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로 환생한 9서클 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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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10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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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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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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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급 던전 (2)

DUMMY

우지직-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등장한 건 세 마리의 오크.


2m가 넘는 거구에 녹색 피부, 근육질 몸을 가진 그들은 투박한 창을 들고 있었다.


나는 재빨리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그들은 아직 나를 발견하지 못한 듯했다.


"이 길로 가는 게 맞나?"


"맞다! 날 못 믿는 거냐?"


오크들의 대화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헌터 시스템의 통역 기능 덕분에 나는 그들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다른 전사들은 어디에 있나?"


"모르겠다. 나무밖에 안 보인다."


"배고프다! 인간, 찾아서 먹자."


"맞다. 먹고 나서 다른 오크를 찾자."


아무래도 이들은 아직 무리를 이루지 못한 것 같다.


마족들도 헌터들처럼 따로따로 스폰 되기 때문이다.


나는 곧바로 나무 뒤에서 나왔다.


"인간이다!"


나를 발견한 오크들의 붉은 눈동자에서 검붉은 마기가 옅게 피어올랐다.


"인간, 먹는다!"


그들은 침을 질질 흘리며 나에게 달려들었다.


나는 재빨리 마나 서클을 회전시켰다.


빠르게 마법진이 그려지더니.


[1서클 마법]

[속박의 마력 사슬]


오크들의 발밑에서 마력으로 이루어진 푸른빛의 사슬이 솟아올랐다.


촤르르르륵-


사슬은 빠르게 오크들의 발목을 감싸며 그들을 단단히 묶어버렸다.


철컥철컥-


"이게 뭐냐!"


"이 인간 이상한 마법을 쓴다!"


"다, 다리가 안 움직여진다!"


오크들은 당황한 듯 발버둥 쳤다.


하지만 그들이 몸부림칠수록 마력의 사슬은 더욱 단단히 그들의 발목을 옭아매었다. ​​​​​​​​​​​​​​​​


"잘 통하네."


1서클 마법이라 반신반의하며 썼던 마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전생에서 이 마법은 약한 적들에게만 통했었으니까.


오크들의 경지가 조금이라도 높았다면 마력 사슬을 순식간에 파괴해버렸을 것이다.


어쨌든, 나는 속박된 오크들을 차례로 살펴본 후, 한 마리를 지목했다.


'일단 맨 왼쪽에 있는 놈 먼저.'


나는 오른손을 들어 올리고 마법진을 연성했다.


[1서클 마법]

[마력 광선]


마치 만화책 속 아이X맨의 손바닥에서 광선이 쏘아져 나가듯, 내 손바닥 앞의 마법진에서 푸른빛의 광선이 오크를 향해 쏘아져 나갔다.


지이잉-


마력 광선은 첫 번째 오크의 이마를 정확히 강타했다.


퍼어엉!


주변 공기가 진동하며 파열음이 울려 퍼졌다.


찰나의 순간, 오크의 눈에 공포심이 스쳐 지나갔지만, 그 감정을 표현할 새도 없이 그의 눈에서는 생명의 빛이 꺼졌다.


그와 동시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오크를 처치했습니다.]


[경험치 +48]


[칭호 '듀얼 클래스'의 효과가 발동됩니다.]


[획득 경험치 48 → 72 (50% 증가)]


[72의 경험치가 두 클래스에 균등하게 분배됩니다.]


[성기사 클래스 +36 경험치]


[마법사(비공식) 클래스 +36 경험치]


'오... 칭호가 이런 식으로 작동되는구나.'


경험치 획득 알림을 보는 건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전투 중 이런 알림이 계속 뜨면 집중에 방해가 될 것 같았다.


"시스템, 경험치 획득 관련 알림은 앞으로 안 보이게 해줘."


[알겠습니다. 경험치 관련 알림을 비활성화했습니다. 다시 활성화하고 싶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응."


말을 마친 나는 오크의 사체로 다가가 마력 광선이 타격한 지점을 살펴봤다.


오크의 이마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었고, 구멍 주변으로 검붉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구멍 안쪽으로는 뇌 조직이 드러나 있었는데, 마력 광선의 열기로 인해 그을려 있었다.


"음... 나쁘진 않지만 다음번에는 광선 출력을 조금 더 높여도 되겠어."


얼마 전까지의 나였다면 이런 장면을 보고 구역질을 했겠지만, 모르그렌의 기억을 되찾아서 그런지 아무렇지도 않았다.


'이런 시체쯤이야 전생에 밥 먹듯이 봤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나는 두 번째 오크를 바라보았다.


'다음은 두 번째.'


두 번째 오크는 여전히 속박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이 인간, 죽이고 만다!!"


