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골유스가 축구를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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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그로슈
작품등록일 :
2024.07.25 14:48
최근연재일 :
2024.08.3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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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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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전 -1-

DUMMY

*


위잉!


오후 훈련이 시작되고 개인 훈련을 한창 진행하고 있을 때, 내 눈앞에는 갑자기 웬 상태창이 나타났다.


- [계승권을 사용하셨습니다.] -

- [어떤 선수의 능력을 계승 받고 싶습니까?] -


상태창은 내게 꽤 본격적으로 물었다. 나는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맞대면서 진지하게 고민했다. 


어떤 선수의 능력을 계승 받냐에 따라서, 앞으로 내가 성장할 방향이 확립될 거나 다를 게 없어서였다.


계승권. 

은퇴한 선수 중, 지정한 선수의 능력을 100퍼센트 계승해 주는 신비한 아이템이었다.


우리가 흔히들 아는 메시와 호날두부터 과거의 전설적인 스트라이커 중 한 명이었던 브라질의 호나우두까지. 


이 계승권이라는 아이템은, 이름 그대로 은퇴한 선수들의 능력을 그대로 계승 받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니 나는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내 포지션은 경기장의 측면을 수비하는 풀백이었다. 그렇다면 당연히 풀백의 능력을 그대로 계승 받아야 할 텐데. 


문제는 은퇴한 레전드 풀백 중에는 인버티드 윙백의 능력을 갖춘 풀백이 없다는 거지···.


나는 애꿎은 손톱만 물어뜯으면서 크게 고민했다. 과연 어떤 선수를 선택해야, 자신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지 쉽사리 확신할 수가 없었다.


그나마 비슷한 유형의 선수를 찾아야 한다.


나는 양손을 이마에 대고는 크게 고민했다. 동시에 머릿속으로는 은퇴한 풀백이란 풀백들은 죄다 떠올려봤다. 조금이라도 인버티드 윙백과 흡사한 성향을 가진 선수를 찾기 위해서. 


그리고 이런 오랜 고민 끝에 내가 떠올린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흠, 그래. 하비에르 사네티!”


나는 큰 목소리로 상태창의 물음에 답했다. 그러자 눈앞에 있는 상태창에는 ‘Javier Zanetti'라는 글자가 떠올랐다.


- [Javier Zanetti: 아르헨티나와 인터밀란의 전설적인 라이트백. 해당 선수가 맞습니까? Y/N] -


상태창이 다시 내게 되묻자 나는 손가락으로 Y 버튼을 눌렀다. 하비에르 사네티, 그라면 인버티드 윙백으로서 나를 더욱 성장시켜 줄 게 확실했으니까. 


하비에르 사네티 (Javier Zanetti)

그는 아르헨티나와 인터밀란의 전설적인 풀백으로. 데뷔한 19살부터 은퇴하게 되는 40살까지. 매 해마다 꾸준한 실력을 보여준 전설적인 풀백이었다. 


그게 어느 정도였냐면, 그가 한평생을 바쳐가면서 뛰었던 리그인 세리에 A에서 외국인으로서 출장과 관련된 기록은 죄다 갈아치웠을 정도였다. 


그 정도로 그의 업적은 굉장히 뛰어났었지만, 내가 계승권으로 그의 능력을 이어받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는데. 그건, 바로 다양한 포지션을 볼 수 있는 멀티성 때문이었다. 


라이트백, 레프트백, 수비형 미드필더, 중앙 미드필더까지. 


지금, 이 4개의 포지션은 사네티가 선수 시절에 뛰었던 포지션이었다. 그것도 단순한 땜빵 수준이 아니라, 해당 포지션에서 주전을 먹을 정도로 훌륭한 기량을 선보였던 포지션이었다. 


그러니 나는 능력을 계승 받고자 하는 선수로 사네티를 고를 수밖에 없었다.


