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골유스가 축구를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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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그로슈
작품등록일 :
2024.07.25 14:48
최근연재일 :
2024.08.3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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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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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전 -1-

DUMMY

*



“이번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의 빅매치 첼시와 토트넘의 빅매치가 바로 토트넘의 홈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진행됩니다.”


첼시와의 경기 당일, 캐스터와 해설은 중계 화면을 보면서 중개를 시작했다. 


“We are Tottenham, we are Tottenham!”


곧이어 토트넘의 홈구장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는 거대한 응원가 소리가 울려 퍼졌다. 


토트넘 홈 응원석 앉은 사람들은 대부분 새하얀 토트넘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고, 그들의 목소리에는 평소보다 몇 배는 더 격양되어 있었다.


그도 그럴 게, 오늘 경기의 상대는 토트넘의 최대 라이벌 중 하나인 첼시였으니까. 


“짝짝짝짝, We hate Tottenham, chelsea!”


전광판에 터널 속에서 대기하는 선수들이 나오자. 원정 응원석에서 파란 유니폼을 입은 첼시 팬들은 크게 박수를 치면서 응원가를 불렀다. 


토트넘 홈팬들은 불편하다는 듯이 표정을 꾸겼다. 토트넘을 욕하는 응원가를 가장 먼저 부르는 첼시 팬들이 아니꼽다는 것처럼. 


전광판에서는 원정팀 첼시의 라인업과 홈팀 토트넘의 라인업이 공지되었고, 곧이어 양 팀의 선수들이 터널 속에서 걸어 나왔다. 


“super Tottenham, from the Lane!”

“Blue is the colour, football is the game!”


홈팬 토트넘의 팬들과 원정팀 첼시의 팬들은 목청이 찢어질 정도로 크게 자기 팀 응원가를 불렀다. 선수들이 터널 밖으로 나오는 것에는 하나의 관심도 없는 것 같았다. 지금 이들의 관심사는 어느 팀의 응원가가 더 크냐 밖에 없는 것 같았다. 


“후··· 역시 라이벌 더비란. 빡세네.”


새파란 유니폼을 입은 파에즈는 양손을 비비면서 긴장을 풀었다.


“그만큼 라이벌 더비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법이다. 파에즈.”


오른팔에 주장 완장을 차고 있던 첼시의 라이트백, 리스 제임스가 걸걸한 목소리로 말했다. 


리스 제임스도 파에즈와 마찬가지로 손으로 다리를 찰싹 소리가 날 정도로 때리면서 긴장을 풀었다. 약 5년 동안 첼시의 주장을 역임해 온, 그도 이런 라이벌 더비전은 긴장된다는 반응이었다. 


 “그렇다면, 상대 팀인 토트넘도 100퍼센트의 풀 전력으로 나오겠네요?”

“아마도 그럴 거다 파에즈. 라이벌전에서 패배해서 좋을 건 없으니까.”


리스 제임스는 자기 옆에 있는 파에즈의 등을 툭툭, 두드려줬다. 그러고는 천천히 필드 위, 자신의 위치로 걸음을 옮기려고 했다. 파에즈의 말이 끝났더라면..


“근데 주장, 토트넘의 라인업은 대체 어떻게 되먹은 걸까요?”

“왜?”

“쟤네 라인업에 사실상 팀의 본체라고 볼 수 있는 태오가 벤치에 앉아 있어요!”


파에즈는 검지로 토트넘의 벤치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그리고 정말 파에즈가 손으로 가리킨 방향에는 형광색 조끼를 입고 벤치에 앉아 있는 태오가 있었다. 사실상 지금 토트넘의 주전 레프트백이라고 할 수 있는 태오가. 


“글쎄다. 나도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구나. 아무래도 잔부상과 같은 알 수 없는 사정이 있겠지.”


리스 제임스는 꺼림칙하다는 듯이 뒷머리를 긁고는, 자신의 포지션상 위치인 라이트백 자리로 뛰어갔다. 


파에즈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턱 밑을 손으로 부여잡으면서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토트넘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태오, 저 녀석을 벤치에 앉힌 거지?


파에즈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헛웃음을 지으면서 식은땀을 흘렸다. 벤치에 있는 태오는 아무 이상이 없다는 듯이 후보 선수들과 신나게 수다를 떨고 있었으니까. 


*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것인가. 사실상 최근 경기에서 가장 폼이 좋은 태오를 벤치에 앉혀두다니. 


토트넘의 팬들은 모두 크게 의아했다. 혹은 선발 라인업을 짰을 포스테코글루에게 노망이 났다고 하기도 할 정도였다. 


그 정도로 태오가 없는 선발 라인업은 이해가 되지 않는 지금, 우리는 그 이유를 알아보려고 한다. 주전 레프트백인 태오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


“이거, 조졌군.”


