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아이돌이 환생을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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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량™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8.02 17:26
최근연재일 :
2024.08.3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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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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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DUMMY

25화



관련해서 많은 궁금증이 머리를 스쳤지만, 우선 가장 궁금한 것부터 물어보자.


“······저만요?”

“응. 연제 씨만.”

“······.”


연습생의 섭외가 흔한 일인가.

적어도 내가 알고 있기론 그다지 흔한 일이 아니다.

물론 나 때도 연습생 중에 몇 명을 불러다가 뮤직비디오에 출연시키거나 무대에 백업 댄서로 세우는 일이 있긴 했다.

하지만 그건 전부 다 같은 소속사끼리 그냥 끼워팔기에 불과했지.

이렇게 정식으로 작가 선에서 섭외가 들어오는 건 처음 아니냐.

내 무응답을 긍정이라고 여겼는지, 작가는 설명을 이어갔다.


“연제 씨, ‘하이타임’이라는 그룹 알지?”

“······네, 뭐.”


당연히 알다마다.

내가 거기 리더하고 사우나에 몇 번을 가고, 술을 얼마나 마셨는데.


과거. 그러니까 3대 기획사가 HP, HIT, YU이던 시절.

HIT엔터 소속이었던 하이타임(Hightime)은 플레어와 데뷔 동기였다.

플레어(FLare). 하이타임(Hightime). 루미너(LUMINer)까지.

정확히 데뷔한 달이 겹치진 않았지만, 그나마 대중들은 이렇게 셋을 데뷔 동기로 묶었다.

지금처럼 업계가 커지고 아이돌 그룹들이 범람하던 시기가 아니라, 보이그룹 중에 데뷔 동기라고 해봤자 몇 없었다.

당연히 컴백일도 자주 겹쳤고, 한번 컴백하면 짧으면 6주, 길면 8주 동안 얼굴을 보던 사이라, 서로 친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시절 신인들은 개인 대기실도 없이 그냥 성별만 나누어, 대기실 하나에 다 몰아넣어 놨으니까.

아. 세 그룹끼리는 리더들 정기 모임도 했었구나.


아무튼.

갑자기 내 섭외에 대해 설명하다가 튀어나온 하이타임 얘기에 무슨 일인지 곰곰이 가늠해 봤다.

아. 설마.


“하이타임이 이번에 예능 프로 하나를 찍는데, 거기 작가가 연제 씨 방송을 좋게 봤나 보더라고.”

“······.”

“그래서 연제 씨를 출연시키고 싶다네? 물론 엑스트라니까 역할이 크지는 않을 거야.”


역시 그렇군.

얼마 전에 <크러쉬온> 2화 방송을 보기 전에 예고편이 나왔던 그 예능 프로그램을 말하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조만간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것 같던데.

아, 아니다. 엊그제 이미 했던가. 아무튼.

그렇다면 촬영과 편집 스케줄을 고려했을 때, 한 3화나 4화쯤을 말하는 건가.

섣부른 말을 아끼며 머리를 더 굴렸다.


‘음.’


내 비중이 얼마나 있을진 모르겠지만,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는 효과는 프로그램 홍보겠지.

곧 데뷔할 우리 팀 홍보까지 이어지면 좋겠지만.

또··· 데뷔 이후에 어떻게 써먹을 수 있을지 모르니까 피디나 작가는 최대한 많이 알아둘수록 좋다.

뭐, 당연히 나쁘지 않은 제안이긴 한데.


“회사 직원분들께 우선 여쭤봐야 할 것 같아요.”


덜컥 하겠다고 승낙할 순 없다.

그래도 아직까지 일개 연습생이라는 위치상, 내 판단대로 행동할 순 없기 때문에.

일단은 한 발 뒤로 빼며 정석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아,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 팀장님께는 다 허락받았거든.”


그럼 그렇지.

사실 이미 윗선에서 다 얘기가 된 건이라면 더 걸릴 것도, 마다할 이유도 없다.


“예. 그럼 나갈게요.”


아마 작가도 그저 예의상 내 출연 의사를 한번 확인한 거겠지.

작가는 내 대답이 나오자마자 휴대폰을 켜서 누군가에게 연락을 취했다.