은퇴한 풀백 중에서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고, 중앙까지 뛰어본 경험이 있는 그의 능력을 제대로 계승 받을 수만 있다면, 분명히 인버티드 윙백으로써 성장하는 데에 더 도움이 될 테니까. 


나는 인버티드 윙백 역할을 소화했을 사네티를 머릿속으로 상상했다. 하지만 얼마 안 가서 상상을 접었다. 이제 그 상상 속의 움직임은 내가 능력을 계승 받으면서 이뤄낼 수 있을 테니까.


- [퀘스트: 계승자가 추가되었습니다.] -

- [계승자: 수비 훈련 세션을 5세트 이상 소화하십시오.] -


눈앞에는 또다시 상태창이 나타났다. 나는 애달프다는 듯이 쓴웃음을 지었다. 역시나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라고, 능력을 계승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았다. 


나는 곧바로 편하게 리프팅 하던 공을 내려놓곤, 고깔과 같은 온갖 장애물을 주변에 깔고 훈련을 소화하기 시작했다. 


잠깐, 근데 계승권이라는 대체 언제 어디에서 굴러 나온 거냐고?


수비 훈련 세션을 3세트 정도 소화했을까? 땀으로 온몸이 흥건하게 젖자. 나는 푸른 잔디 위에 털썩 드러누웠다.


“흐음, 이걸 내가 언제 먹었더라?”


나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이번 생의 과거를 떠올려 봤다.


“아, 그래. 맞아. 첼시전이 끝난 이후, 그때 먹었지?”


나는 푸른 하늘을 쳐다보면서 며칠 전의 기억을 회상했다. 라커 룸에서 옷을 갈아입던 도중,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퀘스트창을 말이다. 


- [퀘스트를 클리어했습니다.] -

- [그에 대한 보상으로 계승권을 지급합니다.] -


“오?”


나는 입술을 동그랗게 말면서 놀랐다. 아무리 퀘스트의 난도가 높았다고 해도 그렇지, 은퇴한 레전드 선수 중에서 한 명의 능력을 100퍼센트 계승 받을 수 있는 사기적인 아이템을 지급하다니.


나는 한 치의 고민도 없이 곧바로 퀘스트의 보상을 받아들였다.


속으로는 ‘묻고 더블로 가’라고 외치면서 2배에 달하는 엄청난 보상을 받아보고도 싶었다. 하지만 차마 입 밖으로는 그런 말을 내뱉을 수가 없었다. 


그야, 사실상 진 거나 다름없는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는데. 그에 2배라면, 대체 얼마나 어려운 퀘스트를 지급할지 가늠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지금만큼은 그냥 보상을 받아들여 주지. 


나는 콧대를 높게 올리면서 거만하게 보상을 받아들였다. 처음으로 퀘스트창에게서 승리를 거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때는 몰랐었다. 그 계승권으로 얻을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를 것을. 


*



이번 경기에서 기필코 증명해 내야만 한다. 나의 수비력을.


나는 감겨 있던 두 눈을 부릅뜨면서 정면을 응시했다.


- [스틸에게 풀백으로써 인정을 받으세요.] -


정면에는 며칠 전부터 봐 왔던 퀘스트창이 둥둥 허공 위에 떠다니고 있었다.


“후우.. 할 수 있으려나?”


나는 긴장을 풀기 위해서 크게 심호흡을 내뱉었다. 하지만 긴장 같은 건, 조금도 풀리지 않았다. 오늘 경기의 상대는 보통 빡센 상대가 아닌, 프리미어 리그에서 우승 경쟁을 진행 중인 리버풀이었으니까. 


나는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려서 옆을 쳐다봤다. 내 옆에는 붉은 제국, 그 붉은 제국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붉은 유니폼을 입은 리버풀의 선수들이 줄줄이 서 있었다. 


