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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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즈
작품등록일 :
2024.08.13 00:53
최근연재일 :
2024.09.09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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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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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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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2화

DUMMY

"드, 들었니?"


레온이 멋쩍은듯 노엘에게 물었다.


"그럼요."


노엘이 조금 한심하다는 듯 대꾸했다.


"못 들었다고 해 줄 수도 있지 않을까?"


"들린걸 들었다고 하지 뭐라고 하겠어요."


"너는 지크처럼 귀여운 맛은 없구나"


"그럼요. 처음 보는 아저씨한테 귀엽게 보이고 싶지 않아요."


"허허..."


레온은 자신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도 지지 않고 대답하는 노엘이 새삼 대단해보였다.


풀썩-


"아저씨는 나쁜 사람이에요?"


"왜 네 눈에는 어떻게 보이는데?"


"제 눈에는 다 똑같아요."


"똑같다니?"


"지크랑 저한테 도움이 될 어른인지, 아니면 저희를 어떻게든 이용해 볼 어른인지"


"그래서 지금 네 눈에는 어때보이는데?"


"적어도 저흴 이용해 먹을 어른은 아닌거 같아요."


틱틱대며 말하는 노엘의 모습에 실소가 나왔다.


"아까 낮에만 하더라도 흉악한 범죄자 보는 눈빛이더니?"


"멧돼지 잡겠다고 온 몸에 흙먼지를 뒤집어 쓰고 와서는 같이 먹자고 하는데 그 정도면 흉악한 범죄자는 아닌거겠죠."


"흠... 그래 그렇다고 하자"


"그럼 아저씨는 뭐하는 사람이에요?"


"나? 뭐하는 사람 같아 보여?"


레온이 장난스러운 미소를 띄고는 노엘에게 반문했다.


"복장은 어디 기사 같긴한데... 기사들이 멧돼지를 잡는다고 고생한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어서... 견습기사?"


"뭐?"


"아니면 사연이 있어 도망친 기사? 모르겠어요 저도"


레온이 신기한 눈으로 노엘을 쳐다봤다.


"어제 나타난 건 어떻게 한 거예요?"


"응? 무슨?"


"그렇잖아요. 갑자기 허공에서 나타났는데..."


눈 앞의 노엘이 자신에게 많은 궁금증을 갖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맥스에게만 설명했던 것을 노엘에게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지 망설였다.


"그냥 마법이야"


"그렇구나"


노엘이 시큰둥하게 넘겨버렸다. 그 탓에 오히려 레온이 당황했다.


"더 안물어보니?"


"말하기 껄끄러운거면 안하셔도 돼요."


노엘의 말에 레온이 흥미롭게 쳐다봤다.


'어린아이 답지 않게 머리 회전이 빠르고 상황 판단이 빠르군'


꽤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


"넌 이 곳 출신이니?"


"엘드리온 출신인 거냐고 물으면 아마 맞을 거예요."


"아마?"


"사실 저도 잘 몰라요. 이 근방에서 태어나고 자란거 같기는 한데..."


"그렇군"


뒷 말을 흐리는 노엘의 모습에 레온도 더이상 묻지 않았다.


캐물어봐야 왠지 알 것 같은 느낌에 굳이 캐묻고 싶지 않았다.


잠깐의 정적이 찾아왔다.


"이 곳 쉼터는 어떻게 알게된 거니?"


"맥스 할아버지가 찾아주셨어요. 여기라면 사람들도 잘 안오는 곳이라 지낼 수 있을 거라 그래서"


"그랬군. 그럼 여기에서 계속 머물 계획이니?"


"어쩌겠어요. 저희 같은 애들이 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미 세상을 다 살아본 것처럼 어깨를 으쓱하며 말하는 노엘의 모습에 너털 웃음이 나왔다.


고개를 푹 숙이고 노엘은 바닥에 무언가를 쓰듯이 긁적였다.


아무런 의미도 없는 낙서


레온이 노엘의 호감을 사기 위해 입을 열었다.


"이 쉼터 우리 가족이 만든거야"


"... 그래서 나가드려요?"


빠직-


예상치 못한 반응에 레온의 머리에 힘줄이 솟았다.


"그.런. 의.미.가 아닌데?"


"풉... 푸하하하하!"


살짝 이를 물고 말하는 레온의 모습에 노엘이 크게 웃어버렸다.


