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들이 착각한다 괴물 천재 피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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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유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8.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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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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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5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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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해피엔딩

DUMMY



6화. 해피엔딩




“음, 이거 혼자만 생각하던 건데, 어디 가서 말씀하시면 안 돼요?”

“하하하. 정연 씨, 당연하지.”


채정연이 볼을 긁적이며 망설이다, 깊게 숨을 들이쉬면서 입을 뗀다.


“···사실, 드라마 보면서 윤슬 캐릭터에 많이 공감했어요. 사람에게 배신당해서 남을 믿지 못하게 된 사람이, 다시 사람을 통해 치유되는 과정이요.

작가님 작품을 항상 관통하는 메세지가 사랑의 힘이기도 하잖아요. 저 처음 연기할 때 생각이 많이 나더라구요.”


그 얘길 듣자 떠오르는 게 있는지 전 작가가 얼굴을 든다.


“아, 참. 정연 씨가 지금 소속사 대표 만나서 다시 일어선 케이스지?”

“네. 어린 나이에 인생 쓴맛 한번 제대로 봤었는데. 좋은 분 만나서 여기까지 왔죠. 참, 그거 아세요? 저 데뷔도 여고생 역으로 했었어요.”

“아 진짜?”


전 작가가 눈을 크게 키우면서 머리를 끄덕이고, 채정연은 수줍다는 듯 살짝 웃는다.


보아하니 긴장을 풀어줄 필요도 없는 듯해서, 나는 전 작가에게 말없이 사인을 보낸 뒤, 채정연에게 준비해온 연기를 요청했다.


그러자 별다른 준비도 없이 대사가 바로 튀어나온다.


“···선생님. 그런 부모한테서 태어난 게 제 잘못은 아니잖아요. 오히려 한 번 더 물어보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너 괜찮냐고. 힘들지는 않냐고.”


준비를 많이 한 건지, 캐릭터가 몸에 잘 맞는 건지. 이어진 채정연의 연기는 말 그대로 일품이었다.


차갑고 무뚝뚝한 청소년을 기술적으로 잘 구현하면서도, 쌓아온 배우의 개성이 섞여서 독특한 분위기를 냈다.

화면에 담으면 어떻게 될까 하는 호기심마저 동한다.


이윽고 연기가 끝났는지 상기된 얼굴로 채정연이 머리를 숙이자, 전 작가가 웃으며 말했다.


“잘 봤어요. 확신하긴 이르지만, 이 정도면 좋은 결과 기대해도 되겠는데?”

“에이. 작가님! 저 김칫국 안 마실 거에요.”


옅게 흐르는 웃음소리와 함께, 얼마간 얘기를 나누던 채정연은 곧 회의실에서 퇴장했다.


우리는 다음 배우를 기다리면서 짧게 의견을 나눴다.


이주현 디렉터는 시종일관 웃는 얼굴이라 잘 모르겠지만, 전 작가는 이미 목소리에서 티가 나는 중이다.


“정연 씨는 다시 봐도 호감이네. 저 나이에 저렇게 철저하게 하기 쉽지 않은데.”


나도 채정연을 실제로 본 건 처음이라 반신반의했지만, 상당히 좋은 인상을 받았다. 촬영장에서 연기하는 채정연의 모습이 벌써 기대되기도 하고.


하지만,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는 게 이 바닥이니까.


그렇게 생각할 즈음, 노크 소리와 함께 다시 회의실 문이 열렸다.


동시에 입에서 헉, 소리가 났다. 내가 생각하던 윤슬의 이미지를 실제로 빚어놓은 듯한 배우가 천천히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칠흑처럼 짙은 생머리에, 차분하게 가라앉은 눈동자.


전 작가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지 입을 벌린 채 뚫어져라 배우를 바라본다.

이주현 디렉터는 살짝 웃음기를 머금는다. 그럴 줄 알았다는 얼굴이다.


“···안녕하세요. 최윤서라고 합니다.”


약간 낮지만 기분 좋게 울리는 목소리가 회의실을 울리자, 정신을 차리고 나도 인사를 건넸다.


보통 경력이 있는 배우면 캐스팅콜에서 스스로 긴장을 풀어나갈 능력이 있지만, 신인 배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눈앞의 최윤서도 그런 건지, 자리에 앉고 나자 첫인상의 묵직함과는 달리 대본 끝을 만지작거리는 게 보였다.

나는 친구라도 대하듯 가볍게 물었다.


“윤서 씨?”

“···네?”

“학교 휴학하고 요즘 뭐하면서 지내요? 혹시 비밀리에 준비 중인 작품 있으면 살짝만 얘기해줘요. 나만, 아니, 이렇게 세 사람만 알고 있을게요.”


그제야 희미하게 웃으며 눈을 마주친다.


“아니에요. 숨길만 한 건 없고, 저 동기들하고 단편영화 하나 찍었어요. 독립영화도 하나 준비 중이에요.”

“그래요? 어떤 역인지 물어봐도 돼요?”