이번엔 다른 마법을 사용해 보기로 했다.


[1서클 마법]

[화염 방사]


마법진에서 맹렬한 화염이 뿜어져 나왔고,


화아아아!


붉은 불길이 오크를 향해 뻗어나갔다.


"끄아아악!"


녹색 피부가 순식간에 붉게 변하며 타들어갔다.


"뜨겁다! 살려달라!"


오크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불길을 피하려 했지만, 속박된 상태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화르륵-!


불길은 오크의 온몸을 집어삼켰다.


피부가 검게 변하며 갈라지기 시작했고, 살이 타는 냄새가 주변을 가득 채웠다.


"끅, 끄......윽."


오크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마지막 힘을 쥐어짜냈지만,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윽고 불길이 잦아들자 오크의 시체가 드러났다.


그의 전신이 숯덩이처럼 새카맣게 변해있었다.


나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마지막 오크를 향해 손을 들어 올렸다.


세 번째 오크는 이미 체념한 듯 눈을 감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내 차례인가."


오크의 체념 섞인 목소리에 나는 대답 대신 다음 마법을 시전했다.


[1서클 마법]

[얼음 화살]


마법진 주위로 차가운 기운이 모여들며 주변의 풀잎과 나뭇가지에 서리가 맺히기 시작했다.


공기 중의 수분은 순식간에 얼어붙었고, 이내 푸른빛을 띤 얼음 화살이 형성되었다.


휘익-


바람을 가르며 날아간 얼음 화살은 오크의 심장을 정확히 관통했다.


"켁! 쿨럭!"


심장에 구멍이 뚫린 오크는 그 충격으로 인해 피를 토해냈다.


동공이 풀리고, 입에서는 피가 흘러나왔다.


오크는 자신의 가슴을 부여잡았지만, 이미 구멍 난 심장에서 피가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크윽!"


그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고, 비틀거리더니 결국 무릎을 꿇었다.


"허억... 허억...."


그렇게 마지막 숨을 내쉬던 그의 거대한 몸체가 천천히 앞으로 쓰러졌다.


털썩-


그와 동시에 눈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마법사(비공식)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업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1 포인트]


'벌써 레벨업이야?'


다만 성기사 클래스는 아직 레벨이 오르지 않았다.


'성기사는 레벨이 8이니까 레벨업을 하는 데 경험치가 더 많이 필요하겠지.'


나는 상태창을 열어서 남은 마나량을 확인했다.


-------------------------

[상태창]

스탯

• 마나 : 90 / 100

-------------------------


'마나를 10밖에 안 썼네.'


내가 효율적으로 마법을 사용한 것도 있겠지만, F급 마족들의 수준이 내 예상보다 훨씬 낮았다.


'2년 전에 처음 오크를 만났을 때랑 느낌이 너무 다른데?'


그때 힘겹게 오크를 죽였던 기억 때문에 내가 그들을 너무 고평가하고 있었나 보다.


'얘네가 원래 이렇게 약했었던가? 아니면... 내가 너무 강해진 걸지도.'


나는 미리 챙겨온 단검을 꺼내 들었다.


떠나기 전에 사체 파밍을 해야 했으니까.


오크의 뼈나 고기는 수요가 없기 때문에 가죽만 챙길 것이다.


D급 이상의 던전에서 나오는 마족들의 뼈는 마정석 제조에 쓰이지만, 이 F급 마족들의 뼈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다만, 오크의 가죽은 의외로 수요가 존재한다.


'작년만 해도 오크 가죽으로 만든 라이더 자켓이 유행을 탔었지.'


소가죽만큼이나 다양한 의류 제작에 사용되는 오크 가죽은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던전에 들어오기 전 확인한 바로는 오크 한 마리로부터 약 10만 원어치의 가죽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가죽만 갖다 팔아도 한 달 생활비 정도는 벌 수 있겠어.'


나는 첫 번째 오크의 시체로 향했다.


푹-


단검을 오크의 목 부근에 찔러 넣자, 두꺼운 피부가 저항하듯 칼날을 밀어냈다.


하지만 곧 날카로운 칼끝이 피부를 관통했고, 녹색 표피 아래 붉은 살점이 드러났다.


천천히 칼을 내리며 가죽을 벗겨나가자, 피부와 근육이 분리되는 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사박사박-


성기사로 각성하면서 얻은 근력 스탯 덕분인지, 가죽을 벗기는 일은 생각보다 수월했다.


'내가 일반인이었으면 가죽을 벗겨내기 더 힘들었겠지.'


날카로운 칼날이 가죽과 살을 분리해 내자, 깔끔하게 분리된 가죽이 드러났다.


