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첫사랑의 아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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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모
작품등록일 :
2024.07.31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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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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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천태우의 몰락

DUMMY

천태우가 집앞에서 미성년자약취유인 혐의로 경찰 유치장에 갇힌 지도 하루가 지났다.


마누라도 마누라지만 고등학생 딸들 앞에서 이게 무슨 망신인가.


“강변, 어떻게 됐어? 나 아직도 못 나가는 거야?”


법무법인 화로의 대표변호사 강욱은 난감한 표정이었다. 오피스텔에다가 10대 여학생을 가둬놨으니 이건 빼박이었다.


“이게 좀 혐의도 그렇고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그 여학생이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고, 이런 류의 사건은 또 여론을 잘못 타면···”

“무슨 말이야. 난 걔 건들지도 않았어. 갈 곳 없다길래 오피스텔을 집처럼 쓰라고 했을 뿐이야,”


천태우는 진짜 억울했다. 그 여학생을 진짜 건드리기라도 했으면 억울하지도 않지. 아껴서 먹을 요량으로 잘 모셔두고 있었는데···


가둬뒀다는 건 더 말이 안 된다. 자유롭게 나다닐 수 있었다.


“저희야 당연히 부사장님의 선의를 믿죠. 믿는데···”

“그 여자애 데리고 와. 대질심문이라도 하자고. 진짜 억울해!”


강욱은 철창 가까이 다가오더니 속삭였다.


“지금 이 건만 문제 되는 게 아니에요. 유튜브도 그렇고 회사 블라인드가 난리가 났어요.”

“뭐? 내가 어린애 유괴했다는 뉴스가 벌써 회사에 알려졌어?”


강욱은 품에서 핸드폰을 꺼내 유튜브를 틀었다.


‘빠바밤!’


전주와 함께 유치한 자막이 떴다.


‘여당 실세 의원의 동생 모 증권사 부사장, 10대 약취유인으로 철창행. 잇딴 성비위에도 회사는 쉬쉬.’


“이게 뭐야?”

“대각선연구소라고 이쪽 분야에서 유명한 유튜브 방송입니다. 여기서 이번 사건을 비롯해서 부사장님에 대한 각종 의혹들을 총정리해 보도한다고 합니다.”

“내가 의혹이 무에 있다고? 난 건실한 회사원이야.”

“예전 회사 내에서 있었던 성희롱, 성추행 사건 등등이 모두 다뤄질 거라고 합니다. 게다가 혹시 어제 골프장에서 뭔 일 있었나요?”

“골프장은 왜?”

“거기서 뭔가 심각한 일이 벌어졌다고 예고편에서 계속 말하고 있습니다.”


그것까지 보도된다면 그야말로 완전히 파멸한다. 미성년자약취유인 혐의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진실이 밝혀지면 된다. 그런데 강간미수까지 더해진다면 누가 믿어줄 것인가.


뭔가 심상찮다. 덫에 걸린 것인가. 이건 내 수준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전화기 줘봐. 형한테 전화해야 해.”


‘디리리링, 디리리링.’


[뭔 일이냐?]


아직 천진우는 동생의 일을 모르는 듯했다.


“형, 큰일났어.”


천태우는 울먹이며 형에게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해 알렸다.


[아니, 도대체 처신을 어떻게 했길래. 요즘 경찰에다 압력 넣다가는 나도 큰일나는 수가 있어.]

“형, 무서워. 살려줘.”


천진우는 열 살 터울의 막내 천태우를 끔찍이 여겼다. 아기처럼 울먹이기까지 하자 도저히 가만 있을 수 없었다.


[일단 빼낼 방법이 있는지 알아볼 테니까 더 사고 치지 말고 조용히 있어.]

“알았어, 형.”


**


“과장님, 대양투자증권 내부는 어떻게 되고 있나요?”

[피해자 모임이 결성됐고, 조만간 민형사상 소송까지 간다고 합니다. 과격한 여성단체에서 붙었으니 아무래도 큰 뉴스가 될 것 같습니다.]

“대각선연구소는 오늘 몇 시에 방송이죠?”

[오후 7시에 방송한다고 합니다.]

“오늘은 대각선연구소의 영상이 메인뉴스가 될 테니, 내일은 피해자 모임에서 성명문이라도 하나 나오면 좋겠네요.”

[아, 뉴스가 끊어지지 않도록?]

“네. 계속 터져줘야 저쪽에서도 대응할 엄두를 못 내죠. 벌써 천진우 의원 쪽에서 작업이 들어갔을 거예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골프장 피해자분은 언제 소송하실는지?]

“그것도 조만간 정리해서 터뜨릴 겁니다. 영상이 나갈 거니까 사람들이 판단하겠죠.”