5시간 전 토트넘의 훈련장, 한창 마무리 훈련을 진행하던 포스테코글루는 급격하게 볼팬을 꺼내서 선발 명단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후우 감독님, 저 아직 괜찮습니다. 다시 한번 해 보이겠습니다.”


바닥에 엎어져 있던 나는 손을 드높게 들면서 말했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는 단호하게 고개를 내저었다. 


“지금, 제대로 뛰지도 못하는 자네가 무슨 선발인가. 그냥 오늘은 벤치에서 시작하도록 하게.”


포스테코글루는 검은 볼팬으로 쓱쓱 그으며 주전 레프트백으로 선발시키려던 태오(Theo)의 이름을 지웠다. 그러고는 빈자리에 랭크셔(Lankshear)라는 이름을 적었다. 


“랭크셔, 오늘은 자네가 주전 레프트백을 봐주도록 하게.”


포스테코글루는 긴박한 듯이 굵은 땀방울을 흘리면서 말했다. 


“아, 네. 감사합니다.”


랭크셔는 허리를 90도로 공손하게 숙이면서 대답했다. 흡사 갑자기 이게 웬 떡이라고 말하는 것 같은 목소리였다. 


“젠장.”


한편, 나는 땅을 치면서 분함을 행동으로 표출해 냈다. 주전 자리를 뺏긴 것에 대해서 서러움이라도 있다는 것처럼. 


“태오 아쉽지만, 오늘 자네를 선발 출전하는 건, 여러모로 위험한 선택일 것 같네.”

“···넵.”


나는 아쉽다는 듯이 눈가에 눈물을 글썽였다. 훈련 세션을 소화하던 도중, 잔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라이벌 더비전인 첼시 전에 선발로 출전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를 어찌한담···.”


포스테코글루는 크게 아쉬워했다. 첼시와의 경기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태오가 거의 필연적으로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포스테코글루가 혀를 끌끌 차면서 내게서 고개를 돌리며 걸음을 옮겼다. 아무래도 예상치 못한 부상이라는 변수에, 코치들과 회의를 하러 가는 것 같았다. 


휴, 드디어 갔군.


포스테코글루의 묵직한 풍채가 사라지자. 나는 크게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연스럽게 무릎의 관절을 접었다가 피면서 나는 라커 룸으로 걸음을 옮겼다. 마치 다리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처럼. 


다리는 매우 가벼웠다. 신경을 통해서 그 어떤 고통도 통증도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선수들이 있는 곳, 바로 앞에서 나는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아픈 듯이 걸음을 옮기며 연기했다.


이놈의 퀘스트 창 때문에 말이다!


- [퀘스트 - 난세의 영웅 (1): 어떻게든 이번 첼시전과의 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하도록 하세요.] -


나는 미적지근한 눈빛으로 퀘스트창을 쳐다봤다.


분명히 지금 내가 첼시전에 선발 출전하면 멀티 골을 기록하고, 승리할 수 있을 게 틀림없는데. 어째서 벤치에서 시작하라는지.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내가 선발로 출전했더라면 이렇게까지 대참사는 나지 않았을 거란 말이지?”


나는 팔짱을 낀 채로 눈썹을 찌푸렸다. 내 옆에 있는 후보 선수들도, 감독인 포스테코글루도 마찬가지였다. 


“우우우우우우우우우!”

“You can keep you Postecoglou!”


곧이어 토트넘의 홈팬들은 크게 야유를 퍼부어댔다. 심지어 몇몇 극성 훌리건들은 감독인 포스테코글루를 욕하기도 했다.


전광판에는 3-0이라는 감독으로서는 고개조차 들 수 없는 처참한 스코어가 적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Stupid Postecoglou! appoint to Theo!”

(멍청한 포스테코글루! 빨리 태오를 기용해!)


포스테코글루를 향한 욕설은 계속해서 늘어났다. 3:0이라는 이 스코어는 바로 토트넘의 왼쪽 측면이 너무나도 쉽게 뚫렸기 때문이었다. 


“ You stay out of sight! an adopted son Lankshear!”

(당장 꺼져! 양아들 랭크셔!)


그리고 해당 포지션에서 땜빵으로 뛰고 있던 레프트백인 랭크셔에게도 온갖 욕설과 야유가 쏟아졌다. 랭크셔는 이런 일은 처음이라는 듯이 크게 위축되어 있었다.


삑, 삐빅!


곧이어 충격적이었던 전반전은 끝나게 되었다.


원정팀 첼시 선수들은 그 누구보다 밝게 웃고, 환호성을 지르면서 라커 룸으로 들어갔다. 


그에 반대로 홈팀 토트넘 선수들은 팬들의 야유를 받으면서 라커 룸으로 들어갔다. 


