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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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즈
작품등록일 :
2024.08.13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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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9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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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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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DUMMY

지크의 쏟아지는 궁금증과 호기심이 섞인 질문에 레온은 처음에는 난색을 표했으나 어느새 밝은 표정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와 그럼 어릴때부터 검을 잡으셨던 거예요?"


"아니 난 그렇게 어릴때부터 잡진 않았지 우리집도 귀족은 아니었으니까?"


"아하... 그럼 아저씨는..."


"형"


"헤헤 그럼 형은 몇살 때부터 검을 잡은거예요?"


지크의 질문에 레온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릴때 처음 검을 배우게 된 기억이 떠올랐다.


"음... 그러니까 12살 때 쯤에..."


우연찮게 마을에 정착한 은퇴 기사덕에 처음으로 검을 배울 수 있었다. 물론 지옥같은 체력훈련과 검술 연습도


레온의 몸이 부르르 떨리며 자신의 어린 시절을 덤덤하게 지크에게 얘기했다.


그 이후로 레온이 지크에게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긴 했으나 지크의 반응은 잘 모른다와 누군가를 통해 들은 지식이 전부였다.


'자세하게 알기엔 너무 어려'


교육을 받고 있는 귀족가의 자제라고 할지라도 너무 어렸기에 지크가 쏟아내는 이야기들 중에서 필요한 것만 추렸다.


우선 정말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자신이 포함되었던 마왕원정대는 정말 한참 과거의 일이 되어버렸다.


일이 이렇게 되어버릴 줄은 몰랐으나 이에 대해서는 짚히는 것이 있어 더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충격적인 이야기는 그 뒤의 것이었다.


'10인의 영웅들과 배신자들...'


목숨을 걸고 마왕을 해치웠으나 정작 임무를 수행한 자신들은 배신자가 되어 나라의 공적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제일 최악인 배신자 레온이라...'


입안이 씁쓸했다.


무엇을 위해 그토록 필사적으로 싸웠던 것인지


꼬르르륵


배에서 나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자신은 아무렇지 않은걸 보아 지크의 배에서 난 소리인 것 같은데 지크는 내색하지 않았다.


생활하고 있는 공간만 대충 훑어봐도 어떤 상황인지 짐작이 간 레온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화들짝 놀란 지크가 레온을 보며 물었다.


"어디 가시게요?"


"잠깐만 바깥 공기좀 쐬고 올게"


레온이 문 밖으로 나섰다.


--------------------------------


노엘의 심장은 터질 것만 같았다.


조금 전


"그러니까 내가 갑자기 나타나 검을 이렇게 위로 향할거야 그때 뭐라고?"


"비명을 지르라고..."


"그럼 한번 질러볼까?"


"네? 여기서요?"


노엘은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보며 되물었다.


"여기니까 질러야지. 안그러면 바깥에서 지르는것도 좋지. 근데 그러면 내가 아동납치범으로 오해받지 않을까?"


"아...!"


노엘의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자 그럼 한번 타이밍 연습해본다."


허슬러가 검을 위로 곧게 치켜들었다.


"꺄아아아악!"


노엘이 눈을 감으며 있는 힘껏 비명을 질렀다.


그 소리에 준비 하던 배우들이 살짝 쳐다보긴 했지만 곧바로 당연하다는 듯 자신의 일들을 이어갔다.


허슬러가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다만 여긴 천막안이라서 크게 들리는 느낌이니깐 밖에선 더 크게 질러야돼 알겠지?"


"네!"


"그리고 바닥에 이렇게 엎어져있으면 돼"


허슬러가 일부러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노엘이 살짝 웃음이 나왔다.


처음 허슬러의 인상과는 다르게 자신을 배려해주는게 느껴진 노엘도 마음이 편해진 듯 곧바로 바닥에 엎드렸다.


"그치 잘하네. 그런다음에는 안들키게 연극을 봐도 되니까 대신 관객들이랑은 눈을 마주치면 안돼"


"네!"


그렇게 몇번의 연습만 했을 뿐인데 어느새 무대 시간이 다가왔고, 현재 무대위에 나가기 위한 자리에서 준비중이었다.


"긴장되니?"


고풍스러운 드레스에 한손엔 부채를 들고 있는 여배우가 노엘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네..."


"걱정마렴 다같이 나갈거고 잘 안보일거니까 우훗"


부채로 입을 가리고 웃는 여배우의 웃음에 노엘은 조금 긴장감을 푸려는 찰나


"오오오오!"


"우와아!!!!"


관객석에서 환호성과 탄성, 웃음이 쏟아져나왔다.


