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골유스가 축구를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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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그로슈
작품등록일 :
2024.07.25 14:48
최근연재일 :
2024.08.3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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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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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재계약 -2-

DUMMY

*



우웅.. 우우웅..


거하게 흔들리는 어느 승용차 안이었다. 나는 맨 뒤좌석에 앉아 있었다. 그것도 제법 다소곳하게 무릎 위에다가 두 손을 올린 채로.


“아들, 긴장했어?”


운전대를 잡고 있던 아버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담배를 입에 물고 있어서일까? 아버지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욱 걸걸하셨다. 


“기, 긴장할 수밖에 없죠. 팀을 옮긴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니까요.”

“하긴, 그렇긴 하지. 아스날에서 첼시면 몰라도. 토트넘에서 첼시로 이적하는 건, 제법 시끄러울만하니까.”


아버지는 백미러로 내 옆자리에 앉아 있는 어머니를 그윽하게 쳐다봤다.

어머니는 삐지기라도 한 것처럼 팔짱을 끼고 입술을 삐죽 내밀고 있었다. 


“데이브, 운전이나 똑바로 해!”

“어이쿠, 알겠습니다. 제니퍼 공주님.”


어머니가 성질이 제법 난 목소리로 말하자. 아버지는 곧바로 꼬리를 숙이면서 운전의 집중을 기울였다.


“어, 엄마 화 좀 풀어요. 그냥 첼시 유소년 시설이랑 훈련장 상태, 이런 것만 보러 가는 거예요.”


나는 제법 삐져있던 엄마를 달랬다.

토트넘 유소년팀에서 다른 유소년팀으로 이적이라니 어머니께서는 말도 안 되는 배신감을 느낄 게 확실했다.


어머니는 어렸을 적부터 나를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 데려가서, 새하얀 토트넘 유니폼을 입히고 토트넘을 응원하는 열성적인 서포터로 키웠기 때문이었다. 


“정말, 애 말이 맞나요. 올리버?”

“아, 네. 맞습니다. 오늘 견학으로 확인할 건, 유소년 시설이랑 훈련장 상태, 그리고 계약 조건밖에 없습니다.”

“계약 조건? 그건 무슨 말이니. 태오?”


조수석에 앉아 있던 에이전트의 말을 듣자. 어머니의 살벌한 눈빛은 나를 향하였다. 


“그게 말이에요···.”


나는 어머니의 살벌한 눈빛에 말끝을 흐렸다. 아니, 어쩌면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어머니라고 부르지 않는 게 맞을지도 모른다. 지금 저 눈빛은 엄마 제니퍼의 눈빛이 아니라 40년간 토트넘을 응원해 온 열성적인 서포터 제니퍼의 눈빛이 틀림없었으니까.


에이전트 형.. 도와줘!


나는 긴 다리로 조수석을 몇 차례 걷어찼다.

에이전트에게 하루가 급하니 재빨리 도와달라고 보내는 SOS 신호나 다를 게 없었다. 

그리고 눈치가 빠른 에이전트 형은 이에 반응했다.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 저희는 첼시로 이적을 염두에 두려고 첼시 훈련장으로 가는 게 아니라. 첼시를 이용해서 토트넘에서 더 좋은 계약을 받기 위해서 지금 첼시 훈련장으로 향하는 거니까요.”

“끄응···. 정말이니?”


에이전트의 설명을 들은 후, 어머니는 한껏 껴놨던 팔짱을 풀면서 내게 물었다. 


“네, 맞아요. 엄마, 제가 어렸을 때부터 말했잖아요. 제 심장은 새하얗다고.”

“흠···.”

“정말이에요. 하늘에 대고 맹세해요. 저는 토트넘에서 좋은 계약을 받고 뛰기 위해서 첼시의 훈련장을 가는 거지. 첼시로 이적하려고 첼시 훈련장을 찾아가는 게 아니에요!”

“그래. 알겠다.”


엄마는 삐쭉 나온 입을 도로 넣으면서 얼굴빛을 밝혔다. 다행히 어머니의 분노는 천천히 사그라져 들은 것 같았다. 나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가 있었다. 


“자, 도착했다. 태오. 내리도록 하거라.”


아버지는 삐딱하게 차를 주차하면서 내게 내리라고 했다.

나는 천천히 차에서 내리곤 첼시의 훈련장 코밤으로 걸음을 옮겼다. 


첼시의 훈련장은 아름답고 세련되어 있었다. 첼시라는 팀에게 맞게끔 파란색으로 디자인되어 있었다.


“우와..”


첼시의 훈련장에 발을 들이자 나는 입을 떡하니 벌리며 크게 감탄했다.

토트넘 훈련장과는 확연히 비교되는 거대한 운동장이 눈앞에 반겼다. 잔디에서 벌레가 나오거나, 운동장의 우레탄 트랙이 파여 있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심지어는 골대에는 그 어떤 녹도 슬어 있지 않았다. 


