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아이돌이 환생을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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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량™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8.02 17:26
최근연재일 :
2024.08.31 21:50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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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9,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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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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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3화

DUMMY

23화



그대로 인터넷을 더 돌아다녔다.

어제 방송이 끝난 직후에도 별로 욕이 없더니, 오늘은 더 없다.

오히려 어제에 이어 긍정적인 반응이 대다수였다.


‘거실···즈?’


심지어 우리에게 무슨 이름까지 붙었다.

뜻을 유추해 보자면, 설마 거실에 모여 산다고 해서 거실즈인 건가.

시청자들이 재밌게 봐준 덕분에 내가 어느새 ‘주연제 보컬학원의 원장’이 되어 있었다.

예상했던 부분에서 터진 반응은 아니었지만, 어찌 됐든 결과적으로 잘 됐으면 되었다.

어제 방송은 뭐랄까.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편집이었다.

이번 주 편에선 나를 죽이려나 싶다가도 어느새 살려놓고, 또 묻으려나 보다 싶다가도 건져놓고.

그러다 보니 대중들 역시 어느 한 쪽으로 방향을 잡지 못하고, 나오는 장면마다 이리저리 휩쓸렸다.

내가 한 행동들은 일관적이었지만, 그걸 두 가지 스타일로 편집해 두니 판단은 시청자들의 몫이었다.

최종적으로 양쪽 면 중에 어느 면에 초점을 맞출지는 대중들의 손에 넘어갔다.

물론 무대 반응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2화] A팀 ♬럽 미 모어 – 걸즈에라 @A vs B 2차 팀전 | Mshow Crush-On]

[조회수 9.5만 | 1일 전]


B팀의 무대 클립 영상과 비교했을 때, 우리 팀의 조회 수가 압도적이었다.

오늘 새벽에 업로드된 영상이었기 때문에 지금도 계속해서 공유되어 조회 수가 올라가는 중이었다.

댓글에도 전부 무대가 좋았다는 긍정적인 반응밖에 없었다.

댓글을 추천순으로 정렬하여 내 위주의 댓글만 뽑아서 읽어보자.


- omg yeonje is an incredible vocalist

- 연제 직캠 없는 게 ㄹㅇ 한이다

- 1:27 레전드 무대 찢은 남돌 연생 (주어 : 주연제)

- 연제야 1차에 이어 2차도 레전드 찍으면 3차는 대체······

- 개인적으로 연제 청량한 것도 보고 싶긴 한데, 그래도 이번에 언데드가 너무 찰떡이라 좋다

- 현직 보컬 강산데, 브릿지 저렇게 살리기 쉽지 않음. 애초에 걸즈에라가 HP에서 실력파 걸그룹으로 밀고 나가려고 데뷔시킨 애들이라 활동곡 거의 다 어렵고, 그중에서도 데뷔곡이 제일 어려움. 학원생들 중에서도 연습하다가 브릿지에서 ㅈㄴ 깨지고 곡 바꾸는 경우 허다함. (더보기)

- 0:11 0:47 1:02 1:27 2:01 2:33 3:00 3:32 3:47


음. 반응이 너무 좋기만 한데···?

물론 무대는 자신 있었지만, 어제 공개된 연습 과정이 그 모양이었으니까 욕이 한두 개 정도는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연습 과정에 대한 별다른 혹평보단 무대에 대한 호평이 가득했다.

아직 좌표가 안 찍혀서 덜 몰려들었나.

아무튼 무대에 대한 반응은 알았으니, SNS에 내 이름을 검색했다.

위튜브는 아무래도 좀 더 대중적이라면, SNS는 더 팬들만의 영역이니까.


- 주연제 사랑해

- 연제야 데뷔하자

- 주연제 데뷔 기원 7일차

- 크러쉬온 2화 #주연제 위주 cut (링크)

- 럽 미 모어 (정우, 재혁, 영훈, 연제) 음원 공유 (드라이브)


‘음.’


하지만 이번에도 다소 의미 없는 검색 결과들만 나왔다.

고맙긴 한데, 지금 내가 알고 싶은 건 부정적인 여론이라.

이게 인터넷 여론의 전부를 나타내는 건 아닐 것이다.

더 음지에선 분명 욕을 먹고 있을 텐데···.


