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아이돌이 환생을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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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량™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8.02 17:26
최근연재일 :
2024.08.3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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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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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DUMMY

21화



금요일 밤 9시 59분.

여고생은 다급하게 인강 사이트를 끄고, 실시간 방송을 볼 수 있는 OTT 사이트에 접속했다.

‘Mshow’라는 익숙한 채널명을 클릭하자 아직 광고가 나오는 중이었다.


[58초 후]


여고생은 노트북으로는 TV를 띄워두고, 휴대폰으로는 인터넷에 접속했다.

포털 사이트에서 운영하는 실시간 톡으로 반응을 확인하면서 오늘 방송을 시청할 생각이었다.

다행히 방송 시작 전부터 기대된다는 채팅이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다.

처음엔 자신도 [또바이벌ㅋ]라고 댓글을 남겨, 공감 수도 꽤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랬던 이 방송을 굳이 시간까지 챙겨가며 보게 된 이유는 단순하다.

자신이 파는 아이돌의 리얼리티 예능을 보던 중, 중간에 삽입된 1화 예고편을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30초 남짓 짧게 지나갔던 예고편에서 5초 남짓 등장한 무대 장면이었지만, 무엇보다도 곡의 풀버전이 기대되었다.

그렇게 보게 된 1화는 완벽했다. 자신이 예고편만 보고 기다렸던 무대 또한 완벽했다.

그 길로 여고생은 바로 방청을 알아보았다.

이런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팬들을 모아 무대를 사전에 보여주고, 투표를 받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신이 지금까지 팠던 아이돌들도 전부 그렇게 데뷔했기 때문이다.

그랬는데···. 이 미친 제작진들이 2차 팀전 방청 신청을 1화 방송이 시작되자마자 막아버렸다.

접속이 막힌 여고생은 하마터면 독서실에서 포효할 뻔했다.

당장 그 길로 방청권 양도 글을 이 잡듯이 뒤졌다.

양도 글이 한두 개 올라오긴 했으나, 애초에 방청권이 50장이니 수가 너무 적었다.

그마저도 금세 양도 완료로 바뀌자, 자연스럽게 가격이 치솟았다.


‘진짜 개비싼 바람에······.’


여고생은 아직도 자신이 놓친 무대를 생각하면 인상이 찌푸려졌다.

죄다 프리미엄 가격이 너무 비싸서 도저히 양도받을 수가 없었다.

결국 방청이 끝난 시점부터 지금까지 방청 후기만 다시 이 잡듯 뒤졌다.

여고생이 이렇게까지 오늘 방송에 집착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멘트한 거 편집 안 됐겠지? 그대로 내보내라 제발.’


자신이 밀어 주기로 마음먹은 연습생, 주연제가 웃었단다.

주연제가 팬을 언급하며 웃었다는 후기는, 자신과 같은 팬들 사이에선 삽시간에 퍼졌다.

직캠이나 사진 데이터도 따로 없으니 그저 실체 없는 소문처럼 떠돌 뿐이었다.

그때 마침 시계의 시침이 10을 가리킨 지 약 10초 정도 지나고, 오프닝이 화면을 채웠다.


‘시작한다!’


1차 팀전을 끝낸 멤버들이 연습실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다.

여고생의 눈은 8명의 다인원 중에서도 단박에 주연제를 찾아냈다.


‘쟤도 괜찮네.’


물론 눈은 주연제만을 쫓고 있지만, 여느 서바이벌 프로의 일상 씬이 그렇듯 주연제와 친해 보이는 멤버들 이름도 슬쩍 챙겼다.

그렇게 피디의 진행으로 2차 팀전 형식이 소개되고, 화면엔 팀원 구성이 떴다.


“아······.”


내심 1차 팀전 팀원 중 절반 정도는 겹치길 바랐는데.

자신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팬 분위기가 그러했다. 심지어 지금 실시간 반응만 봐도 파악됐다.


- 헐 나 도시연찬 못 잃어

- 도시찬만 남는 게 말이 되냐 ㅅㅂ 주작이냐고

- 도시제찬이네···


이게 다 1차 때 ‘조별과제 희망편’ 소리까지 들어가며 너무 완벽한 합을 보여주었던 터라, 더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어떻게 한 명도 안 겹치냐!”


