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세상에서 각성해 버리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새글

모만
작품등록일 :
2024.08.06 16:46
최근연재일 :
2024.09.16 19:05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4,540
추천수 :
170
글자수 :
166,103

작성
24.09.05 19:05
조회
50
추천
0
글자
11쪽

23화 네 녀석의 운도 여기까지다

DUMMY

스윽.


써큐버스는 방금 전 심율의 공격으로 인해 생긴 상처를 만졌다.


그러자 보라빛 피가 그녀의 손에 묻어났다.


‘하마터면 목이 날아갈 뻔 했군.’


그녀는 피가 묻은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갔다.


그리고는 핏방울을 빨아 먹었다.


쪽.


“오랜만이구나. 내 피 맛을 보게 한 녀석은.”


눈을 치켜 뜬 써큐버스는 심율을 노려봤다.


심율 역시 한손에 검을 쥔 채 써큐버스를 노려보고 있었다.


하지만 섣불리 달려들지는 않았다.


지금껏 상대해본 녀석들과는 급이 다르다는 것을 그 또한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것.


섣불리 달려 들었다가는 역습을 당할 수도 있는 노릇.


탐색이 먼저였다.


심율이 침묵하자 써큐버스가 말을 이었다.


“마나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게로군. 나의 환영에도 속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을 보니 말이야.”


정확한 분석이었다.


심율은 가벼운 미소로 답했다.


스윽.


상대 또한 바로 공격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눈치챈 심율은 주변을 훑었다.


아레스의 심장을 찾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플랫폼 내부를 빠르게 훑은 그는 미간을 좁혔다.


‘왜 보이지 않는 거지?’


역 밖에서도 느껴질 정도의 엄청난 마력을 품고 있는 검이었다.


내뿜는 마나의 양 역시 엄청날 터.


마나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심율의 눈에 금방 띄어야 하는 것이 정상이었다.


하지만,


‘없다.’


아무리 살펴봐도, 아레스의 심장이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곳 조차 발견할 수 없었다.


기감을 끌어 올려봐도 마찬가지였다.


분명 이 안에 있는 것은 느껴지는데, 정확한 위치는 파악이 불가능했다.


‘혹시.’


심율의 시선이 다시 써큐버스에게로 고정됐다.


‘흔적을 감춘 건가? 내가 찾을 수 없게?’


이를 눈치 챈 써큐버스.


기다리기라도 한 듯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혹시 이걸 찾고 있는 건가?”


그녀의 손에 화려한 디자인의 칼자루 하나가 나타났다.


마력을 이용해 검날을 만들어 사용해야 하는 전설의 검, 아레스의 심장이었다.


‘환영이다.’


심율은 생각했다. 저것 또한 환영에 불과할 것이라고.


기껏 감춰둔 것을 저렇게 쉽게 드러낼 리가 없었으니 말이다.


“눈치는 빠르구나. 허나.”


우웅!


써큐버스의 손에 들린 아레스의 심장이 검날을 만들어냈다.


이 또한 환영일 터.


심율을 향해 비릿한 미소를 지어 보인 써큐버스가 아레스의 심장을 던졌다.


파앗!


전설의 검이 심율을 향해 날아왔다.


슈웅!


“이익!”


타앗.


환영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심율은 순간적으로 몸을 피하고 말았다.


그 정도로 정교했기 때문이었다.


사사사.


자신의 몸을 피해 지나간 아레스의 심장이 먼지가 되어 사라지는 것을 확인한 심율은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그리고는 다시 써큐버스를 향해 몸을 돌렸다.


“꺄하하하! 내 환각술이 기가 막히기는 하지. 알고도 피할 수 밖에 없는 환영이라니. 꺄하하하!”


매서운 눈빛으로 써큐버스를 노려보던 심율.


이내 금방이라도 달려 들 것처럼 공격적인 자세를 취했다.


이를 본 써큐버스가 장난으로 놀라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오호호. 겨우 그거 가지고 화가 난게냐? 이제 시작인 것을. 아무튼 한번 잘 찾아 보거라. 니가 원하는 그 물건이 어디 있는지. 호호호.”


