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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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즈
작품등록일 :
2024.08.13 00:53
최근연재일 :
2024.09.09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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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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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화

DUMMY

"저, 저게 지금 무슨 소리야 헨릭?"


아리스는 벙찐 얼굴로 자신의 눈을 다시한번 비비며 대련장 위를 쳐다봤다.


분명 그 곳에 서 있는 인물은 자신의 아버지인 슈르한 로웨나 공작과 레온이었다.


"지금 아버지가 한 말 내가 잘못 들은거 아니지?"


헨릭을 향해 고개를 돌렸지만 헨릭도 당황스러운 표정은 마찬가지였다.


"저도 같은 느낌인걸 보아하니 제대로 들으신 것 같습니다만..."


"마, 말도 안돼"


"아, 아니 어쩌시려고 그럽니까?"


헨릭이 아리스를 멈춰세웠다.


"안된다고 아버지께 말씀드려야지!"


"왜 안되는 겁니까?"


"그, 그야... 어..."


명분이 없었다.


게다가 로웨나 공작이 어떤 인물인가


분명 아버지 나름대로의 검증 절차를 걸쳤으니 저렇게 얘기했을 것이 분명했다.


"공작님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으실 겁니다. 그러니 나중에 따로 물으시죠."


아리스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그 때 레온과 시선이 마주쳤다.


"돌아가요!"


아리스가 빼액 소리를 질렀다.


헨릭이 급히 씩식 거리며 걸어가는 아리스를 뒤따랐다.


"뭐가 그렇게 불만이신겁니까?"


아리스의 머릿속에 방금 전 레온의 얼굴이 스쳐지나갔다.


어색한 웃음을 짓고 있던 레온의 얼굴을 떠올리자니 왠지 속에서 울화통이 터지는 느낌이었다.


"그냥!"


"예?!"


아리스가 휙 돌아 헨릭을 쳐다봤다.


"못 들었어요?! 그냥이라니까!"


시뻘개진 얼굴로 소리를 지르며 걸어가는 아리스의 뒷 모습을 본 헨릭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을고..."


"빨리 안와요?!"


"갑니다. 아가씨"


헨릭이 터덜터덜 아리스의 뒤를 따라갔다.


------


"언제부터 훈련에 참여하시는 겁니까?!"


"저희도 고문님과 대련 가능합니까?!"


슈르한이 손을 들어보이며 병사들을 진정시켰다.


"구체적인 계획은 레온 경과 상의해서 알려주도록 하겠네. 아쉐리트!"


"예! 대련은 끝났으니 어서 다들 아침 훈련 계속하도록!"


슈르한이 지시하자 아쉐리트의 불호령이 떨어졌고, 병사들은 들뜬 마음을 뒤로하고 아침 훈련을 위해 움직였다.


자신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지나가는 병사들에게 레온 또한 가볍게 인사로 화답했다.


병사들이 사라지고 나서야 레온이 슈르한을 향해 물었다.


"언제부터 생각하신 겁니까?"


"응?"


"고문 말입니다."


"아 그거말인가? 당연히..."


"......"


"방금 생각한 걸세."


"방금 이라고 하셨습니까?"


"그저 처음에는 호기심이었네. 내 딸을 구하는데 도움을 준 이름도 모를 검사가 나의 지지를 원하니 과연 그럴 실력이 되는가?"


슈르한은 능청스러운 표정으로 덤덤히 말을 이었다.


"그리고 대련이 끝나고 나서는 생각이 바뀌었지. 과연 자신만만한게 이해가 될 실력. 그렇다면 내 눈 앞에 나타난 이 검사를 어떻게 해야 써먹을 수 있을 것인가?"


레온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선 채 잠자코 슈르한의 말을 들었다.


"그리고 이런 실력을 가진 검사가 갑자기 내 눈 앞에 나타난 것은 우연인가?"


"......"


슈르한의 마지막 말에 레온은 똥씹은 듯한 표정으로 변했다.


"미안하지만 한 가문을 이끌고 있는 수장으로서의 직업병이라고 생각해주시게나"


슈르한이 손을 들어보이자 아쉐리트가 무언가를 들고 슈르한의 곁으로 뛰어올라왔다.


슈르한의 검이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아쉐리트의 눈빛에 레온이 혀를 찼다.


'쉽게 돌아가려다 독박이군."


레온은 아쉬운대로 아까 사용했던 훈련용 검을 다시 들어올렸다.


