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아이돌이 환생을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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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량™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8.02 17:26
최근연재일 :
2024.08.3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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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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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DUMMY

27화



삽입된 중간 광고가 끝나고 돌아왔다.

광고 직전에 나온 TV 속 주연제가 다시 가면을 벗는 장면부터 이어져 나왔다.


‘왜 저렇게 느리게 벗어.’


나는 제 속도로 벗었지만, 괜히 슬로우가 걸리는 바람에 천천히 벗는 것처럼 보였다.

가면을 벗은 주연제는 이마에 붙은 머리카락을 떼어내기 위해 살짝 머리를 털었다.

하루 종일 땡볕에 가면을 쓰고 있던 탓에, 머리카락 끝에 땀방울이 살짝 맺혔다.

그리고 그런 편집을 본 내 감상은 솔직하게.


‘꼴값도 저런 꼴값이 없다.’


옆에 멤버들 보기가 민망할 정도의 꼴값이다.


“형. 멋지게 나오셨네요.”

“진짜. 편집 잘 받았네, 연제야.”

“멋지십니다, 형.”

“······.”


민망함에 대답 없이 그냥 넘겼다.


[와, 왜 이렇게 잘 생기셨어요?]

[······. (꾸벅)]

[아ㅋㅋㅋㅋㅋ 컨셉 진짜 확실하시네ㅋㅋ!]


하이타임의 말대로였다.

퀴즈와 노래를 제외하고는 내가 입 열거나 목소리 내는 장면은 단 하나도 등장하지 않았다.

분명 ‘감사합니다’ 정도의 대답은 했던 것 같은데.

뭔 죄다 잘라내서, 목소리 내면 죽는 병이라도 걸린 사람처럼 그려놨다.

그렇게 흐지부지 하이타임이 찍은 클로징 멘트가 나오며 방송이 끝났다.

방송이 끝나고, 우리도 역시 각자 침대로 흩어졌다.


‘······욕이란 욕은 다 먹고 있겠군.’


들리지 않을 크기로 작게 한숨을 팍 내쉬고,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여론을 살피긴 해야 하지만, 이렇게까지 보기 싫은 적은 처음이다.

······괜히 나간다고 했나.

내가 보기에도 가관이던데, 남들 눈엔 얼마나 꼴값처럼 비추겠냐.

그러나 내가 예상했던 것과 여론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 연옌인가? 존잘인데;;

└ ㄴㄴ 아직 연생임.

- 방금 ㅋㄹㅅㅇ ㅈㅇㅈ 맞지?!

- 와씨 미쳤네

- ? 끼팔 지리네;;;;

└ 소속사가 애초에 달라서 그건 아닌 듯.

└ 먹금

- 하이타임 덕질 10년짼데 오늘 방송이 제일 심장 빨리 뜀

- 쟤 아직 데뷔 안 한 애야? 어디서 봐?

└ ㅋㄹㅅㅇ 이라고 엠쇼에서 하는 서바 있음

└ ㅁㅊ 데뷔 딱 대. 이모가 데뷔 시켜준다.


하이타임 팬덤 내 반응이··· 나쁘지 않다.

어디서 굴러들어 온 돌이 박힌 돌 빼낸다는 식으로 욕먹고 있을 줄 알았는데.

나를 알아본 팬들도, 당연히 못 알아본 팬들도 섞여 있다.

그리고 둘 중 그 어떤 그룹도 하이타임의 화제성을 뺏었다며 나를 욕하고 있진 않다.

오히려 알아본 몇몇 팬들은 초성으로 내가 누구인지 알려주고 있었다.

워낙 탑 아이돌이라 연습생 따위는 견제되지 않는다, 뭐 이건가···.

아무튼 나로서는 잘된 일이었다.

휴대폰을 끄기 전에 무의식적으로 <크러쉬온> 페이지에도 들어갔다.


‘아. 이번 주엔 방송이 없었지, 참.’


이번 4화는 지금까지 방영했던 회차들의 하이라이트 모음이었다.

그러니까 사실상 계속 본방을 함께 달려온 시청자들에게 있어선 결방이나 다름없지.

대외적으로는 연습생들에게 한 주간 휴식을 주기 위해서라고 했지만.

글쎄.

우리는 평소처럼 연습하고 있고, 제작진들도 계속 촬영하고 있는 거로 봐선···.


‘그냥 편집이랑 막방 스케줄이 어그러져서 내린 조치 같은데.’


아무튼 4화 반응이 떴을 리 없으니, 뒤로 나가려던 그때.


