서 사기를 높였다. 내가 무어를 막을 수 있다고 딱 한 마디만 했을 뿐인데.유소년 아이들은 죄다 승리를 확신한 듯이 웃음을 지어 보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일단 내가 무어를 완벽하게 막아내기만 한다면 적어도 무승부는 확정 지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절대 실수해서는 안 된다.


나는 머리에서 흐르는 식은땀을 손으로 털어내면서 긴장을 풀었다. 다리에서 쥐가 나려고 하자 다리를 꼬집어 쥐를 풀기도 하였다. 


이 경기를 통해서 내가 1군 스쿼드에서 경쟁력을 갖춘 선수라는 걸, 저 남자에게 증명해야만 했으니까.


포스테코글루, 네 녀석에게 말이야.


나는 B팀 아이들과 함께 손을 모아서 화이팅을 외쳤다. 오른쪽 풀백 자리로 이동하면서 나는 로이트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는 포스테코글루의 눈빛을 주시했다.


새하얀 백발에 가시처럼 돋은 흰 수염, 육중한 덩치를 뒤덮은 양복 차림, 그리고 모자를 뚫고 나오는 날렵한 눈초리까지.


저 사람은 한 5km 정도는 떨어져서 봐도 토트넘의 감독인 엔지 포스테코글루임에 틀림 없었다. 


나는 그런 포스테코글루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한 번이라도 나를 바라봐 달라는 것처럼.


하지만 녀석은 나를 쳐다보지 않고 계속해서 무어만 쳐다보고 있었다. 마치 무어를 제외하면 볼 것도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나는 아랫입술을 깨물면서 이 말에 수긍했다. 잉글랜드 내에서든 밖에서든 무어가 어렸을 적부터 받은 스포트라이트는 상상 이상이었으니까.


절대로 태오 앤더슨이라는 유망주가 받는 스포트라이트와는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었다. 


삐빅!


“경기 시작!”


코치 중 한 명은 심판복을 입은 채로 휘슬을 불었다. A팀과 B팀의 포메이션은 둘 다 4-2-3-1였다.

그리고 이는 전부 토트넘 1군 감독인 포스테코글루가 사용하는 포메이션이었다.


“자, 한번 시작해 볼까?”


킥오프로 공을 받은 무어는 섬뜩하게 손가락을 꺾으면서 투둑투둑, 소리를 냈다. 그러고는 공을 잡기가 무섭게, 곧바로 공을 몰고 전진했다.


이를 본, 우리 팀의 윙어와 스트라이커는 무어에게 달려들면서 그를 압박했다. 하지만 무어는 압박에 당황하기는커녕, 오히려 공을 앞으로 툭 치고는 속도를 올려 압박에서 순식간에 벗어났다. 


“무어 게 섰거라!”


뒤이어 공격형 미드필더가 내려와서 무어를 저지하려고도 해봤다. 그러나 한번 스프린트를 밟은 무어를 따라잡기란 불가능한 일에 가까웠다. 


4-2-3-1 포메이션에서 2를 맡고 있던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들은 무어를 향해서 성난 황소처럼 달려들면서 곧바로 무어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무어, 너는.”

“못, 지나간다!”


수비형 미드필더들은 자신 둘이 무어를 막아냈다고 확신했다. 


“오호라.. 대인 수비라 이거지? 그렇다면 이것밖에 없지.”


무어는 마치 잔재주를 부리기라도 할 것처럼 발 위에 공을 올렸다.


저, 저건!


이를 본, 나는 무어를 정면에 응시하고 있는 두 사람에게 큰소리를 치면서 명령했다.


 “어이, 거기 두 사람. 빨리 무어를 압박해서 볼을 탈취해!”

“미안하지만, 태오 이미 늦었어.”


무어는 발 위에 있던 공을 높게 띄웠다. 수비형 미드필더 둘은 곧바로 무어를 압박해 보려고도 했지만, 이미 공은 무어의 발밑을 떠난 이후였다. 