"나만 너무 떠든 것 같군. 그래 자네도 나에게 할 말이 많은 것 같던데?"


슈르한이 손짓하자 아쉐리트가 대련장 아래로 내려갔다.


다시 한번 둘만 남은 대련장


하지만 좀 전의 대련과는 전혀 다른 기세


"자네에게 듣고 싶은 것이 많네"


슈르한이 다시한번 자세를 잡았다.


레온의 표정이 복잡해졌다.


"자네가 대련 전에 중얼거렸던 단어"


"......"


"내가 잘못들은 것이 아니라면 자넨 분명 롤랑이라고 했네."


레온이 자신을 탓했다.


"우연이 아니라면 분명 우리 고모할머님의 존함이었을걸세."


슈르한의 검에 희미하게 오러가 맴돌기 시작했다.


"내게 검술을 가르쳐주셨지. 그런데 이 검술은 아직 누구에게도 알려준 적이 없네만 자네가 마지막에 보여준 자세..."


슈르한이 검을 움켜쥐었다.


"자! 이제 자네 정체를 밝힐 준비가 되었는가?"


훈련용 검을 든 레온도 급히 오러를 일으키며 발을 움직였다.


파앗-


콰아앙-


커다란 굉음과 함께 레온이 서 있던 자리의 바닥이 패였다.


좀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파괴력


슈르한의 눈이 빠르게 레온의 움직임을 쫓았다.


"역시 소드마스터!"


레온의 검에 피어난 오러를 확인하고나서야 슈르한의 오러가 더욱 짙은 색을 띄며 선명해졌다.


곧바로 자신의 상체를 노리는 슈르한의 검을 눈으로 확인한 레온이 상체를 뒤로 젖혔다.


가슴팍 앞을 아슬아슬하게 지나는 슈르한의 검


촤아악-


하지만 레온의 가슴팍이 베이며 피가 튀었다.


'이건...'


피했다고 생각한 순간 슈르한의 오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더니 피했다고 생각한 가슴팍을 살짝 베였다.


순간적으로 오러블레이드의 오러 양을 늘려 범위를 늘린 것이었다.


레온의 상처를 보고나서야 슈르한은 만족스러운 듯 씨익 웃었다.


"이제 좀 말할 생각이 들었는가?"


이전과는 다르게 자신을 도발하는 슈르한의 태도


레온이 머리를 굴려봤으나 해결책이 보이지 않았다.


'어쩔 수 없군.'


레온이 자세를 고쳐잡았다.


드래곤하트에서 뿜어져나오는 오러로 전신이 비명을 질렀지만 레온은 신경쓰지 않았다.


'할머니라... 손자 교육은 내가 시켜준다.'


롤랑과의 인연을 생각해 설렁설렁할 생각은 진즉에 버렸다.


레온의 눈이 슈르한의 전신의 움직임을 쫓았다.


도약하며 자신의 허벅지를 향해 뻗어오는 검 끝을 정확히 쳐내고 그대로 슈르한의 목을 향해 검을 뻗었다.


"......!"


하지만 대련에서 비슷한 움직임을 경험했던 슈르한이 가까스로 몸을 돌려 레온의 검을 피했다.


마나를 운용할때와는 차원이 다른 속도로 움직이며 두개의 오러 블레이드가 충돌했다.


두께와 선명함은 분명 레온의 오러가 더 얇고 힘없어 보였으나 밀리는 것은 슈르한이었다.


"이익!"


슈르한이 다시한번 양손을 쥔 검을 레온을 향해 휘둘렀다.


검의 경로를 훑은 레온이 한 걸음 앞으로 내딛었고, 슈르한의 검이 다시 한번 바닥을 내리쳤다.


단단한 대련장 바닥이 매끈하게 잘려나갔지만 레온은 무미건조하게 검을 쥐고 있던 반대쪽 손을 뻗어 슈르한의 멱살을 움켜잡았다.


"이게!"


슈르한이 자신의 검을 놓으며 레온의 복부를 향해 주먹을 뻗었다.


당연히 자신의 주먹이 레온의 복부에 닿을 것이란 생각과는 다르게 레온은 능숙하게 무릎을 올려 주먹을 막아냈다.


"크으으윽!"


주먹에서 느껴지는 통증을 살필 여유따윈 없었다.


급히 자신 위로 떨어지는 레온의 검을 보며 슈르한이 바닥을 굴렀고, 발로 레온의 하체를 노리며 바닥을 쓸자 레온은 세 걸음 뒤로 물러섰다.