“네. 단편은 말 없는 콜센터 직원이었는데···”


다행히 서서히 긴장이 풀려가는지, 살짝 튀던 톤이 다시 가라앉는다. 그리고 자연스레 분위기가 잡힌다.


그냥 대화만 하는 건데도 오히려 이쪽이 빠져들 정도로 차분한 아우라가 있는 배우다.


전미주 작가도 그 모습을 웃는 얼굴로 지켜보다가, 입을 열었다.


“좋네요. 그럼 슬슬 준비해오신 거 좀 볼까요? 준비될 때 시작해주시면 돼요.”

“아니요, 전 아직 준비 안 됐어요.”


얼핏 들으면 작가의 말에 대꾸한 것 같지만, 저건 대사다. 곧바로 연기를 시작한 것이다.

문장이 끝날쯤에는 발성부터 달라진 게 느껴진다.


신인 배우들이 오디션에 많이 준비해오는 게 바로 이 레퍼토리다. 작가와 감독에게 임팩트를 줄 수 있으니까.


“···아직이 아니라, 영영 준비가 안 될지도 몰라요. 도진 씨가 그렇게 계속 손을 내밀어도 평생 못 잡아 줄지도 모른다고요. 그래도 괜찮겠어요?”


최윤서의 연기는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다. 표정도 좋고, 목소리도 자기 장점을 알고 쓰는 것처럼 들렸다.


하지만 조금 당황스러운 게 하나 있다면, 최윤서가 준비한 씬은 아역이 아니라 현재의 윤슬이 등장한 씬이었다는 거다.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이윽고 길지 않았던 연기가 끝나자, 비슷한 생각이었는지 이주현 디렉터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연기 잘 봤어요. 근데, 보여주신 게 과거가 아니라 현시점의 윤슬이네요? 이유가 있을까요?”

“아··· 네.”


최윤서가 목청을 가다듬고 침착하게 디렉터를 응시한다.


“제가 가장 자신 있는 연기를 보여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요. 아역도 많이 연습했지만, 오디션 공지 나오기 전부터 드라마 보면서 윤슬 대사를 쭉 연습했거든요.”


그렇다면 이해는 가지만··· 좋은 선택인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이건 윤슬의 아역이 필요해서 연 오디션이니까.


디렉터의 표정도 묘하게 떨떠름했다. 하지만 그녀는 금세 얼굴을 바꾸며 작가와 내 눈치를 살폈고, 최윤서를 향해 묻는다.


“후후. 그럴 수 있죠. 그럼, 이쯤 하면 볼 만한 건 얼추 다 본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 있으시면 들어볼게요. 자유 연기를 하나 더 하셔도 괜찮고요.”


최윤서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알 수 없는 얼굴로 생각에 빠졌다.


그러다 곧 침묵을 깨고 전미주 작가 쪽을 향해 입을 열었다.


“작가님. 이 드라마는 해피엔딩인가요?”

“···네?”

“윤슬이 박도진의 손을 잡으면서 행복하게 마무리 되나요?”


전 작가는 살짝 당황한 듯했지만 웃으면서 대답했다.


“하하. 글쎄요? 그건 봐야 알지 않을까?”

“···저는 이 드라마가 해피엔딩으로 끝나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이어진 말에 놀랄 새도 없이, 진지한 얼굴로 최윤서가 덧붙인다.


“윤슬은 결국 박도진이 내민 손을 못 잡을 거예요.”


회의실이 일순간 조용해졌다. 나도 모르게 작가의 눈치를 살폈다.


그런데 충분히 기분 나쁠 수 있는 말임에도, 전미주 작가는 오히려 흥미롭다는 얼굴이다.


전 작가가 여상스럽게 묻는다.


“왜요? 왜 그렇게 생각해요?”

“······.”


모두가 굳게 다문 최윤서의 입만 바라보고 있던 가운데.

마침내 매끈한 입술이 벌어졌다.


“···그게 제가 지금껏 봐온 윤슬이니까요.”



*



최윤서가 회의실을 빠져나간 뒤, 나도 모르게 약간 소름이 돋아 팔을 문지르고 있자 전미주 작가가 조용히 읊조렸다.


“···물건이네, 쟤.”

“예?”


작가는 목이 타는지 물을 한 모금 들이키고 이어 말했다.


“내가 이거 처음 썼을 때 결말을 그렇게 냈거든. 윤슬은 결국 박도진을 밀어내고, 박도진은 그런 윤슬을 끝까지 바라보는 장면으로. 지금은 해피엔딩으로 다시 고치긴 했지만.”

“···그렇습니까?”


그렇잖아도 최윤서의 캐릭터 해석이 꽤 괜찮다고 생각했었는데, 원작자의 의도를 꿰뚫을 정도라면 거의 만점에 가까운 해석 아닌가?


앞서 봤던 채정연도 좋았지만, 나는 최윤서 쪽으로 조금 더 마음이 기우는 게 느껴졌다.


연기나 해석은 그렇다 쳐도, 일단 비주얼부터 너무 내가 생각했던 윤슬이라서. 지금도 등 뒤에서 녹화하고 있는 카메라를 얼른 확인하고 싶을 정도다.