마지막 말을 남긴 써큐버스가 암흑 속으로 사라졌다.


“어딜 도망가는 거냐!”


타앗!


심율이 곧장 그녀가 있던 곳으로 쇄도해 봤지만 완전히 자취를 감춘 뒤였다.


“이..”


플랫폼 안을 두리번 거려봤지만 헛수고였다.


어디에서도 써큐버스의 흔적은 발견할 수 없었다.


처음 플랫폼에 내려와 여자들의 환영을 봤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은신술이었다.


아무래도 심율이 마나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마력을 한껏 끌어 올린 것이 분명했다.


“흠.”


찰방. 찰방.


그는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은 채 걷기 시작했다.


플랫폼 내부를 천천히 둘러볼 요량으로 말이다.


‘아무리 꼭꼭 숨겼다고는 한들 분명 틈이 있을 것이다.’


오히려 이렇게 급하지 않게, 느긋한 마음으로 둘러본다면 그 틈이 보일 지도 몰랐다.


찰방. 찰방.


플랫폼의 중간 지점 즈음까지 이동했을 때였다.


“···려도.”


어디선가 여자 아이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또 시작이냐.’


이번에도 써큐버스의 수작일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심율은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작아서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지만 어딘가 들어본 듯한 목소리였던 것.


찰방. 찰방.


그렇게 몇 걸음을 이동했을 때,


다시 한번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 살려됴요..”


목소리는 아까보다 더 크고 선명하게 들려왔다.


그리고 목소리를 들은 심율은 몸이 굳어 버렸다.


‘꼬, 꽃님이?’


심율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발음이 비교적 정확한 편이었던 꽃님이와는 달리 혀 짧은 소리를 내고 있었지만,


목소리만은 분명 꽃님이었다.


“살려듀세요..”


다시 한번 목소리가 들려왔고,


심율은 순간 뭔가 울컥 하는 것을 느꼈다.


분명히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다시는 듣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던 여동생 꽃님이의 목소리를 이 곳에서 듣게 되다니


그것도 너무도 리얼한 음성으로 말이다.


심율은 저도 모르게 발걸음에 속도를 냈다.


찰방. 찰방.


어느새 목소리의 진원지에 도착한 심율.


“허억..”


목소리의 주인공을 확인한 심율은 저도 모르게 숨 넘어가는 소리를 내고 말았다.


그의 예상대로 그 곳에는 꽃님이가 있었다.


하지만,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


팔 다리가 모두 잘려 나간, 그래서 몸통만 남은 채 신음하고 있는 꽃님이.


알몸으로 누워 고개만 들고는 심율을 바라보는 꽃님이가 있었다.


혀가 잘렸는지 입에서는 피가 철철 넘쳐 흐르고 있었다.


눈 역시 한 쪽 눈만 멀쩡하고 나머지는 뜯겨져 나가 있었다.


“꽃님아!”


여동생의 끔찍한 모습을 눈앞에서 목도한 심율이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분명 환영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너무도 리얼하게 눈 앞에서 펼쳐진 모습에 순간적으로 착각하고 만 것.


게다가 불과 며칠 전에 목숨을 잃은 여동생의 모습을 바로 앞에서 보자, 북받치는 감정에 이성을 잃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나밖에 남지 않은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꽃님이는 심율을 애처로운 눈길로 쳐다봤다.


“오, 오빠.. 사, 살려됴..”


심율은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한 것을 겨우 겨우 참았다.


그리고는 저도 모르게 천천히 꽃님이를 향해 손을 뻗었다.


스윽.


그는 다른 생각은 할 수 없었다.


끔찍한 모습을 하고 있는 여동생을 구해줘야겠다는 생각 밖에는.


“너무 아파, 오빠.”


“괜찮아, 꽃님아. 오빠가 곧 구해줄게.”


하지만,


당연하게도 이것은 써큐버스가 꾸며 놓은 함정이었다.


턱.


심율의 손이 꽃님이의 몸에 닿는 순간.


우웅.


