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첫사랑의 아들이 되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새글

제이모
작품등록일 :
2024.07.31 00:13
최근연재일 :
2024.09.17 08:00
연재수 :
77 회
조회수 :
23,844
추천수 :
946
글자수 :
414,950

작성
24.08.26 08:00
조회
219
추천
13
글자
12쪽

48. 천태우의 '운수 좋은 날'

DUMMY

요즘 왜 이렇게 일이 잘 풀리는지 모르겠다.


천태우는 절로 휘파람이 났다. 연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이 유력하다는 언질을 그룹 핵심인사로부터 들었다.


거기다 세황그룹의 큰사위 제갈룡이 GC생명과학 인수건과 관련해 대양투자증권을 주관사로 하고 싶다는 연락을 해왔다.


GC의 진채원 사장. 40대 중반의 나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젊음과 미모를 보고 흠뻑 마음을 빼앗겼다. 미모에 홀려 하마터면 그날 투자를 약속할 뻔했다.


조금만 더 노력했으면 자빠뜨릴 수도 있었는데, 아쉬웠다. 그래도 여전히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기에 다음에 또 만나면 기회가 올 것이다.


제갈룡은 GC를 먹고 싶어 하는데 진채원이 만약 내 앞에 무릎꿇고 도와달라고 하면 어쩐다. 사랑이냐 돈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파랑새 한 마리가 내 품으로 날아들었다. 모처럼 저녁 약속이 없어 조용히 집으로 향하던 며칠 전 갑자기 내 차 조수석 문을 두들기던 소녀.


느낌이 왔다. 쫓기고 있었다. 10대 소녀의 위기를 모른 척할 수 없는 착한 어른으로서 당연히 도와줬다.


갈 곳이 없다고 했다. 스무 살이라고 했지만 딱 보면 견적이 나온다. 분명히 미성년자였다.


강남에 오피스텔이 하나 있다. 업무용으로 쓰기 위해 하나 마련해 뒀지만 실제 용도는 따로 있다.


여자를 만나기 위한 장소로 이용하고 있고, 친구들을 불러 포커를 치는 용도로도 사용하고 있다. 이제는 어린 파랑새를 위한 둥지가 됐다.


진채원과 파랑새. 양손에 쥔 떡을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혼자 즐거운 상상을 하며 대평GC로 향했다.


**


정말 운수 좋은 날이었다.


골프장에서 또 다른 귀인을 만났다. 진채원과는 또 다른 매력의 소유자 서윤진 변호사였다.


진채원이 약간 동양적 느낌이라면 서윤진은 대놓고 ‘웨스턴 스타일’이라고 외치는 듯했다.


식당에서 어떻게 말을 걸어볼까 고민하던 중이었는데··· 하늘은 분명 내 편이었다.


이날 라운딩 멤버 고려일보 채정훈 기자의 지인이 그 팀에 있었다.


여자 3명에 끼어 있는 젊은 남자. 처음에는 이 남자가 서윤진의 애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클라이언트였다.


서윤진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누면서 강력한 ‘필’이 왔다.


대화 중간 중간 유혹하듯 던지는 눈웃음. 잘하면 오늘 끝까지 갈 수 있겠구나.


티박스에서 티샷을 날리는 서윤진의 모습은 골프장에 내려온 여신, 그 자체였다. 물 흐르듯 내려가면서 공을 타격한 후 완벽한 팔로스루(Follow-through)까지.


아랫도리가 주책없이 반응을 했다. 이 나이에?


그늘집에서 식사 자리를 함께 하자고 제안하기로 했다. 헤지펀드 운용자, 그 테드 안이라는 클라이언트가 문제였다. 이 인간이 반대하면 어떡하지?


그런데 기우였다. 이자는 대수롭지 않게 합석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역시 미국물 먹은 놈이라 그런지 시원시원했다.


컨트리클럽 라운지 2층 식당 룸에서 함께 식사했다.


예상대로 로열패밀리 제갈룡은 서민들과 선을 긋듯 미련 없이 자리를 떴다.


재수 없는 새끼. 장가 잘 가서 세황에 빨대나 꽂고 사는 주제에 로열패밀리?