아마 내 출연 사인을 알려주는 것 같은데.

그나저나 정작 출연자인 나한텐 정보를 더 주질 않는다.


“그래서 촬영이 언젠데요?”


다행히 그 망할 리얼함의 일종은 아닌지, 작가가 내 질문에 바로 메신저 어플을 위로 올리며 뒤지기 시작했다.


“언제였더라···. 잠시만. 아, 내일모레네.”

“······.”


하여간 이놈의 업계란.

보조 출연자들 스케줄은 고려도 안 하고 급하게 섭외 돌리는 건 아직도 발전이 없다.

오랜만에 친구들 얼굴이나 좀 보겠군.



* * *



하이타임의 단독 예능 촬영 날.

촬영장까지의 이동은 신인개발팀 팀장님이 운전했다.


“촬영지가 뭐 이리 멀다냐.”


팀장님이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찍으며 중얼거렸다.


“연제야 가는 길에 눈 좀 붙여.”

“네.”


하이타임의 단독 예능 <하이타임의 허잇차! 리얼 타임>.

제목에서부터 강하게 느껴지는 노동의 땀 냄새는 틀리지 않았다.

말 그대로 하이타임이 매주 전국의 농가를 방문해, 일손을 돕고 재롱을 부리는 뭐 그런 내용이다.

나이 먹고 야외 예능 찍느라 고생이 많다.

그 정도 연차쯤 됐으면 실내 스튜디오에서 촬영하고 싶었을 텐데.


이게 내가 어젯밤에 1화를 다시 보고 파악한 컨셉이고.

내가 그런 프로에서 무슨 역할을 맡게 될지는 감도 안 잡힌다.


‘허수아비?’


1화는 재미는 있었지만, 멤버들끼리 즐길 뿐 엑스트라는 한 명도 등장하지 않았다.


‘설마 지나가는 행인 1 정도 시키려고 새벽부터 이 지랄을 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억울한 마음이 들 정도로 촬영할 농가까지 가는 길은 꽤 멀었다.

눈을 감아도 잠이 오지 않아, 금세 눈이 떠졌다.

목적지에 거의 도착하자, 내가 뒷좌석에서 안 자는 걸 룸미러로 확인한 팀장이 말을 걸어왔다.


“연제야.”

“······?”

“오늘 촬영장에 나는 따라 들어갈 수가 없거든? 차에 있어야 해.”

“네.”

“그러니까 혼자 들어가면 무조건 인사 잘해야 돼.”


팀장의 얼굴에 긴장감이 서린 게 보였다.

아무래도 타 기획사 출신 선배 그룹의 예능 촬영장에 연습생을 데려가자니 불안한 건가.

내가 팀장님보단 연예계 짬밥이 더 되어 보이긴 하다만.

그래도 뭐, 들어두어 나쁠 얘기는 아니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그럴게요.”


내 대답을 듣고 나서야 만족스럽게 웃던 팀장이 또다시 불안한지 잔소리를 해댔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빼지 말고, 열심히 하고. ···아 그렇다고 또 너무 이상한 거 시키면 나한테 말해. 내 선에서 커트해 줄게.”


혼자서 자아분열이라도 하는지, 운전하랴 코칭 하랴 정신이 없어 보인다.


“네, 잘할게요. 감사합니다.”

“그래. 연제 잘하는 거 누구보다 내가 잘 알지.”


그 말에 일일이 대답해 주고 나서야 팀장은 걱정을 한시름 던 듯 보였다.

그 사이 오늘 촬영이 있을 농가에 도착했다.


“안녕하세요.”


차에서 내리자마자 마주친 스태프부터, 거의 모든 스태프와 인사를 나눈 후에야 대기실에 앉을 수 있었다.

다른 애들이 없으니까 인사를 묻어갈 수 없이, 온전히 내 몫이다.

가수용 대기실은 따로 있는지, 여기 보조 출연자용 대기실은 무슨 운동회처럼 하얀 천막뿐이다.

옛날엔 이런 것마저도 없긴 했는데···.

이걸 상황이 나아졌다고 해도 되는 건가.

고개를 가로로 내저을 때쯤, 메인 작가가 천막으로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연제 씨, <크러쉬온> 너무 잘 보고 있어~”


인사를 하며, 작가가 건넨 손을 마주 잡고 악수를 했다.

