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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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즈
작품등록일 :
2024.08.13 00:53
최근연재일 :
2024.09.09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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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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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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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8화

DUMMY

얼마나 걸어갔을까 쉼터 앞의 공터를 지나 깊은 숲 속으로 들어온 레온을 주위를 둘러보았다.


'내가 이미 100년도 지난 옛날 사람이다 이거지...'


아직까지도 꿈만 같은 현실에 머리가 복잡해졌댜.


분명 눈 뜨기 전만해도 목숨을 걸고 치열하게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잘린 팔과 보이지 않는 눈, 복부가 뚫린 상처


도대체 무슨 일이 자신에게 일어난 건지 생각해보려 했지만 그 어느것도 속시원하게 해결해 주지 못했다.


'딱 하나...'


레온이 자신의 가슴팍에 손을 올리며 심장의 고동을 느꼈다.


유일하게 추측이 가능한 것은 현재 자신의 심장에 위치한 드래곤 하트


골드드래곤 엘 로리안의 드래곤하트였다.


'그냥 같이 싸울 것이지'


로리안의 얼굴이 떠올랐다.


태양빛 같은 노란 금발에 자신과 비슷한 금색 눈동자, 남자가 봐도 잘생긴 외모


드래곤인 자신과 비슷한 인간은 처음 본다며 유독 레온에게 호기심을 보였고, 오래 살아온 고룡답지 않게 유행에 뒤쳐지면 안된다며 요즘 유행하는 아이들의 어투를 따라쓰며 반푼이 같던 골드드래곤


「내가 x나 오래 살아봐서 아는데... 살다보면 기회는 찾아온다. 그러니까 어떻게든 살아남아」


로리안의 마지막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잡념을 떨쳐버릴겸 레온이 숨을 크게 내뱉었다.


지금 이러고 있어봐야 알아서 해결될 일도 아닐뿐 더러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게 맞다면 갈길이 멀었다.


푸스럭-


순간 풀숲이 흔들리며 풀을 밟는 소리가 들렸다.


레온의 몸이 순간적으로 소리나는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레온의 생각대로 움직였다면 순식간에 풀숲에 있는 동물을 잡았을 터


"어?"


순간 땅바닥이 벌떡 일어나 레온을 덮쳤다.


꾸익 꾸익-


땅울림과 소리에 풀숲에 있던 멧돼지가 화들짝 놀라며 다른 방향을 향해 뛰어갔고, 레온은 이 어이없는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 머리를 굴려야만 했다.


"크읍... 아니 왜..."


엎드려 있던 레온이 몸을 일으키며 자신의 코를 어루만졌다.


다행히 푹신한 흙바닥이라 코가 빨개진 정도로 그쳤지 아마 돌이었으면 코가 부러졌을 것이다.


발을 비롯한 몸 구석구석을 움직여봤다.


'...이상 없는데'


처음 깨어났을때에도 느꼈지만 이상하리만치 아무런 문제가 없는 몸


예전에 있었던 가벼운 통증조차도 없어졌고, 과거 상처부위도 전부 재생되어 오히려 이전보다 가벼운 느낌이 들 정도였다.


고개를 갸우뚱하던 레온은 다시한번 자세를 가다듬고 눈앞에 나무 쪽을 향해 몸을 움직였다.


정확히는 움직이려 했으나 아까와 동일한 상황이 벌어지며 땅바닥으로 고꾸라졌다.


다행히 이번에는 손을 뻗어 대비할 수 있던 탓에 얼굴을 부딪히는 불상사를 피할 수 있었지만 레온의 표정은 굳어졌다.


있어서는 안될 일이 벌어졌다.


'오러가 안나온다?'


레온은 화들짝 놀라며 주위에 떨어져있는 나뭇가지를 대충 쥐어서는 자세를 취했다.


대중들이 흔히 말하는 기사들은 검을 사용하는 이들을 통틀어서 얘기하지만 정확히는 명예가 있는 검사를 의미하는 것이고, 그 검사들에겐 암묵적이지만 누구나 인정하는 단계가 있다.


그저 검술을 익히고 검을 사용하는 견습, 대기의 마나를 느끼고 마나를 활용하여 체술과 검술을 사용하는 소드 익스퍼트, 그리고 마나를 무기에 담기 시작하는 마나 유저, 그리고 그 마나를 자신만의 에너지와 융합, 순환시켜 뽑아내는 오러를 사용하는 소드마스터


소드 마스터에 도달한 이후 늘 밥 먹듯이, 일상처럼 당연하게 사용해왔던 오러


늘 그래왔던 것 오러를 오랜만에 의식하여 일으키기 위해 눈을 감았다.