지가 세황 빽 없는 B&C테크 대표라면 감히 날 만날 수나 있어? 지 회사가 이뻐서 돈 넣겠다는 줄 아나. 앞으로 세황하고의 관계를 고려해서 그렇게 결정한 거지.


어쨌든 눈치 빠르게 떠나줘서 고마웠다.


이제 자리 배치부터 신경을 써야 한다.


일단 고선주와 채정훈은 서로 아는 사이니까 자연스럽게 둘이 앉으면 되고. 저 턱수염이 서윤진 옆에 앉으려 하면 어떡하지?


그런데 감사하게도 턱수염은 김윤아 변호사 옆에 앉았다. 고마운 녀석. 이렇게 판을 깔아 주냐.


“저는 요즘 건강 문제 때문에 술을 못 마시니 부사장님께서 서 변호사님과 대작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런, 이런 기특한 녀석. 영어라서 듣기평가 하듯 신경 써서 들었는데 ‘감동의 언어’였다.


“걱정마세요. 서 변호사 같은 미인이라면 밤새 대작할 수도 있으니까.”


이런 배려를 해줬는데 나도 답례를 해야지.


“오늘 밥값은 제가 다 쏘겠습니다. 제일 비싼 음식과 제일 비싼 술을 마구 시키세요.”


천태우가 CEO급만 가지고 다닌다는 법인카드 ‘블랙’을 흔들었다. 참석자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흠, 흠. 이 정도면 서 변호사에게 확실히 각인이 됐으려나.


**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어 갔다.


서윤진은 약간 취한 듯 보였다. 하긴 독한 연태를 그렇게 마셨으니 사람이라면 취해야지.


“서 변호사, 취했어요?”


좀 친해진 김에 ‘님’자를 뺐다.


“아, 아뇨. 괜찮아요. 저 원래 술 세요.”


이렇게 술 세다고 자랑하다가 연태의 쓴맛을 제대로 보는 경우가 많다. 연태와 맥주를 섞어 마시면 자기도 모르게 어느 순간 스르륵 맛이 간다.


“오늘 오후 일정은 없으세요?”

“워낙 중요한 클라이언트와 라운딩이라 싹 다 비워뒀죠.”


테드 안, 볼수록 기특한 녀석이다.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게 참 돈 많게 생기긴 했다. 인사라도 건네자.


“테드, 당신 변호사를 제가 너무 빼앗고 있는 것 같아 죄송하네요.”


테드 안은 손사래를 쳤다.


“천만에요. 서 변호사님이 최근 실연을 당했어요. 부사장님께서 잘 위로해 주세요.”


대형 호재다. 최근에 실연을 당했다면 남자가 그리울 때가 되지 않았을까.


시간은 내 편이다. 어차피 오늘 오후 일정은 다 비워뒀다.


**


처음에는 일 이야기를 주로 하다 골프로 주제가 옮겨간 후 드디어 내밀한 프라이버시 관련된 대화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역시 알코올의 힘은 위대했다.


서윤진이 술에 취한 듯 보통 여자라면 할 수 없는 말을 했다.


“저, 사실 강간 판타지가 있어요. 이게 약간 성도착증 같은 건데··· 앗, 처음 뵙는 분한테 제가 무슨 말을···”


서윤진은 얼른 말을 주워 담으려 했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상상의 나래는 이미 저 멀리 안드로메다까지 펼쳐지고 있었다.


머릿속으로 바로 이곳에서 서윤진을 강간하고 있었다. 술을 그렇게 마셨는데도 아랫도리는 싱싱했다. 상상만으로 금세 묵직해졌다.


“그럴 수 있어요. 그럴 수···”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토닥여줬다.


서윤진은 부끄러운 듯 고개를 돌려 얼굴을 마주 보지 못하고 있었다.


고개를 돌린 서윤진의 옆모습이 너무도 섹시했다. 하얀 목덜미에 보송보송 보이는 잔털. 부드럽게 쓰다듬어주고 싶었다.


그때.


“담배 피우시는 분 없어요?”


채정훈이 자리에서 일어나 같이 나갈 흡연 동지를 찾았다.


테드가 일어나지 않을까 했는데 예상외로 여성 변호사 2명이 모두 흡연자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손에 전자담배 키트를 하나씩 들고서.


