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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잎
작품등록일 :
2024.07.26 19:47
최근연재일 :
2024.09.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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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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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5월 넷째 주 (3)

DUMMY

신소율의 말처럼 소장과 구불구불한 소화기관인 대장을 지나가는 건 무리가 없었다.


대장에 진입하자 600레벨이 넘는 암석 종족이 나타났지만, 대장기관은 터널처럼 넓은 공간이라 위장 팀이 숫자로 밀어붙이기 좋았다.


“브라키소, 저 녀석 자갈 날린다.”


탕, 탕, 탕, 탕.

무엇보다 암석 종족의 공격을 신소율이 간파하고, 브라키소를 시켜 위험한 범위 기술을 사전에 차단했기에, 비교적 안전하게 사냥할 수 있었다.


“대박! 암석 종족이 바다뱀보다 300레벨이나 높은데, 위산 호수보다 여기가 더 편해!”

“이거 봐봐요! 자갈 자갈치가 진주 남겼어요!”

“오! 돌 가고일한테는 합성 아이템인 은빛 모래 나왔어!”


사냥할 때마다 기뻐하는 사람들과 달리, 신소율은 갈수록 불안감을 느꼈다.


“여기가 아닌가?”


구불구불한 터널. 대장이 끝나가는데도 레바테인이 안 보인다.

이제 남은 건 직장과 외부로 향하는 출구. 항문뿐인데.


“항문을 나가면 공략 성공. 아이고! 의미 없다.”


목적은 어디까지나 레바테인이지 던전 공략이 아니다.


“꺅! 저 너무 설레요! Z던전이라니! 아직 C던전도 공략 못 해 봤는데!”

“저도요! 공략자 랭크 올리려고 E던전만 찾아다녔는데, 설마 이렇게 Z던전을 공략하다니!”

“역시! 로드님 따라오기 잘했다니까!”


모두 신소율처럼 심드렁한 건 아니다.

Z던전은 A급 공략자가 아니면 들어가기 엄두를 내기 힘든 곳이니까.

미리 알았다면 방송사에 취재하려고 열을 냈을 거다.


그리고 신소율은 좌절했다.


“없어!”


직장까지 내려왔지만 검은 개뿔!

암석 종족 4마리만 반겼다.


쾅!

“큭! 숫자가 너무 많습니다!”

“방패병들! 힘들겠지만 버텨주세요!”


일행이 긴장감 넘치는 전투에 빠지든 말든, 신소율은 멍하니 있다가 뒤에서 들린 발걸음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잔느, 란슬롯 씨?”


거기에 치아 팀이 있었다.

그들도 뼈를 통해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다시 합류한 치아 팀을 본 신소율은 살짝 멍해졌다.


“꼴이 왜 그럽니까? 사람은 왜 그거밖에 없고?”


잔느의 머릿결이 지저분하게 뻗어 있고, 우아한 느낌을 주는 란슬롯의 옷차림도 찢어지고 구겨졌다.

더군다나 172명이었던 인원이, 지금은 40명밖에 안 보인다.


“헤헤. 충치왕 엄청 강했어!”

“뭔 왕?”


신소율이 어이없어하자 란슬롯이 설명했다.


“치아를 나와 목 뼈, 어깨뼈, 갈비뼈를 향하는 도중, 군주를 만났습니다.”

“······!”


생각지 못한 호칭에 신소율의 표정이 썩어 들었다.

란슬롯이 고개를 숙였다.


“먼저 사과하겠습니다. 신소율 씨가 주의를 줬던 신경계를 공격했습니다.”

“잔느가 아니라 란슬롯 씨였습니까?”


100% 잔느라고 생각해서 잔느 욕 엄청했는데!


-잔느 누님한테 사과해라!

“쩝.”


고개를 든 란슬롯이 사정을 설명했다.


“갈비뼈에서 지옥 군주와 충치균에게 포위당했습니다. 방법이 보이지 않아 신경계를 건드렸고, 그 틈에 도망칠 수 있었습니다.”

“진짜 군주입니까?”