코로 크게 호흡을 들이켰다.


주위의 풍부한 마나가 느껴졌다.


'그리고 이걸 순환 시킨다.'


들이마신 마나를 몸 전체에 퍼져있는 혈관을 따라 순환시킨다.


그 다음 심장을 기점으로 마나를 자신만의 고유한 에너지와 융합시켜 뽑아낸다.


손끝이 간질간질하며 무언가가 나뭇가지로 뻗어나는 느낌이 들었다.


를 받아들여 몸 전체에 순환시키며 에 돌아다니는 기운을 강제로 몸 바깥으로 내보내며 몸 전체를 회전시키는 느낌


무언가 손끝에서 간질거리는 느낌이 들며 나뭇가지로 서서히 퍼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레온이 살짝 실눈을 뜨자 나뭇가지를 감싸는 작고 푸른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럼 그렇...'


하지만 그 작은 빛은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어? x발 이게 뭐야?"


당황한 레온이 소리쳤다.


무언가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되었다.


온은 땅바닥에 철퍼덕 주저 앉았고, 다시 눈을 감은 뒤 몸 전체의 마나 순환을 살피기 시작했다.


"어?... 허.... 허허"


실소가 튀어나왔다.


마나를 익히고 순환시키고, 오러에 몸이 익숙해지는 과정은 그 기간이 길수록 몸에 선명히 각인된다.


그래서 일정 수준 이상의 검사들은 의식하지 않아도 마치 걷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마나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인데, 현제 레온 자신의 몸에는 기존에 자신이 익혀오고 사용해왔던 흐름 각인이 전부 사라져있었다.


레온의 몸이 뒤로 넘어갔다.


울창하게 뻗은 나무들 사이로 푸른 하늘이 보였다.


"살아 돌아왔으니 감사해라 뭐 이런거냐... 이런 X발!"


레온의 욕지거리가 숲 전체에 울려퍼졌다.


--------------------------


대낮부터 성벽 안의 도시는 술잔을 기울이는 소리, 어린아이들의 웃음소리, 축제 소리로 시끄러웠다.


"레드문 축제를 위하여!"


"헉... 헉..."


여기저기서 웃고 떠들며 술잔을 부딪치는 사람들과 길거리에서 음식을 사고 파는 사람들로 길거리는 붐볐고, 어린 아이들은 손에 먹을 걸 쥐고 뛰어다니기 바빴다.


"아! 내거 내놓으라고"


"나 잡으면 주지!"


어린 남자애가 뒤를 돌아보며 자신을 쫓아오는 소녀에게 입을 삐죽대며 놀렸다.


"헉... 헉..."


하지만 노엘에게 이런 분위기와 웃음소리는 들어오지 않았다.


짧은 보폭으로 심장이 터질 만큼 뛰어서야 겨우 성문이 보이기 시작했다.


성문에는 축제를 즐기기 위해 갓 도착한 인파들과 성문을 통과하기 위한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잠시만요! 지나갈게요!"


멈춰서는 안된다.


노엘은 작은 손으로 인파 속을 뚫고 나와 드디어 성 밖으로 나왔다.


아직도 쉼터가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20분은 더 달려야 했다.


그 때 눈 앞에 술을 배달하고 양조장으로 돌아가고 있는 맥스 할아버지가 보였다.


"매, 맥스 할아버지!"


맥스가 익숙한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자 아침까지와는 다른 꺠끗한 옷을 입고 있는 노엘을 발견했다.


"엥? 무슨 일이냐? 그리고 그 옷은 어떻게 된거고?"


숨이 터질 것 같은 노엘은 수레에 몸을 기대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이, 있다가 설명해드릴테니까 헉... 헉... 쉬, 쉼터로... 쉼터로 한번만 데려다주세요!"


"무슨 일이길래 그런게야?!"


맥스가 자리에서 내려와 노엘의 상태를 살피며 물었다.


"지, 지크... 지크가 위험해요!"


노엘의 말에 맥스 할아범의 눈썹이 바르르 떨렸다.


맥스의 몸이 나이에 맞지 않게 민첩하게 움직였다.


맥스가 허겁지겁 노엘을 들어올려 자신의 옆자리에 앉힌 뒤 노엘을 안심시켰다.


"걱정마렴 아무일도 없을게다"


수레를 끄는 작은 조랑말의 엉덩이를 살짝 때리자 조랑말도 분위기를 파악해서였을까 천천히 걷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빠르게 움직였다.


서서히 길 폭이 좁아지기 시작하고, 어느샌가 길이라고 볼 수 없는 평지가 나타났다.


