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골유스가 축구를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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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그로슈
작품등록일 :
2024.07.25 14:48
최근연재일 :
2024.08.3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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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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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스틸 -1-

DUMMY

*



뭐야.. 이 녀석이 이렇게까지 볼을 잘 찼었나?


스틸과 함께 레프트백 훈련 세션을 소화하고 있던 나는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면서 초조해하고 있었다. 


스틸은 생각했던 것보다 준수하게 훈련 세션을 소화하고 있어서였다. 그것도 첫날인 것을 감안하고 굉장히 뛰어나게 훈련 세션을 소화하고 있었다. 


그냥 가벼워 보이는 체력 훈련부터, 그 빡센 드리블 코스에서 공을 드리블하는 능력까지.


스틸의 훈련 세션을 소화하는 능력은 생각보다 뛰어났다. 폼이 가장 좋았던 레프트백, 첼시의 쿠쿠렐라를 연상시킬 정도였다. 


녀석에게 대체 무슨 바람이 분 거지?


나는 고개를 갸우뚱 기울이면서 능숙하게 레프트백 훈련 세션을 소화하는 스틸을 쳐다봤다. 스틸은 그런 나를 향해서 가소롭다는 듯이 코웃음을 쳤다. 


꼴에?


나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크게 헛웃음을 지었다. 분명히 여태껏 지나온 전생들을 이루어 봤을 때, 스틸은 분명히 2~3부 리그를 전전하던 그저 그런 선수였다. 


근데,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까지 성장한 거지?


나는 혓바닥으로 입술을 날름거리면서 입맛을 다셨다. 지금 스틸의 몸에서는 퀘스트창에서나 나올법한 아우라가 겉돌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정도로 정말 스틸이 훈련 도중, 보여준 모습은 제법 대단했다. 마치 풀백의 교과서라고도 할 수 있는 파울로 말디니의 플레이를 연상시킬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어쩌면 주전 자리에서 밀릴 수도 있겠구나.


나는 입속에 고인 침을 꿀꺽 삼키면서 크게 긴장했다. 만약 녀석이 이런 훈련 세션을 계속해서 수행하면서 출전 시간을 준다면, 분명히 1부리그 탑급 레프트백이 될 것처럼 보였다. 


딱, 공격 훈련 세션으로 넘어가기 전까지는..


“자, 이쪽으로 길게 패스!”


코치는 20m는 멀리 떨어진 자리에서 공을 연결하라는 듯이 양팔을 흔들었다. 경기로 치면 측면에서 중앙으로 접어든 후, 곧바로 공격으로 연결되는 로빙 패스를 주라는 눈치였다.


“넵, 갑니다!”


나는 왼발로 공의 밑동을 강하게 때렸다. 그러자 공은 꽤 높게 올라갔고, 공은 그대로 코치가 서 있는 위치로 떨어졌다.


“역시, 태오답구나. 빌드업 과정에서 공을 공격으로 연결하는 과정은 내가 본, 선수 중에 가히 최고라고 할 수 있을 정도야.”

“감사합니다.”


코치의 칭찬에 나는 허리를 90도로 접으면서 감사 인사를 했다. 이런 칭찬에 크게 우쭐하지 않고, 겸손함을 갖추기 위해서였다. 


“자, 그러면 이번에는 스틸이라고 했나? 한번 이쪽으로 길게 패스해 봐!”

“···넵.”


스틸은 비장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러고는 곧바로 오른발로 공의 밑동을 강하게 걷어찼다. 


스틸이 걷어찬 공은 생각보다 높게 떠올랐다. 공은 꽤 괜찮은 호를 그리면서 그대로 코치의 발로 연결되는 것 같았다. 그의 패스 능력이 조금만 더 뛰어났다면..


휘이이잉~


제법 썰렁한 바람이 불어오는 소리가 주위를 가득 채웠다. 그와 동시에 코치와 나, 그리고 스틸은 황당하다는 듯이 차갑게 얼어붙었다. 


스틸이 때린 로빙 패스는 코치의 발밑으로 떨어지기는커녕, 오히려 제법 멀리 떨어진 코치의 등 뒤로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흠···. 스틸, 다시 한번 해보자꾸나.”

“끄응, 넵.”