“네. 최소 5,000레벨은 될 겁니다.”


신소율은 이 순간, 사표를 품고 다니는 직장인의 기분을 알았다.


“빨리 돈 벌어 테이아 때려치우던 지 해야지!”


나쁜 소식만 있는 건 아니다.


“레바테인의 위치를 알아냈습니다. 심장입니다.”

“혈관 쪽에 있었구나!”


치아 팀은 갈비뼈를 내려가다 강한 열기를 느꼈고, 그 방향으로 향하다 군주를 만났다.


“그 말은 충치왕이란 녀석도 레바테인을 노린다는 거네요?”


왜 지옥 군주가 여기 있고, 검을 노리는지 자세한 사정은 모른다.


“중요한 것도 아니고.”


생각을 정리한 신소율은 결정을 내렸다.


“포기하죠.”


수르트를 낚을 무기 찾으러 왔다가, 그 수르트와 동급인 군주와 싸운다?

통닭 한 마리 먹으려고 직접 양계장에 방문해, 튼실한 닭을 고른 후 털을 뽑고, 요리해서 기름에 튀기는 일.

한마디로···.


“인건비가 더 나와.”

“아직 검 못 찾았잖아!”


돌아가자는 말에 잔느가 반발했다.


“위험합니다.”

“충치왕이 찾기 전에 우리가 먼저 찾으면 돼!”

“되겠냐?”

“돼!”


말은 참 쉽지.


“좋아! 서로의 의견이 다를 때는 민주적인 방식으로 해결해야지. 남은 사람이 83명이니까 다수결로 정하자고.”


잔느 성격상 그냥 두면 란슬롯과 둘이서 가겠지.

아직 부려 먹을 일이 많이 남았는데 이렇게 보낼 수 없어, 합리적으로 설득했다.


때마침 가고일을 처리하고 위장 팀이 이쪽으로 왔다.


신소율은 위장 팀에게 상황을 설명해 준 후 물었다.


“리셋 확률 99%. 그래도 심장에 가고 싶은 분은 손 들어보세요.”


잔느와 란슬롯이 들었다.

신소율은 두 사람만 손을 들 거라고 예상했다.


‘위험성이 차원이 달라. 다들 알고 있겠지.’


거기에 이대로 돌아가도 아쉬운 건 신소율뿐이다.

레바테인이 없으면 신소율은 수르트를 유인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대로 항문을 나가서 Z던전 공략에 성공하면 그만이니까.


‘당연히 참가할 리가 없어.’


그렇게 생각하는데, 높이 든 손을 일일이 세고 있던 잔느가 환호성을 질렀다.


“서른아홉, 마흔, 마흔하나, 마흔둘! 신난다! 마흔두 명을 넘었어!”

“······?”


잔느의 환호성에 정신을 차린 신소율은 기겁했다.


“일흔일곱 명이나?”


무려 77명이 손을 들었다.


당황한 신소율은 손을 든 사람들에게 물었다.


“아니 왜요???”

“이왕 여기까지 왔잖아요! 그렇다면 리셋하더라도 끝까지 가보려고요!”

“무엇보다 로드님이 섬에서 말했잖습니까? 지금 안 하면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른다고!”

“내 인생 최고의 모험! 가보자고요!”

“······.”


그 말이 왜 이렇게 돌아왔을까?


     *     *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신소율은 군말 없이···.


“진짜 싫다. 나 왜 여기 있지? 집에 가고 싶어!”

-누가 형 좀 달래봐.

-표정 보세요. 저게 달래지겠어요?


구시렁거리기는 했지만 도망은 안 갔다.

의리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니다. 시청자의 비난이 무서울 뿐!


“에잇!”


짝!

잔느가 등을 치자 조용해진 신소율.

젊은 애가 손이 맵다.


란슬롯이 말했다.


“여기서부터 심장 부근입니다. 괴물이 보이는군요.”


일행은 항문에서 가까운 허벅지 혈관으로 침입했다.

원래라면 혈관을 순찰하는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과 싸우느라 이동이 힘들어야 했지만···.


