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골유스가 축구를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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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그로슈
작품등록일 :
2024.07.25 14:48
최근연재일 :
2024.08.3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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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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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첼시전 -2-

DUMMY

*



“He's one of our own! Reece James!”


후반전이 시작된 지 20분 정도 흘렀을까. 토트넘의 홈구장에서는 첼시 팬들의 거센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동시에 오른쪽 어깨에 주장 완장을 찬 첼시 선수는 코너킥 플래그 쪽으로 달려가 거칠게 세레머니를 하고 있었다. 


“이런.. 망할.”


내 앞에 서 있던 포스테코글루는 사각턱이라도 될 생각이었는지, 껌을 마구잡이로 씹어 댔다. 경기장 위에 있는 토트넘 선수들은 죄다 골치 아프다는 듯이 머리를 부여잡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게, 하다 하다 이제는 첼시의 수비수인 녀석한테까지. 실점하게 되었으니. 나로서는 답답하기만 할 뿐이었다. 


스코어는 이로써 4:0, 이게 야구도 아니고 대체 이렇게 완전히 넘어간 경기를 어떻게 이기라고!


덩달아 벤치에 앉아 있던 나도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여전히 눈앞에서는 클리어하기 까다로워 보이는 퀘스트창이 일렁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퀘스트 - 난세의 영웅 (1): 어떻게든 이번 첼시전과의 경기에서 동점을 만들어 내도록 하세요.] -


4점 차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만들어라. 과연 이게 가능하기는 한 걸까?


나는 경기장 위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관찰했다. 경기장 위에 있는 첼시 선수들은 평소보다 몇 배는 더 열정적으로 뛰었고, 토트넘의 선수들은 이미 패배를 직감한 것처럼 건성으로 뛰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도저히 이 경기를 뒤집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설령, 첼시 쪽에서 퇴장자가 나온다고 해도.


삐삑!


경기가 한창 진행되던 후반 25분쯤, 갑자기 심판은 거세게 휘슬을 불면서 한 선수들이 제법 북적이는 곳으로 달려갔다. 


사실상 경기를 보길 포기하고, 가만히 멍을 때리며 벙쩌 있던 나는 눈을 번뜩 떴다. 파란 유니폼을 입은 첼시 선수들과 하얀 유니폼을 입은 토트넘 선수들이 충돌하고 있는 게, 제법 심각한 일이 벌어진 것으로 보였으니까. 


“야, 이게 갑자기 무슨 일이냐?”


나는 벤치에 앉아 있던 후보 선수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러자 후보 선수는 손가락으로 첼시의 주장 리스 제임스를 가리켰다. 


“제임스가 역습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조금 거친 태클을 날렸어.”

“정말? 얼마나 거세게?”


나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그러자 후보 선수는 바닥에 엎어져서 바닥을 뒹굴고 있는 선수를 손으로 가리켰다. 


“지금, 바닥에 넘어져 있는 애 보이지?”

“어. 저건···. 레프트윙으로 출장한 존슨이잖아?”

“그래, 존슨. 존슨이 역습하려고 공 몰고 올라가던 도중에, 갑자기 거친 태클이 들어갔어.”

“어디로?”

“무릎으로.”


후보 선수는 바닥을 뒹굴고 있는 존슨의 무릎을 손으로 가리켰다. 존슨의 새하얀 양말에는 푸른 잔디가 번진 자국과 날카로운 축구화 밑창이 닿은 흔적이 가득했다. 


“오우, 아프겠다. 백태클로 들어간 거야?”

“어. 자칫하면 선수 생명을 끝낼 수도 있는 위험한 태클이었어.”

“그, 그 말은···.”

“아마도. 레드카드가 나올 거야.”


후보 선수는 자연스럽게 손으로 노란 옷을 입은 주심을 가리켰다. 곧이어 주심은 거센 태클을 넣은 리스 제임스에게 뻘건 레드카드를 치켜들었다. 


“챗.”


리스 제임스는 오른팔에 차고 있던 주장 완장을 부주장인 칠웰에게 넘겨주며 천천히 경기장 터널로 걸음을 옮겼다. 


“우우우우우우우.”

“우리 존슨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토트넘 팬들은 그런 제임스의 거친 플레이에 야유를 퍼부으며 그를 야유했다. 혹은 여전히 제대로 일어서지 못하는 존슨의 이름을 연호했다.


존슨은 이에 화답하듯이 엄지를 치켜들면서 괜찮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존슨의 몸을 보고 있던 팀 닥터는 단호하게 말했다. 


“감독님, 이거 아무래도 교체해야겠는데요?”


팀 닥터는 교체를 지시하라는 듯이 손가락을 돌리는 제스처를 했다. 포스테코글루는 머리를 강하게 부여잡았다. 지금 존슨을 대체할 오른발잡이 윙어가 벤치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랭크셔!”


