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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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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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3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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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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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DUMMY

침묵만이 맴도는 식당 안


아리스는 지금 이상황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듯 소리쳤다.


"이게 어떻게 된 건지 설명해봐요!"


아리스가 분이 풀리지 않는 듯 아쉐리트에게 다시 따지듯 물었다.


"도대체 그 남자가 뭘 했길래 갑자기 그렇게 고개를 숙이는거죠?! 검이 잘리는거 그게 그렇게 대단한건가요?"


아쉐리트는 어떤 답을 해야 할까 잠깐 고민을 하다 헨릭과 눈이 마주쳤다.


헨릭이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아쉐리트는 당당하게 아리스와 마주했다.


"저희는 이번 엘드리온에서 아리스님의 경호를 맡고 있습니다."


"맞아요! 그래서 우리 가문의 기사단 중 단장을 맡고 계신 분이 함께하고 있죠."


아리스 팔짱을 끼며 일부러 아쉐리트의 속을 긁는 듯한 말을 했으나 아쉐리트는 아무렇지 않았다.


"저희는 어떤 상황에서든 아리스님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해 굴욕적인 상황이 오더라도 최선을 다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도대체 그게 지금이랑 무슨 상관이에요!?"


"만일 여기있는 모두가 죽을지도 모르는 위기 상황에서 정중한 사과 한마디에 살 수 있다고 한다면 아리스님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쉐리트가 아리스를 살짝 내려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모습에 아리스가 살짝 뒷걸음질 쳤으나 이해가 되지 않은 듯 따졌다.


"당연히 사과죠! 그러니까 도대체 그거랑 지금 상황이 무슨..."


아쉐리트가 크게 한숨을 내뱉었다.


"방금이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뭐가 그런 상황이라는..."


"그러니까..."


아쉐리트가 짜증이 나는 듯 아리스에게 한발작 더 가까이 다가갔다.


"방금 그 남자가 저희를 죽이지 않은거란 말입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이었지만 기사단장인 자신보다도 얼마나 높은 수준일지 가늠조차 되지도 않았다.


아쉐리트의 말에 아리스는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고, 아쉐리트는 헨릭과 서로 신호를 주고 받고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는 로웨나 공작님을 모시는 기사단입니다. 아리스님의 안위와 관련된 명령과 문제는 어떻게든 수행하겠지만 오늘 같은 일은 더 이상 없었으면 합니다."


"이... 아쉐리트! 당신!"


"쉬잇! 아가씨 거기까지입니다."


헨릭이 아리스의 말을 끊었다.


아쉐리트는 멀뚱멀뚱 서있는 프렌달과 단원들을 자리에 앉혔다.


아리스는 분이 풀리지 않은 듯 계속 씩씩 거렸지만 헨릭이 귀에 뭐라 속삭이자 거짓말처럼 온순한 양이 되어서는 자리에 앉았다.


어색한 침묵 속에서 프렌달이 말을 꺼냈다.


"도대체 정체가 뭘까요?...


아쉐리트는 바닥에 떨어져 있던 프렌달의 검을 들어 단면을 확인했다.


어디 하나 걸리는 부분 없는 매끄러운 단면, 아쉐리트는 말없이 그 단면을 셋에게 보여줬다.


이런 절삭력을 보일 수 있는 수단이라고는 단 하나


오러 블레이드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아리스 외에 전원이 알고 있었다.


최소 마스터급의 강자


"저 단장님..."


"......?"


"아까 그 사내가 중얼거린 말... 혹시..."


아쉐리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검은 겸손과 같아 뽑지 않는게 미덕이지」


자신도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많이 들은 말


"맞네. 공작님이 입에 달고 사시던 말이더군."


"혹시 공작님과 관련이..."


아쉐리트가 헨릭의 눈치를 살피더니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자신이 아는 한 이 정도의 강자는 흔치 않을 뿐더러 자신이 로웨나 공작을 수행해 온 기간 동안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던 사내였기 때문이다.


"아니 그런데 아리스님도 너무하신거 아닙니까?"


"맞습니다. 본인도 검이 잘려나가는걸 같이 보셨으면서..."


듀란과 엘버데일이 따지듯이 물었고, 프렌달은 그저 축 처진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오히려 너무나도 자주 봐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군."


"네? 무슨..."


"아...! 공작님의 검술 훈련..."


아쉐리트의 대답에 듀란이 로웨나 공작을 떠올렸다.


로웨나 공작은 소드마스터로 엘 제국 무력의 한 기둥을 지지하고 있었다.


"검이 검을 베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신다라... 하..."


엘버데일이 씁쓸하게 내뱉었고, 프렌달의 어깨는 축 처져 있었다.


프렌달이 방금까지의 레온을 모습을 떠올리자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 모습을 보고 아쉐리트가 프렌달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나 또한 네가 느낀 바가 같을 것 같다. 너무 상심마라. 프렌달"


프렌달이 물을 한모금 삼켰다.