리버풀에는 대단한 선수들이 많았다. 서른여섯 살에도 리그 최고 샌터백 소리를 듣는 반 다이크부터 리버풀의 살아있는 리빙 래전드 모하메드 살라.


그리고 프리미어 리그의 NO. 1 라이트백이자, 붉은 제국 시절의 영광을 다시 한번 재현해 보려고 하는 알렉산더 아놀드까지. 


고작 챔스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 우리 토트넘과는 다르게. 리버풀은 확실히 우승을 노려보고 있다는 느낌이 강한 팀이었다. 


그걸 증명하듯이 리버풀의 순위는 현재 3위였다. 그것도 1위인 시티와의 승점 차이는 고작 4점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거기에 남은 리버풀에게 남은 경기 수는 오늘 경기를 포함해서 4경기 남짓 남아있었다. 아직 우승 경쟁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 어떻게든 승점 3점을 따내려고 발악하겠지.


나는 입속에 고인 침을 삼키면서 크게 긴장했다. 아직 우승 경쟁을 이어 나가고 있는 리버풀은, 분명히 오늘 경기에서 100퍼센트 진심으로 나올 게 확실했으니까.


“Come on you spurs Come on you spurs Come on you spurs Come on you spurs!”


오늘은 원정석에 앉은 토트넘의 팬들은 크게 응원가를 불러댔다. 대체 얼마나 크게 불렀는지, 터널 속에서 대기 중인 나의 귓가에도 그 소리가 울려 퍼질 정도였다.


“얘들아, 전부 모여!”


주장인 손흥민은 크게 팔을 내저으면서 나를 한 줄에 서 있던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자, 오늘 경기는 아마도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거야.”

“실수해도 괜찮으니까. 절대로 긴장하지만 말자.”

“그래, 분명히 우리라면 리버풀을 잡아낼 수 있을 거야.”


주장단인 손흥민, 매디슨, 그리고 로메로까지. 모두 큰 목소리로 말하면서 손을 모았다. 


“자, 그러면 한번 가보자!”

“Come on you spurs!”


나를 포함한 토트넘 선수단은 죄다 모은 손을 드높게 들면서 크게 함성을 내질렀다. 동시에 열의를 다지면서 터널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Tottenham, Tottenham, no one can stop them”


터널에서 새하얀 유니폼을 입은 우리가 등장하자. 원정석에 있던 토트넘의 팬들은 박수와 함성을 내지르면서 우리를 반겼다. 


그래, 우리를 불가능할지라도 일단은 한번 부딪쳐보자. 


나는 크게 심호흡을 내쉬면서 다짐했다. 오늘 경기에서 긴장하지 않고, 최선의 플레이를 보여줄 것을.


내년에도 챔피언스 리그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4위권 안에 들어야 할 필요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까지 다짐하게 된 데에는 이런 퀘스트의 몫이 제법 컸다.


- [계승자 2: 상대 팀이 귀하의 구역에서 아무 힘도 쓰지 못하게, 훈련으로 얻은 당신의 끈끈한 수비력을 사용해 평점 7점 이상을 얻으십시오. ] -


역시 큰 힘을 얻기 위해서는 그만한 노력이 필요하구나..?


어처구니가 없던 나는 잠시 헛웃었다. 평점 7점을 얻으려면 못해도 어시스트 하나 정도는 기록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한 명도 퇴장당하지 않은 리버풀을 상대로. 


나는 막막함에 뒷머리를 긁적였다. 이 경기에서 평점 7점을 얻기 위해서는 리버풀의 오른쪽 측면에 선, 선수들을 모두 막아야 하는 말로도 들렸으니까.


과연 할 수 있으려나?


나는 반은 의심하고 반은 확신했다. 아니, 어쩌면 확신했는지도 알 수 없었다. 리버풀의 오른쪽 측면은 살벌하기 짝이 없었으니까.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곧이어 필드 위의 잔디가 흔들릴 정도로 거대한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나는 화들짝 놀라면서 손으로 두 귀를 가로막을 정도였다. 