그러자 여배우가 몸을 휙 돌려 기다리고 있는 무대 배우들을 향해 눈짓했다.


그 신호에 배우들은 일사불란하게 무대위로 등장하기 위한 배열을 마쳤다.


그리고는 조용히 속삭였다.


"자! 오늘도 준비한만큼!"


"오이!"


"화이팅!"


"아잣!"


여배우의 자그마한 선창에 따라 이곳저곳에서 자신만의 긴장을 털어내는 기합소리가 조용히 울려퍼졌다.


"자 지금이야"


여배우의 신호와 함께 배우들과 노엘이 무대위로 나타났다.


극 중 장면은 마왕을 해치운 원정대가 귀환하여 찬사를 받는 장면이었다.


"마왕을 해치우시다니 역시 제국의 왕자님이십니다!"


여배우의 우아한 목소리와 함께 병사 분장을 한 배우들이 창을 가볍게 바닥으로 내리찍었다.


"제국의 영광이 있길!"


"제국의 영광이 있길!"


관객들에게 잘 보이지 않는 위치에 서게된 노엘은 무대위의 배우들의 표정을 빤히 바라보았다.


아까까지 웃고 떠들고 긴장하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


표정 하나하나에 무서움도 들었지만 모두가 멋지고 빛나보였다.


그 때 왕자와 10인의 영웅들 뒤로 레온 역을 맡은 허슬러가 나타났다.


그리고는 검을 살짝 들어올려 왕자역을 맡은 배우를 향해 뛰어들었다.


"살아돌아오다니 예상보다 마왕이란 놈이 약했나보군"


"크윽- 레온 이 배신자!"


허슬러의 검에 찔린 왕자역의 배우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배를 움켜쥐었고, 특수장치 효과로 핏물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허슬러가 예정대로 검을 높이 치켜들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노엘이 준비한 비명을 쏟아냈다.


"꺄아아아아악!"


노엘이 바닥에 콩 소리를 내며 엎어졌고, 다른 귀족 역을 맡은 배우들도 다리에 힘이 풀린 것 마냥 제자리에 쓰러졌다.


자신의 역할을 훌륭히 완수한 노엘은 허슬러가 얘기해줬던대로 관객들에겐 보이지 않게 작게 실눈을 떠 배우들의 연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왕자님이 찔렸다! 저 배신자를 처단해라!"


여배우의 목소리가 울려퍼졌고, 왕자 주위에 있던 영웅역의 배우들이 자신들의 무기를 허슬러에게 향했다.


챙- 챙-


병장기가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몇번의 검이 오간 뒤 10인의 영웅 중 몇몇이 부상을 입은듯 바닥에 쓰러지고 있었고, 승기는 레온에게 넘어가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그 때 왕자역의 배우가 한손으로 배를 부여잡고 다른 한손으로 검을 들어올렸다.


"크읍- 레온 내 검을 받아라!"


검신이 파랗게 빛나기 시작했다.


"오, 오러다!"


무대 위 누군가의 외침에 관객들의 시선들이 집중됐다.


"오, 오러라고?!"


허슬러가 질린 얼굴을 하고 뒷걸음질 쳤다.


왕자역의 배우가 머뭇거림 없이 검 끝으로 허슬러의 배를 관통했다.


그러자 배에서 피가 뿜어져 나와 허슬러의 온 몸을 적셨다.


허업- 하고 관객들이 숨을 참는 소리가 들려왔다.


관객들의 눈에는 실제로 검이 배를 뚫은 것 처럼 보였지만 무대 위에 있는 노엘은 저 검이 실제로는 허슬러의 배 옆을 지나간 것이 눈에 보였다.


"크윽... 내가 왕좌에 오를 수 있었는데..."


허슬러의 몸이 앞으로 고꾸라졌고, 왕자역 배우가 숨을 헐떡 거리며 조용히 대사를 읊었다.


"결코 마왕은 약하지 않았다. 네 예상보다 내가 강했던거지"


대사를 끝으로 관객석에서 거대한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우와아아아아아!"


검을 높이 들어올린 왕자의 모습은 가히 인상적이었다.


이후 쓰러져 있던 배우들이 내려가고, 왕자가 왕의 자리에 오르는 것을 끝으로 무대를 마쳤다.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배우들은 무대에서 내려왔고, 쏜살같이 천막 안으로 빨려들어가듯이 사라졌다.


무리에 껴서 자연스럽게 천막안으로 같이 이동한 노엘은 정신이 없었다.


배우들은 일사불란하게 자신의 무대 복장을 벗어 정리하고 있었고, 몇몇은 어느새 화장까지 지운 채 다른 동료배우들의 정리를 돕고 있었다.