“······?”


- 얘들아 빨리 ㅎㅇㅌㅇ 예능 ㄱㄱㄱㄱㄱ

- ㅎㅇㅌㅇ 3화에 연제 나옴

└ ㅁㅊ? ㄱㅅ

- 지금 크러쉬온 스케줄 개빡세다는데 저건 대체 언제 찍고 온 거야ㅠㅠ

└ ㄹㅇ 회사 지원 1도 없이 애들끼리 무대 다 준비하는 것 같던데;;

- 방송 장면 몇 개만 캡처해와봄ㅋㅋㅋㅋ (발캡처 ㅈㅅ)

└ 저화질을 뚫고 나오는 저세상 귀여움이다

- 헐 연제 노래 부른다

- 주연제 퍼컬 : 하이타임


<크러쉬온> 팬덤 내에서도 반응이 터졌다.

아마 하이타임 예능까지 챙겨보던 한 사람이 글을 올리기 시작하면서부터 물타기 된 것 같은데.


- 이번 주 크온 결방이라 볼 거 없었는데 타이밍 오히려 좋아


아무튼 묻히지 않아서 다행이군.

다들 전혀 예상치 못한 출연에 당황하면서도 즐거워 보였다.

그리고 정말 이 댓글 그대로였다.

서바이벌이 한 주간 결방이나 다름없다는 건 좋지 않다.

오로지 화제성으로만 승부 보는 서바이벌 프로는, 한 주만 화제성을 놓쳐도 잊히기 십상이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타이밍이 너무 좋은데.

<크러쉬온>의 결방으로 화제성을 못 먹을 때, 다른 곳에서 <크러쉬온>이 불려 나온 것이다.


‘일부러 피디가 노린 건가.’


그렇다기엔 우리한테 굳이 왜 그렇게까지?

뭐, 아무튼. 나중에 알아보면 되겠지.

지금은 대중들이 즐거우면 그걸로 됐다.

이걸로 <크러쉬온> 유입이나 좀 늘면 좋겠군.

······이왕이면 내 유입도.

그리고 그 바람은 곧바로 이루어졌다.


[앞으로 주연제 연습생에 대한 공격은 우리 하이타임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며 어쩌고저쩌고]

- 나 오늘 방송 아직 못 봤는데 그 정도였냐고ㅋㅋㅠㅠ

└ ㅇㅇ 그 정도 맞음. 진짜 꼭 봐.

[허리타 3화 캡처 (스압)]

- 스앵님 캡처에 외간 남자 비중이 더 큰 것 같은데, 착각인가요?

└ ······착각 아닙니다.

└ ㅋㅋㅋㅋㅋㅋ

[오늘 자 방송에서 주연제 연습생이 욕먹지 않는 이유.jpg]

(퀴즈 장면 캡처)

하이타임 팬임. 어쩌면 우리보다 더 지독한 남팬일지도.

- ㄹㅇ 나 이 퀴즈 한 문제 맞힘ㅋㅋㅋㅋㅋ

- 와 얘는 찐이다.


졸지에 하이타임 남팬으로 알려졌군.

해명할 시간도, 소통할 창구도 없다 보니까 졸지에 기정사실이 되어갔다.

심지어는 이런 댓글도 달렸다.


- 나 하이타임 콘서트에서 이 사람 본 것 같음ㅋㅋ ㄹㅇ 응원법 다 따라 했던 것 같은데.


X발. 안 갔다고.

이런 관심을 구하는 헛소리야 금방 정리될 테지만.

이 댓글을 보자마자 아주 잠깐. 원래 주연제가 하이타임 팬이고 콘서트에 갔었을 가능성을 고려해 봤다.


‘······얘 형편에 그랬을 리가.’


원래 주연제의 통장 잔고를 떠올리고는 그 걱정을 지웠다.

그래. 인터넷상에서 뭔 말인들 못 하겠냐.

그보다 4차 파이널 미션 무대 준비가 한창이었다.



* * *



<크러쉬온>의 3화 방송이 있고, 그다음 날.

밖이 아직 어슴푸레한 시간에 눈이 떠져 버렸다.


‘다시 자긴 글렀군.’


나는 그대로 침대에 누운 채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뒤적였다.

어제 3화 방송이 끝났다.

아직 꼭두새벽이라 그런지 새로운 글이 올라오지도, 우리 관련 글이 쓸려 내려가지도 않았다.

3화의 화제성이 그대로 이어져 버즈량은 여전했다.

3화는 딱 잘라 말하자면 나쁘지 않았다.

