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이 갑부 되는 게임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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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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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9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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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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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엉터리 요구 사항 표

DUMMY

다음 날 점심, 장양은 수정된 요구 사항 표를 손시리에게 보냈다.


손시리는 그 표를 보고 매우 만족했다.


정말 아무것도 쓰지 않은 것과 같았다!


손시리는 게임 업계에 종사한 적은 없지만, 이 요구 사항 표는 사이트에 올라온 템플릿으로 작성된 것으로, 기본적인 요구 사항 작성 규칙이 간단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간단히 말해,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디자이너가 제시하는 이미지는 종종 추상적이고 모호한 반면,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려내야 하는 이미지는 구체적이고 세부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디자이너가 '아주 잘생긴 남성 캐릭터'를 원한다고 하면, 이것은 매우 모호하고 측정할 수 없는 기준이다.


무엇을 '아주 잘생겼다'고 할 수 있을까?


일러스트레이터가 자기 생각에 '아주 잘생긴' 캐릭터를 그린다고 해도, 디자이너가 만족할지는 알 수 없다. 결국 미적인 기준은 매우 주관적인 것이니까.


따라서 디자이너는 가능한 한 상세하게 요구 사항을 작성해야 하며, 캐릭터가 어떤 옷을 입고, 어떤 모자를 쓰고, 어떤 무기를 들고 있으며, 어떤 뚜렷한 특징이 있는지 등을 정확히 명시해야 한다.


비슷한 참고 이미지를 제공하면 더욱 좋다.


게임 업계에서는 이런 뒷이야기가 있다:


디자이너가 프로그래머에게 "이런저런 기능이 필요해! 이 기능의 디자인 철학은 이러이러하며, 어떤 효과를 얻고 싶어!"라고 하면, 프로그래머는 매우 짜증내며 "그냥 어느 게임의 어떤 기능을 참고할지 말해. 내 눈으로 바로 볼 수 있게"라고 말한다.


디자이너가 디자인팀에게 "이런저런 캐릭터가 필요해! 이 캐릭터의 외모는 이러하며, 성격은 이러해야 하고, 특별히 이러이러한 느낌을 줘야 해!"라고 하면, 디자인팀은 짜증을 내며 "그냥 참고할 캐릭터가 있으면 말해. 이미지로 직접 보여줘"라고 말한다.


이것은 단순히 게으름 때문만은 아니다. 주로 텍스트에서 이미지까지 그 중간 과정에서 너무 많은 정보가 손실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구 사항 표를 작성할 때는 당연히 가능한 한 상세하게 설명하고, 참고 이미지를 많이 제공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린 결과물이 디자이너의 원래 아이디어와 너무 많이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


이제 장양이 작성한 요구 사항 표를 보자.


완전히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있다!


예를 들어, 을지문덕의 경우:


"그는 용, 사람 형태의 용이다."


"용족 무신으로서 그는 무력의 절정으로 여겨진다."


"그는 평생 칼날 위를 걷는 삶을 살았으며, 전투와 살육에 대한 그의 철학은 보통 사람과 완전히 다르다."


끝.


또 예를 들어, 연개소문의 경우:


"그의 모습은 반인반마여서 '이족'으로 불린다."


"연개소문은 다른 반인반마 왕자들과는 달리, 용족 혈통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머리에 용의 뿔이 돋아 있다."


"아마도 용족 혈통 덕분에 연개소문은 용족과 유사한 강력한 힘을 얻었을 것이다."


또 예를 들어, 주몽의 경우:


"젊은 시절의 주몽은 고구려 시대의 가장 위대한 발명가, 물리학자, 기계 공학자, 전기 공학자로 불렸다."


"그의 연구는 인조 번개, 기상 무기, 비행기, 자동차, 로봇 등 첨단 분야를 아우른다."


"또한 그는 시인, 철학자, 음악 애호가, 언어학자 등 여러 칭호를 지닌다."


주몽에 대한 설명은 앞의 두 사람보다 더 많았고, 장양이 쓰면서 점점 더 흥분한 듯했다.


그 외에도 호위 용녀 평강공주, 불사조의 고아 양만춘, 크리스탈 아이스 걸 평원공주 , 기계 인형 온달, 혈의 군주 우중문, 드래곤 슬레이어 고도제, 암야 유랑자 고선지, 고독한 검호 거운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있다.


기본적인 한두 가지 특징을 제외하고는 고구려 인물들과 전혀 맞지 않는 설정이었다!


이런 내용은 일러스트레이터의 창작에 거의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게다가, 더 간단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도 있었다.


예를 들어, "을지문덕은 사람 형태의 용이다."라고 간단히 쓸 수 있는데, 뒤의 문장은 전부 쓸데없는 말이다.