전생에 마법사가 되기 전, 사냥꾼이었던 할아버지를 따라다니며 배운 기술이 이렇게 쓰일 줄은 몰랐다.


'역시 뭐든 배워놓으면 언젠가 도움이 된다니까.'


그렇게 첫 번째 오크의 가죽을 깔끔하게 벗겨낸 나는 두 번째 오크의 시체로 시선을 돌렸다.


까맣게 타버린 시체가 눈에 들어왔다.


- 뜨겁다! 살려줘라!


나보고 살려달라고 애원했던 그 오크였다.


'살려달라고? 너희는 아버지를 살려줬었나?'


나는 아직도 아버지가 살해당했던 그날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마족들은 아무 죄도 없는 아버지를 무참히 살해했다.


그리고... 아버지의 시신을 좀비로 만들기까지 했다.


'그래, 너희도 똑같이 당해야 해.'


이들에 대한 자비는 없다.


오직 복수만이 남아있을 뿐.


"에이, 두 번째 놈은 다 타버려서 갖다 팔지도 못하겠네."


이런 식으로 사체가 훼손되면 곤란했다.


아무래도 당분간 화염 마법은 자제해야 할 것 같았다.


지금은 돈 한 푼이 아쉬운 상황이니까.


하지만 언젠가 아티팩트 제작이 가능해지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그때가 되면 통장 잔고도 두둑해질 테니까. 사체 상태에 그리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세 번째 오크의 가죽까지 벗긴 후 가죽들을 배낭에 쑤셔 넣었다.


작업을 마치고 나니 어느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새벽의 숲'이라는 던전 이름처럼 해가 뜨지 않아 시간 감각이 희미해졌는데, 시간을 확인해 보니 어느새 정오가 지나 있었다.


'벌써 점심시간이네.'


미리 준비해온 전투식량을 꺼내려다 문득 호기심이 생겼다.


소문으로는 오크 고기가 그렇게 맛이 없다는데, 과연 어떤 맛일지 말이다.


화염 방사 마법으로 통구이가 되어버린 두 번째 오크의 시체로 시선이 향했다.


겉은 타 있었지만, 안쪽은 꽤 잘 익었을 것 같았다.


조심스레 칼로 살점 일부를 잘라내 입에 넣었다.


"으악!"


순간 입안에 퍼진 역한 맛에 얼굴이 일그러졌다.


질기고 시큼한 맛, 거기에 암모니아 냄새까지.


"퉤, 퉤!"


나는 급히 입에 있던 고기를 뱉어냈다.


'피가 제대로 안 빠져서 그런가?'


이건 사람이 먹을 게 아니었다.


나는 급히 가져온 물컵을 꺼내들었다.


마법진이 물컵 위에 형성되더니 맑은 물이 컵 안에 채워졌다.


그 물로 5분 동안 입을 헹궈낸 후, 나는 전투식량을 꺼내 들었다. ​​​​​​​​​​​​​​​​


사실 전투식량도 특별히 맛있다고 할 순 없지만, 오크 고기의 끔찍한 맛을 경험하고 나니 이 평범한 음식도 꽤나 맛있게 느껴졌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 나는 다시 길을 나설 준비를 했다.


'파티 기여도든 개인 기여도든, 1위는 다 내가 차지한다.'


나는 숲을 가로질러 달리기 시작했다.


이제부터는 속도전이다.


그렇게 10분쯤 달렸을까, 앞쪽 숲에서 움직임이 감지됐다.


'뭐지?'


나무들 사이로 희미한 녹색 형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10마리의 오크가 우거진 숲 사이로 천천히 이동하고 있었다.


'오크다!'


그들과 나와의 거리는 약 100m.


나는 재빨리 나무 뒤로 몸을 숨기고 상황을 관찰했다.


10마리의 오크를 다 죽이면 레벨이 얼마나 오를까?


상상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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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도쿄로 +6 24.09.03 10,708 203 13쪽
26 무극 +3 24.09.02 11,318 203 16쪽
25 새로운 헌터 등급 +5 24.09.01 11,757 212 13쪽
24 미국이 놀라고 일본이 경악한 K-헌터 +3 24.08.31 11,926 222 13쪽
23 아공간 아티팩트 +11 24.08.30 11,816 210 15쪽
22 역대급 역대급 신인 헌터 +5 24.08.29 12,027 224 15쪽
21 거점 방어 (6) : 마지막 전투 +2 24.08.28 11,936 218 18쪽
20 거점 방어 (5) : 용마법 +4 24.08.27 11,898 22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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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헌터 능력 검정 시험 (2) +5 24.08.20 12,743 219 17쪽
12 헌터 능력 검정 시험 (1) +6 24.08.19 13,073 22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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