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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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즈
작품등록일 :
2024.08.13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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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9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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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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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DUMMY

"그러니까 네 말대로라면..."


레온은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쇠 문을 응시했다.


이 곳은 인신매매조직이 납치한 인질범들을 보관하는 곳이었고, 정해진 매 시각마다 문이 안쪽에서'만' 열린다고 했다.


바깥쪽에서는 문을 열 수 없는 구조이며 자신들은 혹시나 안에서 도망치는 인질범들을 막기 위해서 경계를 서는 것이라고 했다.


레온의 의문이 커졌다.


"왜 밖에서 열리지 않게 한거지?"


"그, 그야... 당연히! 어... 음... 그러니까 그렇네요? 왜 그렇게 했을까요...?"


얼빠진 표정을 지으며 어이없는 소리를 하는 탓에 레온이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표정을 보아하니 거짓을 말하는 것 같진 않았다.


"오늘 납치한 아이도 이 곳을 통해서 들어간건가?"


"예!"


"몇 명?"


"예?"


"몇 명이나 납치해왔냐고 이 새끼야"


레온이 사내의 목으로 검을 들이밀었다.


"히익, 그, 그게 오늘은 3명 입니다."


"3명이라... 안에 있는 니네 조직원 수는?"


"아 그, 그게 저 같은 말단은 잘..."


레온이 인상을 찌푸리자 그것을 눈치챈 사내가 재빠르게 고개를 푹 숙였다.


"사, 살려만 주십쇼! 제, 제발"


"그 외에 특이한 점"


"트, 특이한 점이요?"


"안에 구조가 어떤지, 뭐든지"


"음... 어... 그러니까..."


레온이 조용히 칼을 움켜쥐었다.


"아! 가, 가끔 간부급들이 왔다가 나온 적이 없는데 다시 이 길로 온 적이 있었습니다."


"무슨 소리야? "


"그, 그러니까 제가 여기를 지키고 있을 때 이 길로 내려왔던 간부가 들어간 뒤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이 길로 내려온 적이 있습니다."


"뭐?"


"그, 그래서 혹시 쌍둥이 인지 물었다가 맞았던 적이... 하하"


뒷머리를 긁적이는 모습에 레온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 모습에 레온이 자신을 죽일지 말지를 고민한다고 생각한 남자가 쿵 소리가 들릴 정도로 머리를 바닥에 찧었다.


"저, 정말입니다! 전 진짜 제가 아는 사실대로 전부 다 말한겁니다!"


레온이 싸늘한 눈으로 남자를 내려다봤다.


"지금까지 한 말 중 거짓말은 없겠지?"


"예, 예! 정말 저는 제가 아는 사실대로 얘기했습니다!"


머리를 찧은 사내가 온 몸을 덜덜 떨었다.


"좋아."


"그, 그러면 살려주시는... 크억"


레온의 긍정적인 목소리에 고개를 들자 남자의 눈에 들어온 것은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레온의 발이었으며, 눈을 깜빡인 순간 얼굴에 커다란 충격과 함께 몸이 허공으로 날랐다.


코와 입이 으깨진듯 피가 튀며 통증이 느껴졌지만 남자는 뒤로 날아가면서도 살았다는 사실에 안도의 웃음을 지었다.


걷어 차인 남자는 동료들의 시체의 옆으로 날아가고 그렇게 의식을 잃었다.


레온은 빤히 문을 바라봤다.


들어가기만 하고 나온적이 없는데 다시 이쪽으로 들어갔다?


'여긴 미끼용이군. 다른 출입구가 있다.'


-------------


아리스의 존재만으로 방금까지 울고 있던 여자들의 울음이 그쳤다.


어두운 환경에 눈이 완전 적응하자 같은 공간 안에 있는 사람들의 형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셋... 넷... 다섯인가...'


자신과 아리스를 포함하여 5명


노엘은 빠르게 주위 공간을 살피기 시작했다.


막혀있는 벽과 통로가 보이는 창살, 울퉁불퉁한 벽과 벽면에서 느껴지는 물기, 축축하고 탁한 공기


'지하...인가'


이런 상황에서도 침착한 자기자신의 모습에 노엘은 스스로가 신기했다.


"아리스님 제발..."


"저희 살 수 있겠죠?"


"기, 기사님들은 도대체 언제 오시나요!"


여자들은 아리스의 곁에 몰려가 아리스의 치마를 부여잡고 칭얼대기 시작했다.