[알겠습니다. 또 상황변화 있으면 보고드리겠습니다.]

“넵.”


한결은 통화종료 버튼을 누른 후 병상에 누워있는 서윤진에게 다가갔다.


“누나는 좀 괜찮으세요?”

“내가 여자치고는 힘이 좀 세다고 자만했나 봐. 그 자식 힘은 못 당하겠더라고. 네가 조금만 늦게 왔어도 큰일날 뻔했어. 이렇게 위험한 줄 알았으면 안 한다고 했을 거야.”


수고했다, 서윤진. 사실 시나리오에 없던 예기치 못한 사고였어. 그래서 문 앞을 지키고 있었던 거야.


“미안해요. 저도 그 자식이 식당에서 바로 덤비리라고는 생각 못 했어요. 덕분에 신나게 팰 수 있었지만.”

“넌 그 자식을 줘패고 싶었니?”

“전 사회적 매장도 매장이지만 실제 주먹으로 반쯤 죽이고 싶었어요. 일부러 제가 골프장까지 따라간 이유이기도 해요.”


그랬다. 천태우를 그냥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실질적으로 고통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기 부원장님이 제 고모부세요. 필요한 건 언제든 말씀하시고 모든 종류의 검사 다 받으세요. 제가 보기엔 전치 4주는 그냥 나오겠네요.”

“그래, 이 기회에 나도 좀 쉬어보자.”

“참, 그리고 수고비는 넉넉하게 넣어두겠습니다.”


**


“사장님, 보셨습니까?”


서상구 전무가 급히 사장실로 달려 들어왔다.


“뭐 말이에요?”


제갈룡은 전날 숙취가 완전히 가시지 않아 의자에 기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정말 큰일날 뻔했습니다. 빨리 나오기 천만다행이었습니다.”


제갈룡은 밑도 끝도 없는 서상구의 말에 짜증이 확 올라왔다.


“뭔 말인지 좀 알아듣게 얘기하세요. 앞뒤 다 잘라먹고 내가 어떻게 알아들어요?”

“대양투자증권 천태우 부사장 말입니다.”

“그자가 왜요?”


서상구는 침을 꿀떡 삼키고 말을 이었다.


“미성년자약취유인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저께 골프장에서 서윤진 변호사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쳤다고···”


제갈룡은 머리를 받침대에 두고 있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섰다.


“미성년자약취유인은 뭐고, 성폭행 미수는 또 뭡니까? 사실이에요?”


서상구는 태블릿을 제갈룡의 책상 위에 살포시 올려 놓았다.


“여기 유튜브에서 어제 방송을 했다고 합니다. 이걸 누르시면 재생됩니다.”


플레이타임을 보니 1시간40분이었다.


“내가 지금 이거 볼 시간이 어딨어요? 브리핑해봐요.”


서상구는 기다렸다는 듯 바인더에서 파일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이럴 줄 알고 미리 요약본을 만들어 뒀다.


“그러니까 회사 내에서도 피해자 모임이 결성됐다고. 서윤진 변호사는 조만간 민형사상 소송을 걸 테고.”

“네, 구속영장이 청구됐는데 어찌될지 모르겠습니다.”


전직 판사의 촉으로 볼 때 이건 무조건 구속이다. 하나의 변수는 천태우의 형 천진우 의원.


그런데 힘을 쓰려면 경찰의 구속영장 청구 단계에서 막았어야지. 사법부의 손에 맡겨놓으면 힘을 쓰기가 쉽지 않을 텐데.


곧 있을 연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진급할 거라며 한껏 거들먹거린 게 진짜 엊그젠데 하루아침에 이런 꼴이 되다니. 정말 이런 걸 두고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하는 걸까.


빨리 그 자리에서 떠나길 정말 잘했다. 괜히 그 자리에 있었다간 구설수에 올랐을 게 뻔하다.


천태우야 구속이 되든 말든 알 바 아니다. 그가 약속한 GC 인수자금 지원이 나가리 되는 게 뼈아플 뿐이다. 아직 계약서도 쓰지 않았으니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다.


그동안 얼마나 공을 들였는데. 미친 인간. 아랫도리 관리를 저렇게 못 하는 인간이 어떻게 그 자리까지 올랐을까.


제갈룡은 이가 부득부득 갈렸다.


겨우 온전한 내 힘으로 자금을 마련해서 마누라 코를 납작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려도 유분수지.


제갈룡은 그날 같이 골프를 쳤던 채정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차장님?”

[네, 사장님. 그날 잘 들어가셨죠?]

“네, 잘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저도 방금 보고 받았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입니까.”