“충치 세력과의 전투가 한창인가 봅니다.”


충치왕.

잔느가 부르는 걸 채용했다.


그 충치왕이 갈비뼈 부근에서 심장 부근으로 침투했고, 혈액 세력은 자기 영역인 심장을 지키려고 맞서 싸우는 중이다.

같은 던전의 이웃 주민이지만 사이는 좋지 않은 모양이다.


“충치왕이 던전 부하인지도 의심스럽고.”


그런 충치왕에 맞서 혈액 세력이 심장에 병력을 집중하고 있어,

탐색 팀 83명, 던전 부하 198명.

대규모 인원이 이동하는데도 전투 한번 없이 허벅지, 허리 혈관을 이동해 가슴 혈관에 도착했다.


“누가 이기고 있습니까?”


시력 강화 기술을 사용해서 시력을 20.0까지 올린 저격수가 700m 거리의 전장을 살피면서 설명했다.


“충치 세력입니다! 숫자는 혈액 괴물이 많은데, 충치왕이 무지막지하게 강합니다!”


심장으로 들어가는 출입구.

그 앞에서 붉은색의 적혈구, 하얀색의 백혈구, 보라색의 혈소판과 검은색 피부가 돋보이는 충치균이 충돌하고 있었다.


인원은 방어하는 혈액 세력이 4배 이상인데도, 충치왕이 움직일 때마다 혈액 세력이 한 걸음씩 밀려났다.


신소율은 저격수에게 질문했다.


“심장 안쪽으로 향하는 입구는 한 곳뿐입니까?”

“아뇨! 트럭도 지나갈 수 있는 큰 입구가 왼편에 한 곳, 오른편에 한 곳 있습니다.”

-대동맥과 대정맥이다!

-뭔데 그게?

-심장에서 시작되는 가장 큰 혈관이야! 심장으로 피가 들어오고 나가는 통로라고!

“죄송합니다. 저 문과 나와서 의학적 용어는 좀 어렵네요.”


잔느가 카메라를 보며 떠드는 신소율에게 해맑게 물었다.


“신소율! 안으로 어떻게 들어가?”

“이럴 줄 알았어! 대책 없이 일단 온 거지! 사고는 잔느가 치고! 뒷정리는 내가 하고! 아이고, 내 신세야!”


투덜거리면서도 두 세력이 맞붙는 전장을 살폈다.


“전장은 두 곳. 왼쪽 입구와 오른쪽 입구. 왼쪽은 혈액 세력이 우위지만, 오른쪽은 충치왕이 있어서 정반대.”


신소율은 고개를 끄덕이며 잔느에게 물었다.


“야비하게 갈래? 비열하게 갈래?”

“둘 다!”

“천잰데?!”


사악하게 가야겠다.


     *     *


10m 거구의 충치왕이 손을 휘두르자, 붉은 피부의 적혈구 쌍검사와 투사 수십 명이 던져졌다.

바로 뒤에서 하얀 머리카락을 지닌 백혈구 기병이 열을 지어 돌진했지만···.


“히이잉!”


충치왕 한 명을 돌파하지 못하고 우수수 낙마했다.

레벨 차이가 뻔히 보이지만 멈추지 않는 혈액 병사들.


퍽.

충치왕의 뒤통수에 잔느의 발바닥이 닿은 건 그때다.


“아까의 복수!”

“인공 파도.”


동시에 푸른 물결이 밀려와 뒤를 돈 충치왕을 부드럽게 띄었다.

거친 파도도 아니고 호수에 부는 잔잔한 물결에, 강력함을 보여주던 충치왕이 뒤로 밀려나고 있다.


“신소율이 한 대만 때리는 건 예의 없는 기습이라고 그랬어!”


퍽! 철썩철썩!

이번에는 정면에서 나타난 잔느가 충치왕 이마에 발바닥을 들이댔다.

잔느의 발길질에 얻어맞고 인공 파도를 가르며 수십 m를 날아가던 충치왕이 공중에서 딱 멈췄다.