바닥에 떨어진 검을 다시 쥐어든 슈르한이 급히 숨을 몰아쉬었다.


"허억... 허억"


슈르한이 레온의 상태를 살폈다.


자신보다 여유로워 보이긴 하지만 레온도 조금씩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해야 했다.


오러의 양만 자신이 앞설 뿐 전투 센스며 검술이며 모든 부분이 레온이 자신보다 앞섰다.


특히나 예상과는 달리 나이에 걸맞지 않은 완급조절은 슈르한을 경악케하기엔 충분했다.


아까와의 대련과는 달리 웃음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다시한번 슈르한의 검에 흰색의 오러가 맺혔다.


일격필살


레온이 인상을 찌푸렸다.


이렇게 되면 둘 중 누군가는 중상을 입어야만 했다.


그건 자신의 의도와는 너무나도 다른 결과였기에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레온이 검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양손을 들어보였다.


"무슨 생각인가!?"


"항복입니다."


슈르한의 물음에 레온이 덤덤하게 답했지만 슈르한의 기세는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흘러넘치던 기세가 갈무리되어 검에 집중되었다.


'이런 씨... '


슈르한의 몸이 순식간에 레온의 앞으로 도약했고, 레온의 목을 향해 검이 날아왔다.


순간 자신의 선택이 잘못된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자신의 목을 향해 날아오는 검을 보면서도 레온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레온의 목 바로 앞에서 슈르한의 검이 멈춰섰다.


그리고 레온의 목에 얇은 검흔이 생기며 붉은 피가 살짝 흘렀다.


멈춰선 검을 확인하고나서야 레온이 속에서 부터 뜨거운 숨을 내뱉었다.


"진짜 죽이는 줄 알았습니다?"


레온의 바로 눈앞에 멈춰선 슈르한이 능글맞게 웃고 있었다.


--------


"내가 죽이지 않을거란걸 어떻게 알았는가?"


슈르한이 자신의 검을 검집에 넣으며 레온에게 물었다.


"그냥 그럴 것 같았습니다."


"그냥 그럴 것 같았다? 으하하하!"


슈르한은 레온의 대답이 만족스러웠는지 크게 웃어버렸고, 밑에서 둘을 지켜보고 있던 아쉐리트는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그저 입망 뻥긋 거리고 있었다.


"아쉐리트 가져가게"


"예? 예!"


"아 그리고 잠시 둘이서 할 얘기가 있으니 잠시 자리를 비켜주게"


"알겠습니다!"


자신이 모시는 로웨나 공작이 처음 보여주는 생소한 모습에 아쉐리트는 여전히 혼란스러웠지만 충실히 명령을 따랐다.


로웨나 공작의 검을 받아든 아쉐리트가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나서야 슈르한이 레온에게 물었다.


"그래 답을 해주겠는가?"


"처음 보는 저를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레온의 진지한 모습에 웃고있던 슈르한의 입가에 미소가 사라졌다.


"자네가 어떤 답을 하건 그걸 믿을지 말지는 내가 결정할 일일세."


슈르한의 답에 레온이 잠깐 고민에 빠졌다.


"어떤 답을 하던 보증은 그대로인 겁니다?"


"이득은 뺏기지 않겠다는 거군?"


"그야 그건 공작님의 질문 이전에 받은 보상이니까요."


레온의 답변에 슈르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 보증은 보장하지."


잠깐의 침묵 후 레온이 결정한 듯 입을 열었다.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인가?"


"옛날 100년 전 쯤 마왕의 강림을 저지하기 위해 원정대가 있었죠."


"잘 알고 있지. 실제 고모할머님께서 자격이 부족하셔서 참여하지 못했던 원정대이기도 한데, 도대체 그게 무슨 상관인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야기가 레온의 입에서 흘러나오자 레온이 무슨 이야기를 할지 궁금햇던 슈르한이 미간을 찡그렸다.


"다 듣고 판단해주십시오."


레온의 단호한 태도에 슈르한이 끓어오르던 호기심을 진정시켰다.


"그렇게 10인의 영웅들이 탄생하며 마왕의 강림을 막은걸로 이야기가 전해져 있습니다만..."


"다만?"


"실제론 그런 낭만적인 이야기가 아닙니다."


"호오?"


슈르한이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레온의 이야기에 경청했다.


그리고 레온의 입에서 흘러나온 이야기는 로웨나 공작이라도 입을 쩍 벌릴만큼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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