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골유스가 축구를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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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그로슈
작품등록일 :
2024.07.25 14:48
최근연재일 :
2024.08.3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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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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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스틸 -2-

DUMMY

*


뻐엉!


스틸은 공을 거세게 때렸다. 공은 제법 괜찮은 높이로 날아갔다. 제법 괜찮은 궤적의 호를 그리면서 그대로 새하얀 원에 떨어질 것처럼 보이기도 했었다. 


“아오!”

“아아아···.”

“까비..”


하지만, 스틸이 때린 공이 향한 위치를 본, 나와 무어, 그리고 스틸은 모두 아쉬움에 크게 탄식을 내뱉었다.


잘 날아가던 공은 바람에 추진력을 얻은 건지, 그대로 훨훨 날아가 새하얀 지점에서 제법 먼 거리에 떨어진 것이었다. 


“괜찮아. 다, 왔다. 이제 할 수 있어.”


나는 크게 박수를 치면서 스틸을 격려했다. 스틸은 강하게 주먹을 움켜쥐면서 열정을 불러일으켰다.


그러고는 다시 로빙 패스를 때려보는데. 이번에도 스틸의 로빙 패스는 하얀 원 밖으로 떨어졌다.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


나는 속으로 턱을 부여잡으면서 고민했다. 어쩌어찌해서 스틸의 패스 능력을 올려주는 데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뭐랄까, 그 한 끗이 모자란다고 해야 할까?


스틸의 패스 실력은 완벽하게 개선될 것만 같다가도, 항상 빗나가기 일쑤였다. 


이 녀석 어쩌면 고의로 계속 이러고 있는 게 아닐까?


스틸에게 로빙 패스를 계속해서 가르치던, 나는 이런 생각까지 할 정도였다. 그만큼 스틸의 패스는 계속해서 흰 원만을 빗겨나가서였다.


그러나 그런 생각도 머지않아서 수그러들게 되었다. 바로, 연기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스틸의 탄식과 환호성 때문이었다.


“아오, 까비!”

“아니, 이게 왜 안 들어가는데!”

“제발!”


음, 내가 괜한 의심을 했는지도 모르겠네.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의심의 싹을 잘랐다. 지금 저게 연기라면 저 녀석은 축구선수를 할 게 아니라, 배우를 하는 편이 훨씬 더 성공하기 빠를 테니까.


그리고, 너는 대체 언제쯤 클리어될 생각이니?


- [스틸에게 풀백으로써 인정을 받으세요.] -


나는 보라색의 메인 퀘스트창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솔직하게 이렇게까지 가르쳐줬으면, 스틸에게 풀백으로써 인정받을 만도 했었다. 


하지만 스틸 녀석은 나를 인정하면 무슨 죽는 병이라도 있는 것처럼 나를 인정하지 않았다. 


독한 녀석···.


나는 이 더운 날씨에도 땀을 삐질삐질 흘려가면서 로빙 패스 연습을 이어가는 녀석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스틸의 머리끝에 송골송골 맺힌 그의 근본이 노력이라는 걸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과 같았다. 


“스틸, 여기에서 한번 공의 밑동을 때려봐. 조금만 더 비스듬하게 발의 각도를 기울이면서 말이야.”

“기울이면서?”

“그래, 그러면 성공할 수 있을 거야.”


나는 노력하는 스틸에게 더 노력하라고, 일부러 더 어려운 방법을 알려줬다. 과연 스틸의 노력이 어디까지 닿을 수 있을지 궁금해서였다. 


“오케이. 고맙다. 태오······.”

“별말씀을.”


스틸은 옷으로 머리에 맺힌 땀방울을 닦아내면서 다시 로빙 패스를 연습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반복된 노력은 결국 결실을 보게 되었다.


터엉!


공기로 가득 차 있던 축구공이 바닥에 툭, 떨어지는 소리였다. 스틸이 목표로 잡아놓은 새하얀 지점에.


“우와아아아아. 드디어, 됐다!”