보통 보조 출연자들이 대기하는 이곳까진 와주진 않을 텐데 말이지.


“감사합니다.”

“우리 프로 출연하겠다고 해줘서 너무 고맙고.”

“섭외 연락 주셔서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하죠. 열심히 하겠습니다.”


사회생활을 하고 있으려니 플레어 신인 시절로 돌아간 것 같군.

어느 정도 연차가 차고 난 다음에야 제작진들이 우리 눈치를 봤었다.

이전까진 우리가 제작진들 눈치 보면서 설설 기었고.


“그럼 제가 오늘 맡게 될 역할은···.”

“작가님···!”


그때 갑자기 누군가가 천막 안으로 급히 뛰어 들어왔다.

딱 봐도 며칠 집에 못 들어간 것처럼 꾀죄죄하고 어려 보이는데.

막내 조연출 정도인가.


“보조 출연 하나가 못 온다는데요···.”


그러면서 이마에서부터 흐르는 땀을 손목으로 훔쳤다.

초조해 보이는 조연출과 달리 작가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며 입을 뗐다.


“연제 씨. 이왕 이렇게 된 거 분량 좀만 더 받자.”

“예?”


뭔 소리야.

나 그냥 뒤에 걸어 다니는 주민 1 이런 거 아니었나.

그렇게 나갔다가 다시 돌아온 작가 손엔 이상한 가면이 들려 있었다.


“이거 쓰시고.”

“······?”


가면을 순순히 받아 들지만, 이해하진 못한 내 표정을 보며 설명이 마저 이어졌다.


“연제 씨 역할은 ‘의문의 마을 청년’이에요. 가면 쓰고, 이따가 하라는 대로 노래도 하고, 진행 따라가시면 돼요.”

“······?”


하지만 작가는 나를 두 번 이해시켜 주진 않았다.

제 딴엔 설명이 충분했다고 생각했는지, 말을 마치자마자 어디론가 휙휙 가버렸다.

마을 청년이면 청년이지, ‘의문의’는 또 뭐야.


‘노래도 하라고 하고. 이거···.’


짜고 친 거 아닌가.

원래 노래 얘기는 없었다. 물론 부를 수야 있지.


‘근데 분명 목소리조차 안 들어가는 엑스트라라고 했거든.’


펑크부터 시작해서 짜고 친 것 같다는 의심이 들 때쯤, 나오라는 지시가 있었다.


‘나중에 알아보자.’


우선은 촬영에 집중부터 하고.



* * *



서울 마포구 상암동.

Mshow 본사 제 1 편집실.


컴퓨터 모니터에선 가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던 주연제가 가면을 벗는 장면이 반복해서 재생되고 있다.

촬영본을 확인하던 피디는 다음 장면으로 넘어갈 생각도 안 하고, 계속 한 장면만 반복 재생시켰다.

옆에 앉아 있던 작가가 말을 걸었다.


“그거 잘라내게요?”

“아니.”


분명 데뷔하면 크게 될 놈이라 안면이라도 터놓을 겸 가볍게 부른 거였다.

그런 것치곤 마스크부터 시작해서 모든 게 기대 이상이었지만.


“······2주 분량으로 뽑으면 욕먹겠지?”

“아무래도요.”


솔직히 그냥 방송에 내보내긴 아깝다.

그렇다고 하이타임 예능에 주연제를 띄우자니 욕먹을 게 뻔하고.


“쟤 진짜 잘하네.”


마침 그들 옆에 놓인 TV에선 <크러쉬온> 3화 속 주연제의 무대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그걸 본 작가가 작게 중얼거렸다.

피디도 고개를 돌려 무대를 보면서, 머리로는 방송 스케줄을 되짚었다.


“우리 이게 4화던가? 방송이 언제였지?”

“네. 4화요. 다다음 주요.”


<크러쉬온> 메인 피디가 막방이 다음 주라고 했던 것 같은데.


“김 작가, 우리 이거 3화로 당기자.”

“네? 그럼 기존 3화는 어떡하고요?”

“4화로 미뤄야지.”


생각났다.

분당 최고 시청률을 찍고, 화제성 1위를 먹을 방법이.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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