스틸은 다시 공을 때리면서 로빙 패스를 날렸다. 하지만 그의 로빙 패스는 이번에도 코치의 등 뒤에 떨어졌다. 그것도 이전에 연결한 패스보다도 아주 멀리..


“풉···.”


이를 본, 나는 본의 아니게 입 밖으로는 웃음이 새어 나왔다. 


“야, 태오. 갑자기 왜 웃어!”

“아, 미안해. 나보고 풀백의 ‘풀’자도 모른다고 한 녀석이 롱패스하나 연결 못 하는 머저리인 줄은 몰랐거든.”


나는 해맑게 웃으면서 스틸의 속을 살살 긁었다. 그러자 스틸은 양손에 주먹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녀석의 주먹은 금방이라도 내 얼굴을 강타할 것 같았다. 표정부터 몸 밖으로 드러내는 살기까지. 모든 게, 나를 가격할 게 틀림없었다. 


하지만, 스틸은 내게 주먹을 휘두를 수 없었다. 지금 이곳은 스틸과 나, 이렇게 오직 둘만 있는 곳이 아닌 수많은 선수가 함께 있는 훈련장이었으니까.


“이봐, 스틸! 다시 한번 패스해 보렴!”

“···챗, 두고 보자. 태오!”


스틸은 내게 이 말을 하면서 다시 코치를 향해서 롱패스를 때렸다. 하지만, 스틸의 패스는 이번에도 코치의 등 뒤로 떨어지기만 할 뿐이었다.


대체 이런 녀석이 나한테 풀백에 대해서 논한 것인가?


나는 뒷머리를 긁적이면서 크게 낯간지러운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풀백의 ‘풀’자도 모르는 건, 스틸 같았으니까. 


*



땡그랑!


점심 식사가 한창이던 토트넘의 식당, 나는 잘만 끄적이던 숟가락을 식탁 위로 크게 내려놨다. 마치 믿을 수 없는 사실을 들은 것처럼. 


“그, 그러니까. 내가 비운 그 레프트백 자리를 스틸, 그 녀석이 완벽하게 메꿨다고?”


나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떡하니 입을 벌리고는, 눈앞에 있는 무어와 셰르빈스키에게 물었다. 무어와 셰르빈스키는 질문을 듣자마자 서로 짜기라도 한 것처럼 고개를 쉽게 끄덕였다. 


“그래, 태오. 네가 콜업되면서 비어버린 레프트백 자리는···.”

“···너를 무시하던 그 스틸이 완벽하게 메꿨다.”


셰르빈스키와 무어는 장난기라고는 하나도 없는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크게 헛웃음을 쳤다. 


“그래. 그, 스틸 그 녀석이 내 자리를 완벽하게 메꿨다고 하자. 근데 그 녀석이 에이스가 되었다고?”


나는 다시 한번 두 사람에게 되물었다. 이번에도 무어와 셰르빈스키는 정답이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에이스는 에이스였지. 물론 태오, 네가 있을 때보다는 조금은 모자랐지만···.”

“그래도, 녀석이 수비의 중심을 잡아준 덕에 다행히 우리 U-21 팀은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콜업될 수 있었지.”


무어와 셰르빈스키는 한 입 모아서 스틸을 칭찬했다. 정말, 자기들이 콜업되는 데에 있어서 스틸의 공이 정말 어마어마했다는 것처럼. 


하긴, 우승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좋은 수비력이 필요할 테니. 스틸, 그 녀석이 활약하기에는 적합했겠네.


나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스틸의 능력을 인정했다. 훈련 세션에서 본, 녀석의 수비 능력은 나를 아득히 뛰어넘고도 남을 정도로 뛰어났으니까.


특히나 그 까다로운 드리블 코스에서도 공이 발에 붙은 것마냥 계속 드리블하는 건, 가히 몇 년간 공을 발에 붙인 채로 살은 선수를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드리블 좀 잘하면 뭐 하냐. 그다음이 안 되는데.


나는 뻑뻑한 닭가슴살을 입안으로 집어넣으며 생각했다. 드리블을 치고 잘만 들어가서는, 의미를 알 수 없는 패스로 턴오버를 범할 스틸의 모습을.