[또 너희들인가?]


충치왕이 물었다.


[도망갔으면서 왜 돌아왔지?]

“미끼! 우리는 너와 혈액 세력을 잡아놓는 미끼라고 했어!”

[뭐?]


혼자서 진실 게임이라도 하는지, 솔직하게 말해주는 잔느의 대답에 충치왕은 멍해졌다.


“우아아!”


그 순간 들려온 거대한 소음.

충치왕은 고개를 돌려 왼편에 있는 심장 입구를 봤다.


“달려! 라미아!”

“명령어, 돌격!”

“멈추지 마!”


200마리에 달하는 다양한 던전 부하들이 왼쪽 입구를 향해 달리고 있다.

충치 세력을 견제하던 혈소판 방패병과 격투가가 막아섰지만, 던전 부하는 전투 중 뜬금없이 나타난 제3의 세력.


거기에 던전 부하들은 오로지 ‘달리기’만 했다.

혈소판 격투가가 주먹을 휘둘러도, 방패병이 몸통 박치기로 때려도, 그저 몸으로 맞아가며 앞으로 달렸다.


5m를 달릴 때마다 사마귀 암살자가 쓰러지고, 조개 방패병이 혈소판 격투가에게 잡혀 낙오하고 있지만, 던전 부하들은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렇게 불과 100m.

혈액 병력으로 가득한 길을 지나가는데 던전 부하 74명이 사망하고 62명이 고립됐다.


하지만 대가는 확실히 얻었다.

오십 남짓한 던전 부하들이 왼쪽 출입구를 통해 심장으로 들어간 것이다.


그걸 지켜본 충치왕은 분노했다.


[건방진!]


자신보다 먼저 안으로 들어가다니!


그들 역시 목적이 불의 검인 것을 알았기에, 충치왕은 분노와 함께 초조해졌다.

원래는 충치 병력과 함께 안전하게 안으로 들어갈 생각이었지만, 이제 사정이 바뀌었다.


[직선 충동!]


펑펑펑.

충치왕이 달리기 시작하자 그의 앞을 막아섰던 적혈구 투사도, 갑옷으로 무장한 백혈구 기병도, 심지어 무신 잔느와 기사왕 란슬롯도 바닥에 던져진 농구공처럼 좌우로 튕겼다.


돌진 기술의 힘으로 단숨에 돌파한 충치왕은, 오른쪽 출입구를 통해 심장 안으로 들어섰다.


“1열, 개시!”

“절단의 검.”

“하얀 가시나무.”

“혈액의 창날.”


심장 안에서 대기하고 있던 적혈구 마법사와 백혈구 투창병. 혈소판 궁수의 포격이 쏟아졌다.

하나하나는 별거 아니지만, 그 숫자가 수백 개에 달하고, 표적도 정해져 있다.

거대한 출입구에 혼자 서있는 충치왕!


[평면 방어.]


충치왕은 1톤에 달하는 충격을 막는 방어 기술을 4겹이나 펼쳤지만, 순식간에 3개가 깨져나갔다.


원거리 공격을 막았으니 이제 이쪽이 움직일 차례인데, 저쪽에서 그럴 시간을 안 준다.


“2열, 쏴라!”

“절단의 검.”

“하얀 가시나무.”

“혈액의 창날.”


안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혈액 병력이 기관총처럼 번갈아 가며 기술을 포격했다.


[귀찮은 놈들! 평면 방어.]


3초, 아니, 2초 정도의 틈만 주면 이쪽도 공격 기술을 사용할 텐데.

쉬지 않고 포격하는 혈액 병력 덕분에, 충치왕은 발동 시간이 짧은 방어 기술을 제외하고 다른 기술을 쓸 시간이 없었다.


“7열, 쏴라!”

“절단의 검.”

“하얀 가시나무.”

“혈액의 창날.”

[평면 방어.]


벌써 7번째 포격을 막아내면서 충치왕은 생각했다.


잠깐 물러났다가 방패가 되어줄 충치 병력을 데리고 다시 진입하느냐?

