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골유스가 축구를 잘함.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스포츠, 현대판타지

완결

그로슈
작품등록일 :
2024.07.25 14:48
최근연재일 :
2024.08.31 14:0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4,879
추천수 :
36
글자수 :
163,796

작성
24.08.20 14:00
조회
99
추천
1
글자
12쪽

초특급 성골유스 -3-

DUMMY

*



[더선] : 토트넘에서 역대급 찐 재능 유망주 발굴. 

[BBC] : 차세대 잉글랜드 주전 레프트백이 나타났다.

[Matt Law]: 토트넘의 현재이자 미레 테오 엔더슨과의 단독 인터뷰. 

[Nizaar Kinsella]: 토트넘의 성골유스 유망주, 제2의 이영표 될 수 있을까?


내로라하는 언론사부터 제법 이 업계에서 유명한 기자들까지. 모두가 내 이름을 주간지 최상단에 한 가운데를 도배했다.


그 정도로 나의 토트넘 1군 데뷔전은 충격적이었을 것이었다. 해당 포지션 레프트백의 줄 부상으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콜업한 유망주가 이렇게까지 잘하다니. 


아마도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스트라이커인, 웨인 루니의 데뷔전을 제외하더라면 이렇게까지 충격적인 데뷔전을 맞이한 선수는 어디에도 없을 게 분명했다. 


“아이고, 우리 태오가 이렇게까지 활약하다니. 이, 아비는 엄청나게 기특하구나.”


아버지는 서류처럼 수북이 쌓여있는 신문을 가위로 오려서 앨범에 집어넣으며. 나의 매 순간, 매 순간을 기록했다. 


“아빠, 그런 거 괜히 기록하지 마세요. 가위질하는 데에 손만 아프지. 누가 막, 인정해 주는 것도 아니잖아요.”


나는 아버지의 흉진 손을 맞잡으면서 말했다. 아버지는 구두를 만들고 양복을 만드는 재단사셨다. 그래서일까. 여태껏, 나는 아버지의 손이 온전한 적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하실 때 손을 그렇게 혹사하시는데. 이렇게 가위질까지 하면서 신문을 오리는 건, 괜히 나를 안쓰럽게 만들었다.


“그러니까, 이런 것 좀 하지 마요. 아빠. 안 그래도 손도 안 좋은데.”

“···아들, 헛소리하지 말고 이 손 놓으렴. 이 아비는 아들의 모든 순간을 기록하고 싶단다.”


아버지는 강렬한 눈빛을 한 채로 내게 말했다. 자신은 진지하니 어서 손을 놓으라는 경고 같아 보였다. 


“헉, 그 말은 저의 모든 순간을 기록하려고 하는 건가요?”


나는 눈물을 글썽였다. 손으로 흐를 것만 같은 눈물을 닦아내려고 눈시울 근처로 손을 가져다 대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 아버지는 아주 단호한 목소리로 말하셨다. 


“뭔 소리니. 태오, 네가 나중에 훌륭한 선수가 되면 분명히 비싼 값에 팔릴 것 아니니.”

“커헉!”


나는 크게 헛기침을 해댔다. 조금 전까지 머릿속에 생생하던 아버지를 향한 감동이 완벽하게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후우, 그럴 거면 더 큰 앨범으로 사요. 저는 고작 그만 한 작은 앨범으로 다 기록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거든요?”

“흠···. 하긴, 앨범이 조금 작다는 생각은 했었다.”


아버지는 손으로 턱을 어루만지면서 메모장에 더 큰 앨범을 살 것을 기록했다. 이를 본, 나는 크게 웃었다. 과연 아버지가 얼마나 큰 엘범을 사 올지 궁금했으니까. 


“근데, 아빠 스킵의 부상은 어떻게 된 지 신문에 안 나와 있어요?”

“이거 말이냐?”


아버지는 헝겊처럼 정갈하게 잘려있는 신문 조각을 내게 건넸다. 나는 신문 조각을 한 손으로 받아서 들었다. 