그 정도로 스틸의 공격 관련 능력은 최악에 가까웠다. 오죽했으면 하프 라인 전후로 사람이 바뀐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렇기에 나는 안심할 수밖에 없었다. 풀백의 공격력을 눈여겨보는 포스테코글루 체제에서 나는 버리려야 버릴 수가 없는 필수적인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자신을 가졌다. 내가 수비력만 보완해 낸다면, 스틸 같은 녀석은 가볍게 제칠 수 있을 거라고. 


“으흠, 잘 먹었다.”


양념 같은 건, 일절 하지 않은 저염식 식단을 끝낸 나는 식판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야, 태오. 어디 가냐?”

“나? 소화 좀 시킬 겸 해서 잠깐 훈련장 좀 산책하려고.”

“뭐? 같이 가!”


무어는 나를 따라서 식판을 들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얼마나 갑작스러웠는지, 그 옆에 있던 셰르빈스키가 화들짝 놀랄 정도였다. 


“셰르빈스키, 너도 같이 가자.”


무어는 셰르빈스키에게도 팔을 뻗었다. 동행함으로써 우정을 기르자는 의미처럼 보였다. 


“흠, 나는 조금 뒤늦게 합류할게. 나는 조금 더 먹을 거라서 말이야.”


셰르빈스키는 어서 가라는 듯이 크게 손을 내저었다. 그러고는 식판을 들고 그 위에 더 많은 음식을 얹었다. 


오호, 저 녀석 설마 벌크업을 하려는 건가?


나는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닭가슴살, 소고기, 적당한 야채 등등, 셰르빈스키가 식판에 담는 음식을 보니 아무래도, 녀석은 지금 호리호리한 몸집을 키우려고 하는 것 같았으니까.


“어쩔 수 없네. 무어, 얼른 가자.”

“오케이!”


나는 무어를 데리고 천천히 훈련장으로 나가 걸음을 옮겼다. 훈련장 트랙 위에 발을 올리자. 무어는 내가 떠난 이후, U-21 팀의 이야기를 계속해 줬다. 


내가 떠난 이후, U-21 팀은 총체적 난국이었다고 한다. 


중원에서 제대로 빌드업 체계를 만들어줄 녀석도 없고, 그렇다고 무어와 셰르빈스키에게 모든 걸 맡기자니.


상대 U-21 팀에서 집중 견제를 하니. 손도 제대로 못 쓰고 지는 경우가 제법 늘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럴 때 등장한 게, 바로 스틸이었어.”

“스틸이 그렇게 등장했다고, 어째서지?”

“그야, 스틸이 몸 안 사리고 상대 팀이 때린 슈팅이란 슈팅은 죄다 틀어 막아줬거든.”


무어는 박수를 치면서 스틸을 계속 칭찬했다. 나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스틸의 수비력은 정말 진퉁이었으니까. 


“그래서였나? 셰르빈스키나 내가 골을 못 넣으면 비기고, 반대로 넣으면 이기는 다소 어수선한 경기가 계속되었지.”

“흠, 그 말은 즉? 스틸의 덕으로 계속 무실점을 기록했다는 건가?”

“뭐, 그런 샘이지. 인정하기는 싫지만, 녀석 덕분에 U-21 리그에서도 토트넘은 상위권에 들어갔어.”


무어는 입술을 삐쭉 내밀면서 말했다.


어쩌면 이번 생에서 녀석의 수비력은 이상한 게 아닐 수도 있겠네. 나와 함께 합을 맞출 때, 녀석은 항상 내 뒤에서 나를 쳐다보기만 했었으니까. 


나는 계속해서 스틸을 인정한다는 듯이 팔짱을 낀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끄덕임은 머지않아서 멈추게 되었다.


훈련장을 산책하던, 내 시야에 계속해서 롱패스를 연습하는 스틸의 모습이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후우.. 후우.. 안 돼. 저 안에 넣는 거야. 할 수 있어. 스틸!”


스틸은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손으로 자신의 뺨을 거세게 때렸다. 그러고는 계속해서 새하얗게 그려놓은 원 안에 로빙 패스로 공을 넣는 훈련을 계속해 나갔다.


녀석, 노력파였던 건가?


나는 멋쩍다는 듯이 뒷머리를 긁적이면서 스틸을 쳐다봤다.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피땀 흘려가면서 훈련을 이어 나가는 게, 참으로 딱해 보이면서도 근성이 있어 보이는 것처럼 보였으니까.