“여기가 첼시의 운동장입니다. 선수들은 주로 저기에서 훈련을 이어 나갑니다. 저희 첼시는 선수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에 저희는 운동장 시설 관리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여성 가이드는 허리를 숙여 잔디를 어루만지면서 설명했다. 나도 그녀를 따라서 잔디를 어루만져봤다. 

잔디의 길이는 자른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처럼 일정했었다.

잔디의 길이나 크기나 품종이 불규칙한 토트넘 운동장의 잔디와는 확연히 차이가 있었다. 


“자, 그러면 이제 훈련장으로 안내를 해드리겠습니다.”


가이드는 거대한 체육관 건물을 손으로 가리키며 우리를 훈련장으로 안내했다. 나는 다시금 크게 감탄했다.

아파트 5층 정도는 되어 보이는 높이의 체육관 건물, 최첨단 웨이트 트래이닝 장비들, 토트넘보다 몇 배는 청결하고 거대한 크기의 샤워장, 그리고 빵빵하게 틀어주는 에어컨까지. 

내가 여태껏 봐온 훈련 시설 중, 가장 세련되고 트랜디한 훈련장이었다.


“태오, 정말로 이적할 생각 있니?”


훈련장 시설의 넋을 잃은 어머니는 내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머니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져 있었다. 

마치 자기 아들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라이벌 팀으로의 이적도 인정해 준다는 눈치였다. 


“아들, 첼시로 이적하는 게 어때?”


아버지도 내 귀에 대고 조심스럽게 속삭였다. 아버지의 마음은 이미 완전히 토트넘에서 첼시로 돌아선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좋은 시설에서 훈련한다면, 리그 우승은 무슨,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이뤄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이적에 대한 마음을 접었다.

이적하는 순간, 저 퀘스트창에 의하여 다시 몇 달 전으로 회귀하게 될 테니까.


“자, 훈련장은 이 정도 보고 이제 사무실로 이동하도록 하겠습니다.”


가이드의 안내를 따라서 우리들은 사무실로 향했다.


“저희가 아드님에게 내걸 계약은 이 정도입니다.”


이반 파울러라는 포르투갈 국적의 첼시 유소년 감독은 내게 하얀 계약서를 내밀었다. 

에이전트 형은 마침내 자신의 시간이 되었다는 듯이 계약서를 집어 들었다.

그러고는 한 장씩 천천히 넘기면서 계약 내용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허억.. 그 파울러 감독님. 이 부분에 오타가 있는 것 같습니다만?”


계약서를 잘 읽던 에이전트는 계약서 마지막 페이지에 적힌 숫자를 손으로 가리켰다. 에이전트의 손가락은 786이라는 세 자리 숫자를 가리키고 있었다. 


“아, 그건 오타가 아닙니다.”

“네. 네?”


에이전트는 크게 화들짝 놀란 반응을 보였다. 곧바로 에이전트는 자신의 우측에 있던 아버지의 귓가에 대고 속삭여 댔는데. 놀람은 전염병이라도 되는 것처럼 아버지의 얼굴에도 번졌었다.


“데이브, 왜 그래. 대체 뭐길래 그런 반응을 보이는 거야?”

“제, 제니퍼. 나는 태오가 우리 둘의 아들이라는 게 참 자랑스러워졌어.”

“뭐? 갑자기 그게 웬 뚱딴지같은 소리인데.”


어머니는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고, 곧이어 에이전트는 계약서의 마지막 페이지를 어머니에게 보여줬는데. 

이를 본 어머니는 황금알을 넣는 거위 쳐다보듯이 쳐다봤다. 나는 직감했다. 


아, 보통 액수가 아니로구나?


나는 직감한 채로 계약서를 확인했다. 계약서에는 786파운드(한화 약 140만 원)을 주급으로 내건 계약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얘네는 뭐, 돈이 썩어나기라도 하는 건가?


나는 두 손으로 손깍지를 끼고 대답을 기다리는 파울러 감독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파울러 감독은 정말 나를 원하는 것 같았다. 아니, 어쩌면 내가 첼시에서 뛰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태오라고 했나?”

“네.”

“그, 혹시 우리 팀의 훈련 세션을 소화해 보지 않을래? 지금부터는 어른들의 이야기가 진행될 것 같아서 말이야.”

“뭐···. 네, 좋죠.”


일부러 나는 다소 애매하게 답했다. 너무 싸게 보였다가는 마구자비아로 대할 가능성도 전무했으니까. 


그렇게 나는 에이전트에게 계약을 맡긴 채로 사무실을 나섰다. 이전에 안내해 줬던 흑인 가이드 누나가 나를 훈련장으로 안내해 줬다. 


나는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흑인, 백인, 동양인 등등, 유소년 아이들의 인종은 다 제각각이었다.