스틸은 두 주먹을 움켜쥐면서 잔디 위에 무릎 슬라이딩을 가져갔다. 환희에 가득 찬 녀석은 주먹으로 자신의 가슴을 강하게 두드리며 성공의 단맛을 봤다. 


“드디어 해냈구나.”


나는 진짜 코치처럼 팔짱을 낀 채로 스틸을 쳐다봤다. 아직 코치 라이선스 같은 건, 따본 적도 없었다. 하지만 코치가 되었을 때의 기분, 그것 하나만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좋아, 태오. 고맙다!”


성공의 맛을 볼 만큼 본, 스틸은 그대로 내게 달려와 손을 내밀며 하이 파이브를 권했다. 나는 흔쾌히 웃으면서 그의 손을 강하게 치면서 하이 파이브를 가져갔다. 


“에이, 이 정도는 기본에 가깝지. 앞으로도 모르는 게, 있으면 찾아와서 알려줘.”

“어!”


스틸은 활짝 웃으면서 나와의 우정을 다졌다. 나도 당연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 가식으로 가득 찬 미소를..


왜, 로빙 패스도 가르쳐줬건만, 왜 인정하지 않는 거지?


나는 뒷머리를 긁적였다. 여전히 스틸의 등 뒤에는 보라색의 메인 퀘스트창이 계속 떠다니는 중이었다. 이는 여전히 스틸이 나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말과 별다를 게 없었다.


대체 어째서?


나는 한 손을 등 뒤에 뒷짐 지면서 주먹을 움켜쥐었다. 내면에서 불타오르는 분노를 억제하기 위해서였다. 


“스틸, 근데 말이야···.”

“어, 뭐 할 말이라도 있어?”


스틸은 무슨 문제가 있냐는 듯이 해맑게 말했다.


“그, 전에 풀백의 ‘풀’ 자도 모른다는 건, 대체 무슨 말이냐?”


나는 뒷짐 진 손에 주먹을 더욱 강하게 움켜쥐면서 물었다. 스틸의 해맑기만 한 목소리는 묘하게 분노를 유발해서였다. 


“아, 그거?”

“어. 그래. 그거. 대체 그게 뭔데?”


나는 적극적으로 녀석에게 물었다. 아무래도 전에 스틸이 한 그 말이야말로, 어쩌면 이 퀘스트를 클리어하는 방법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흠, 그건 말이야. 태오, 너는 지금 풀백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 거였어..”

“뭐. 뭐?”

“오히려 풀백이라기보다는 풀백 자리에서 윙어의 움직임을 흉내 내고 있어. 맞지?”


스틸은 강렬한 눈빛으로 내 얼굴을 노려보면서 말했다. 동시에 녀석은 내게 얼굴을 들이대면서 말을 이어갔다. 


“나는 말이야. 네 녀석을 이기기 위해서 태오, 너의 경기 영상을 며칠 동안 계속 지켜봤어. 그리고 그 과정에서 뜻밖의 움직임을 보고만 말았지.”

“뜻밖의 움직임?”

“그래, 너는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너는 풀백처럼 움직이지 않고 윙어처럼 움직이고 있어. 마치 이 팀의 주장인 손흥민처럼 말이야!”


스틸은 예리한 분석을 중심으로 나를 압박해 왔다. 나는 크게 식겁했다.


지금 나의 움직임은 사실상 전생에서 제2의 손흥민이 되기 위해서 익혔던 레프트윙의 움직임과, 파에즈에게 조금 어설프게 배웠던 중원 가담 능력, 그리고 무어에게 배운 인버티드 윙어의 움직임까지.


사실상 정석적인 풀백이라고 하는 것과는 다소 괴리감이 있었다. 


“풀백, 사실상 측면 수비수라고 불리는 해당 포지션의 근본은 사실상 측면에서 상대 팀의 윙어를 막기 위해서 만들어진 포지션이야.”

“그래. 그렇지.”