하지만 손시리에게는 이게 완벽한 요구 사항 표였다!


손시리는 기뻐서 자기도 모르게 박수를 쳤다.


장양, 역시 믿음직하다!


손시리 자신은 이런 걸 절대로 쓸 수 없었다!


확실히 장양을 자신의 직원으로 끌어들인 것은 매우 올바른 선택이었다!


손시리는 한 글자도 고치지 않고 이 요구 사항 표를 원영길에게 보냈다.


5분 후, 원영길이 답장을 보냈다.


"이 요구 사항 표 너무 간략한 거 아니에요???"


"이렇게는 그림을 그리기 힘들어요, 명확한 기준이 없잖아요."


손시리는 이미 준비하고 있었다. 바로 대답했다. "괜찮아요, 마음껏 그리세요, 자유롭게 디자인하세요! 요구 사항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전부 무시해도 좋아요, 전 당신의 전문성을 신뢰해요!"


원영길: "······그래도 계약을 했으니 기준이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귀찮아질 수 있거든요."


손시리는 급히 말했다. "정말로요! 전 당신의 예술적 감각을 전적으로 신뢰해요, 나중에 나온 결과물 그대로 받아들일게요, 절대 수정 요구하지 않을 거예요! 제 말을 증거로 캡처해서 보관해도 좋아요. 아니면 계약서에 이 내용을 추가해도 되구요."


"괜찮아요... 그래요, 그럼 제가 알아서 해볼게요." 원영길이 답했다.


손시리는 안심했다.


원영길이 끝까지 제대로 된 원화 요구 사항을 요구할까 봐 걱정했었는데, 이제 양쪽 모두 편해져서 정말 기뻤다.


남은 돈도 그냥 놔두지 않았다. 그는 이어서 음악과 음향 효과를 구입하고, 다른 디자인 리소스도 구매했으며, 클라우드 서버도 임대했다.


이런 것들은 큰돈이 들지 않았고, 손시리는 예산을 정확하게 계산하여 약 200만 원 정도를 비상금으로 남겨두었다. 이 돈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게임 출시 후의 홍보 예산에 대해서는...


당연히 한 푼도 남겨놓지 않았다.


홍보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아무도 이 게임을 모르는 게 베스트니까!


손시리는 자신의 미래가 밝다고 느끼며, 계속해서 돈을 쓰는 일에 몰두했다.


······


디자인 학부 기숙사.


esro의 리소스 사이트 덕분에, 많은 미대 학생들이 대학 재학 중에도 온라인에서 일거리를 받을 수 있었고, 생활을 약간 개선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 기간 동안 제작한 작품들은 졸업 후 취업에도 도움이 된다.


원영길은 마우스를 내려놓고 소리쳤다. “야, 다들 빨리 와, 다른 사람들도 불러, 드디어 일거리가 생겼어!”


곧 다른 방에 있던 학생들이 하나둘씩 기숙사로 모여들었다.


"3주, 50세트 원화, 한 세트에 4장, 60만 원! 대박이지?"


원영길은 짧은 머리와 하얀 피부, 단정한 이목구비를 가진 활기찬 청년으로, 예술가다운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그의 룸메이트들은 저마다 개성이 뚜렷했는데, 긴 머리를 기른 사람도 있고, 문신이 있는 사람도 있었다. 모두 각자의 독특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었다.


작은 수염을 기른 황씨가 가장 먼저 다가왔다. “세트당 60만 원? 와, 대박이네! 이 가격에 큐트한 스타일을 그리는거라면 난 무조건 찬성이야! 생계를 위해서라도."


원영길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큐트한 스타일이 아니야! 이번엔 큐트한 스타일은 금지고, 다른 스타일은 자유롭게 그려도 된대!”


황씨는 놀라며 말했다. “뭐? 너의 대표작이 전부 큐트한 스타일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고객이 너한테 큐트한 스타일은 안 된다고 했다면, 뭔가 잘못된 거 아니야?”


"아니야, 그 고객은 진짜 안목이 대단한 사람이야!" 원영길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난 사실 귀여운 스타일을 그리는 걸 정말 싫어해. 하지만 요즘 모바일 게임에서는 귀여운 스타일이 대세라 어쩔 수 없이 그런 일만 했어. 이제 그런 스타일을 그리지 않아도 되니 드디어 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기회가 온 거야!”


“네가 그동안 하고 싶어 했던 스타일로 그리겠다고? 그건 좀 그렇지 않아?” 황씨는 조금 망설였다. “고객이 돈을 지불했는데, 네가 네가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리면, 이건...”


“고객이 내 예술적 감각과 전문성을 신뢰한다고 했어, 나보고 완전히 자유롭게 디자인하라고 했다니까!”