“아악! 아이고 다리야!”

“프리킥!”


심판은 곧바로 휘슬을 불면서 프리킥을 지시했다. 뒤늦게 무어를 압박한 수비형 미드필더에게는 노란 카드가 한 장 나왔다. 


제삼자인 심판이 보기에는 무어의 다리를 걸면서 넘어지게 만든 것처럼 보였으니까. 


“잘했어. 괜찮아. 어쩔 수 없었어.”


나는 서둘러 프리킥을 내준 두 수비형 미드필더를 격려했다. 


“결국에는 프리킥을 내줬으니.”

“잘못한 거 아니냐. 태오?”


두 수비형 미드필더는 뒷머리를 긁적이면서 물었다. 이에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좌측 측면을 손으로 가리켰다. 왼쪽 측면에는 레프트백과의 경합을 이겨낸 라이트 윙이 있었다. 


“만약에 네가 여기에서 끊지 않았더라면 그대로 오른쪽 측면으로 공이 연결되면서 더 위험한 찬스를 맞았을 거야. 이건 참 영리한 판단이었어.”


나는 거친 태클을 넣은 수비형 미드필더에게 엄지를 치켜 들어줬다. 하지만 여전히 내 안색은 어둡기만 했다. 무어가 얻은 프리킥의 위치가 생각보다 위험한 위치였기 때문이었다. 


곧이어 샌터백들부터 키가 큰 스트라이커까지. 제법 덩치가 큰 아이들이 모여서 벽을 만들었다. 우스꽝스럽긴 해도 프리킥으로 인한 실점을 막기 위함이었다. 


“자, 태오. 오른쪽으로 차줄까? 왼쪽으로 차줄까?”

“편하신 대로..”


나는 미적지근하게 대답했다. 


삐빅!


곧이어 심판의 휘슬 소리가 울렸고, 그대로 무어는 오른발을 볼에 가져다 댔다. 벽에 서 있던 나는 허공으로 높게 뛰어오르면서 수비해 봤다.


프리킥이 벽에 막힐지, 아니면 프리킥이 벽을 넘겨서 골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해당 광경을 본, 몇몇 아이들은 환호성을 질러댔다. 그 아이들은 A팀에 소속된 아이들이었다.


“젠장..”


나는 주먹으로 잔디를 내려쳤다. 공은 깻잎 한 장 차이로 내 머리 위로 넘어갔었다. 그러면서 공은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면서 골대 안으로 들어갔었다.


“아오, 아까워···.”


키퍼는 나라 잃은 표정을 지었다. 너무나도 완벽한 무어의 슈팅에 차마 반응조차 하지 못해서였다. 


“후우.. 아무래도 꽤 어려운 게임이 되겠는걸?”


나는 제법 무거운 한숨을 내뱉으면서 득점에 성공한 무어를 쳐다봤다. 무어는 당당하게 코너킥 플래그가 있는 방향으로 가서 손으로 찰칵 세레머니를 했다. 마치 자신이 제2의 손흥민이 될 운명이라고 암시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무어의 열정적인 팬으로 보이는 포스테코글루는 아빠 미소를 지으며 흡족해했다. 표정으로만 봐서는 이미 1군 선발 라인업에 합류시킨 거나 별다를 게 없어 보였다. 


과연 어떻게 하면 저 미소를 내게 보여주려나?


나는 포스테코글루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포스테코글루는 잠시 눈빛을 돌려 나를 흘깃 훑어보기만 할 뿐, 별도로 큰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다.


허허.. 재미있군. 기대해라. 내가 네놈이 환장하고 미칠 정도의 플레이를 지금부터 보여줄 테니까.


나는 독기 가득한 눈빛으로 포스테코글루를 쳐다본 후, 다시 경기에 집중했다. 지금부터 B팀의 반격이 시작될 테니까.