진동 소리와 함께 꽃님이의 몸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번쩍!


순간적으로 엄청난 빛을 쏟아내며 꽃님이의 몸이, 정확히는 꽃님이처럼 꾸민 마나 에너지 지뢰가 폭발하고 말았다.


쿠콰쾅!


“크헉!”


엄청난 폭발력에 심율의 몸이 뒤로 밀려 나갔고


그렇게 수미터나 날아가고 말았다.


그 순간을 놓칠 써큐버스가 아니었다.


스륵.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 그녀는 뒤로 튕겨져 나가는 심율을 향해 몸을 날렸다.


촥!


양 손의 손톱을 날카롭게 세운 그녀는,


심율의 등 뒤에 그대로 꽂아 넣었다.


푹!


“커헉!”


외마디 신음 소리와 함께 심율의 몸이 그대로 축 늘어졌고,


써큐버스는 여전히 그런 심율의 등 뒤에 자신의 손톱을 박아 넣은 채로 포효했다.


“꺄하하하하하! 뭔가 대단한 실력이라도 있는 줄 알았더니만 별 것도 아닌 녀석이었구나! 꺄하하하하!”


그렇게 써큐버스가 승리를 만끽하고 있는 동안에도 심율의 몸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뭔가 이상한 점을 느낀 써큐버스가 심율의 몸을 살폈다.


그리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왜 상처가 하나도 없는 거지?”


엄청난 폭발을 정면으로 받아낸 몸이라기에는 심율의 얼굴이나 팔 등이 너무 멀쩡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소, 손톱이!”


지금보니 자신의 손톱이 심율의 몸을 관통한 것이 아니었다.


심율의 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두꺼운 보호막에 박혀 있었던 것.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보호막은 그녀의 공격이 먹혀 들어간 부위만 노랗게 빛을 띠면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냈다.


이를 통해 보호막의 두께가 최소 10센티미터 남짓이라는 것도 짐작 가능했다.


그때였다.


아슬아슬하게 검 손잡이를 붙들고 있던 심율의 오른손에 힘이 들어갔다.


꾸욱.


이내 검끝이 바짝 세워지는가 싶더니


파앙!


순간적으로 몸을 돌린 심율이 써큐버스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파파팟!


심율의 움직임을 사전에 간파한 써큐버스는 가까스로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심율의 검 끝이 그녀의 볼에 상처를 냈고,


“이 쥐새끼 같은 놈!”


상처를 확인한 써큐버스가 이를 갈며 심율을 노려봤다.


그녀는 잔뜩 약이 올라 있었다.


완전히 끝장냈다고 생각한 상대가 알고 보니 자신을 기만하고 죽은 척 하고 있었다는 사실 때문.


하지만 이것은 심율이 느낀 분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감히 죽은 내 여동생을 가지고 장난을 쳐..”


써큐버스를 노려보는 심율의 두 눈이 살기로 가득 채워지는가 싶더니


이내 온 몸에서 살기를 내뿜기 시작했다.


쿠웅!


쿠콰콰!


순간적으로 그의 몸에서 내뿜은 기운이 수미터 떨어진 거리의 써큐버스에까지 미쳤고,


‘이, 이 정도로 강한 녀석이었어?’


그것은 교만함에 있어서 만큼은 끝판왕 급인 그녀마저도 놀라게 만들기 충분한 양이었다.


순간적으로 매우 놀란 표정을 짓고 만 써큐버스.


하지만 상대에게 그런 자신의 마음을 들킬새라 재빨리 표정을 감췄다.


그리고는 다시 한번 목청을 높였다.


“제법이구나, 인간! 하지만 네 녀석의 운도 여기까지다!”


파파파팟!


고함 소리와 함께 순간적으로 그녀의 몸이 여러 개로 늘어나는가 싶더니,


늘어난 것들이 그녀의 분신이 되어 심율의 주변을 에워싸기 시작했다.


'분신술?'


심율은 두 눈을 크게 떴다.


이미 열 개 남짓의 분신이 그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


문제는


'구분하기가 어려워.'