“근데 태오, 너는 말이야. 오히려 반대야. 상대 팀의 윙어를 막기는커녕, 오히려 윙어를 피해서 중원으로 들어가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 맞지?”


스틸은 냉랭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나는 온몸에 얼음이라도 닿은 것처럼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 중원에서도 경기가 안 풀리면 오히려 측면으로 치고 나가기만 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가지. 그것도 꼭, 마치 윙어처럼 말이야.”

“그, 그래서 그게 뭐. 무슨 문제라도 있냐?”

“있고말고. 너는 근본을 해치고 있어. 그것도 이 풀백계의 근본을 말이야!”


스틸은 검지로 나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나는 수비력이 부족한 풀백 같은 건, 풀백으로써 인정하지 못해. 그게 다야.”


스틸은 나를 인정하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를 말하면서, 나를 지적했다. 그 자리에 서 있던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지금, 스틸이 한 말에 틀린 말 같은 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어쩌면 나는 네가 말한 풀백의 근본 같은 것에는 어울리지 않는 풀백일 지도 몰라. 아니, 어쩌면 풀백이 아닐지도 몰라.”


나는 스틸의 말에 인정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하지만 말이야! 스틸, 요즘 같은 현대 축구에는 말이야. 나 같이 근본에서 벗어나는 풀백이 더 잘 통할 걸?”


나는 강한 확신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동시에 입꼬리를 올려서 미소를 지었다. 스틸은 매우 놀란 듯이 몸을 움칫했다. 


“···.”

“왜, 한 번 말해봐. 스틸, 네 말이 맞다면, 당연히 수비력 좋은 풀백이 박수를 받아야 하는데. 어째서, 네가 아닌 내가 더 주전으로 기용되는 걸까?”

“닥쳐!”


스틸은 분하다는 듯이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나는 손가락을 까딱거리면 이전 경기에서 내가 새운 공로를 말했다.


사실상, 이 말싸움에 쐐기를 박는 것에 가까웠고, 스틸은 할 말을 없다는 듯이 낯빛을 흐리면서 고개를 숙였다.


- [퀘스트를 클리어하셨습니다.] -


곧이어 퀘스트가 클리어되었다는 문구가 눈앞에 나타났다. 나는 속으로 크게 환호했다. 마침내 목표로 두고 있던 걸 이뤄내는 데에 성공했으니까.


“그래, 졌다. 내가 인정할 수밖에 없겠네. 태오. 하지만 말이야. 그러면, 내 눈앞에서 한번 증명해 봐!”

“뭐, 뭐?”

“왜, 쫄려? 한번 해봐. 곧 있을 연습 시험에서 한번 풀백으로서, 너의 실력을 증명해 보라니까?”


스틸은 그때처럼 목소리를 높이면서 말했다.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오기를 부리는 것과 같은 상황이었다. 


근데 그걸 내가 굳이 왜?


나는 제대로 안 들린다는 듯이 새끼손가락으로 귀를 후벼 팠다. 아무리 측면에서 내 공격력이 사기적이어도, 지금 스틸의 수비력을 뚫을 정도의 급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그냥 도발을 무시하는 거다.


나는 이렇게 생각했고, 그대로 스틸에게서 고개를 돌리며 제안을 거부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눈앞에는 파란색의 퀘스트창이 눈앞에 나타났다.


- [묻고 더블로 간다!] -


나는 두 눈을 부릅뜨면서 퀘스트창을 쳐다봤다. 퀘스트창에는 이전에 내가 그랬던 것처럼 묻고 더블로 간다. 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어허, 이러면 조금 곤란한데.


나는 입맛을 다시면서 현실을 부정했다. 퀘스트창에서 이 ‘묻고 더블로 간다’라는 문구는 보상을 2배로 올려주는 대신에, 그만큼 더 어려운 퀘스트를 지급하는 마법의 명령과도 같은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 [경기를 통해서 스틸에게 풀백으로써 인정을 받으세요.] -

- [성공 시 지급하려던 보상의 2배의 보상을 드립니다.] -


나는 입맛을 다셨다. 지금 내게 어떤 보상이 지급되려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보상 가지고는 장난치지 않는 퀘스트창의 특성상, 분명히 난이도에 걸맞은 엄청난 보상을 준비해 뒀을 터, 나는 곧바로 입꼬리를 올리며 퀘스트를 받아들였다. 