그 정도로 리버풀의 홈 팬들은 축구의 진심이었다. 한 명도 빠짐없이 빨간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있었고, 큰 목소리로 리버풀의 응원가인 ‘You'll Never Walk Alone'을 부르고 있었다. 


“You'll never walk alone!”


팬들은 목청이 찢어질 기세로 크게 응원가를 불렀고, 곧이어 방금 우리가 나온 터널에서는 붉은 폭죽이 터지면서 리버풀 선수들이 차례차례 등장했다. 


“우와아아아아아아!”

“Let's go! Let's go!”


수많은 리버풀 홈팬의 함성과 함께 리버풀 선수들은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전광판에는 리버풀의 선발 라인업이 나왔다. 


리버풀의 전술 포매이션은 4-3-3 포메이션이었다. 그것도 수비형 미드필더를 한 명 끼운, 4-3-3 홀딩 포메이션이었다. 


“라이트백!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Trent Alexander-Arnold)!”


리버풀의 응원 단장은 아놀드의 이름을 외쳤다. 그러자 홈 팬 자리에 앉아 있던 리버풀 팬들은 아놀드의 이름을 연호했다. 몇몇 팬들은 66번이 적힌 아놀드의 유니폼을 들고 흔들기도 했다. 


왜냐하면 팀의 주장인 아놀드는 이 리버풀의 로컬 보이, 다른 말로 치환하면 나와 같이 성골유스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오늘 내 맞은편에 설 녀석이기도 하지. 


나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전광판에서 소개되고 있는 아놀드를 쳐다봤다. 아놀드는 긴 드레드 머리를 하고, 짙은 콧수염을 단 채로 활짝 웃고 있었다. 


그리고 아놀드(Trent Alexander-Arnold)의 이름 밑에 적혀 있는 그의 포지션은 바로 RB, 라이트백이었으니


작가의말

본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가 아닌 허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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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에필로그 24.08.31 49 0 3쪽
31 리버풀전 -3- 24.08.30 45 0 11쪽
30 리버풀전 -2- 24.08.29 44 0 13쪽
» 리버풀전 -1- 24.08.28 62 0 12쪽
28 스틸 -2- 24.08.27 61 0 12쪽
27 스틸 -1- 24.08.26 78 0 13쪽
26 첼시전 -5- 24.08.25 68 1 12쪽
25 첼시전 -4- 24.08.24 70 1 12쪽
24 첼시전 -3- 24.08.23 78 0 12쪽
23 첼시전 -2- 24.08.22 78 0 12쪽
22 첼시전 -1- 24.08.21 89 0 11쪽
21 초특급 성골유스 -3- 24.08.20 99 1 12쪽
20 초특급 성골유스 -2- 24.08.19 97 1 12쪽
19 초특급 성골유스 -1- 24.08.18 114 1 12쪽
18 데뷔전 -3- 24.08.17 101 0 11쪽
17 데뷔전 -2- 24.08.16 107 0 12쪽
16 데뷔전 -1- 24.08.15 121 1 12쪽
15 콜업 -3- 24.08.14 106 0 12쪽
14 콜업 -2- +1 24.08.13 123 0 12쪽
13 콜업 -1- 24.08.12 128 0 12쪽
12 청백전 -3- 24.08.11 125 0 13쪽
11 청백전 -2- 24.08.10 138 1 12쪽
10 청백전 -1- 24.08.09 184 1 12쪽
9 재계약 -3- 24.08.08 180 3 11쪽
8 재계약 -2- +1 24.08.07 192 3 12쪽
7 재계약 -1- 24.08.06 219 2 12쪽
6 인버티드 윙백 -3- 24.08.05 202 2 12쪽
5 인버티드 윙백 -2- 24.08.04 245 1 13쪽
4 인버티드 윙백 -1- 24.08.03 323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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