삐빅!


다시 심판은 휘슬을 불면서 경기를 재개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엉성한 터치로 공격형 미드필더에게 공을 넘겼다. 공격형 미드필더는 공을 몰고 앞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그는 얼마 안 가서 공을 뒤로 내뺐다. 무어를 비롯한 A팀의 2선 자원들이 공격형 미드필더에게 압박을 넣은 것이었다. 


“오우, 씨.”


공을 이어받은 수비형 미드필더는 폭탄이라도 돌리듯이 백패스를 했다. 샌터백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왼발로 골키퍼에게 공을 넘겼다.


글쎄, 상대 A팀의 선수들이 골키퍼에게까지 거세게 압박을 넣는 거였다. 이에 당황한 서둘러 막무가내로 공을 길게 차려고 했다. 내 목소리를 듣지 않았더라면.


“어이, 클리어링 하지 말고 나한테 줘봐.”


골키퍼의 옆까지 내려온 나는 양팔을 위아래로 흔들면서 말했다. 


“어, 태오? 오. 오케이.”


골키퍼는 불안정한 패스로 내게 볼을 넘겼다.

공을 받자마자 나는 부드럽게 공을 옆으로 긁으면서 공이 움직이는 방향을 옆으로 틀었다.


“우왁!”

“일단, 한 놈.”


곧이어 압박에 실패한 A팀의 공격수는 그대로 경기장 밖으로 나가떨어졌다. 나는 녀석을 흘깃 쳐다보며 고소하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


“샌터백, 수비형 미드필더 빼고 전부 전진!”


나는 발을 공 위에 올리고는 왼팔을 허공에 휘둘렀다. 동시에 왼손으로 A팀의 골대를 가리키기까지 했다. 


거센 압박을 뿌리친 지금부터 제대로 된 B팀의 반격이 시작될 테니. 서둘러 페널티 박스로 올라가라는 신호였다. 


그러자 중앙선 아래까지 내려와 있던 아이들은 곧바로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상대 팀도 이에 맞대응했다.  곧바로 수비형 미드필더와 샌터백은 내리고, 2선에 있던 공격수들은 강하게 압박을 넣었다. 


공을 잡고 있는 나를 향해서...


작가의말

본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가 아닌 허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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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리버풀전 -3- 24.08.30 44 0 11쪽
30 리버풀전 -2- 24.08.29 43 0 13쪽
29 리버풀전 -1- 24.08.28 61 0 12쪽
28 스틸 -2- 24.08.27 60 0 12쪽
27 스틸 -1- 24.08.26 77 0 13쪽
26 첼시전 -5- 24.08.25 67 1 12쪽
25 첼시전 -4- 24.08.24 69 1 12쪽
24 첼시전 -3- 24.08.23 78 0 12쪽
23 첼시전 -2- 24.08.22 77 0 12쪽
22 첼시전 -1- 24.08.21 88 0 11쪽
21 초특급 성골유스 -3- 24.08.20 99 1 12쪽
20 초특급 성골유스 -2- 24.08.19 96 1 12쪽
19 초특급 성골유스 -1- 24.08.18 113 1 12쪽
18 데뷔전 -3- 24.08.17 100 0 11쪽
17 데뷔전 -2- 24.08.16 106 0 12쪽
16 데뷔전 -1- 24.08.15 120 1 12쪽
15 콜업 -3- 24.08.14 105 0 12쪽
14 콜업 -2- +1 24.08.13 122 0 12쪽
13 콜업 -1- 24.08.12 127 0 12쪽
12 청백전 -3- 24.08.11 124 0 13쪽
» 청백전 -2- 24.08.10 138 1 12쪽
10 청백전 -1- 24.08.09 183 1 12쪽
9 재계약 -3- 24.08.08 180 3 11쪽
8 재계약 -2- +1 24.08.07 192 3 12쪽
7 재계약 -1- 24.08.06 21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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