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이 갑부 되는 게임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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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근
그림/삽화
리진
작품등록일 :
2024.07.29 23:26
최근연재일 :
2024.09.1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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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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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5. 카드 게임 《귀장鬼将》

DUMMY

"올리자."


손시리는 계획대로 게임을 심사에 제출하려 했다. 그러나 그 전에 게임 이름을 정하고 설명을 추가해야 했다.


손시리는 이전과 같은 방식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름과 설명은 최대한 간단하게, 유저들이 보고도 게임 내용을 전혀 알 수 없게, 심지어는 인기 검색어와 전혀 관련이 없도록 하려 했다.


예를 들어, 게임 이름에 '고구려'라는 단어를 절대 넣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하면 '고구려'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다가 이 게임을 다운로드해서 플레이할 유저들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손시리는 잠시 고민하다가 이름과 설명을 입력했다.


이름: 《귀장》


설명: 이건 그냥 평범한 카드 게임입니다.


가격: 2,000원 + 인앱 결제.


이 이름과 설명을 본 유저들이 이 게임이 어떤 게임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할 것이다! 또한, 2,000원의 진입 장벽은 이 게임에 실수로 들어온 대부분의 유저를 물러나게 만들기에 충분할 것이다.


이전의 《고독한 사막도로》에 비해 이번 게임은 용량이 꽤나 컸다. 아무래도 이번에는 비교적 콘텐츠가 풍부한 모바일 게임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심사 시간이 조금 더 길어져 빠르면 내일쯤 심사가 완료될 것 같았다.


모든 준비를 끝마치고 나니, 손시리가 느꼈던 걱정이 말끔히 사라졌다. 원화의 퀄리티가 아무리 뛰어나다 한들, 유저들이 이 게임을 하지 않으면 그 원화를 볼 일도 없기 때문이다.


손시리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관리자 페이지를 닫고, 일주일 후의 결산을 기대하며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는 벌써 6,000만 원이 입금되는 순간을 상상하며, 먹고 마시며 편하게 놀 수 있는 행복한 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


오후, 원영길은 배가 고파 잠에서 깼다. 다른 사람들도 이미 일어나 있었다. 황씨는 방을 정리하며, 며칠 동안 먹다 남은 컵라면 용기와 각종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었다.


"영길아, 일어났어? 원화 작업은 다 끝났어? 클라이언트가 수정 요청은 없었어?" 황씨는 방을 정리하면서 물었다.


원영길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없어, 사장님이 아주 만족한다고 하셨어. 수정은 필요 없대."


"만족한다고?" 황씨는 놀랐다. "어떤 천사같은 클라이언트를 만났길래, 한 번도 수정 요청을 안 한 거야?"


원영길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나도 의아해. 우리 작품의 퀄리티가 좋기는 하지만, 보통 클라이언트는 트집을 잡기 마련이잖아··· 근데 남은 컵라면 있어?"


"없어, 다 먹었어. 저녁에 나가서 먹자, 축하할 겸." 황씨가 제안했다.


원영길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좋아, 나도 그럴 생각이었어. 나가서 거하게 먹고, 돈을 나누자. 3주 동안 모두 고생 많았어."


"뭐, 네가 제일 고생했지." 황씨는 쓰레기봉투를 끌고 방을 나섰다.


손시리가 원화를 아무 문제 없이 받아들였다는 사실에, 원영길은 꽤나 놀랐다.


일반적으로 클라이언트는 아무리 만족하더라도 처음에는 트집 잡기 마련이다. 이는 클라이언트가 이상해서가 아니라, 주로 업무 절차의 문제다.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는 한 개인이 아니라 회사다. 클라이언트와 소통하는 사람은 대개 그 회사의 특정 직원인데, 만약 일러스트레이터가 작업 결과물을 제출했을 때 담당 직원이 그것을 그대로 수락하면, 그 직원은 상사에게 혼날 가능성이 크다.