결정은 전미주 작가가 하겠지만, 그래도 나는 이때다 싶어 은근슬쩍 의견을 내놓았다.


“저는 최윤서 배우, 한번 써봐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주목도는 낮겠지만 어차피 아역 분량이 많은 편은 아니잖아요.”


그러나 곧바로 이주현 디렉터의 반박이 튀어나왔다.


“글쎄요. 우리가 딱히 까메오도 안 받는 상황에, 후반부 화제성 불어 넣어줄 수 있는 채정연이 낫지 않을까요?”


사이에 낀 전미주 작가의 표정이 오묘해진다.


저울을 가늠해보는지 눈을 감은 채 손가락을 툭툭 두드리다가, 이내 입을 연다.


“최윤서는··· 아쉽지만 다음에 쓰는 게 좋겠어. 지금 <백만불>에는 이 디렉터 말처럼 화제성이 필요해. 동시간대에서 다른 드라마가 아주 미쳐 날뛰는 중이니까.”

“아··· 그렇죠.”


전 작가의 선택은 아쉽지만 채정연이었다.


사실 너무 당연한 선택이기도 해서, 내가 어떻게 반박할 여지도 없었다.


그리고 메인 작가의 콜이 떨어진 이상, 내가 해야 할 일은 채정연이 모아줄 화제를 어떻게 써먹을지 생각하는 거지, 전 작가의 마음을 다시 돌리는 게 아니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아쉬움을 털었고, 이주현 디렉터도 자리를 정리하며 일어났다.


“역시 전 작가님은 결정이 화끈해서 좋네요. 채 배우 소속사에는 제가 말해둘게요. 그쪽 대표님도 좋아하시겠네. 배우 논다고 몇 번이나 투덜대셨는데.”


그렇게 짧지만 인상 깊었던 오디션이 마무리됐고, 나는 전 작가와 다음 회의 스케줄을 잡은 후 몸을 옮겼다.



*



이틀이란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기존의 조연출 업무에다 B팀까지 신경 쓰려니 죽을 맛이지만, 체력은 자신 있다. 아직까진 그런대로 버틸 만하다.


오늘은 박선영 피디와 함께 전미주 작가 작업실에 들렀다.


전미주 작가실은 특히 보조작가가 많기로 유명한데, 오늘은 일까지 바빠서 그런지 유난히 더 많아 보인다.


“이 피디님! 씬 45 대사 수정 끝났어요!”

“그거 박 피디한테 넘겨주시고, 박 피디는 샷 분류랑 소품 목록 정리 끝나면 나한테 다시 주고. 콘티는 있지?”

“네. 씬 43 지금 거의 끝나가요.”

“다 된 거 넘겨주세요! 저도 체크할게요!”


이번 촬영은 급하게 들어온 시퀀스라 할 일이 많았다. 배경이 될 학교 답사와 섭외는 끝냈지만, 실제 구현에 들어가는 잡무가 산더미처럼 쌓였다.


그나마 씬에 협찬이 없고, 보조작가들이 일손을 많이 보태줘서 처리가 수월한 편이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한참 일하다가, 우리는 저녁때가 돼서야 잠시 숨을 돌리며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테이블 위에는 가게에서 포장해온 갖가지 음식이 즐비했다.


피디 둘에 보조작가 다섯이라 인원이 많지만 나는 과감하게 밥값을 긁었다.

어차피 이거 권 감독 카드거든.


“음. 근데, 전 작가님은 언제 도착하신대요?”


입에 든 걸 삼키고 묻자, 튀김에 라볶이를 야무지게 말던 보조작가가 대답했다.


“글쎄요. 오늘 오랜만에 종편 시사 본다고 하시긴 하셨는데. 권 감독님 만난 김에 한잔 하실지도?”


보조작가가 재치 있게 손목을 꺾는다. 이쪽도 가능하면 한잔하고 싶은데, 일 때문에 그러질 못하는 게 못내 아쉽다.


전 작가에겐 대본 관련해서 물어볼 게 좀 있었다. 박 피디도 있으니 오늘은 어쩔 수 없이 퇴근하고 다음에 물어봐야 하나···


그런 생각을 할 무렵, 태블릿을 보던 남자 보조작가가 눈을 크게 뜬다.


“어! 이거, 최윤서 배우 아니에요?”


최윤서?

워낙 인상이 강렬하게 남아서 그런지, 오디션 후로도 종종 생각나곤 했는데.


보조작가가 태블릿을 들어 이쪽으로 보여주자, 그곳엔 동영상 SNS가 일시 정지돼 있다. 화면엔 최윤서가 피곤에 절은 얼굴로 헤드셋을 낀 채 앉아있고.


“···뭐야? 진짜네?”

“이거 뭔데요? 영상 때깔이 좀 구린 게 요즘 웹드라마 같진 않고.”


그러자 남자 보조작가가 흥분한 듯 설명한다.


“이거 한예종 학생들이 만든 단편영환데, 지금 인기 급상승 8위에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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