포스테코글루는 왼쪽 풀백에서 뛰고 있던 랭크셔를 불렀다. 그러고는 둘이 요란하게 대화를 나눠댔다.


“그러니까, 저보고 레프트 윙에 들어가라고요?”

“그래.”


포스테코글루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존슨의 공백을 메꿀 수 있는 레프트 윙은 랭크셔밖에 없었으니까. 


“네, 알겠습니다. 근데 그러면 레프트 자리에는 누굴 넣게요?”

“··· 그야, 당연히 저 녀석을 기용해야지. 태오!”


포스테코글루는 천둥같이 웅장한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그러자 나는 그 자리에서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넵!”

“한 가지만 묻겠다. 지금이라면, 경기를 뒤집어낼 수 있겠냐?”


포스테코글루는 강렬한 눈빛으로 나를 째려봤다. 그 순간, 나는 크게 움찔거리며 고민하기 시작했다. 


일단, 지금 첼시의 주장인 제임스가 퇴장당하면서 분위기는 우리에게 완전히 넘어왔어. 하지만 4:0이라는 스코어의 간극은 너무나도 크다. 과연 가능할까?


나는 말라가는 입술을 침으로 적시며 진지하게 고민했다. 저 4점 차라는 스코어를 과연 나 한 명의 출전으로 뒤집어 낼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어서였다. 그러나 그때, 내 옆에 앉아 있던 후보 선수가 입을 열었다.


“태오, 너라면 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저, 정말?”

“그래. 상대가 첼시면 뭐, 어때. 그냥 평소에 하던 것처럼 멀티 골 넣고 어시스트만 3개 정도 올려주면 되는 거잖아.”


후보 선수는 축구가 별거 아니라는 듯이 아주 손쉽게 말했다. 나는 어색함에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게 과연 가능할까?


여전히 나는 꽤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아무리 첼시가 수적 열세에 놓였더라도 나 혼자서 4점이라는 스코어를 완전히 뒤집어 낼 수 있을까.


그렇게 의문만 점점 커지는 가운데, 포스테코글루는 다시 입을 열었다.


“이봐 태오!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자리에 앉거라. 나는 마음가짐도 제대로 되지 않은 선수를 기용할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까.”


포스테코글루는 나를 외면하듯이 등을 돌렸다. 그 순간, 내 머릿속의 의문은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지금, 그에게 외면당한다면 다시는 경기에 출전 못 할 게 확실했기 때문이었다.


“감독님. 저, 함 해보겠습니다!”


나는 유니폼 위에 입고 있던 조끼를 바닥에 벗어 던지며 크게 말했다. 그러자 포스테코글루는 미소를 지었다.


“좋다. 이래야 내가 알던 태오지. 어서 경기장 밖으로 나가서 네 경기력을 증명해 보이거라!”

“네, 감독님!”


나는 곧바로 내 이름이 마킹된 하얀 유니폼을 입은 채로 다시 경기장에 나섰다. 


“선수 교체, 브래넌 존슨 out, 태오 앤더슨 in.”


나는 팀 닥터에게 부축 당해서 교체 아웃되는 존슨과 하이 파이브를 하면서 경기장 위에 발을 들였다. 


“훠어어우!”

“드디어 우리 팀, 본체가 나서는구만!”

“포스테코글루 감독님, 이걸 보셨던 겁니까?”


곧이어 토트넘 팬들의 거대한 환호 소리와 함께 다양한 말들이 오고 가기 시작했다.


이에 첼시 팬들은 크게 야유해 봤다. 어차피 스코어는 4:0,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하지만 속으로 나는 자신감 있게 화답해 봤다.


과연 어려울까?


나는 경기장에 들어가자마자. 측면에서 중앙으로 접어드는 인버티드 윙백의 움직임을 보였다.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고 있던 사르는 곧바로 내게 패스를 내줬고, 나는 현재 텅텅 비어 있는 왼쪽 측면으로 롱패스를 뿌렸다. 


“나이스 태오!”


측면에서 공을 잡은 오른쪽 윙어, 클루셉스키는 주장 완장을 찬 풀백, 칠웰을 눈앞에 두고 드리블을 치기 시작했다. 


클루셉스키는 금방이라도 칠웰을 뚫고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할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때, 나는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를 가져갔다. 


“클루셉스키, 이쪽으로!”


나는 왼팔을 거세게 흔들면서 페널티 박스 안에 발을 들였다. 이를 본, 클루셉스키는 곧바로 왼발로 크로스를 올렸다. 


크로스의 세기는 다소 애매했지만, 바깥에서 안으로 꺾여 들어가는 궤적은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그리고 나는 곧바로 공중으로 뛰어오르며, 클루셉스키가 띄워 올린 공에 발을 가져다 댔다. 


철렁!


곧이어 골 그물이 흔들리는 소리가 귓가를 들렸고, 나는 곧바로 주먹을 움켜쥐었다.


오케이, 일단 4:1.