문제를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면, 그 직원이 무능해 보일 것이고, 그만큼 자신의 업무를 잘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는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하기 위해 작은 문제를 찾아내고 트집을 잡는다.


심지어 "역시 첫 번째 버전이 낫겠어"라는 절망적인 말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원영길은 이번에 정말 천사 같은 클라이언트를 만난 것 같아 감탄했다. 결제도 깔끔하게 처리하고, 흥정도 없이 오히려 돈을 더 얹어주다니!


요구 사항 표는 대충 넘기고, 디자인은 마음대로! 디자인이 끝나면 수정도 없이, 아주 만족스럽게 받아들였다.


이러니 원영길도 약간 미안해질 뻔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자신이 제공한 이 원화 세트의 퀄리티가 워낙 뛰어나고 최선을 다해 작업한 결과물이었기 때문에, 그냥 넘어 가기로 했다. 결국, 성격 좋은 사람과 일하는 게 이렇게 속 편한 법이다!


원영길은 몇 명의 친구들과 함께 학교 근처의 작은 음식점으로 갔다.


3주 동안 열심히 작업한 끝에 일이 마무리되었고 돈도 입금되었으니, 오늘은 마음껏 먹고 마시며 실컷 즐기기로 했다. 취할 때까지 돌아가지 않을 작정이었다.


“근데, 영길아, 이번 작품 어느 게임에 들어가는 거야? 게임은 언제 출시된대?” 황씨가 안주를 먹다 말고 문득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이들은 당연히 자신이 참여한 게임이 빨리 출시되길 바라고 있었다. 만약 대박이 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나도 언제 출시될지는 잘 몰라, 물어보지 않았거든. 그런데 비슷한 게임들은 보통 여러 번 테스트를 거친 후에야 출시되잖아? 그래서 아마 당장은 힘들 거야.”


“잠깐, 내가 한 번 찾아볼게.”


원영길은 esro 리소스 사이트의 계정을 통해 손시리의 회사를 찾을 수 있었고, 그 회사에서 출시한 모든 게임을 확인했다.


“와, 《고독한 사막도로》가 이 회사에서 만든 거였어?!”


원영길은 깜짝 놀랐다. 비록 직접 플레이해본 적은 없었지만 최근에 이 악명 높은 게임에 대해 여러번 들어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두 번째 게임을 확인했다.


“《귀장》이라고 하네. 카드 모바일 게임이고, 현재 심사 중이야! 아마 우리 직품을 사용한 게임일 거야.”


“그럼 우리 곧 그 게임을 해볼 수 있겠네?”


“잠깐, 이거 좀 이상한데... 이렇게 빨리 출시된다고? 오늘 아침에 내가 원화를 넘겼는데, 오후에 바로 심사에? 내일이면 게임을 할 수 있겠네?”


원영길은 이런 초고속 진행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다른 게임들은 보통 3~5일, 또는 일주일 정도 테스트를 거치는데, 게임에 버그라도 있으면 어떻게 하려고 이렇게 서두르지?


하지만 황씨는 태연하게 말했다. “별일 아니야. 프로그램은 이미 완성됐고, 디자인 리소스만 들어가면 끝나는 거잖아. 이상할 것 없어.”


원영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런 것 같아. 그럼 내일 한 번 해보자.”


“일단, 게임 얘기는 내일 하고, 지금은 건배!” 황씨는 잔을 들며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잔을 부딪쳤다. 오늘은 실컷 마시고 즐기기로 했다.


다음 날 정오, 원영길은 침대에서 일어나면서 머리가 조금 어지러운 것을 느꼈다. 다행히도 전날 마신 것은 맥주뿐이라, 잠을 자고 나니 숙취도 거의 가신 상태였다.


"아, 맞다, 게임!"


원영길은 그제야 게임이 생각났다. 이쯤이면 심사를 통과했을 것이라 생각하며,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어 플랫폼에서 《귀장》을 검색했다.