"대체 어떤 환경을 거쳐와야 그런 눈빛을 가지게 되는 걸까요."


프렌달의 말에 테이블은 정적에 휩싸였다.


상황이 끝났다고 판단했는지 종업원이 멋쩍게 웃으며 음식을 들고 나왔다.


"저기... 식사 나왔습니다. 하하하"


----------


"이래도 괜찮은 겁니까?"


"아마도?


"예?! 아마도라뇨!"


맥스가 불안함에 자꾸 뒤를 돌아보며 물었지만 레온은 믿는 구석이 있는 듯 아무렇지 않게 씨익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로웨나 그리운 이름이군.'


레온의 머릿속에서 강렬한 붉은 머리의 여자가 떠올랐다.


원정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매일 자신에게 대련을 신청했던 제국의 여기사


에쁜 얼굴에 싹싹한 성격까지 꽤 인기가 많았던데다가 인성까지 올곧아 흠잡을데가 없었는데


"후손 교육은 망했군."


"네? 그건 또 뭔 소립니까?"


"찔리는게 있어서 아무런 말도 못할거야. 그러니까 아무 걱정마"


맥스가 자꾸 혼잣말을 하는 레온에게 캐물었지만 레온은 그런게 있다며 넘어갔다.


그리운 이름을 듣는 것 외에도 수확은 하나가 더 있었다.


'생각보다 괜찮군'


레온이 아까전의 오러의 감각을 다시 떠올렸다.


이전에 자신이 운용하던 오러와는 다른 방식으로 운용되긴 했지만 확실한 오러였다.


심지어 이전보다 낮은 양으로도 더 높은 수준을 뽑아내는 최고의 효율을 보여줬지만 문제는 의식하지 않으면 뽑아낼 수 없다는 점이었다.


마치 숨쉬듯 자연스레 오러를 운용해야 진정한 마스터급의 강자라고 볼 수 있는 점에서 레온은 살짝 조바심이 났지만 마음을 추스렸다.


식당에서 얼마 되지 않자 축제로 한창인 거리가 나타났다.


지크는 아까 먹은 밥이 아쉬운 듯 먹거리를 계속 쳐다보고 있었고, 노엘이 맥스에게 살짝 귓속말을 했다.


맥스가 고개를 끄덕이자 노엘이 지크의 손을 잡고 어딘가로 향했다.


그것을 본 레온이 맥스에게 물었다.


"뭐야?"


"노엘이 축제 첫날에 돈을 번게 있어서 그걸로 지크 옷을 사주고 싶답니다."


"첫 날이면 내가 정신을 차린 그날이군. 그런데 저렇게 둘만 보내도 돼?"


"괜찮습니다. 노엘이 똑똑한건 이미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맥스의 대답에 레온은 흡족해하면서 총총걸음으로 뛰어가는 노엘의 뒤를 흐뭇하게 쳐다봤다.


'후손 복은 내가 타고났나보다 로웨나'


"그래도 혹시 모르니 어른이 따라가줘야 하지 않을까?"


"걱정되시나 봅니다."


맥스가 미소를 띄더니 레온의 손에 은화 2개를 손에 쥐어줬다.


"형님도 천천히 한바퀴 돌아보시지요. 축제는 처음이시잖습니까? 저는 거래처 좀 돌아보고 오겠습니다."


맥스는 능숙하게 수 많은 인파들 사이를 가로질러가며 빠르게 레온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레온은 자신의 손에 있는 은화를 빤히 바라봤다.


옛날에는 검만 휘둘러도 돈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자신에게 잘 보이려는 귀족들 탓에 금전적인 여유는 남부럽지 않았다.


'할 일이 많아졌군.'


새삼 돈의 가치를 다시 깨닫고있는 레온은 주머니에 돈을 찔러 넣고 무작정 눈앞의 축제 인파 속을 향해 걸어갔다.


----------


"식사도 하지 않고 어딜 가시는 겁니까"


"한 끼 굶는다고 죽지 않아요! 그러니까 따라오지마요!"


"제가 아가씨를 따라가지 않으면 누가 따라가겠습니까?"


아리스는 자신을 따라오는 헨릭이 귀찮다는 듯 손사래를 쳤지만 헨릭은 익숙한 듯 아리스의 뒤를 따랐다.


"방금 일 때문에 혹시 삐지기라도 하신겁니까?'


"그런거 아니예요!"


아리스가 멈춰서서 소리를 지르는 탓에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무슨 일이래?"


"몰라 저 여자가 그냥 소리 지르던데?"


"할아버지한테 소리지른거야?"


"어려보이는데..."


웅성웅성


그 탓에 아리스의 얼굴이 새빨개지더니 사람들이 많은 거리를 향해 뛰어갔다.


"아, 아가씨!"


당황한 헨릭이 급하게 뛰어가봤지만 이미 수많은 사람들에 묻혀 아리스가 보이지 않았다.