이렇게 된 이상, 품앗이는 어렵게 됐고. 차라리 새로운 팀원들과 미친 케미를 다시 보여주어, 새롭게 엮이면 된다.

여고생은 중얼거리면서도 방송 화면에 집중했다.

그렇게 미션곡을 전달받고 팀별로 나누어 앉았다.

양 팀 다 뜻밖의 걸그룹 곡, 게다가 상큼발랄한 데뷔곡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장면이 방송을 탔다.

나온 의견은 두 팀 다 비슷했다. 둘 다 청량 컨셉을 밀었다.

그러나 결괏값이 달랐다.

금세 청량 컨셉이 수용된 B팀과 달리, 주연제 팀에선 기각되었다.

한참을 컨셉만 고민하던 그때, 다른 세 명의 멤버들은 흑백으로 처리되고, 주연제만 컬러로 조명됐다.

그렇게 주연제에 시청자들의 시선이 자연스레 쏠릴 때쯤, 혼자 고민만 하던 주연제의 머리 위로 커다란 느낌표가 떴다.


[!]

[주연제: 죽은 후에도 사랑해달라고 집착하면 어떨까?]


아이디어가 나온 것이다.

그마저도 극적인 효과를 주기 위해서인지 컷이 여러 번 나뉘어, 다른 연습생들의 놀라는 반응까지 미세하게 짚어주었다.


[민영훈: 1차 때도 (연제) 형이 아이디어 내신 거라고 들었는데, 정말 대단하세요. 저런 게 재능이구나.]


적재적소에 편집되어 들어간 인터뷰 장면 역시 주연제의 활약을 띄워주는 효과를 톡톡히 했다.

파트 분배 장면이 가볍게 넘어가고, 연습 장면이 나왔다.

이어서 나온 연습실 장면엔 연습생이 세 명밖에 등장하지 않았다.

나머지 한 명의 행방을 물어본 주연제는 대충 넘기고는 연습을 시작했다.

연습이 한창 진행되는 와중에도 나머지 한 명의 행방이 묘연했다.

그때 한 보컬 개인실의 셀프캠이 켜졌다. 사라졌던 연습생 한 명, 배재혁이 등장했다.


- 뭐야 쟤 겉돌아?

- 엥 왜 혼자 노세여


[배재혁: 연제랑 하는 연습이 조금 버거워요. 너무 잘하라고만 하니까···.]

[배재혁: 저는 연습한 지 5년 차인데···.]

[배재혁: 힘들어도 못 쉬게 하고···. 조금은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했어요.]


여고생은 의아했다.


‘이 장면들을 굳이 넣은 이유가 뭐지?’


제작진의 편집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애썼지만, 도저히 모르겠다.

분명 주연제는 팬덤 분위기상, 프로그램의 메인이다.

피디픽이니 뭐니, 생각 없는 애들한테 조롱받더라도, 일단은 데뷔까지 안정권이라고 생각했는데.

여고생의 걱정이 무섭게, 곧바로 이어진 장면들은 주연제의 연습 장면을 잘라서 이어 붙인 것이었다.


[싫어도 해야지. 어쩌겠어.]

[힘들어도 어떡해. 해야지.]

[어려우면 더 해야지 어떡해.]


열댓 장면들을 한 데 모아놓고 보니 기분이 이상했다.

한 장면씩 따로 볼 때는 그냥 연습에 진심인 사람처럼 보였으나, 한 데 모아놓고 보니까 남의 힘듦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처럼도 보였다.

물론 실시간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 프로페셔널하구만 뭘.

- 꼭 못하는 것들이 입을 털어요

- 와 스무 살짜리도 저렇게 열심히 사는데 내가 뭐라고

- 안광에 독기는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었구나

- 기강 세게 잡네. 이건 모든 소속사 연습생들 모아놓고 정신 교육 차원에서 보여줘야 함.

- 지금 본인은 연습 5년 했다고 일주일 된 연습생이 고나리질 하니까 고까워서 저러는 거잖아ㅋㅋ 딱 견적 나오네ㅋㅋ 안 쪽팔리냐ㅋㅋ


하지만 모든 반응이 그런 건 아니었다.