“그래. 내가 증명해 줄게. 증명하면 되잖아!”


나는 스틸의 어깨를 양손으로 붙잡으면서 말했다. 스틸은 흥미롭다는 듯이 웃음을 자아냈다.


“···어떻게?”

“그야, 당연히 며칠 후에 있을, 프리미어 리그 35라운드에서 제대로 증명해 줄게. 내 수비력이 어떤지에 대해서 말이야.”


나는 강하게 움켜쥔 주먹을 스틸에게 내밀었다. 어떻게든 다음 경기에서 내 실력을 증명해 내고자 하는 약속이었다.


“흠···.”


스틸은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는 눈빛으로 나를 주시했다. 과연 지금 내가 내 걸은 약속이 확실한 자신감에 나오는 건지, 아니면 단순한 오기에서 나오는지 확인하는 것 같았다. 


“오케이. 그러면 다음 경기에서 증명해 봐. 지금까지 소화하던 그 윙어 같은 움직임이 아닌, 측면 수비수 레프트백의 걸맞은 움직임을 말이야!”


스틸은 내가 내건 주먹에 주먹을 맞댔다. 나는 이런 반응을 기다렸다는 듯이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었다. 정말 자신이 있다는 것처럼, 지금 이 기세는 단순한 오기가 아니라는 듯이. 


왜냐하면 내게는 이게 있으니까!


속으로 나는 사악하게 실실 웃으면서 눈앞에 퀘스트창을 꺼냈다.


- [아이탬: 계승권을 사용하겠습니까? Y/N] -


총 2가지의 선택지가 눈앞에 나타났고, 나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Y 버튼에 손가락을 올렸다. 


작가의말

본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가 아닌 허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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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에필로그 24.08.31 49 0 3쪽
31 리버풀전 -3- 24.08.30 45 0 11쪽
30 리버풀전 -2- 24.08.29 44 0 13쪽
29 리버풀전 -1- 24.08.28 61 0 12쪽
» 스틸 -2- 24.08.27 61 0 12쪽
27 스틸 -1- 24.08.26 78 0 13쪽
26 첼시전 -5- 24.08.25 68 1 12쪽
25 첼시전 -4- 24.08.24 69 1 12쪽
24 첼시전 -3- 24.08.23 78 0 12쪽
23 첼시전 -2- 24.08.22 78 0 12쪽
22 첼시전 -1- 24.08.21 89 0 11쪽
21 초특급 성골유스 -3- 24.08.20 99 1 12쪽
20 초특급 성골유스 -2- 24.08.19 96 1 12쪽
19 초특급 성골유스 -1- 24.08.18 114 1 12쪽
18 데뷔전 -3- 24.08.17 101 0 11쪽
17 데뷔전 -2- 24.08.16 107 0 12쪽
16 데뷔전 -1- 24.08.15 121 1 12쪽
15 콜업 -3- 24.08.14 106 0 12쪽
14 콜업 -2- +1 24.08.13 123 0 12쪽
13 콜업 -1- 24.08.12 128 0 12쪽
12 청백전 -3- 24.08.11 125 0 13쪽
11 청백전 -2- 24.08.10 138 1 12쪽
10 청백전 -1- 24.08.09 183 1 12쪽
9 재계약 -3- 24.08.08 180 3 11쪽
8 재계약 -2- +1 24.08.07 192 3 12쪽
7 재계약 -1- 24.08.06 219 2 12쪽
6 인버티드 윙백 -3- 24.08.05 202 2 12쪽
5 인버티드 윙백 -2- 24.08.04 245 1 13쪽
4 인버티드 윙백 -1- 24.08.03 323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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