내가 잠든 사이에 올라온 3화 관련 댓글을 찬찬히 읽어가며, 어제의 방송을 되짚어보자면···.


1차와 2차 팀전 때 각각 우승 팀의 베네핏을 언급하고 설명하던 장면으로 3화가 시작되었다.

연습실에는 1차 팀전 우승자 네 명의 연습생만이 모였다.

‘멘토’들의 실루엣이 보이고, 한 명씩 문을 열고 들어가 각자 멘토를 만나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그리고 내가 예상했듯이 여기서부터 시청자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 멘토 뭔데. 그냥 애들끼리 같이 숨 쉬는 것만 보여줘도 대유잼인데.

- 화장실 타임이네

- ㅁㅊ 방금 여자 아녔음?


그러게, 내가 별로랬잖아.

나한테 조금만 더 발언권이 주어졌다면, 피디한테 당장이라도 다시 생각해 보라고 했을 거다.

이게 재밌겠냐고.

아무튼 이미 방송은 되고 있고, 그냥 TV로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내 분량은 거의 실종되었다 싶을 정도로 적었다.

내가 별로 말을 안 한 것도 있지만, 다른 팀들 케미가 더 좋아서 편집을 그쪽으로 살렸다.

아, 물론 말을 아낀 내 선택이 절대 옳았다는 것은 대중 반응으로 증명되었다.


- 주연제 웃지마ㅠㅠ

- 공식이 말아주는 ㅈ목질 ㅉㅉ

- 언제 끝나 존나 길게도 넣었네 ㅅㅂ


워딩이 과격한 몇몇 시청자들에 의해서 말이다.

그렇게 무려 방송 시간의 1/3 가까이 차지해 버린 멘토 씬은, 드디어 끝이 났다.

다음으로 이어진 짤막한 3차 개인전 무대 준비 과정은 반응이 좋았다.

인성질 하던 컷들만 편집해서 보여줄 땐 언제고, 이번엔 나름 편집을 순한 맛으로 받았다.


- 연제가 ㅂㅈㅎ 견제한다고 욕한 사람들 대가리 박아

- 주연제 욕 박던 배재혁 팬들 어디 감?ㅋㅋ

- ㅈㄴ 주연제가 다 캐리하고 있구만 뭘ㅋㅋㅋㅋ

- 솔까 무대 완성도만 생각하면 자기 혼자 다 하는 게 맞을 텐데, 또 나름 서바랍시고 라이벌인데도 분량이며 파트며 챙겨주는 것 좀 봐···

- 엥 난 아직도 쎄한데. 카메라 앞에서 누가 안 저럼?

└ 에휴 쎄믈리에냐 발 닦고 잠이나 자


덕분에 지난 방송에서 인성질 한다고 좌표 찍혔던 모습은 많이 상쇄되었달까.

나를 옹호하기 위해 또다시 누군가를 까 내리는 듯한 판세가 별로 좋아 보이진 않았지만, 되도록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다.

이 업계는 원래 누구 하나 물어뜯길 사람을 던져줘야 하니까.

아무튼 내가 구상한, 빛과 그림자를 표현한 듀엣 무대도 반응이 가히 폭발적이었다.


[[3화] 재혁&연제팀 ♬나를 기억해 @3차 개인전 듀엣 무대 | Mshow Crush-On]

[조회수 14.1만 | 22시간 전]


- 3차 무대 방청 없앤 직원은 시말서 써라. 이걸 지들끼리만 연습실에서 본 거임?

- 연생 서바 맞음? 난 무슨 <너만 가수냐 나도 가수다> 경연일 줄.

- 이 영상은 무료로 볼 수 있고 편의점의 비닐봉지는 유료인 이유를 모르겠다.


네 개의 팀 중에 우리 팀 무대 영상 조회수가 네다섯 배 가까이 더 높았다.

애초에 무대에 대한 자신은 있었지만, 그럼에도 예상보다 반응이 좋아지긴 했다.

나만 해도, 지난번보다 점점 더 조회수나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는 게 체감되었다.

같은 침대 2층을 사용 중인 정찬영이 불빛 때문인지 뒤척여, 서둘러 휴대폰 화면을 껐다.


“······.”


그렇게 다시 눈을 감았다 떴을 땐 시간이 꽤 많이 흘러 있었다.

찌뿌둥한 몸을 무겁게 일으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자, 온갖 관절에서 소리가 났다.

그러고 보니 오늘부터 4차 미션 시작이던가.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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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화 24.08.13 165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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