아니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이대로 한 걸음씩 접근해서 혈액 병력을 박살 내느냐?


[여기까지 와서 물러날 수는 없지.]


심장 안으로 들어오자 욕심이 생겼다.

동시에 비웃음을 지었다.


[인간 세력은 도망갔겠지.]


군주인 자신도 방어해야 하는 이 화력을, 한낮 인간들이 버틸 리 없다.

마음의 여유가 생긴 충치왕은 방어 기술을 두들기는 압력을 견디며 한 걸음씩 전진했다.


     *     *


충치왕의 판단은 틀렸다.


“전멸했습니다···.”


탐색 팀의 던전 주인들은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출입구로 돌격한 건 던전 부하들만.

플레이어는 모두 외곽에 남았다.


그리고 심장으로 들어간 부하들은 가루가 됐다.

충치왕의 방어 기술을 깨트린 포격을 던전 부하들이 버틸 리 없었다.


던전 밖에서 쓰러졌기에 사망 확률은 10배로 상승.

모두 사망했다고 봐야 한다.


신소율은 침울한 던전 주인들을 달랬다.


“부하들의 희생으로, 충치왕과 심장 안에 있는 혈액 세력은 한동안 꼼짝할 수 없습니다.”


그걸 위해서 200에 가까운 던전 부하를 돌격시켰다.


“나 왔어!”


백혈구 기병에게 쫓기던 잔느와 란슬롯도 돌아왔다.

충치왕과 싸우는 걸 봤는데도 혈액 병사들은 둘을 공격했다.


“같은 편이 아니면 무조건 적이라는 거죠. 그럼 움직이죠.”


탐색 팀은 출입구의 반대편. 빨강색 벽돌로 쌓은 것 같은 꽉 막힌 붉은 벽에 도착했다.


“란슬롯 씨, 고!”

“아론다이트, 가을 해방.”


란슬롯은 푸른 무늬가 떠오른 검을 심장 벽면에 박았다.


푹! 움찔, 움찔.

순간 눈을 감았던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


“아무 일도 없네?”

“그러게? 아까처럼 미쳐 날뛸 줄 알았는데?”


심장이 공격당했으니 체내 던전의 주인, 카리브디스가 아파서 날뛸 거라고 예상했는데··· 반응이 없다.


“마그마보다 뜨거운 검이 심장 안에 있잖아요? 매운 고추를 먹으면 혀가 얼얼한 것처럼, 지금 카리브디스의 심장도 얼얼함에 감각이 없을 겁니다.”


신소율의 말이 사실로 밝혀지자, 란슬롯은 거침없이 벽면에 작은 개구멍을 냈다.

잔느가 구멍 안으로 고개를 빼꼼 들이밀었다가 다시 뺐다.


“적혈구 투사 둘 있어!”

“딱 좋네. 지원 병력 부르기 전에 처리해. 브라키소, 가서 도와.”


신소율의 던전 부하인 브라키소도 아까 던전 부하들의 돌진 때 맨 앞에서 달렸지만, 출입구에 들어가기 직전 그림자를 타고 돌아왔다.

자기 부하라서 아낀 건 아니다.

그림자 걸음을 사용하는 브라키소는 지금 같은 잠입 상황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으니까.


“잡았어.”


잔느가 안을 정리하자, 사람들은 개구멍을 통해서 심장에 진입했다.

혈액 병력은 심장 출입구에 몰려있기에, 반대편인 이쪽은 한산했다.


텅 빈 주변을 둘러본 신소율은 히죽 웃었다.


“충치고, 혈액이고 참 착한 애들이야! 꼭 문으로만 집에 들어가려 하다니.”

-그게 정상입니다.

-집에 들어가겠다고 벽 부수는 사람이 이상한 거 아냐?

“남의 심장에 구멍 낸 로드님이 괴팍한 거 아닐까요?”

“쉿! 로드님 사악하다는 거 비밀입니다!”


시청자와 사람들이 수군거렸지만, 신소율은 못 들은 척 주변을 살폈다.