토트넘에서 본 유소년들과는 다르게 주변에는 훗날 거물이 될 아이들이 제법 많이 있었다. 


저런 거물들을 열댓 명이나 모아두다니. 첼시.. 이 팀은 대체 뭐 하는 곳일까?


나는 크게 감탄했다. 기껏해야 재능 있는 유망주는 나와 무어밖에 없었는데.

여기에는 그런 녀석들이 재능들이 차고 넘쳤으니 확실히 경쟁으로 분투할 게 확실했다. 

그리고 그 많은 경쟁자 중에서 가장 견제되는 녀석은 바로, 저 켄드리 파에스라는 녀석이었다.


“그러니까 너도 여기에서 이 부분만 조금 더 다듬으면 분명히 1군 스쿼드에 입성할 수 있을 거야.”

“너는 거기에서 계속 습관처럼 나오는 그 동작을 한번 수정해 봐.”

“너 같은 경우에는······.”


파에즈는 자신에게 모여든 아이들의 문제점을 하나씩 차례차례 지적해 줬다. 

자신의 경쟁 상대인 아이들에게 마찬가지였다. 왜냐하면 파에즈라는 아이가 지닌 재능은

이곳에 있는 아이들과는 차원이 달랐으니까.


켄드리 파에즈. 

177cm라는 다른 유소년들에 비하면 비교적 아담한 체형을 갖췄었다.

황갈색의 피부색을 가지고 있었으며. 깔끔한 스포츠 헤어를 한 이 소년의 나이는 20살이었다.

이제 막 꽃다운 청춘의 나이에 접어드는 소년이었는데.

이 소년은 벌써 축구계의 한 획을 그은 역대급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고작 16살에 데뷔해서 프로와 에콰도르 성인 국가대표팀에 데뷔했었다. 

그리고 2년 후인 18살에 에콰도르 프로리그를 제패한 후.

2025년 여름에 첼시 성인팀에 합류해서 팀의 중추로 거듭나기까지 했다.


그냥 미친 재능이지..


나는 파에즈를 뚫어져라 주시했다. 저놈은 보통 녀석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껏 수많은 회귀를 거친 나였지만, 저 녀석이 망하는 미래는 단 한 순간도 본 적이 없었다.

대부분 리그 배스트에 들어간, 못해도 발롱도르를 2개는 들었었다. 

그 정도로 파에즈가 가진 능력은 보통이 아니었다. 


그리고 저 녀석의 능력이라면 아직 불완전한 내 인버티드 윙백 포지션을 완성해 줄 수 있을지도 몰라.


나는 침을 꼴깍 삼키면서 천천히 파에즈에게 다가갔다. 

파에즈의 포지션은 왼쪽 윙어, 공격형 미드필더, 그리고 중앙 미드필더까지.

어느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의 주 포지션이 3개라고 할 정도로 녀석은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었다.


“파에즈 혹시 나도 조금 도와줄 수 있을까?”


첼시 코치들이 짜 놓은 훈련 세션을 소화하던 도중, 나는 녀석에게 다가가서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무어처럼 제법 재능을 가진 녀석에게도 떨지 않았던 나였지만, 이 녀석에게만큼은 나는 떨 수밖에 없었다.

녀석은 스타의 스타, 그 수많은 재능 사이에서도 눈에 띄는 희대의 재능을 지닌 녀석이었으니까. 


“음, 네가 이번에 첼시로 합류할 애구나. 이름이 뭐야?”

“태, 태오 앤더슨. 편하게 태오라고 불러.”

“오케이. 태오, 그러면 실력 한번 봐볼까?”

“좋지.”


나는 파에즈가 내밀은 손으르 맞잡으면서 악수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켄드리와 같은 조를 이루면서 훈련 세션을 이어 나갔다. 

인버티드 윙백, 그러니까 측면에서 중앙으로 접어들어 오는 움직임을 알았으니,

이젠 중원에 가담하는 움직임을 몸에 익힐 시간이었다. 


작가의말

본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가 아닌 허구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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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61 LeenR
    작성일
    24.08.13 17:28
    No. 1

    옮기더라도 언제까지 토트넘으로 다시돌아가시오 를 띄우던지. 좋지않은상황에서도 무조건참고 퀘스트를해야하는건 너무.....저건 주인공을위한게아니라 시스템이 유희하는걸로밖엔...불쌍한 주인공 ㅠ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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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스틸 -2- 24.08.27 61 0 12쪽
27 스틸 -1- 24.08.26 78 0 13쪽
26 첼시전 -5- 24.08.25 68 1 12쪽
25 첼시전 -4- 24.08.24 7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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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첼시전 -2- 24.08.22 78 0 12쪽
22 첼시전 -1- 24.08.21 8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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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초특급 성골유스 -2- 24.08.19 9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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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재계약 -3- 24.08.08 180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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