"그렇다니까? 그러니까 다들 침착해"


"제발... 제발"


아리스가 당황한듯 여자들을 진정시키려고 했지만 의도와는 다르게 여자들의 눈에는 조금씩 공포와 광기가 서리기 시작했다.


저벅- 저벅-


그 때 누군가가 걸어오는 소리와 함께 열쇠가 찰랑거리는 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그 소리를 듣자마자 노엘을 제외한 모두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빛이 들어오는 창살 밖을 바라보기 시작했고, 곧 통로쪽에서 사람의 그림자가 점점 커져가더니 이내 곧 한 남자가 나타났다.


그리고 찰그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덩치의 남자가 창살 밖으로 나타났다.


열쇠를 만지작거리는 소리 이후 철컹하는 소리와 함께 창살의 자물쇠가 풀렸다.


끼이이익-


쇠가 긁히는 소름끼치는 소리가 울려퍼졌고, 거대한 덩치의 남자가 안 쪽으로 들어왔다.


그 모습에 아리스와 같이 있던 여자들은 모두 뒷 쪽 벽으로 바짝부터 겁에 질려있었고, 아리스만이 당당하게 그 자리에 서서 들어온 남자를 빤히 노려보고 있었다.


"어떤 년으로 합니까?"


거한이 뒤에 서 있는 남자를 쳐다보며 물었다.


역광 때문에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 남자가 손가락을 오른쪽을 가리켰고, 거한이 아리스를 지나치고 벽에 붙어 있는 여자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 싫어 싫어!"


"아, 안돼!"


"사,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벽에 뭉쳐 있던 여자들은 제각각 살기 위해서 반대쪽 벽으로 도망쳐봤으나 곧 거한의 손에 한명의 머리채가 잡혔다.


"제, 제발요! 사, 살려주세요! 네? 제, 제발요! 제발!"


남자의 손에 잡힌 한명은 묶인 두손을 위로 들어 남자의 손을 뿌리치려 했으나 자신의 힘으로는 꿈쩍도 할 수 없었다.


끌려가지 않기 위해 끝까지 전신을 발버둥 쳤으나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거한이 여자를 질질 끌며 천천히 아리스의 옆을 지나가며 통로 쪽을 향했고, 통로 쪽으로부터 들어오는 빛에 여자의 얼굴이 살짝 드러났다.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


아리스와 눈이 마주치자 여자는 아리스를 향해 계속 소리쳤다.


"사, 살 수 있다며! 살려준다며!"


"......"


"이 개같은 년! 살 수 있다고 했잖아! 로웨나라며!"


"......"


처절한 비명소리와 절규소리에 아리스는 아무 말도하지 못하고 그냥 멍하니 그 모습을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끼이이이익 쾅!


창살문이 닫히고 다시 자물쇠가 채워졌다.


저벅- 저벅-


"살려준다고 했잖아!... 자, 잘못했어요. 아리스님! 제가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 아리스님!"


울려퍼지는 걸음소리와 여자의 비명소리를 뒤로 천천히 그림자가 되어 그렇게 사라졌다.


아리스가 털썩 자리에 주저 앉았다.


그리고 몸을 덜덜 떨기 시작했다.


"이... 이게 뭐야..."


그제서야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인지한 아리스의 눈에서 눈물이 글썽거렸다.


다시 벽에 들러붙어 기도를 하기 시작한 둘과 이제서야 현실을 자각한 철부지 귀족가의 자제, 그리고 자신


노엘이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


조금의 시간이 흐른 뒤


노엘이 입을 꾹 다문채 아직도 눈물만 뚝뚝 흘리고 있는 아리스에게 다가갔다.


"뭐, 뭐야!"


넋이 빠져있던 아리스는 자신의 어깨에 무언가가 닿는 느낌에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너, 너는..."


짜아아악-


노엘이 아리스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


"정신 차려요!"


"어?... 어?"


아리스는 볼의 얼얼한 느낌에 주위를 둘러봤다.


뺨이 화끈거렸다.


"살 수 있어요."


아리스는 자신의 어깨를 잡고 있는 노엘의 손이 달달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끄덕-


자신보다 어린 노엘의 꿋꿋한 모습에 아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침을 꿀꺽 삼키더니 눈물을 쓱쓱 닦아내고 아직 떨리는 다리를 가까스로 진정시키며 일어섰다.


"노엘... 이라고 했지?"


아까까지 보였던 자신감은 온데간데 없이 떨리는 목소리로 아리스가 물었다.


끄덕-


"살 수 있다는 말..."


"가능성 있어요."


"어떻게..."


노엘이 손으로 아리스의 가슴을 가리켰다.