지금 이곳이 홈이라는 게, 믿기지가 않을 정도로 거대한 야유가 토트넘 선수들을 향해서 쏟아졌다.


“지금, 이게 뭐 하는 거야. 내가 이런 언제부터 이런 축구를 하자고 했지? 제발 스코어에 위축되지 말고 더 격하게 움직이면서 압박하란 말이야!”


포스테코글루는 평소보다 몇 배는 더 큰 목소리로 소리를 내 질렀다. 바닥에 물병을 내던지기도 하고, 의자를 걷어차기도 했다. 


다 소용없는 짓인데도 말이야.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라커 룸의 분위기를 살폈다. 라커 룸의 분위기는 빙하기를 연상시킬 정도로 차갑게 얼어있었다. 


포스테코글루가 목청이 찢어지랴 떠들어냈음에도 분위기 같은 건, 쥐뿔도 달라지지 않았다. 


전술에 손을 대고, 지금 당장 경기장을 바꿔도, 심지어는 선수를 교체하더라도 달라질 것은 크게 없어 보였다. 


왜냐하면 지금 이들의 사기는 바닥을 치다 못해. 아예 싸워나갈 생각이 없는 것처럼만 보였으니까. 


선수들은 죄다 고개를 바닥으로 숙이고 있었다. 마치 고인을 추모하는 것처럼, 묵념하는 것처럼도 보였다. 


흡사 초상집을 연상시킬 정도로 라커 룸의 분위기는 처참하기 짝이 없었다. 


“자, 아직 45분이나 남았으니까. 한번 가보자고!”

“···.”

“가보자고 새끼들아!”


포스테코글루는 거세게 팔을 위로 내휘둘렀다. 이에 선수들은 박수를 치면서 라커 룸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달라질 것은 크게 없어 보였다. 여전히 선수들의 얼굴은 시무룩해져 있었으니까. 


나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라커 룸 밖으로 나가는 선수들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지금 내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도 1군 선수들과 별다를 게 없었다. 이대로 질 게 뻔해 보였다. 하지만 그때, 포스테코글루가 나를 불렀다. 


“태오!”

“네···. 네?”


포스테코글루가 내 어깨를 붙잡자, 내 온몸에는 닭살이 솟구쳐 올랐다. 


“태오, 혹시 이 스코어를 뒤집을 수 있겠나?”

“네? 이 경기를 뒤집어 보라고요?”


나는 불가능하다는 듯이 고개를 좌우로 가로저었다. 뒤집히다 못해서 아예 압도된 이 경기를 뒤집을 거라는 생각은 그 어디에서도 들지 않아서였다. 


“아, 역시나 어려운 건가. 그럼, 알겠네.”


내 대답을 들은 포스테코글루는 나를 외면하고 먼저 경기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나도 당연히 그를 따라서 경기장 밖으로 나갔고, 경기장에 있던 토트넘의 홈팬들은 우리를 향해서 거센 야유를 퍼부었다.


“우우우우우우우!”

“You can keep you Postecoglou!”

“Stupid Postecoglou! appoint to Theo!”


토트넘의 서포터들은 치켜든 엄지를 거꾸로 뒤집으면서 포스테코글루에게 야유를 퍼부었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팔짱을 낀 채로 발만 동동 구르는 것밖에 없었다. 


작가의말

본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가 아닌 허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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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리버풀전 -2- 24.08.29 44 0 13쪽
29 리버풀전 -1- 24.08.28 61 0 12쪽
28 스틸 -2- 24.08.27 60 0 12쪽
27 스틸 -1- 24.08.26 78 0 13쪽
26 첼시전 -5- 24.08.25 67 1 12쪽
25 첼시전 -4- 24.08.24 69 1 12쪽
24 첼시전 -3- 24.08.23 78 0 12쪽
23 첼시전 -2- 24.08.22 78 0 12쪽
» 첼시전 -1- 24.08.21 89 0 11쪽
21 초특급 성골유스 -3- 24.08.20 99 1 12쪽
20 초특급 성골유스 -2- 24.08.19 96 1 12쪽
19 초특급 성골유스 -1- 24.08.18 114 1 12쪽
18 데뷔전 -3- 24.08.17 100 0 11쪽
17 데뷔전 -2- 24.08.16 107 0 12쪽
16 데뷔전 -1- 24.08.15 120 1 12쪽
15 콜업 -3- 24.08.14 105 0 12쪽
14 콜업 -2- +1 24.08.13 122 0 12쪽
13 콜업 -1- 24.08.12 128 0 12쪽
12 청백전 -3- 24.08.11 125 0 13쪽
11 청백전 -2- 24.08.10 138 1 12쪽
10 청백전 -1- 24.08.09 183 1 12쪽
9 재계약 -3- 24.08.08 180 3 11쪽
8 재계약 -2- +1 24.08.07 192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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