[Nizaar Kinsella]: 현재 주전 레프트백 역할을 소화하던 레프트백 올리버 스킵의 부상은 6주 정도로, 사실상 시즌 아웃에 가까워 보인다. 


이름난 기자, 니자르 킨셀라가 스킵에 대해서 언급한 건 고작 3줄밖에 안 되었다. 그리고 그 내용은 보통 심상찮은 게 아니었다. 


6주 아웃 즉, 시즌 아웃이라니. 이러면 스트라이커에서 3 옵션으로 뛰고 있던 랭크셔가 레프트백 자리에서 땜빵을 뛰겠구먼···


나는 불쌍하다는 듯이 혀를 끌끌 차면서 스킵의 기사를 꾸겨서 쓰래기통에 던졌다. 아무리 1군 레프트백 주전 자리를 먹고 싶었어도, 이렇게 스킵이 부상으로 깨지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다. 


오히려 스킵과의 치열한 주전 경쟁을 통해서 주전 자리를 보장받고 싶었다. 단순한 레프트백, 그러니까 즉 인버티드 윙백으로서의 기량으로 승부를 보고, 우위를 점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기회도 주지 않는다니. 앞으로는 대체 무슨 범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려나?


나는 냉장고에서 생수병을 꺼내 물을 마셨다. 이 오묘한 감정을 그대로 씻겨 내리기 위해서였다. 


“그러고 보니 아들, 스킵이 시즌 아웃이면 며칠 후에 있을 스포르팅과의 유로파 2차전은 아들이 주전으로 출전하는 거야?”


아버지는 여전히 가위로 계속해서 신문을 자르면서 물었다. 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데. ‘유로파’라는 이 한 단어에 갑자기 나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잠깐만···. 내가 유로파 2차전 주전 레프트백이라고?


나는 꿀꺽꿀꺽 마시던 물을 입 밖으로 뱉었다. 도저히 믿기지 않아서였다. 이제 막 프리미어 리그에 막 출전한 내가, 며칠 후에 유로파 리그에서 데뷔전을 치르다니. 그것도 유스를 1군 무대에서 기용하길 꺼리는 토트넘에서!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구나.”


나는 걸레로 바닥을 흥건하게 적신 물을 닦아냈다. 그래도 속으로는 생각했다. 그래도 큰 경기에서 제법 뛰어본 랭크셔가 선발로 출전하지 않을까, 라고.


*



“태오 앤더슨, 너 주전이다.”

“네에에에?”


토트넘의 1군 훈련장, 나는 두 눈을 휘둥그렇게 뜨면서 목청을 높여서 소리를 질렀다. 


상상으로만 하던 것이 현실로 닥친 것이었다. 


그 유명한 메시와 호날두도 16살에는 U-21 무대에서 뛰었는데. 나는 그 나이에 벌써 유럽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유로파 리그에서 뛰게 된다니.

이건 내 인생에 있어서 꿈만 같은 일이었다. 


실제로, 내가 토트넘에서 가장 빠르게 유럽 메이저 대회에 출전해 본 건, 포텐이 완벽하게 터진 24살이었다. 


일단 레프트윙 포지션의 뎁스가 보통 두꺼운 게 아니었고, 무엇보다 선수의 경험을 중요시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성향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벤치에서 유럽 대항전 경기를 지켜보기는커녕, 아예 명단에서 제외를 당하며 집에서 텔레비전으로 유럽 대항전을 시청했었다. 


그런데 포지션 하나만 바꿨다고 이렇게까지 인생이 역동적으로 바뀌게 되다니. 


인생지사 새옹지마, 나는 이 말을 머릿속에 강하게 각인시켰다. 레프트윙으로 뛸 때는 단 한 번도 보장받지 못하던 기회를 이렇게 쉽게 보장받게 될 줄은 정말 추호도 몰랐으니까.


나는 두 손을 맞대면서 내게 주전 자리를 내어준 우도기와 스킵에게 감사 인사를 올렸다. 