"지, 지금 뭐..."


"속옷 내놔요"


"뭐, 뭐라는거야 얘가 읍..."


아리스가 언성을 높이려 하자 노엘이 손을 뻗어 입을 틀어막혔다.


"쉿! 조용히해요! 끌려가고싶지 않으면"


끄덕끄덕


"빨리 속옷 줘요!"


노엘의 진지한 목소리에 아리스는 주위를 둘러봤다.


"어차피 아무도 없잖아요!"


노엘이 한심하게 말하자 아리스의 기분이 언짢았지만 노엘을 믿어볼 수 밖에 없는 상황


"기, 기다려봐!"


아리스가 입고 있던 옷을 벗어 속옷을 노엘에게 건넸다.


잽싸게 속옷을 받아든 노엘이 가슴 아래부위를 만지며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높은 귀족들은 분명 그게 있다고 했는데...'


벗었던 옷을 다시 입고 있는 아리스가 노엘에게 물었다.


"얘 도대체 뭘 찾으려고..."


"찾았다!"


노엘의 표정이 살짝 밝아졌다.


지이이익-


노엘이 입을 가져다 속옷의 아래부분을 찢어냈다.


"그, 그건"


속옷에서 튀어나온 것은 얇고 긴 철사였다.


노엘과 아리스의 시선이 마주쳤고, 노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돌! 돌이 필요해요."


"잠깐만!"


아리스가 눈을 반짝이며 어두운 바닥을 손으로 훑기 시작했다.


"여기!"


노엘의 손아귀에 들어가는 작은 돌멩이를 주워보였다.


"그걸로 어떻게 해요! 더 큰걸로!"


사이즈를 본 노엘이 한심하다는듯 조용히 윽박을 질렀다.


"차, 찾았어!"


아리스가 자신의 주먹만한 돌멩이를 들어보였다.


"좋아요!"


황급히 돌멩이를 받은 노엘이 철사를 구부리고 돌멩이로 내려쳤다.


콱- 콱-


그 소리에 벽 쪽에 붙은 채로 기도만 하고 있던 두 명도 노엘과 아리스가 무엇을 하는지 궁금증을 갖기 시작했다.


콱-


"후우..."


노엘이 철사를 들어보이며 만족스러운 듯 크게 숨을 몰아쉬었다.


"이제 망좀 봐주세요!"


아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


차칵-차칵-


"끄읍..."


"괜찮아? 할 수 있겠어?"


자신의 키보다 높게 위치한 자물쇠에 철사를 넣기 위해 노엘이 까치발을 들었지만 철사는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고 겉만 자꾸 긁고 있었다.


창살 사이로 고개를 내민채 망을 보던 아리스는 답답함에 자신이 대신 해주고 싶었지만 자물쇠 따는 법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했기에 답답함만 커졌다.


그러기를 몇 분


언제 그 거한이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압박감에 뒤를 돌아보며 쏘아붙였다.


"거기! 니네도 기도만 할게 아니라 탈출하고 싶으면 도와!"


"에?..."


"타, 탈출?"


노엘과 아리스의 행동을 보며 안될거라 믿고 넋을 놓고 있던 한 명은 탈출이라는 단어에 정신을 차렸고, 다른 한 명은 고개를 저으며 벽에 머리를 박으며 살려달라고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뭐, 뭘 하면 될까요?"


"너 이름은?!"


"베, 베니요!"


"베니 노엘을 들어줘!"


"자, 잠시만요"


베니가 노엘의 곁으로 다가갔다.


"어, 어떻게 들어주면 될까?!"


"드는게 아니라 밑을 받쳐주세요!"


노엘의 말에 베니가 급하게 몸을 납작 엎드렸고, 노엘이 그 위를 올라섰다.


그제야 노엘의 손이 자물쇠에 닿았다.


츠컥- 처컥-


능숙하게 자물쇠에 철사를 집어넣은 뒤 이리저리 철사를 돌리기 시작했다.


"제, 제발..."


"아직 안와 걱정하지마! 천천히 해"


베니와 아리스 모두 노엘을 격려했고 이내 곧


철컥-


자물쇠가 풀렸다.


조심스레 자물쇠를 빼고 힘을 가하자


끼이이이이익-


땅을 긁는 쇳소리와 함께 창살문이 살짝 열렸다.


"됐다!"


"타, 탈출!"


노엘이 급히 베니와 아리스의 입을 틀어막았다.


"쉬이이이잇!"


베니와 아리스가 황급히 자신의 입을 틀어막은 뒤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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