위기 의식을 느낀 써큐버스가 마력의 수위를 한껏 끌어올린 탓인지, 마나를 읽을 수 있는 그의 눈으로도 어떤 것이 가짜고 진짜인지를 구분해내는 것이 불가능했다.


분신들의 공격이 시작된 것은 그때였다.


“죽어라!”


파앗!


고함 소리와 함께 열 마리 남짓의 분신들이 일제히 공격을 퍼부었고,


퍼억!


"크읏!"


어디서 진짜 공격이 날아오는 지를 구분할 수 없었던 심율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두꺼운 보호막 덕분에 직접적인 데미지를 입지는 않았지만,


'보호막에 균열이!'


이런 식의 공격이 계속된다면 결국 보호막도 버티지 못할 것이 분명해 보였다.


파앙!


재빠르게 반격에 나선 심율.


하지만 그가 공격한 것은 진짜가 아니었다.


사사삭.


검에 베인 분신은 먼지가 되어 사라졌고,

그 자리를 또 다른 분신이 채울 뿐이었다.


자신의 술이 먹히고 있다는 사실에 자신감을 되찾은 써큐버스가 소리를 질렀다.


“꺄하하하하! 나의 분신술의 위력을 봤느냐! 너는 이 곳을 살아서 나가지 못할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99 won원won
    작성일
    24.09.06 02:05
    No. 1

    일단 다 읽은 느낌은 전투씬이 지겨움 길고 짧은 문제가 아니라 말로 하는 느낌? 전투 하면서 설명하는 느낌도 좀 있고 상황 설명도 좀 많고 예를 들어 초반 문 넘어 도망갈때라던지 시간 없다며 무지 한가한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암튼 제 느낌은 그렇고 나머지는 취향 문제? 딱히 거슬리지는 않음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금지된 세상에서 각성해 버리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작품명 수정했습니다 24.09.12 3 0 -
공지 연재 시간은 월화수목금 오후 7시 5분입니다. 24.08.20 45 0 -
31 30화 완전 꿀단지구나 NEW 20시간 전 11 0 13쪽
30 29화 쥬루오스 24.09.13 20 0 14쪽
29 28화 포탈이 뭔지 아세요 24.09.12 25 1 13쪽
28 27화 반드시 복수한다 24.09.11 27 1 15쪽
27 26화 한시간 준다 24.09.10 33 0 13쪽
26 25화 깔끔한 솜씨다 24.09.09 38 0 14쪽
25 24화 대가를 치를 시간이다 24.09.06 45 2 13쪽
» 23화 네 녀석의 운도 여기까지다 +1 24.09.05 51 0 11쪽
23 22화 제 손을 잡아요 24.09.04 54 0 14쪽
22 21화 수색대 24.09.03 62 2 12쪽
21 20화 청계산 입구 역 24.09.02 74 0 15쪽
20 19화 조건이 하나 있어요 24.08.30 73 3 13쪽
19 18화 일종의 던전인 셈이죠 24.08.29 78 3 13쪽
18 17화 이런 사진을 24.08.28 87 3 12쪽
17 16화 저 분이 정말 24.08.27 89 2 11쪽
16 15화 패기만은 인정해주마 24.08.26 95 1 11쪽
15 14화 안 아프게 해줄게 24.08.23 103 2 13쪽
14 13화 나 혼자 간다 24.08.22 111 3 13쪽
13 12화 언제까지 도망만 쳐댈거냐 24.08.21 125 3 10쪽
12 11화 살려주세요 +1 24.08.20 138 5 12쪽
11 10화 강남 24.08.19 154 6 9쪽
10 9화 겨우 너같은 애송이라니 24.08.16 170 8 14쪽
9 8화 그냥 죽여 버릴까 24.08.15 188 9 9쪽
8 7화 인간 따위가 감히 +2 24.08.14 200 12 10쪽
7 6화 쿠다가 24.08.13 218 11 11쪽
6 5화 꽃님아 +1 24.08.12 241 11 11쪽
5 4화 내 동생은 24.08.10 284 13 10쪽
4 3화 나약한 인간이여 24.08.09 306 13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