그들이 다치지 않았더라면, 유로파리그 주전 레프트백은 그들일 게 뻔했으니까. 


“주전 레프트백이 된 걸 축하한다. 태오.”

“네!”

“그럼, 이제 주전에 걸맞은 훈련량을 소화해야겠지?”

“어, 네. 감독님? 뭔가 잘못 들은 것 같습니다?”


나는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되물었다. 안 그래도 포스테코글루의 훈련량은 빡세기로 유명했다. 그런데 여기에서 갑자기 훈련량을 더 늘린다니. 


장난하지 마!


나는 고개를 들어서 포스테코글루를 쳐다봤다. 포스테코글루는 무슨 문제가 있냐는 듯이 활짝 웃고 있었다. 


“장난 아닌데?”

“아, 그런가요. 그럼, 진행하도록 하죠. 주전에 걸맞은 훈련!”


나는 두 주먹을 강하게 움켜쥐면서 열의를 다졌다. 포스테코글루는 곧바로 공을 던져주면서 내게 평소보다 더 빡센 훈련 세션을 시작했고, 그 훈련 세션의 성과는 아주 확실했다. 


“세컨드 볼! 그대로 태오 엔더슨이 받아서 넣습니다!”


캐스터는 크게 소리를 질렀다. 사방에서는 홈팬 토트넘의 함성이 크게 울려 퍼졌다. 


“완벽합니다. 토트넘에서 나고 자란 성골 유스, 태오 엔더슨이 완전히 밀린 줄 알았던 1차전의 스코어를 완전히 뒤집어 냅니다!”


캐스터 옆에 있던 해설 위원은 박수를 치면서 경기를 중개해 나갔다. 곧이어 전광판에는 6:1이라는 스코어가 표기되었다.


통산 득점을 따지는 괄호 안에는 홈팀 토트넘에는 6이 적혀 있었고, 원정팀 스포르팅에는 5가 적혀 있었다. 


삑, 삐빅!


“자, 추가시간 이렇게 끝나면서 토트넘이 유로파 리그 결승으로 향합니다.”

“이건 기적입니다. 갓 콜업한 레프트백 태오 엔더슨의 기적임이 틀림없습니다.”


캐스터와 해설은 나를 과하다 싶을 정도로 칭찬했다. 그러나 나는 부정하기는커녕, 해당 사실을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였다. 


스포르팅과의 유로파리그 8강 2차전, 오늘 내가 기록한 스텟은 2골 3도움이었다. 


경기 초반에 넣은 선제골을 제외한다면, 오늘 토트넘의 모든 득점이 내 발밑에서부터 시작되었거나, 마무리되었다는 말로도 직결되었다. 


“태오! 태오! 태오!”


토트넘 팬들은 내 이름을 연호하며 두 팔을 펼쳐 나를 끌어안았다. 그 정도로 지금 토트넘에서 나는 신과 같은 존재였다. 


오늘 내가 경기에서 미친 영향력은 월드 클래스라고 해도 될 정도로 뛰어났으니까. 


하지만, 이 사람들은 알고 있었을까. 이 기적의 주인공은 먼 미래에 희대의 통수가 될 거라는 사실을···


*



유로파 리그 데뷔 경기에서 이렇게 빛나는 활약을 한 것도 얼마나 되었을까. 나는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었다. 


훈련장에 있는 다른 선수들도 매한가지였다. 아니, 어쩌면 평소보다 더 열정적으로 훈련 세션을 소화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했다. 


지금 토트넘에게는 꼭 뛰어넘어야만 하는 숙명과도 같은 과제가 하나 있었으니까. 


“모두, 오늘 훈련 세션을 소화하느라 수고했다.”


훈련이 모두 끝난 후, 선수들 앞에서 포스테코글루는 박수를 치면서 말했다. 


“내일은 우리의 라이벌 팀 중, 하나인 첼시와의 경기가 있는 날이다. 그러니 내일 경기에서도 한번 오늘의 열의를 불태워보자!”

