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골유스가 축구를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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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그로슈
작품등록일 :
2024.07.25 14:48
최근연재일 :
2024.08.3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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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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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전 -1-

DUMMY

*



푸른 잔디 필드 위에 다양한 훈련 장비들이 준비된 토트넘 1군 훈련장, 포스테코글루는 코치들과 함께 레프트백 훈련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태오, 움직임이 굼뜨잖아. 다시 하도록 한다.”


포스테코글루는 나를 향해서 크게 손짓하면서 내게 경고했다. 


“죄송합니다. 감독님.”


나는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면서 다시 훈련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내가 소화해야 하는 훈련 세션은 바로 1분 안에 지정된 코스를, 공을 드리블하면서 통과하는 것이었다. 그것도 평범한 코스가 아닌 온갖 장애물들로 꾸며진 험난한 코스를.


형광색의 고깔, 사람의 흉상을 닮은 프리킥 벽 모형 등등, 다양한 장애물들이 깔려 있어서 1분 안에 지정된 코스를 통과하는 것은 마냥 쉬운 일이 아니었다. 


거기에 공을 현란하게 드리블하기까지 해야 하니. 온 신경을 머리에 두어야 할지, 발에 집중해야 할지, 도저히 가늠할 수가 없었다.


“1분 초과, 다시!”


포스테코글루는 손에 쥐고 있던 초시계를 누르면서 내게 말했다. 나는 양손으로, 땀으로 흠뻑 젖은 앞머리를 부여잡으면서 아쉬움을 표출했다. 


지정된 코스의 마지막 장애물 하나만을 남긴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지금 장애물을 넘는 움직임은 좋은데. 문제는 지금 너무 조급해 하는 것 같구나.”


포스테코글루는 나의 움직임을 촬영한 카메라의 영상을 손으로 가리키면서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나는 이해했다는 듯이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그는 촬영한 카메라의 움직임을 보고, 문제가 될 만한 움직임이란 움직임은 죄다 지적하고 있던 것이었다. 


그래, 이게 참된 감독의 훈련 방식이지. 


나는 가슴에 손을 올리면서 크게 감동했다. 포스테코글루의 훈련은 지금까지 U-21 팀에서 받던 로이트 뮐러의 훈련과는 확연히 달랐다. 


특정 포지션마다 요구하는 확실한 능력이 있었기에 포지션마다 확실히 다른 훈련 세션을 요구했었다. 


그리고 잘 이해가 안 되는 점이나, 훈련 세션에 대해서 질문하면 곧바로 상세한 답변을 내놓음과 동시에 어떤 능력을 보완하는지 세세하게 설명하기까지 했었다. 


앞으로 U-21 팀으로 내려가는 일은 없도록 해야겠어.


이런 1군 훈련 세션에 반한 나는 강하게 다짐했다. 이곳 1군에서의 입지를 확실하게 다져놓기로. 


“그러니까, 지금처럼 공을 드리블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최대한 공을 드리블하는 데에만 집중하도록 해. 마치 갓난아기 다루듯이 말이야.”


포스테코글루는 드리블하는 나의 모습을 손으로 가리키면서 강조했다. 


“왜요? 공을 드리블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기는 하다만, 주변에 있는 선수들을 살피면서 계속해서 시야를 확인하는 게 맞지 않나요?”

“시야 확보? 중요하긴 하지. 하지만, 그게 되려면 우선 안정적인 온더볼 능력을 갖춰야만 한다네. 지금 이 상황을 한번 봐보도록 하게.”


포스테코글루는 찍어뒀던 영상을 10초 정도 되감았다. 그러자 고개를 좌우로 갸웃거리면서 공을 발로 툭툭, 치면서 드리블하는 장면이 보였다.


“이게 왜요?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큰 문제가 있어. 태오, 다시 한번 봐보게.”


포스테코글루는 다시 영상을 10초 전으로 되감았다. 방금 봤던 것과 똑같은 장면이 재생되었다.


“아, 시야를 확보하려고 고개를 갸웃거린 순간, 터치가 길어지는군요?”


영상을 두 차례나 되감아 본, 나는 이해했다는 듯이 탁, 하고 손가락을 튕기면서 말했다. 


“그래, 바로 그거일세. 지금 시야를 확인하려고 고개를 갸웃거리자 일정하던 터치가 갑자기 다급하게 길어졌지 않았나.”


단 한 순간, 정확하게는 눈을 깜빡거려도 확인할 수 없던 짧은 찰나의 순간이었다. 포스테코글루는 그 짧은 찰나의 순간을 지적하면서 내게 계속 조언을 이어 나갔다. 마치 나보고 더 좋은 선수가 되라는 듯이. 


“그러면, 다시 한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한번 해보거라.”


나는 다시 공을 잡고 복잡한 코스에 발을 들였다. 조금 전에 지적을 받은 것처럼 최대한 공을 드리블하는 데에만 온 신경을 기울였다. 그러자 나는 2초 정도 남기고 겨우 코스를 통과할 수 있었다. 