“야, 계속 그따위로 차니까. 안 들어가지.”


멀리서 무어와 함께 스틸을 지켜보던, 나는 스틸에게 달려와 녀석의 팔을 붙잡으면서 말했다.


“뭐, 뭐? 네가 나에 대해서 뭘 안다고 그래, 태오 엔더슨!”


스틸은 내가 잡은 팔을 뿌리치면서 다시 훈련을 이어 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스틸은 얼마 안 가서 조금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팔을 몇 차례나 뿌리쳤음에도 팔이 떨어지지 않은 것이었다.


“스틸 학생, 네가 나보다 힘이 쎌 거라고 생각했으면, 그건 아주 큰 착각이란다?”


나는 살기로 가득 찬 미소를 지으면서 그의 팔을 놨다. 그러고는 바닥에 공을 내려놓곤, 그대로 스틸이 그려놓은 원 안으로 공을 집어넣는 로빙 패스를 선보였다. 


“쉽네.”

“뭐, 뭐엇.”


스틸은 큰 충격을 받은 것처럼 입을 떡하니 벌리고 있었다. 그러고는 아무 말도 이어가지 못했다.


“혹시 스틸, 이거 못하면···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 줄까?”


나는 스틸에게 볼을 던져주면서 말했다. 


“정, 정말 잘 가르쳐줄 수 있냐?”


스틸은 투박하게 볼을 바닥에 튀기면서 되물었다. 


“물론이지. 내가 확실하게 가르쳐 주도록 할게. 스틸!”


나는 녀석의 손을 맞잡으면서 말을 대답했다.


“고, 고맙다. 근데 부담스럽게 갑자기 왜 그러냐. 앤더슨?”

“어허, 앤더슨이라니. 편하게 태오라고 불러.”


나는 녀석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대화의 주제를 돌렸다.


왜냐고? 뭐긴 뭐야 퀘스트의 여파지. 


나는 스틸을 쳐다보는 척하면서도 그의 등 뒤에 있는 퀘스트창을 쳐다봤다. 그의 등 뒤에는 보라색의 메인 퀘스트창이 떠 있었다.


그것도 아주 좆같은 문구가. 


- [스틸에게 풀백으로써 인정을 받으세요.] -


내가 저딴 놈한테 대체 왜?



작가의말

본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가 아닌 허구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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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완결 공지. 24.09.01 17 0 -
32 에필로그 24.08.31 49 0 3쪽
31 리버풀전 -3- 24.08.30 45 0 11쪽
30 리버풀전 -2- 24.08.29 44 0 13쪽
29 리버풀전 -1- 24.08.28 61 0 12쪽
28 스틸 -2- 24.08.27 60 0 12쪽
» 스틸 -1- 24.08.26 78 0 13쪽
26 첼시전 -5- 24.08.25 67 1 12쪽
25 첼시전 -4- 24.08.24 69 1 12쪽
24 첼시전 -3- 24.08.23 78 0 12쪽
23 첼시전 -2- 24.08.22 77 0 12쪽
22 첼시전 -1- 24.08.21 88 0 11쪽
21 초특급 성골유스 -3- 24.08.20 99 1 12쪽
20 초특급 성골유스 -2- 24.08.19 96 1 12쪽
19 초특급 성골유스 -1- 24.08.18 113 1 12쪽
18 데뷔전 -3- 24.08.17 100 0 11쪽
17 데뷔전 -2- 24.08.16 107 0 12쪽
16 데뷔전 -1- 24.08.15 120 1 12쪽
15 콜업 -3- 24.08.14 105 0 12쪽
14 콜업 -2- +1 24.08.13 122 0 12쪽
13 콜업 -1- 24.08.12 128 0 12쪽
12 청백전 -3- 24.08.11 125 0 13쪽
11 청백전 -2- 24.08.10 138 1 12쪽
10 청백전 -1- 24.08.09 183 1 12쪽
9 재계약 -3- 24.08.08 180 3 11쪽
8 재계약 -2- +1 24.08.07 192 3 12쪽
7 재계약 -1- 24.08.06 219 2 12쪽
6 인버티드 윙백 -3- 24.08.05 202 2 12쪽
5 인버티드 윙백 -2- 24.08.04 245 1 13쪽
4 인버티드 윙백 -1- 24.08.03 322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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