그렇게 득점에 대한 행복을 만끽하기 위해서 세레머니를 할 듯도 해 보였다. 하지만 나는 세레머니를 하기는커녕, 곧바로 골대 안으로 들어간 공을 들고 다시 하프라인으로 돌아갔다. 


지금 시간은 후반 30분이었다. 그렇다면 대충 남은 시간은 대충 15분 정도, 그리고 그 안에 3골을 넣어야 하는 내 입장에서, 세레머니 같은 걸 할 시간은 어디에도 없었다. 


삐삑!


곧이어 손흥민의 킥오프와 함께 다시 경기는 재개되었다. 다시 공을 잡은 사르는 내게 반대 전환 패스를 하라는 듯이, 부드럽게 공을 내줬다. 


나는 고맙다는 듯이 곧바로 왼발로 날카로운 패스를 때리려고 왼발에 힘을 주고, 공을 때리려고 했다. 하지만, 왼발에 닿는 거라고는 허한 공기밖에 없었으니.


바로, 그 짧은 찰나에 순간에 첼시의 중원에서 뛰던 파에즈가 다리를 집어넣어 공을 강탈한 것이었다. 


“역습 대비!”


공을 빼앗긴걸, 다소 뒤늦게 깨달은 나는 허겁지겁 달렸다. 파에즈에게서 빼앗긴 공의 소유권을 되찾기 위해서였다. 


“커트!”


다행히 공은 샌터백 라인 사이에 들어가 있던 비수마가 가로 차는 데에 성공했다. 그리고 비수마는 재빠르게 공을 몰고 올라가더니, 다시 내게 공을 내어줬다. 


“야, 빨리 반대쪽으로 전환해 봐!”


비수마는 다소 굵은 목소리로 말했고, 나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왼쪽 측면으로 공을 반대 전환했다.


패스는 낮고 빠르게, 흡사 킬패스처럼 예리하게 들어갔고, 곧바로 레프트 윙에 있는 랭크셔에게 발밑으로 굴러가는 듯해 보였다. 


“카이세도 형, 저쪽으로 가는 패스 끊어줘!”


반대 전환 패스가 잘만 되려던 그때, 파에즈는 손가락으로 패스가 향하는 방향을 가리켰다. 그러자 오른쪽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서 있던 카이세도는 길게 다리를 뻗어서 패스를 걷어냈다.


“나이스 클리어링!”


파에즈는 같은 국적인 카이세도에게 다가와 하이 파이브를 했다. 한편, 나는 쓰디쓴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파에즈가 본격적으로 중원에 개입하게 되자. 내가 노리고만 있던 중원에서 할 수 있는 행위가 모두 파훼 된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태오, 여기!”


다시 내가 공을 잡자. 오른쪽 윙에 있던 클루셉스키는 손을 흔들면서 오른쪽 측면으로 침투를 가져갔다. 나는 곧바로 클루셉스키를 향해서 긴 로빙 패스를 찔러주려고 했다.


하지만, 곧바로 중원에 있던 파에즈가 나를 향해서 거세게 압박을 가져가니. 나는 로빙 패스는커녕, 그 어떤 패스도 뿌리지 못했다. 


“이봐, 태오. 네가 나를 넘을 수 있을 것 같냐?”


거세게 압박을 넣어서, 공을 바깥으로 내보낸 파에즈가 내게 말했다. 나는 골치가 아프다는 듯이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아무래도 파에즈의 중원 장악력은 내가 범접할 수 있는 영역에 도달해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래. 나는 너를 넘지 못해. 파에즈. 하지만 그래서 뭐, 어쩔 건데?”


나는 무슨 문제가 있냐는 듯이 양팔을 높게 벌렸다. 어금니가 없으면 잇몸으로, 라는 말이 있듯이 내게도 중원에서 밀렸을 때를 대비한 차선책이 있었으니까.


작가의말

본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가 아닌 허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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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리버풀전 -1- 24.08.28 61 0 12쪽
28 스틸 -2- 24.08.27 60 0 12쪽
27 스틸 -1- 24.08.26 78 0 13쪽
26 첼시전 -5- 24.08.25 67 1 12쪽
25 첼시전 -4- 24.08.24 69 1 12쪽
24 첼시전 -3- 24.08.23 78 0 12쪽
» 첼시전 -2- 24.08.22 78 0 12쪽
22 첼시전 -1- 24.08.21 88 0 11쪽
21 초특급 성골유스 -3- 24.08.20 99 1 12쪽
20 초특급 성골유스 -2- 24.08.19 9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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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데뷔전 -1- 24.08.15 12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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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청백전 -2- 24.08.10 138 1 12쪽
10 청백전 -1- 24.08.09 183 1 12쪽
9 재계약 -3- 24.08.08 180 3 11쪽
8 재계약 -2- +1 24.08.07 192 3 12쪽
7 재계약 -1- 24.08.06 21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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