그리고 평지 옆으로 난 흙길로 수레 방향을 틀었다.


덜컹 덜컹-


정리되지 않은 바닥 탓에 수레가 들썩 거렸고, 그 충격으로 노엘의 몸이 휘청거렸다.


맥스는 아무렇지 않게 노엘의 팔을 잡아주며 아무말 없이 그저 쉼터로 향했다 .


점점 울창한 나무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이내 넓은 공터가 나타났다.


맥스가 말을 멈춰세우고, 노엘이 허겁지겁 쉼터의 문을 박차고 열었다.


그 충격으로 문이 떨어져나갈 것처럼 비명을 질렀다.


"지크! 어딨니 지크!"


햇빛이 내리쬐는 구석에 조그마한 인형을 가지고 놀고 있던 지크와 눈이 마주쳤다.


"응? 누나야? 오늘 빨리 왔네?"


"어디 안다쳤어?"


노엘이 지크의 몸을 끌어안고 이곳 저곳 확인했다.


"무슨 일이야? 아우 내가 다치긴 왜 다쳐!"


노엘의 손길에 지크가 귀찮은 듯 투정을 부렸다. 그러다 노엘의 옷이 새 옷임을 깨달은 지크의 눈이 커졌다.


"누나 옷 바뀌었네? 뭐야? 어디서 난거야? 나도!"


"다행이다..."


"뭔데~ 무슨일인데"


노엘이 말없이 지크를 끌어안았다.


뒤따라온 맥스도 둘의 모습을 보고서는 허탈하게 웃으며 잠시 자리에 앉았다.


"아이고 오랜만에 뛰었더니 허리랑 무릎이..."


다행인 둘의 모습에 긴장감이 풀렸는지 관절 여기저기가 쑤셔왔다.


"아 맞아! 기사 아저씨! 아니 기사 형!"


"응? 어? 그러고보니"


지크의 말에 노엘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분명 누워있어야 할 기사가 보이지 않았다.


"그 기사 아저씨가 왜?! 어디로 갔어 그 아저씨!?"


"그 아저씨 아니 그 형아 이름이 레온이라 그랬다?!"


지크의 말에 노엘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말을 듣고 있던 맥스 할아범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바, 방금 뭐, 뭐라고 한게야?"


"어? 할아버지도 오셨네 근데 할아버지랑 누나다 왜그래요?"


"잔말말고 방금 누구라고 말한게야!"


언성이 올라간 맥스 할아범의 목소리에 지크가 놀라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왜 그래요 무섭게... 으흡"


"지크야 울지말고 뚝! 울면 소원 빌었던거 없어질지도 몰라"


"흐읍... 그 형이... 자기 이름이 레온이라고... 그래서 제가 신기하다고 그랬어요"


지크의 입에서 다시한번 튀어나온 레온이라는 이름에 노엘과 맥스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무섭게 다들 왜그래요..."


입을 삐죽 내밀던 지크는 둘의 모습에 겁을 먹은 듯 눈망울이 커졌다.


그 때


"어!"


지크의 시선과 손이 문 쪽으로 향했고, 맥스와 노엘의 시선도 곧바로 문쪽으로 향했다.


햇빛을 등지고 있는 낯선 사내가 어깨위에 커다란 것을 짊어지고 서있었다.


"누, 누구!"


"네가 누나인가? 그럼 이 영감은 누구지?"


"레온 형!"


레온은 쉼터 안을 살펴보다 고개를 가로젓더니 곧바로 다시 공터쪽으로 향했다.


지크는 레온이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하며 곧바로 레온을 따라 밖으로 뛰어나갔고, 레온을 보고 얼어붙었던 노엘과 맥스는 지크의 움직임에 정신을 차리며 같이 밖으로 나섰다.


레온의 어깨에 있던 것은 커다란 죽은 멧돼지였고, 레온의 얼굴과 온몸에는 흙투성이였다.


말없이 멧돼지를 내려놓은 레온의 곁으로 지크가 뛰어갔다.


"우와! 이거 형이 잡은거에요?!"


지크의 반응에 레온의 입가도 덩달아 씰룩거렸다.


"그럼! 너 아까 배고팠는데 참았지?"


"어? 어떻게 알았지"


"다 아는 수가 있지"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노엘은 이해하기 힘든 표정을 짓더니 지크를 불렀다.


"지크! 얼른 이쪽으로 와!"


노엘의 부름에 노엘과 레온을 계속 번갈아가며 보던 지크는 마지못해 노엘의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러고는 노엘이 지크의 앞을 가로막으며 섰다.


"당신은... 누구죠?!"


노엘의 눈이 레온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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