“잘했다. 태오!”


포스테코글루는 내게 박수를 치면서 훈련의 성과를 칭찬해 줬다. 나는 그의 칭찬에 겸연쩍다는 듯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다음 훈련 세션으로 걸음을 옮겼다. 


“태오라고 했지? 너, 제법 좀 치구나?” 


다음 훈련 세션으로 걸음을 옮기던 도중이었다. 내가 장애물 코스를 클리어한 걸 확인하자 스킵은 내 머리를 억세게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가, 감사합니다. 스킵씨.”


나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면서 그의 말에 화답했다. 괜히 언성을 높였다가 지금 이 좋은 분위기를 해칠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었으니까. 


“내가 너 하는 거 조금 봤는데. 너, 재능 있어.”

“네?”

“빈말이 아니라. 정말이야. 너 조금만 더 열정적으로 하면 우도기도 넘을 수 있는 좋은 레프트백이 될 수 있을 거야!”


스킵은 내 등을 제법 세게 치곤 다음 훈련 세션으로 재빠르게 넘어갔다. 나는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면서 스킵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하아···. 열 받네?


억지로 미소를 짓고 잇는 것과는 다르게 속으로 나는 딱딱한 양쪽 어금니를 강하게 악물고 있었다. 꼭, 마치 불쾌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너, 재능 있어.”


머릿속에서는 스킵이 방금 한 말이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나는 강하게 주먹을 움켜쥐면서 분노를 사그라뜨렸다. 분명히 칭찬이었을 저 한마디는 흡사 내 재능을 비꼬는 것처럼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성골유스만 아니었다면 2~3부리그에서나 뛸 녀석이. 꼴에 선배만 아니었으면 패는 건데.


나는 크게 한숨을 내쉬면서 분노를 사그라뜨렸다. 곧바로 몸 밖으로 분노를 표출할 수는 없었다.


저 스킵이라는 녀석도 무어와 마찬가지로, 구단주 레비 회장이 프랜차이즈 스타로 밀고 있는 녀석이었으니까. 


*


“We are Tottenham, we are Tottengam, super Tottengam, from the Lane!”


하얀색을 배경으로 꾸며진 토트넘의 홈구장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이곳에서 새하얀 유니폼을 입고 모인 토트넘의 홈팬들은 죄다 토트넘의 챈트를 외쳐댔다. 


그 소리가 대체 얼마나 큰지, 1군 경기장에 꽤 오랜만에 온 나는 몸을 부르르 떨며 화들짝 놀랄 정도였다. 


그 정도로 토트넘의 경기장에는 빈자리가 거의 안 보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오늘의 선발 명단입니다.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


응원단장이 마이크를 잡고 큰 목소리로 외치자. 토트넘 팬들은 죄다 한 입 모아서 선수의 이름을 외쳤다.


“레프트백!”

“올리버 - 스킵!”


팬들은 계속해서 선발 명단을 불렀다.

벤치에 조용히 쥐 죽은 듯이 앉아 있던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훈련 세션을 그렇게 열심히 소화했음에도, 선발 자리를 꿰차는 것에는 실패했기 때문이었다. 


“··· 그리고 마지막 스트라이커이자 우리의 주장!”

“흥민 손!”


팬들은 큰 목소리로 손흥민의 이름을 외쳤고, 그 외침과 동시에 거대한 불기둥과 함께 선수들이 터널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가장 앞에 서 있던 건 당연하게도 토트넘의 주장인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오른팔에 주장 완장을 차고 있었다. 


팬들은 환호성을 내뱉으며 그의 등장에 환호했다. 


손흥민은 올해로 35세의 나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는 한 치의 꺾임 없이 꾸준히 클래스를 증명해 보이는, 토트넘의 에이스였으니까. 


“그대로 슛!”

“우와아아아아!”


경기가 시작된 지 30분쯤 되었을까. 곧이어 토트넘의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성을 질러댔다. 


벤치에 앉아 있던 나는 옆에 있던 다른 선수들을 껴안으면서 크게 즐거워했다. 


매디슨의 전진 패스를 손흥민이 깔끔하게 마무리하면서 선제골에 성공한 것이었다. 


“Nice one Sonny, Nice one Son Nice one Sonny, Let's have another one!”


어렸을 적부터 현지에서 손흥민을 응원해 온, 나는 큰 목소리로 그의 응원가를 부르며 그의 득점에 열광했다. 


손흥민은 자신의 시그니처 세레머니인 찰칵 세레머니를 하고는 다시 필드로 되돌아갔다. 


우와···. 진짜. 너무 멋진 거 아니야?


나는 손으로 떡하니 벌어진 입을 가렸다. 그러고는 감격 섞인 눈빛으로 필드 위로 돌아간 손흥민을 쳐다봤다. 


오랫동안 그를 직접 뚫어져라 본, 나는 알 수 있었다. 그에게서 알 수 없는 아우라가 느껴진다는 걸.


