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아이돌이 환생을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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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량™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8.02 17:26
최근연재일 :
2024.08.3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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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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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DUMMY

13화



그렇게 첫 번째 미션이 마무리되며 1화가 끝났다.

당연히 리액션 촬영도 종료됐다.

다들 수고했다는 인사와 함께 각 방으로 흩어지고, 거실 멤버만 남았다.


“형. 수고하셨습니다.”

“그래. 너도 수고했다.”


거실에 남은 사람들끼리 한 번 더 인사를 나누며 침대에 누웠다.

방송이 끝난 직후라 그런지 새로고침을 할 때마다 게시글 2~3개에 1개꼴로 <크러쉬온>과 관련된 제목들이 눈에 띄었다.

망한 기획사에서 진행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치고는 초반 화제성이 나쁘지 않다.

요즘 방영 중인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없는 영향도 있을 것이다.

서바이벌이 주는 도파민에 절여진 뇌들은 다시 서바이벌을 찾게 되어 있거든.


- emergency 풀버전 음원 풀어줘 ㅈㅂ

- 도시연찬 emergency 음원 기차 (펑)

- 이 정도면 영화사에서 먼저 연락 줘야 하는 거 아니냐

- 대본 있는 거 ㄹㅇ 티나 얘드라ㅠ

- 크러쉬온 1화 도시연찬 cut (1080p)


다행히 대부분의 반응이 긍정적이었다. 덕분에 간혹 올라온 악의적인 반응도 금세 쓸려 내려갔다.

예상보다 화제성은 좋으나, 문제가 하나 있다.


‘······너무 우리 팀 반응만 있는데?’


분명 오늘 방송에서는 두 팀 다 무대가 실렸다. 나름 분량도 공평하게 분배됐던 것 같고.

상대 팀도 못하진 않았다.


‘인기 아이돌 그룹의 데뷔곡을 했었지.’


머릿속으로 아까 봤던 무대를 되짚어봤다. 무난하게 잘 소화하긴 했다.

다만 임팩트가 부족했다. 그렇기 때문에 고스란히 묻혀 기억 속에서 그대로 휘발되었다.

그리고 아무래도 대중들에겐 자꾸만 비교됐을 것이다.

우리 팀이 아닌, 원곡자인 선배 그룹과.


‘평가 장면도 짧았고.’


그건 비단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평가자에게도 해당했다.

무대에 대한 기억이 없으니, 간략하게 남겨놓은 메모를 바탕으로 평가를 하느라 짧게 느껴졌다.

게다가 멘트는 짧은데 분량은 공평하게 줘야 하다 보니, ‘아쉬웠다’ 등의 마이너스 평가도 잘려 나가지 못하고 그대로 방송을 탔다.

이게 만약 일반적인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었다면, 이대로 기분 좋게 끝낼 수 있었을 거다.

내가 제일 돋보이고 1등으로 데뷔하면 오히려 좋으니까.

하지만 이건 일반적인 서바이벌과 다르다.

저들 중 몇 명이 될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함께 데뷔해야 하고, 이 그룹, 이 회사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나 혼자만 잘나서는 안 돼.’


전생의 안티들은 플레어(FLare)를 두고 ‘구진우 원 맨 팀’이라고 낙인찍었다.


- 구진우 없으면 글쎄ㅋㅋ


이것이 우리 팀을 지겹도록 따라다닌 꼬리표였다.

약 5년의 활동 기간 동안 증명하기 위해 애썼다. 그렇게 보란 듯이 플레어는 최정상에 올랐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어떻게 됐나.

나 하나 없다고 팀이 활동 중단이라니. 게다가 준비 중이던 후배 그룹부터 회사까지 줄줄이 망할 수가 있나.

결국 그들의 말대로 되어버렸다.

이번 생엔 절대 그렇게 돼선 안 된다.

그러잖아도 첫 무대 촬영 때부터 왠지 싸했었는데, 실제로 1화를 접하니 더 피부로 와닿았다.

현재 진행 중인 두 번째 미션 때문에도 머리가 빠개질 지경이라, 내일 마저 살펴보기로 하고 휴대폰 화면을 껐다.



* * *



다음 날 연습 중간에 잠시 휴대폰을 꺼냈다.