“넵!”


포스테코글루는 두 주먹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나를 포함한 선수들은 죄다 큰 목소리로 대답하며 열의를 다졌다. 


하지만 대답과는 다르게 선수들은 크게 긴장하고 있었다. 토트넘과 첼시는 같은 런던을 연고지로 삼은 라이벌이자. 이기기 까다로운 천적과 같은 존재의 팀이었기 때문이었다. 


7승 2무 37패. 


프리미어 리그가 출범한 이래로 토트넘과 첼시가 붙어서 토트넘이 얻은 역대 전적이었다. 


토트넘은 예로부터 참 이상하게도 첼시에게 약한 팀이었다. 수많은 회귀를 거듭하면서 토트넘의 유니폼을 입고 첼시와의 경기를 뛰었었지만, 항상 그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4:0, 6:2와 같이 압도적인 스코어로 패배하거나. 혹은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동점 골을 헌납하면서 3:3, 혹은 4:4라는 절묘한 스코어로 비기기 일쑤였다. 


그 정도로 토트넘은 첼시에게 상성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모든 부분에서 취약하니. 사실상, 토트넘에게 첼시란 공포의 대상이자 절대로 붙고 싶지 않은 상대이기도 했었다. 


그래서 토트넘의 선수들은 평소보다 몇 배는 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자신도 그 저주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크게 긴장한 사람은 따로 있었으니. 그 사람은 바로 지금 토트넘의 주전 레프트백을 맡고 있는 나였다. 


그중에서도 특히, 파에즈를 상대해야 한다니. 껄끄럽겠군.


나는 차디찬 바람이 내 몸을 스치기라도 한 것처럼 몸을 부르르 떨었다. 온몸에는 닭살이 돋음과 동시에 소름이 끼쳤다. 


여태 내 인생에 있어서 파에즈 녀석은 적으로는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녀석이었으니까. 



작가의말

본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가 아닌 허구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성골유스가 축구를 잘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완결 공지. 24.09.01 18 0 -
32 에필로그 24.08.31 50 0 3쪽
31 리버풀전 -3- 24.08.30 45 0 11쪽
30 리버풀전 -2- 24.08.29 44 0 13쪽
29 리버풀전 -1- 24.08.28 62 0 12쪽
28 스틸 -2- 24.08.27 61 0 12쪽
27 스틸 -1- 24.08.26 78 0 13쪽
26 첼시전 -5- 24.08.25 68 1 12쪽
25 첼시전 -4- 24.08.24 70 1 12쪽
24 첼시전 -3- 24.08.23 78 0 12쪽
23 첼시전 -2- 24.08.22 78 0 12쪽
22 첼시전 -1- 24.08.21 89 0 11쪽
» 초특급 성골유스 -3- 24.08.20 99 1 12쪽
20 초특급 성골유스 -2- 24.08.19 97 1 12쪽
19 초특급 성골유스 -1- 24.08.18 114 1 12쪽
18 데뷔전 -3- 24.08.17 101 0 11쪽
17 데뷔전 -2- 24.08.16 107 0 12쪽
16 데뷔전 -1- 24.08.15 121 1 12쪽
15 콜업 -3- 24.08.14 106 0 12쪽
14 콜업 -2- +1 24.08.13 123 0 12쪽
13 콜업 -1- 24.08.12 128 0 12쪽
12 청백전 -3- 24.08.11 125 0 13쪽
11 청백전 -2- 24.08.10 138 1 12쪽
10 청백전 -1- 24.08.09 184 1 12쪽
9 재계약 -3- 24.08.08 181 3 11쪽
8 재계약 -2- +1 24.08.07 193 3 12쪽
7 재계약 -1- 24.08.06 219 2 12쪽
6 인버티드 윙백 -3- 24.08.05 202 2 12쪽
5 인버티드 윙백 -2- 24.08.04 246 1 13쪽
4 인버티드 윙백 -1- 24.08.03 323 6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