“So Here's To You Famous Red And Blue···."


손흥민의 득점으로 그에게 한 눈이 팔려있을 때, 저 멀리에 있는 원정석에서는 원정팀 크리스탈 팰리스의 응원가가 울려 퍼져 나왔다. 


마치 반격을 시작한다는 듯이.


이에 나는 정신을 바로잡았다. 크리스탈 팰리스라는 팀은, 충분히 역전을 노려볼 수 있는 전력을 가진 중위권 팀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는 11명의 크리스탈 팰리스의 선수 중에서 두 명의 선수를 주시했다. 


바로 에베레지 에제와 장 필리프 마테타.


내가 쳐다본 두 선수는 각각 미드필더와 스트라이커로. 둘 다 검은 피부에 준수한 피지컬을 가진 선수들이었다. 


크리스탈 팰리스의 전술은 수비 시에는 5-3-2 포매이션을 띄고 있었다. 


5명의 수비수들이 촘촘한 수비 조직을 형성하고, 3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함으로써 중원에도 제법 숫자를 둬서 최대한 공이 전진하지 못하게끔 하는,

다소 수비적인 전술이었다.


상대 수비수의 미스로 골을 넣어서 다행이지. 못 넣었으면 사실상 계속 끌려다니는 경기 양상을 보였을 게 확실했다.


이걸 어떻게 뚫어야 한담.


나는 공을 전방으로 전진하기는커녕, 계속해서 후방에서 주고받고만 있는 상황만 뚫어져라 지켜만 봤다. 


공이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이유는 제법 단순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에서 볼 줄 역할을 해줘야 하는 레프트백, 스킵이 전방으로 공을 연결하지 못해서였다. 


“비수마!”


조금 올라간 위치에서 공을 잡자, 스킵은 후방에서 변형 3백을 만들었을 비수마를 찾았다. 


그러자 샌터백 사이에 들어가 있던 비수마는 전방으로 튀어나왔고, 스킵은 곧바로 무책임하게 비수마에게 백패스를 넣었다.


크리스탈 팰리스의 공격수, 마테타가 비수마를 따라오고 있다는 것도 몰랐다는 듯이. 


뻐엉!


비수마는 허겁지겁 경기장 밖으로 공을 걷어냈다. 192cm에 88kg이라는 다부진 체격의 소유자인 마테타가 꽃을 향해서 달려드는 벌처럼 비수마를 압박했기 때문이었다.


“스킵, 이 미친놈아!”

“미안해!”


스킵은 곧바로 비수마에게 사죄했다. 비수마의 이런 순간적인 판단이 아니었더라면, 이는 분명히 실점으로 이어졌을 테니까. 


“흠···. 태오, 천천히 몸 좀 풀고 있거라.”


포스테코글루는 벤치에 앉아 있던 내게 명령했다. 아무래도 섣부른 스킵의 판단을 보고 교체를 다짐한 모양이었다. 


“네, 감독님?”

“태오, 두 번이나 말하게 하지 말거라. 이는 실전이니까.”

“아, 네.”


평소에는 온화하던 포스테코글루가 정색한 목소리로 말하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몸을 천천히 몸을 풀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본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가 아닌 허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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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에필로그 24.08.31 49 0 3쪽
31 리버풀전 -3- 24.08.30 45 0 11쪽
30 리버풀전 -2- 24.08.29 44 0 13쪽
29 리버풀전 -1- 24.08.28 61 0 12쪽
28 스틸 -2- 24.08.27 60 0 12쪽
27 스틸 -1- 24.08.26 78 0 13쪽
26 첼시전 -5- 24.08.25 68 1 12쪽
25 첼시전 -4- 24.08.24 69 1 12쪽
24 첼시전 -3- 24.08.23 78 0 12쪽
23 첼시전 -2- 24.08.22 78 0 12쪽
22 첼시전 -1- 24.08.21 89 0 11쪽
21 초특급 성골유스 -3- 24.08.20 99 1 12쪽
20 초특급 성골유스 -2- 24.08.19 96 1 12쪽
19 초특급 성골유스 -1- 24.08.18 114 1 12쪽
18 데뷔전 -3- 24.08.17 101 0 11쪽
17 데뷔전 -2- 24.08.16 107 0 12쪽
» 데뷔전 -1- 24.08.15 121 1 12쪽
15 콜업 -3- 24.08.14 105 0 12쪽
14 콜업 -2- +1 24.08.13 123 0 12쪽
13 콜업 -1- 24.08.12 128 0 12쪽
12 청백전 -3- 24.08.11 125 0 13쪽
11 청백전 -2- 24.08.10 138 1 12쪽
10 청백전 -1- 24.08.09 183 1 12쪽
9 재계약 -3- 24.08.08 180 3 11쪽
8 재계약 -2- +1 24.08.07 192 3 12쪽
7 재계약 -1- 24.08.06 21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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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인버티드 윙백 -2- 24.08.04 245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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