“그리고 이 요구 사항 표를 봐, 완전 내 생각이랑 똑같아!”


모두 원영길의 컴퓨터 화면을 쳐다보았다.


화면에는 장양이 작성한 요구 사항 표가 떠 있었다.


"을지문덕이... 용이라고?"


"연개소문은... 반인반마?"


"그럼 주몽은 돼지겠네?" 황 씨는 그럴듯한 추측을 내놓았다.


원영길은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무슨 주몽이 돼지야, 그는 위대한 발명가잖아."


"......차라리 돼지가 낫겠네." 황씨는 투덜거리며 말했다.


요구 사항 표를 대충 훑어본 황씨는 멍해졌다.


이게 요구 사항 표라고?


역사 인물들을 억지로 개조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


참고 이미지 같은 건 언감생심, 외모에 대한 묘사조차 전혀 없었다!


개조의 방향은 매우 다양했다. 동물로 변한 것도 있고, 성별을 바꾼 것도 있으며, 고도의 기술적 요소로 바꾼 것도 있었다.


그야말로 잡탕이었다!


"이 클라이언트 정신 나간 거 아냐?"


"이렇게 엉망진창인 요구 사항 표를 가지고..."


황씨는 어안이 벙벙했다. 원영길이 이런 작업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는 서로 만족하지 못할까 봐 걱정됐다. 그들은 디자인 전공의 가난한 학생들이었고, 다른 전공 학생들보다는 조금 더 여유는 있었지만, 만약 클라이언트와 문제가 생기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시작하면 골치 아픈 상황이 될 수 있었다.


"걱정할 거 없어, 클라이언트가 이미 돈을 리소스 사이트에 보냈으니까." 원영길은 황씨에게 주문 상태를 보여주며 클라이언트가 이미 결제했다고 알렸다.


esro의 공식 리소스 사이트는 중개자와 같은 역할을 한다. 플랫폼이 보증 역할을 하고, 클라이언트가 요구 사항을 확정하면 일러스트레이터가 작업을 시작한다.


이 기간 동안 클라이언트는 금액을 플랫폼에 결제하고, 플랫폼이 이 금액을 보관하며, 거래가 완료되어 클라이언트가 만족하면 금액이 일러스트레이터 계좌로 송금된다.


만약 양쪽이 다투게 되면, 플랫폼이 나서서 중재를 한다.


원영길은 대화 기록을 가지고 있었고, 플랫폼에는 원본 요구 사항이 보관되어 있었기 때문에, 원영길 쪽이 훨씬 유리했다.


"영길아, 그래도 이거 좀 불안한데, 다시 클라이언트에게 요구 사항을 확실히 확인하고 좀 더 상세한 내용을 요청해 보는 게 어때?" 황씨는 여전히 이 상황이 불안해 보였다.


원영길은 짜증을 내며 말했다. "야, 정신 차려!"


"너 계속 큐트한 캐릭터만 그리고 싶어? 아직도 질리지 않았어?"


"지금 시중에 큐트한 게임이 넘쳐나잖아. 그거 돈 벌기는 쉬울지 몰라도, 솔직히 그리는 게 재미있냐고?"


"네가 추구하는 예술은 어디 갔어?"


"이렇게 스타일에 제한 없이 요구 사항도 널널하게 준다는 건 우리에게 엄청난 자유 창작의 기회와 공간을 준 셈이야!”


"만약 이 원화 세트로 대박을 터트리면, 앞으로의 길이 훨씬 수월해질 거야. 졸업 후에 바로 사무실을 차릴 수 있을지도 몰라!"


"아니면 그냥 졸업하고 나서 그냥 그런 외주 회사에 들어가서 일하며 계속 이런 스타일을 그릴 거야?"


다른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원영길의 말에 설득되었다.


그들은 아직 학생이었고, 직장에서 오래 일해본 경험이 없었다.


예술에 대한 자신만의 견해를 가지고 있었고, 지금이 바로 영감이 폭발하는 시기였다.


누가 클라이언트의 틀에 맞춰 전통적인 것을 그리는 영혼 없는 작업을 하고 싶겠는가?


사실 모두가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스타일을 그리고 싶어 했다!


지금처럼 모든 걸 맡기는 클라이언트를 만난 것은 드문 기회였다.


황씨도 결국 설득당했다. "그래, 영길아, 네가 정해. 우리가 도와줄게. 너는 어떻게 그릴 생각이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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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 면접 24.08.26 42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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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 대대적 소비 24.08.23 41 2 11쪽
22 22. 너무 싼데요? 24.08.22 43 2 11쪽
21 21. 훌륭한 비서 24.08.21 45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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