이 게임의 원화는 그와 그의 기숙사 친구들이 밤낮없이 작업한 결과물이었고 그에게 이 게임은 마치 자신이 낳은 자식처럼 소중했다.


게임이 성공한다면, 그는 자신 있게 '컨셉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을 내걸 수 있을 것이다. 이 원화들은 나중에 취직하거나 투자 유치를 할 때 그의 커리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그래서 원화 작업을 외주로 받았지만, 그는 손시리보다 더 열심히 이 프로젝트에 매달렸다.


"얘들아, 게임 심사 통과했어! 빨리 다운해서 봐봐. 《귀장》검색하면 나와."


원영길이 큰소리로 외치자, 이미 깨어 있던 몇몇 친구들도 휴대폰을 꺼내어 게임을 다운로드하기 시작했다.


게임의 상세 페이지를 살펴본 원영길은 곧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이게 뭐야? 왜 이렇게 설명이 성의 없어?'


게임 설명은 단순히 "심심하다"는 정도를 넘어서 "성의가 없다"는 표현이 더 적절했다. "이건 그냥 평범한 카드 게임입니다"라니? 제작자가 자기 게임을 이렇게까지 무신경하게 설명 한다고?


보통 다른 게임들은 이 페이지에 홍보 이미지나 멋진 포스터를 넣어 유저들의 눈길을 끌기 마련이다.


게임 안에서 가장 멋진 디자인 리소스들을 상세 페이지에 다 넣어서라도 유저들을 유혹하는 게 기본이다.


실제 게임 화면이 홍보 이미지와 다르더라도 상관없다. 일단 유저들이 게임을 다운로드하고 나면, 그중 일부는 남게 마련이니까.


그런데 《귀장》은 그런 것조차 없었다! 원영길이 게임을 검색했을 때, 다운로드 수는 여전히 0이었고, 심지어 손시리조차도 아직 게임을 다운로드하지 않은 상태였다.


"아마도 게임이 막 심사를 통과해서 아직 대대적인 홍보를 하지 않은 것 같아... 응, 분명히 그런 거야."


원영길은 스스로를 그렇게 다독이며, 게임을 다운로드하고 실행시켰다.


게임을 시작하려면 2,000원을 지불해야 했지만, 원영길은 주저 없이 결제했다.


이 게임은 비교적 단순한 카드 게임으로, 원영길에게 반년 전의 《큐트한 고구려》를 떠올리게 했다. 물론, 이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모바일 게임은 원래 지나치게 복잡한 시스템이나 플레이 방식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 시기에 인기를 끌고 있는 건 여전히 간단하고 가벼운 모바일 게임이다. 대부분의 유저는 하루에 두세 시간 정도만 게임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며, 이 시간을 하루 종일 나누어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이 시기의 카드 모바일 게임들은 주로 도전 과제, 스테이지 클리어 등을 핵심 플레이 방식으로 삼고, 체력과 도전 횟수로 유저들의 플레이 시간을 조절했다.


너무 많은 복잡한 기능을 추가하는 것은 오히려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미 1년 가까이 운영된 《큐트한 고구려》 같은 게임에는 딜레마가 있었다.


새로운 기능을 업데이트하면 게임이 복잡해지고, 유저들은 게임이 너무 피곤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업데이트를 하지 않으면 유저들은 같은 콘텐츠를 반복하는 데 금방 싫증을 느낀다.


그래서 《큐트한 고구려》는 두세 달마다 버전을 업데이트하며, 새로운 기능과 카드들을 추가하면서 게임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었다.


그러나 신작 게임인 《귀장》에게는 이런 문제가 없었다.


비록 모든 것이 《큐트한 고구려》의 오래된 게임 플레이를 차용한 것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검증된 고전적인 플레이 방식이기에 유저들의 수용도가 높았다.


스킨만 바꾸면 유저들이 쉽게 질리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게임 내에는 모두 비교적 간단한 기본적인 플레이 방식이 포함되어 있어, 카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고, 지나치게 피곤하거나 번거롭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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