다행히 밤사이에 특별한 연예계 뉴스가 없었는지, 아직까진 <크러쉬온>에 대한 관심이 남아있다.

제발 아무도 연애 걸리지도, 논란 만들지도, 화제 몰이 하지도 말아라.

······한 4주 동안만.

그렇게 생각하며 어제 보다 만 인터넷 커뮤니티들을 마저 돌아다녔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데뷔 3일차 ㄴㄴ 연습생 3일차 ㅇㅇ (71)]

(무대영상 링크)

주연제 (20) / 연습생 3일차

<크러쉬온>이라고 이번에 HP엔터에서 이 갈고 제작 중인 남돌 서바임

본방은 매주 금요일 밤 10시 Mshow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1도 안 떠는 거 봐 저게 어떻게 연습생 3일차임

- 연제야 꼭 포카로 만나자

- 안광에서 느껴지는 독기와 야망

- 크러쉬온? 이거 재밌어?

└ 아직 1화밖에 안 해서 지금 보면 앞으로 본방 달릴 수 있음

└ ㅇㅇ 한번 잡솨봐

- 주작 같은데

└ 으 주작무새가 또

└ 먹금

- 이머전시 때문에 진심으로 위튜브 뮤직 고려 중임ㅋㅋ

└ 사실 나도.. 엠쇼는 빨리 음싸에 음원 풀어라

- 딴 회사에 있다가 온 거 아님?

└ 놀랍게도 이틀 전까지만 해도 갓반인이었답니다.

└ 저 실력+얼굴로 평범하게 살려고 했던 것도 괘씸해

- 타팀 멤버들 영업글도 쪄왔으니까 다들 한 번씩 많관부

우정우 (링크) / 배재혁 (링크) / 윤제이 (링크) / 민영훈 (링크)


실력에 대한 칭찬은 당연하고, 내리다 보니 종종 외모에 대한 언급도 눈에 띄었다.


‘내가 외모 스탯이 B 정도였던가?’


외모 스펙이 별로 높지 않아 걱정했는데. 이런 외모가 먹히는 시대인가 보군.

뭐,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다.

[못생겼으니 실력이라도 좋아야지] 하는 반응은 딱히 없어 보였으니.

외모가 A 이상인 친구들 사이에서 나름 선방했다.

무엇보다도 하룻밤 사이에 상대 팀 멤버들에 대한 버즈량도 꽤 늘어난 듯 보였다.


“연제야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맞춰보자.”


상념을 갑자기 파고드는 우정우의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어, 바로 갈게.”


서둘러 휴대폰 인터넷 창을 종료하고, 거울 앞에서 몸을 풀고 있는 이들 사이에 가서 섰다.

두 번째 미션 무대가 바로 내일이다.

하아. 거울을 보고 있자니 지난 6일간의 노고가 뇌리를 스쳤다.



* * *



첫 미션 무대가 끝나고 바로 다음 날.

촉박한 촬영 스케줄 탓에 하루도 쉴 틈 없이 연습실에 모였다.


‘대체 누가 이따위로 스케줄을 짠 거냐.’


3일 만에 4분짜리 무대를 완성하고, 바로 또 다음 무대를 준비해야 한다니.

어이없는 스케줄이긴 해도 나로서는 소화 못 할 양은 아니다.

연말에 3사 가요제 본무대, 스페셜 무대, 특집 예능 녹화가 겹쳤을 때 스케줄 정도라.

주변 애들 생각은 다른지, 촬영 시작을 30분 미뤄줬는데도 졸고 앉았다.

물론 우리만 고생하고 있는 건 아니다.

제작진들도 방송 스케줄에 맞춰 겨우겨우 편집본을 완성하고 있는지, 첫 미팅 때보다 얼굴들이 죄다 삭았다.


“오늘부터 2차 미션을 시작할 건데요.”


촬영팀에서 금세 준비를 마치고 카메라가 돌자, 제작진 역시 바로 본론부터 꺼냈다.


“대중들에게 최대한 새로운 조합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지난 팀을 셔플했습니다.”


[정우 + 재혁 + 연제 + 영훈 VS 도윤 + 시온 + 제이 + 찬영]


“······!”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스크린에 팀 조합이 떴다.