테드 넌 담배 안 피우냐?


채정훈이 테드 눈앞에 담뱃갑을 흔들었다. 실망스럽게도 테드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 요즘 미국놈들은 죄다 담배를 안 피우더라고. 나야 고개 숙인 남자가 되기 싫어 담배를 끊었다지만 젊은 놈이라면 피워야지.


너만 나가면 여기 서 변호사랑 둘만 남는데. 좀 나가주지 않겠니?


“저도 너무 실내에 있어서 머리가 아픈데, 나가서 바람이나 쐬죠.”


이 자식, 너 혹시 천사니? 다음에 ‘텐프로’ 접대로 꼭 결초보은할게.


네 명이 우르르 빠져나가면서 룸 안에는 서윤진과 둘만 남았다.


서윤진이 힘겨운 듯 테이블 쪽으로 몸을 기대고 있었다.


이럴 때 부드럽게 다가서야 한다. 가만 그런데 강간 판타지가 있다고?


여기서 흡연장소까지 걸어가는 데만 한 5분은 걸린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담배를 피운다면 최소 10분 이상 걸릴 테고 다시 돌아오는 시간 5분.


20분의 시간이 주어졌다. 촌음을 아껴 써야 한다.


원래 강간은 내 취향이 아니다. 약간의 성희롱, 성추행 정도야 여자를 꼬시기 위한 양념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강간은 너무 범죄 아닌가.


그런데 상대가 원한다고 하지 않나. 눈이 충혈되고 있었다.


얼른 가서 문을 잠갔다. 혹시라도 종업원이 들어올 수 있으니.


돌아와서 취한 듯 고개를 약간 숙이고 있는 서윤진의 뒷 목덜미를 잡고 눌렀다.


“아악, 뭐 하시는 거예요?”

“가만있어. 이런 거 좋아한다며? 시간 없으니까 빨리 끝내자구.”

“끝내긴 뭘 끝내요? 이거 놓으세요.”


팔 힘만으로 서윤진을 찍어 누르기는 힘겨웠다. 너 이런 거에 판타지가 있다며, 근데 왜 이래?


그런데 강간 판타지라고 했으니 서윤진 또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해야 더 흥분하는 게 아닐까.


서윤진의 저항은 오히려 천태우의 뒤틀린 욕망만 더 자극시켰다. 이런 기분을 느끼니까 강간범들이 강간에 미치는구나.


“이거 놔!”


서윤진은 어느새 눈물까지 흘리며 몸을 버둥대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천태우는 바지를 벗어 잔뜩 힘이 들어간 그것을 꺼냈다.


제대로 느끼게 해줄게.


그때였다.


갑자기 문이 쾅 하고 열리며 테드가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What the fuck!!!”


깜짝 놀랐다. 이미 하반신은 탈의한 상황. 서윤진 변호사는 밑에 깔려 울고 있고. 오해하기 딱 좋은 상황이었다.


퍽, 퍽, 퍽.


얼마나 두들겨 맞았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무슨 주먹이 그렇게 센지.


정신을 차렸을 때 테드는 울고 있는 서윤진의 어깨를 감싸며 다독이고 있었다.


채정훈과 서윤진의 지인 여성 변호사 2명의 싸늘한 눈빛. 아니 그게 아니라니까. 이건 하나의 역할 놀이 같은 거였어. 일본 이메쿠라에서 하는 그런.


서윤진은 날 이해해주지 않을까.


서윤진은 눈물을 닦으며 싸늘하게 말했다.


“I’ll sue you, fucking head.(너 고소, X새꺄.)”


**


이거 아무래도 잘못 걸렸다.


다행히 바로 경찰을 부르진 않았다. 그런데 마치 준비된 것처럼 컨트리클럽 내 CCTV의 보전요청을 하는 등 소송을 준비하는 것 같았다.


일반 여성도 아니고 상대방이 변호사. 어서 합의해야 한다. 돈이 얼마 들어도 좋다.


여차하면 형의 힘도 빌려야 한다. 이 자리에 어떻게 왔는데···


어떻게 집에 도착했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는다. 대리운전을 해서 오긴 왔는데.


터벅터벅 집으로 올라갔을 때 집 앞에 경찰들이 와 있었다. 서윤진이 벌써 신고를 한 것인가.