어쩔줄 몰라하던 중 천막안으로 허슬러가 들어왔다.


허슬러는 들어오자마자 메릴에게 눈짓으로 노엘을 가리켰고, 소리도 없이 노엘 뒤에 메릴이 노엘의 양쪽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번쩍 들어올리고서는 가림막 쪽으로 향했다.


'아...'


이제는 꿈에서 깨야할 시간


처음 꾸민 자신의 모습을 잊지 않으려는 듯 노엘은 눈을 꼭 감았고 그 사이 메릴에 의해 옷이 갈아입혀졌다.


"이제 눈 떠도 돼"


"네... 어?"


노엘은 피부에 닿는 낯선 질감에 팔을 들어올렸다.


"이건 제가 입고 있던게..."


"아냐 이제부터 네거야"


영문 모를 메릴의 말에 혼란스러운 도중 메릴이 가림막을 치우며 노엘을 데리고 허슬러의 앞으로 갔다.


그 때 천막 입구가 걷히며 갈색 콧수염을 만지며 단장이 들어왔다.


"그래 해보니 어떻더냐?"


"네?"


"배우 별거아니지?"


단장의 한마디에 아까까지의 꿈만 같았던 무대 위가 다시 한번 스쳐지나갔다.


"재밌었어요!"


해맑게 미소 짓는 노엘을 보며 단장이 손을 내밀었다.


"어차피 여기에 애들은 없어서 아무도 안 입는 옷이니까 가져가렴. 그리고 여기 오늘 일당이다."


노엘이 뻗은 양손위로 은화 3개가 떨어졌다.


"어엇? 너, 너무 많아요!"


노엘이 주저하며 돈을 거부하려했으나 단장이 노엘의 손을 꼬옥 쥐어주었다.


"우리 극단이 이래봬도 돈을 잘버는 극단이거든. 그러니 가져가렴 허허"


"그래도..."


"이봐 허슬러"


단장은 멋쩍게 허슬러를 부른뒤 빠르게 배우들 틈 사이로 움직였다.


"아 단장! 이거 옷 너무 끼잖아요!"


"니가 살찐거야 크리스티나"


"뭐가 어째? 이 너구리 영감이!?"


배우와 단장이 서스럼없이 티격태격 하는 모습과 장난치는 모습에 노엘이 웃음이 터졌다.


이를 한심하게 바라보고 있던 허슬러는 단장의 눈짓에 노엘을 데리고 천막을 나섰다.


따사로운 햇빛이 노엘과 허슬러 위로 쏟아졌다.


"여기 지리는 아니까 배웅은 안해도 되겠지?"


"네? 네!"


"걱정말고 그 돈 받아. 단장이 주는거니까 선물이라 생각하고"


"고, 고맙습니다."


"할아범이 부끄러운가봐 네 눈도 못쳐다보더라"


노엘은 연신 고개를 숙였다.


은화 1개는 일반 가족 4명이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돈


그 은화가 3개나 생긴것이었다.


연신 인사를 하는 노엘에 멋쩍은 듯 허슬러도 뺨을 긁적이다 한마디를 뱉었다.


"내가 아니라 단장한테 인사해야 되지 않을까?"


"아!"


그 소리에 노엘이 천막쪽으로 서둘러 뛰어들어갔다.


"고맙습니다 단장님!"


단장은 멋쩍은 듯 손사래를 쳤고, 허슬러는 말없이 웃음을 지었다.


"그럼 나도 얼룩도 닦고 쉬어볼까"


그렇게 노엘은 지크와 자신을 위한 음식을 사기 위해 발걸음을 서둘렀다.


벌써 점심때가 되었는지 길거리엔 음식을 사고파는 사람들로 붐볐고 그 사이 노엘은 은화를 손에 꼭 쥐고 빵집을 향했다.


평소 굽기만한 밀빵 두개만을 겨우 살 수 있었던 것에 비하면 오늘은 무슨 빵이든 고를 속셈이었다.


'헤헤 지크가 좋아하는게...'


지크가 좋아할만한 빵을 고르던 중 순간 허슬러의 한마디와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얼룩도 닦고...」


무언가 떠오를듯 말듯 기억날듯 말듯한 느낌


그러던 중 부모와 함께 들어온 아이가 길고 커다란 빵을 검처럼 휘둘렀다.


"얍 나는 기사다!"


'기사!'


순간 허슬러의 노란 머리와 기사의 갑옷, 그리고 그 위로 튄 핏자국들


쉼터에 쓰러져 있는 기사와 겹쳐지기 시작했다. 곧 노엘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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