사방에서 들이밀고 있는 카메라 탓에 각자 제 분량을 위해 놀라는 리액션을 하기 바빴다.

뭐, 나도 어떤 의미로 놀라긴 했다.


‘어떻게 겹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냐.’


셔플로 섞었다는데 실로 대단한 능력이 아닐 수가 없다.

이미 함께 연습하기 시작한 지 최소 2개월에서 최대 5년은 넘은 7명의 연습생 사이에 내가 낀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초반부터 종종 마가 떴다.

물론 3일 만에 무대를 완성하느라 정신없이 바쁘기도 했고, 편집으로도 그런 순간들을 잘 걷어낸 것 같다만.

무엇보다 1차 미션 때 팀을 잘 만난 것도 있었다.

리더 격인 연도윤과 사교적인 이시온, 거기다 왠지 호의적인 정찬영까지. 문제 일으킬만한 요소가 전혀 없는 녀석들이었다.

근데 지금은 봐라.

배재혁이 스크린에서 팀원 이름을 확인한 후로 주먹을 꽉 쥔 채 나만 노려보고 있다.

한 팀에 메인보컬 포지션이 두 명씩이나 배치됐으니 저럴 수밖에.


‘저거 그래도 초반엔 표정 관리도 나름 했던 것 같은데.’


첫날 비교당할 때까지만 해도 잘 참는 것처럼 보이더니, 어제 있었던 1차 팀전에서 진 뒤로 회복이 아직 안 됐나 보다.

나름 프로인 줄 알았더니 애새끼가 따로 없구만.


“······에휴.”


응? 내가 방금 한숨을 입 밖으로 뱉었나?

눈동자 여섯 개가 갑자기 나만 쳐다봐서 놀랐다.


“아. 아니. 편곡 어떻게 할지 생각 중이었어.”


1차 미션 때보다 나아진 점이 있다면, 그래도 이번엔 곡을 정해줬다는 거다.

그렇게 해서 정해진 2차 미션 곡은 걸즈에라의 <럽 미 모어>.

참고로 플레어의 활동 중단 이후로 급하게 데뷔시켰다던 후배 걸그룹의 데뷔곡이다.

아마 소속사 식구 노래는 쓰고 싶은데, 후배 남돌은 멤버들이 차례대로 병크를 터뜨리고 해체하여 방송에서 쓸 수 없었을 거라··· 조심히 예상해 본다.

양다리, 마약, 스태프 폭행, 도박, 음주 운전··· 정말 섭섭지 않게 골고루 사고를 쳤더라고.

이러니까 ‘권혁필 감다뒤’ 소리나 듣지.

아무튼 <럽 미 모어>는 제목 그대로 계속 사랑을 갈구하는 노래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너무 귀여운데···.”

“······하하.”


패드로 무대 영상을 보고 있는 중에 우정우가 중얼거렸다.

그러자 어느새 정신을 차린 배재혁 역시 동의하듯 작게 웃었다.

제목도 제목이지만, 가사, 의상, 안무, 컨셉 뭐 하나 빠짐없이 귀엽게 꾸며져 있다.

흠. 아마 제일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컨셉은 아무래도···


“청량 어때? 청량하고 귀엽게!”


음. 아무래도 그거겠지.

배재혁의 의견에 우정우가 말없이 작게 고개만 끄덕였다.

문제는 저쪽 팀이 청량을 할 것 같단 말이지.

아, 2차는 두 팀 다 똑같은 곡을 받아서, 각자 다른 느낌으로 해석하는 미션이다.

그런 의미에서 노래는 겹칠지언정 컨셉은 절대 겹치면 안 된다고.


“영훈이는 의견 없어?”

“······조금 뻔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저쪽 팀도 청량하게 할 것 같고.”


지금껏 조용히 있던 민영훈에게 배재혁이 물었다.

그리고 민영훈은 내가 생각하고 있던 부분을 정확히 캐치했다.

배재혁과 트러블이 일어날까 봐 일단 잠자코 있었는데 대신 말해주다니 고맙군.


“······.”

“아무래도 내가 있어서 청량은 좀 무리이려나. 하하.”


배재혁이 살짝 인상을 찌푸리자, 우정우가 셀프 디스로 흐지부지 마무리 지었다.

이쯤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내가 손을 들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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