“······.”


뭐라고 검색해 볼까.

나는 계속 고민하다가 그냥 1차원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녕제]


- 녕제 분량 오지네

- 피딕픽 : 녕제

- 지금 탐라에 계속 녕제만 뜸;; 녕제 파시는 분들 저 블락 좀 해주세요;;;

- 일반인 컨셉질 미쳤닼ㅋㅋㅋ 연생만 파는 내 친구가 얼마 전까지 녕제 딴 회사에서 본 것 같다던데 퇴출 당하고 여기로 온 거 아님?ㅋㅋ

- 녕제 지만 연습하는 척 오져서 ㄹㅇ 보기 싫음 정병 온다고ㅠㅠ 그래도 해야지? 녕제야 너나 해ㅠ 아 진짜 쟤 합류하면 저 그룹 못 팔 것 같은데 어캄ㅠ

- 녕제 인성 ㅈ되네ㅋ


반응 보니 맞게 골랐군.

검색어를 바꾸자마자 조금 전보다 정제되지 않고 적나라한 댓글들이 떴다.

세월이 흘러도 이 판 돌아가는 판세는 변함이 없다.

이름의 ‘ㅇ’과 ‘ㄴ’의 자리를 바꾼 ‘녕제’라는 단어가 내게 더 많은 반응을 보여주었다.

그냥 무작정 욕설과 딜을 박는 경우도 있었고, 구체적으로 내 어떤 점이 자신들의 심기를 건드렸는지를 알려주는 경우도 있었다.

솔직히 연예계 10년이면 악플에도 어느 정도 둔감해진다.

일일이 상처받다 보면 매일 촬영장이 아닌 정신병원에 출근 도장 찍게 생겼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런 댓글에 상처받는 일은 드물었다.

다들 나를 상처 줄 생각이었다면 헛짓하고 있군.

적당히 자체 필터링을 거치면서 쭉 읽어 내려갔다.


“······.”


대부분이 연습실에서의 내 언행을 문제 삼았다.

다들 이 정도도 안 하면서 사회생활을 한단 말이야?

뭐 별로 아무렇지도 않기 때문에 딱히 억울할 것도 없지만.

내게 악플을 남긴 대다수 계정들의 프로필 사진이 배재혁이라는 점은 걸렸다.

포지션이 겹치다 보니 다들 본인 취향껏 덕질하는 것 같긴 하다만.

이렇게 되면, 배재혁이랑 나랑 한 팀으로 데뷔해도 팬덤이 나뉠 수가 있겠는데?

팬덤의 분열과 개인 팬덤의 득세는 지금까지 아이돌 판에서 별로 좋지 못한 결과를 낳았다.


‘흠.’


그래도 이번 3차 개인전 무대를 보고 나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걸었다.

아무래도 경쟁보단, 그동안 방송에선 비치지 않았던 케미나 조화를 보여주려고 꾸민 무대였으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휴대폰을 껐다.

내가 화면을 끄자마자 거실이 순식간에 컴컴해졌다.

다들 마지막 연습이 끝나고 침대에 누운 터라, 나도 서둘러 잠이 들어야 했다.

내일이 드디어 3차 개인전 무대였다.



* * *



서울 마포구 상암동.

Mshow 본사 제 2 편집실.


오늘도 본사 건물에는 대부분의 직원이 퇴근하고, 거의 모든 층 불이 꺼졌다.

그러나 편집실이 위치한 11층은 아직도 불을 환하게 밝혔다.

몇 분만 있으면 날짜가 또 한 번 넘어갈 참이었다.

편집실 내부 책상 위엔 언제부터 마신 건지 모를 커피와 에너지 드링크 캔이 더 둘 곳도 없이 즐비했다.

일부러 캔을 쌓아둔 것이 아니라, 도저히 쌓인 캔을 버리러 갈 생각도 못 할 정도로 바빴다.

컴퓨터 앞에 앉아 모니터만 들여다보고 있던 두 사람은, 벌게진 눈을 벅벅 비비며 한숨을 쉬었다.


“저 이제 눈에 안 들어와요···.”

“······.”

“우리 언제 퇴근해요···?”


동료의 말에 동의는 했지만 대답할 기운이 없어,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은 지 벌써 몇 시간째인지 모르겠다.