“사우나네.”


잔느가 열기를 박살 냈는데도 심장 내부는 사우나보다 더웠다.

특히 11시 방향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갈 때마다 기온이 1도씩 오르는 것 같다.


“레바테인은 저쪽인가?”

“로드님! 이제 번개처럼 돌격해서 검을 탈취하나요?”

“저희는 준비가 끝났습니다!”


이게 마지막 기회!

그렇게 생각한 탐색 팀은 각오를 다지며 무기를 꺼냈고, 신소율은 손사래를 쳤다.


“여러분은 준비 안 해도 됩니다. 잔느와 란슬롯 씨만 보낼 겁니다.”


두 사람이면 충분하다. 달려가서 검만 집으면 공략이니까.


“나머지는 여기서 대기할 겁니다. 구경하고 싶은 사람은 따라가도 되지만, 그러다 죽어도 책임 안 집니다?”


혈액 병력 대부분이 출입구에 집중되어 있을 테니, 레바테인 주변에 있는 건 소수.


“무신과 기사왕이라면 그 정도 혈액을 지나치는데 죽지 않겠지만, 여러분은 100% 리셋이라고요?”


그래도 따라가고 싶은 사람은 따라가라고 말했더니, 목숨은 소중한지 다들 얌전하게 남았다.


그렇게 잔느와 란슬롯이 출발하고 5분 뒤.

시야가 바뀌며 일행은 바다 한가운데에 서 있다.


[보물찾기 조건 달성!]

던전 수준     799(Z급 99일)

공략자 레벨    177

수준 차이 가산점 622%


남은 체력 가산점   45%


기본 경험    1,000만÷83명

총 가산점     667%

획득 모험 경험  92.4만


[업적 Z공략 달성!]

Z등급 던전을 공략했다.

리셋 점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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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9월 첫째 주 (1) NEW 2시간 전 5 1 12쪽
103 8월 넷째 주 (4) NEW 5시간 전 9 1 18쪽
102 8월 넷째 주 (3) NEW 8시간 전 10 1 14쪽
101 8월 넷째 주 (2) NEW 16시간 전 16 1 16쪽
100 8월 넷째 주 (1) NEW 19시간 전 16 1 14쪽
99 8월 셋째 주 (3) 24.09.16 19 1 16쪽
98 8월 셋째 주 (2) 24.09.16 16 1 12쪽
97 8월 셋째 주 (1) 24.09.16 17 1 19쪽
96 8월 둘째 주 (3) 24.09.15 18 1 20쪽
95 8월 둘째 주 (2) 24.09.15 16 1 17쪽
94 8월 둘째 주 (1) 24.09.14 17 1 14쪽
93 8월 첫째 주 (2) 24.09.14 17 1 20쪽
92 8월 첫째 주 (1) 24.09.13 22 1 16쪽
91 7월 넷째 주 (3) 24.09.13 20 1 13쪽
90 7월 넷째 주 (2) 24.09.12 20 1 19쪽
89 7월 넷째 주 (1) 24.09.12 23 1 14쪽
88 7월 셋째 주 (7) 24.09.11 23 1 16쪽
87 7월 셋째 주 (6) 24.09.11 20 1 14쪽
86 7월 셋째 주 (5) 24.09.10 22 1 17쪽
85 7월 셋째 주 (4) 24.09.10 27 1 15쪽
84 7월 셋째 주 (3) 24.09.09 24 1 22쪽
83 7월 셋째 주 (2) 24.09.09 26 1 19쪽
82 7월 셋째 주 (1) 24.09.08 25 1 14쪽
81 7월 둘째 주 (6) 24.09.08 24 1 16쪽
80 7월 둘째 주 (5) 24.09.07 24 1 14쪽
79 7월 둘째 주 (4) 24.09.07 26 1 16쪽
78 7월 둘째 주 (3) 24.09.06 24 1 14쪽
77 7월 둘째 주 (2) 24.09.06 21 1 13쪽
76 7월 둘째 주 (1) 24.09.05 2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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