“천태우 씨?”


건장한 젊은 형사 하나가 제복 입은 경찰과 함께 다가와 이름을 물었다.


“그런데요.”


대답과 동시에 형사와 경찰이 동시에 팔목을 잡고 비튼 뒤 수갑을 채웠다.


“아야야. 왜 이러는 거야.”

“당신을 현 시각부로 형법 제287조에 의거 미성년자약취유인 혐의로 긴급체포합니다.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으며, 변명의 기회가 있고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수 있으며···”


도대체 미성년자약취유인은 무슨 말인가.


아침만 해도 세상이 내 것이었는데 하루저녁에 완전히 뒤집혔다. 이 무슨 천지개벽이란 말인가.


“내가 누구를 약취유인했다는 거야? 설명이라도 해줘!”

“키자니움 1803호. 잘 아실텐데요.”


형사는 어디서 발뺌이냐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며 말했다.


아차, 파랑새.


먹여주고 재워줬는데 나를 약취유인으로 신고했다고? 이런 배은망덕한···


그런데 수갑을 차고 나가는 모습을 누군가 촬영하고 있었다. 휴대폰을 셀카봉에다 걸고 촬영하는 걸로 봐서 기자는 아닌데.


“야, 찍지 마. 누구 맘대로 찍어? 여보슈, 형사 양반 이런 거 못 찍게 해야 하는 거 아냐?”


형사는 대꾸도 하지 않았다.


이런 니미럴, 유튜버들이구나.


완전 X됐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재벌가 첫사랑의 아들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주간 연재횟수가 변경됩니다(10회→7회)★★★ 24.09.07 10 0 -
공지 45화 내용이 44화와 중복돼 수정했습니다 24.08.23 17 0 -
공지 주 10회 연재 예정입니다 24.08.08 445 0 -
77 77. 결론은 이두희의 단독 범행 NEW 2시간 전 15 2 12쪽
76 76. 몸과 영혼이 연결돼 있다 +1 24.09.16 58 6 13쪽
75 75. 류지오 이대로 사망? +1 24.09.15 70 5 12쪽
74 74. 야심가 한지현 +1 24.09.14 87 5 12쪽
73 73. 내 편에 서 줘 +1 24.09.13 102 5 13쪽
72 72. 주목 받는 한결 +1 24.09.12 108 6 12쪽
71 71. 염승은의 꼬리자르기 +1 24.09.11 108 5 13쪽
70 70. 절체절명(絶體絶命) 염승은 +1 24.09.10 112 8 12쪽
69 69. 고민하는 류승오 +1 24.09.09 121 7 12쪽
68 68. 큰집 사촌누나 한지원 +1 24.09.09 127 9 13쪽
67 67. 엄연한 후계자 후보 +1 24.09.08 135 11 12쪽
66 66. 독대(獨對) +1 24.09.07 141 11 12쪽
65 65. 이거 그린라이트야? +1 24.09.06 134 13 12쪽
64 64. 정호동의 살인청부 +1 24.09.06 141 10 12쪽
63 63. 마, 이게 'K-회식'이다 +1 24.09.05 148 10 12쪽
62 62. 10억 뜯긴 한기호의 폭주 +1 24.09.04 159 13 12쪽
61 61. 대낮의 습격 +1 24.09.04 158 12 12쪽
60 60. 1라운드 KO패 +1 24.09.03 171 12 12쪽
59 59. 명불허전(名不虛傳) 김충헌 +1 24.09.02 162 13 12쪽
58 58. 폭행교사(暴行敎唆) +1 24.09.02 176 12 12쪽
57 57. 선전포고(宣戰布告) +1 24.09.01 178 12 12쪽
56 56. 김충헌의 귀국 +1 24.08.31 192 11 12쪽
55 55. 한기호, 너 크게 실수한거야 +1 24.08.30 178 12 12쪽
54 54. 차세린의 과거 +1 24.08.30 188 12 12쪽
53 53. 한기호 너랑은 그냥 악연이야 +1 24.08.29 197 13 13쪽
52 52. A2 상황 발생 +1 24.08.28 201 13 12쪽
51 51. 서울숲 느와르 +1 24.08.28 220 11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