[그러게 말입니다. 참내. 천 부사장이 원래 좀 여자를 많이 밝힌다는 소문이 있긴 했지만 세상에 골프장 식당에서 다른 사람도 아니고 변호사를···]


채정훈은 민망해서 차마 뒷말을 잇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미성년자약취유인은 또 뭡니까.”

[제가 아는 경찰을 통해 들었는데 이게 빼박입니다. 천 부사장이 여자도 만나고 카드도 치는 용도로 오피스텔 하나를 가지고 있어요. 저도 거기서 카드 친 적 있습니다.]

“거기서 카드나 칠 일이지 여자애를 왜 감금시켰대요?”


채정훈의 한숨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그러게요. 그 여자애가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어서 이건 어떻게 할 수도 없을 것 같아요.]


X된 인간은 X된 거고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


“그건 그렇고 천 부사장이 그렇게 되면서 우리한테 자금 지원한다는 게 완전 백지화될 거 같네요.”

[그건 생각 못 했네요. 하긴 천 부사장 없으면 힘들죠.]

“그래서 말인데, 우리 차장님께서 어디 다른 곳 한 번 알아봐 주실 수 있을까요? 저도 제 나름의 인맥을 동원해 알아보겠지만, 아무래도 기자들 발이 넓으니까.”

[알겠습니다.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


“세린아, 여기야 여기.”


차세린은 한결을 보자 활짝 웃으며 종종걸음으로 다가왔다.


“나 보고 싶었어, 자기?”


얘는 만날 때마다 왜 이러니.


“수고했어. 그런데 위험하게 그 집에는 왜 있었어? 어디 다친 덴 없고?”


세린은 배시시 웃었다.


“자기, 내가 그렇게 걱정됐어?”

“그놈이 너 건들지는 않았어? 그냥 놈을 유인해서 모텔에서 미성년자랑 둘이 있는 사진만 있으면 된다고 했는데 왜 이렇게 일을 크게 벌렸어?”


원래 한결의 시나리오는 천태우가 세린과 함께 모텔로 들어가는 모습만 촬영 당한 후 도망가는 시나리오였다. 이후 천태우의 강간미수사건이 불거지면 그 촬영 영상이 공개되는 수순이었다. 그런데 세린이 시나리오를 맘대로 바꿔버렸다.


“자기 이야기 듣고 확실하게 보내려고 그랬지. 히히.”


세린은 어떤 인생을 살아온 것일까. 결과는 좋았지만 하마터면 예상외의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었다.


“무섭지 않았어? 널 꼭 그렇게 이용해야 했는지 많이 후회했어.”

“왜? 사랑하는 연인이 힘들까 봐?”


세린은 치기 가득한 얼굴이었다.


“그런 장난 재미없어. 사랑하는 연인이라니.”

“어머 너무 정색 빠는 거 아니니?”


한결이 정색하자 차세린은 입에 손을 갖다 대며 놀라는 시늉을 했다.


“이거 받아.”


한결은 쇼핑백을 건넸다.


“또 현금이야? 그냥 통장 이체를 하지.”


한결은 손가락을 들어 가로저었다.


“100% 떳떳하지 않으면 금융기관 이용 자제하는 게 좋아. 나중에 족쇄가 될 수 있어.”


세린은 한결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나도 참 힘든 인생을 살아가고 있긴 한데, 그런 말 하는 너도 평탄한 삶을 사는 것 같지는 않네.”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이 왜 높게. 삶이 그만큼 힘들다는 거야.”


하긴 지금 말고 사고 나기 전 한결의 인생은 누가 봐도 ‘하드코어’였지. 그땐 왜 몰랐을까. 이렇게 멋진 애란 것을···


“이제 그만 갈게.”


한결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크리스마스 이브 데이트, 기억하고 있지?”


아참, 그게 남았구나.


“진짜 데이트 하자고?”

“그럼 내가 장난하는 줄 알았어?”

“장난은 아니더라도 이렇게 진지할 줄은 몰랐지.”


세린은 한결의 얼굴을 한참 동안 뚫어지게 응시했다.


“사람들은 다 왜 그렇지? 왜 내가 하는 말은 귀담아 듣질 않지?”


세린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앗, 뭔가 실수한 건가.


“잠깐, 세린아. 갑자기 그러면 내가 너무 미안하잖아. 그날 데이트하는 걸로 해, 응?”


세린의 얼굴이 갑자기 확 밝아졌다.


지난번에도 그랬지만 순식간에 변하는 세린의 표정은 정말 적응이 되지 않았다.


“우리 자기한테 뭐라 한 거 아닌데, 히히. 어쨌든 그날 보는 거다.”


세린은 갑자기 다가와 한결의 뺨에 뽀뽀를 했다.


“장소는 나중에 연락할게.”


얼떨결에 뺨을 내준 한결이 뺨을 어루만지는 사이 세린은 총총히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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