평소라면 붉은 머리가 특징이라 눈에 잘 띄었을테지만 축제로 알록달록한 복장과 중간 중간 매대로 인해 완전히 아리스의 뒤를 놓쳤다.


헨릭은 급히 식당으로 돌아가 이 사실을 기사들에게 알렸다.


소식을 듣자마자 넷은 식사를 멈추고 바로 식당 밖으로 뛰쳐나갔고, 헨릭은 급히 종업원에게 금화 하나를 던져줬다.


"가, 감사합니다! 언제든 다음에 또 오십쇼!"


처음 보는 금화에 종업원의 입가가 귀에 걸릴듯 올라간 것은 신경쓸 여력도 없었다.


"미안합니다. 아쉐리트 경"


헨릭은 자신이 아리스를 챙길테니 편하게 식사를 하라고 한 자신을 자책했다.


"아닙니다. 저희도 따라 갔어야 했는데... "


아쉐리트 또한 자신의 실수를 사과했다.


"이 쪽 방향으로 사라졌습니다."


헨릭이 가리키는 방향을 보자마자 넷은 일제히 흩어졌다.


엘드리온은 톨엔 백작이 다스리는 영지


이 곳에서 아리스가 사고를 치게 되면 자신이 모시는 로웨나 공작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셈이다.


헨릭 또한 다른이들과 마찬가지로 아리스를 찾기 위해 축제 거리로 녹아들었다.


------


"아줌마 안녕하세요."


"어머 노엘 아니니?"


노엘이 지크의 손을 잡고 도착한 곳은 축제거리와는 동떨어져 있는 작은 상점이었다.


"그래 무슨일이니? 오늘은 아줌마가 부탁할게 없는데"


상점의 주인은 친숙하게 노엘에게 인삿말을 건넸지만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평소 빨래를 널거나 옷을 전달해 주는 간단한 일을 돕고 빵이나 음식 같은 것을 얻었던 노엘은 저 표정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다.


"괜찮아요. 저 오늘은 동생 옷을 사주고 싶어서요!"


노엘이 작게 은화를 꺼내보였다.


"어머 오늘은 그럼 손님이네. 이 쪽으로 모시겠습니다. 손님"


상점주인은 푸근한 미소를 지으며 지크와 노엘을 상점 안으로 안내했다.


"누나 나 진짜 옷 사는거야?"


"그럼 누나가 번 돈으로 사주는거야!"


꾀죄죄한 지크의 옷이 노엘의 눈에 들어왔다.


"자 우리 왕자님 옷은 이 쪽입니다!"


안내된 곳에는 어린 아이 체형의 옷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있었다.


호사스러운 장식이나 좋은 재질의 옷들은 아니지만 지금 이 순간 만큼은 노엘과 지크에게는 고급진 옷들이었다.


상점주인의 손길에 지크가 여러 옷들을 갈아입어보고서는 가장 편했던 옷을 골랐다.


꾀죄죄했던 옷을 버리고 새 옷으로 갈아입은 지크는 연신 자신의 팔다리를 들어보며 새 옷의 질감을 느끼며 좋아했고, 노엘은 살짝 긴장한 상태로 계산대로 향했다.


"얼마예요?"


"은화 한개만 주렴?"


"휴우... 여기요!"


옷을 처음 사보는 노엘이었기에 얼마나 비쌀지 긴장했었던 노엘은 자신의 생각보다 저렴해서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이건 아줌마가 주는 서비스"


아줌마가 프릴이 달려있는 작은 원피스를 노엘에게 건넸다.


"네? 아니, 괘, 괜찮아요!"


"아냐 괜찮단다. 은화 1개면 딱 아줌마도 충분해. 어차피 팔리지도 않고 있던 물건이라서 그냥 주는거니까 가지렴"


노엘이 괜찮다며 한사코 손사래를 쳤지만 상점주인의 강압에 어느새 노엘의 손에 옷이 들려져 있었다.


"그, 그래도"


"어른이 이럴땐 감사합니다 라고 하면 된단다?"


"... 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예쁜 아줌마!"


"어머! 얘가! 호호호"


노엘이 고개를 꾸벅 숙이자 옆에서 보고 있던 지크도 감사의 인사를 하며 고개를 푹 숙였고, 지크의 아부에 상점주인은 크게 웃어버렸다.


"노엘 다음에 또 오렴~"


"감사합니다!"


그렇게 상점주인의 배웅을 받으며 노엘과 지크는 상점을 나섰다.


"누나 우리 이제 뭐해?"


"뭐할까 지크야?"


"으음... 나 사탕 먹고싶어!"


"그럼 사탕 사러갈까?!"


"와! 완전 좋아!"


"그럼 누나 잘 따라와 알았지?"


"응!"


노엘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고, 사탕을 파는 상점으로 가기 위해 상점가의 익숙한 골목길로 들어섰다.


"꺄아아아악"


그 때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들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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