우호적인 댓글 2~3개 사이사이에 끼어있는 부정적인 반응들이 눈에 띄었다.


- 지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야

- 와 PTSD 온다

- 우리 부장 보는 줄; 인중 때려주고 싶음;

- 연 제 야 너 나 잘 해


어차피 프로그램 내용과 상관없이, 어떤 장면이 나와도 그 장면에 대해 씹을 거리를 찾아낼 인간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에게 배재혁의 개인 팬들이 가세하자, 물타기가 시작되어 뭔가 여론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주 내내 주연제에게 조명을 뺏긴 설움을 이따위 댓글로 풀어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미친 거 아니야?’


여고생도 서둘러 악플들이 쓸려 내려갈 수 있게 ‘연제 데뷔해’, ‘연제 귀엽네’ 등의 댓글을 도배했다.


‘연제가 보고 있는 건 아니겠지.’


괜히 봤다가 상처받게 될 자신의 마음 여린 최애가 걱정되었다.


그 시각.

주연제 역시 침대에 누워 방송과 여론 모니터링을 동시에 하고 있었다.


“저걸 저 따위로 이어 붙이네.”


편집된 장면의 대부분은 심지어 이번 2차 팀전 때 한 말이 아닌, 1차 팀전 때 장면들이었다.

연습복이 다 거기서 거기다 보니 이어 붙이기가 수월해졌나 보다.


“다음번부턴 반짝이 옷 입어줘? 편집 못 하게?”


어차피 이리될 줄 알았음에도 이를 바득 갈며 제작진을 씹었다.

상처? 상처는 개뿔.

그냥 저 새끼들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구나 싶다.

밝고 긍정적인 서바이벌 프로그램 만들면 직장 잘리냐.

그러는 사이 방송 속 배재혁은 잠시 후 A팀 연습실에 자연스럽게 합류했고, 단체 연습을 이어갔다.

이런저런 이유로 카메라가 따라붙지 않게 조심한 탓에, 우리 셋이 배재혁을 데려온 장면은 편집되었다.

이렇게 보니까 배재혁이 혼자 연습실에서 울분을 삭이고 자발적으로 돌아온 것처럼 보였다.


'개연성은 내다 버렸냐.'


논란 만들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저놈들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아무튼 평화로운 B팀의 연습 장면은 무난하게 흘러갔다.

시간을 흘끗 확인하니, 1부가 거의 끝나갈 시간이었다.

트레이너 점검 장면이랑 무대 씬은 2부로 넘어가겠군.

그렇게 1부가 끝나기 전, 연습생들의 개인 인터뷰 컷이 또 나왔다.

아마 1화에 나왔던 ‘가장 견제되는 연습생’이었나, 그거 찍을 때 함께 찍었을 거다.

하도 오래전에 찍은 인터뷰라 질문이나 답변이 기억나질 않았다.


[가장 좋아하거나 존경하는 가수가 누구인가요?]

[연도윤: 하이타임 선배님들처럼 오래가는 그룹이 되고 싶어요.]

[정찬영: 시합 전에 루미너 선배님들 곡을 자주 들었습니다.]

[주연제: 남궁독고 선배님 곡 좋아합니다.]

[그분은 80년대에 활동하시지 않았어요?]

[주연제: 아, 예 뭐···. 클래식은 불변하니까요.]


아, 기억났다.

내가 저런 헛소리를 했었구나.

아마 지금 인터뷰를 다시 한다면, 제정신에 무난하게 하이타임이나 루미너를 말했을 텐데.

저 때는 아마 30시간 정도 각성 상태였는지, 예민하고 헛소리도 많이 했다.

지난번에도 모두가 내 경쟁자라는 둥 헛소리를 해서 놀림 받지 않았었냐.

다른 연습생들 인터뷰도 쭉 지나갔다. 특히 외국인 연습생 두 명은 플레어를 언급해 주었다.

마지막으로 배재혁이 등장했다. 어디 좀 보자.


[배재혁: 구진우 선배님이요!]

[플레어 선배님이요?]

[배재혁: 그중에서도 구진우 선배님을 가장 존경합니다!]


허.

저놈이 존경하는 게 나였어?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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