교대해 줄 사람이 와야 얼른 숙직실로 달려가 침대에 잠깐이라도 몸을 뉠 수 있을 텐데.

그마저도 몇 시간 눈도 못 붙일 게 뻔했다.

내일 오전부터 무대 촬영이 있기 때문에 경기도까지 가야 했다.

둘은 맡은 부분까지 1차 편집을 겨우 끝내놓고 잠시 뒤로 기댔다.

메인 피디가 HP 엔터 사장과의 오랜 친분으로 제작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고 듣고, 제작에 참여했다.

그런데 스케줄이 너무 빡셌다.

촬영 시작과 첫방 일정을 촉박하게 잡는 바람에, 본 무대까지 촬영을 끝내자마자 며칠 내로 편집을 끝내고 방송에 내보내야 했다.

심지어 윗선에선 계속 자극적인 걸 원했고, 메인 피디와 자신들을 계속 쪼아댔다.

시청률과 화제성이라는 명확한 지표가 있다 보니, 매일이 고과 평가의 연속이었다.

방송이 끝나면 바로 시청률이 떴고, 다음 날이면 각종 커뮤니티와 연예 뉴스를 돌아다니며 기사가 몇 줄이나 뜨는지 확인했다.

그때 <크러쉬온> 편집실 문이 열렸다.

속으로 실컷 씹던 윗선, CP가 웃으면서 들어왔다.

가방까지 다 싸 들고 온 걸로 봐선 퇴근길에 잠시 들른 듯했다.


“어~ 어제 방송 잘 봤어~”

“······감사합니다.”

“편집 좋던데~”


바쁘고 피곤해 죽겠는데 사회생활까지 하려니 죽을 맛이었다.

이 새끼는 왜 퇴근도 안 하고 와서 지랄일까, 하는 표정을 최대한 지우고 웃으며 대답했다.


“근데 주연제? 그 친구 말이야. 이대로 죽일 건가?”


사실 내부적으로 회의에서도 거듭 고민되는 내용이었다. 죽일 것인지 살릴 것인지.


“피디님과 더 회의를 가져봐야 해서요. 아직 모르겠습니다.”

“살리지 그래? 죽이긴 아까운데.”

“······고려해 보겠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그럼 수고~”


CP가 다시 웃는 낯으로 편집실 문을 열고 나갔다.


“······지랄이야.”


둘은 투덜대며 다시 의자에 몸을 기댔다.

몇 분이 지났지만 교대해 줄 동료는 오지도 않고, 담배나 피우러 옥상으로 향했다.

그곳엔 아직 퇴근하지 못한 또 다른 직장 동료가 먼저 와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하이타임이랬나. 아무튼 최근에 무슨 구세대 아이돌 그룹 하나를 데려다가 리얼리티 예능을 만들고 있는 동료였다.


“요즘 <크러쉬온> 그거 반응 좋더라?”

“뭐, 고맙다. 너네도 예고편 반응 좋던데.”

“근데 어제 마지막에 주연제 걔 살리게?”

“몰라, 인마.”


오늘 왜 자꾸 여기저기서 죄다 주연제 얘기인지 모르겠다.

아니, 자신은 끝까지 주연제를 죽이려고 했다.

프로그램상 현재 최고 주가를 달리고 있는 연습생에게 위기가 한번은 무조건 주어져야 했다.

그것만큼 자극적이고 시청률 잘 뽑아내는 게 또 어디 있다고.

최종적으로 데뷔를 시켜주더라도, 이번까진 죽이고 3화나 4화쯤에서 살려주려고 했다.

무대 직전에 넣어준 거실 장면··· 지금 화제가 되고 있는 그 장면은 오로지 약간 모자란 방송 분량을 채우기 위함이었다.

심지어 메인 카메라로 찍은 것도 아닌, 천장에 매달려 있던 거치 캠에 찍혔다.

그마저도 버려질 뻔한걸, 추가로 넣을 장면을 찾기 위해 파일들을 이것저것 열어보다가 발견한 것이었다.


‘살아남을 팔자인 건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입을 뗐다.


“하긴.”

“근데 걔는 왜. 너 우리 프로도 보냐?”

“그냥~ 나중에 데뷔하면 섭외하려고.”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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