"죄, 죄송해요. 푸흡... 그래도 아저씨가 너무 심각한 표정이길래 그랬어요."


노엘이 자리에서 일어나 레온에게 고개를 푹 숙였고, 뭔가 어린아이에게 당했다는 느낌에 레온은 왠지 모를 수치심이 느껴져 얼굴이 빨개졌다.


순간 쇠가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노엘의 목에서 목걸이가 삐져나왔다.


짤랑-


노엘이 놀란 얼굴을 하며 목걸이를 다시 옷 안쪽으로 넣으려 하던 찰나


"그 목걸이"


레온이 노엘의 목에 걸려있는 목걸이를 유심히 쳐다봤다.


"이거요?"


레온의 눈빛에 노엘이 자신의 목걸이를 꺼내 들어보였다.


조그마한 알 같은 형태에 별다른 장식도 없이 투박하게 둥글기만 한 형태


금은 아닌 듯 약간 바랜 색을 띄는 목걸이에 이유도 모르게 시선이 끌렸다.


지크 외에는 아무한테도 보여준 적 없었지만 이상하게 보여줘도 괜찮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별 거 없어요. 그냥 어떤 아저씨가 줬었는데... 항상 간직하고 다니라고 그래서..."


"어떤 아저씨?"


"몰라요. 그냥 먹을거랑 이것만 주고는 순식간에 사라져서"


레온이 아무런 생각 없이 목걸이를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손을 뻗어 목걸이를 만지자 목걸이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윽!"


"으앗!"


노엘이 빛에 놀라 뒷걸음질 치는 순간 목걸이가 끊어지고 허공으로 떠올랐다.


강렬하게 뿜어져 나오는 빛에 레온도 황급히 손을 올려 눈 앞을 가렸다.


"괜찮니?!"


눈을 뜰 수 없는 상황에 레온이 노엘의 안위를 살폈다.


"괘, 괜찮아요! 근데 이거 앞이...그 때처럼...으읏!"


10초 정도 흘렀을까 뿜어져 나오던 빛은 주위에 아무런 위해도 없이 조금씩 그 빛이 줄어들며 잠잠해지기 시작했다.


목걸이의 형태가 어느새 팬던트로 바뀌어있었고, 팬던트에서는 은은하게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낯설면서도 무언가 익숙한 느낌


순간 목걸이에서 뿜어져 나오던 빛이 완전히 사그라들며 덮고 있던 부분이 열렸고,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튀어나온 것은 허공을 한바퀴 크게 돈 다음 노엘 쪽을 향해 날아왔고, 레온이 재빠르게 노엘의 앞을 가로막아 서는 순간 튀어나온 무언가는 레온의 코 앞에서 멈춰섰다.


그 덕에 날아온 것의 정체를 볼 수 있었다.


그것은 손바닥 정도에 들어올만큼 작은 생물체였고 양 쪽에 달린 날개를 퍼덕이고 날고 있었다.


긴 꼬리를 퍼덕이는 모습은 흡사 와이번과 유사했지만 상대적으로 짧은 팔과 다리,통통한 몸통과 전신을 덮고 있는 비늘


그 모습에 레온이 중얼거렸다.


"드래곤?"


"요! 올만!"


"...?"


"아 개섭섭 못 알아보는거 선 넘는거 아님?"


"......!"


장난기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순간 레온의 머릿속에 낯익은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위엄 있는 본 모습과는 다르게 이상한 헛소리나 하고 유행이라며 이상한 말투를 구사하던 녀석


반푼이라고 놀려도 유행은 포기할 수 없다던 골드드래곤


"로, 로리안?!"


레온이 소리치자 눈앞의 미니 드래곤은 만족스러운듯 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히는 내가 남긴 사념체 덩어리지만 그렇다고 해두지"


"하... 하하!"


레온은 헛것을 본 것 마냥 헛웃음을 흘렸다.


"이, 이게 대체"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건 알겠는데 일단 내 말 부터!"


저 친숙하고도 어이없는 뻔뻔함, 확실히 로리안이었다.


"아, 잠깐만 이거 너무 힘드니까 앉아서 얘기 좀..."


연신 날개를 퍼덕이던 로리안은 바닥으로 내려 앉았다.


레온은 그제서야 자신의 뒤에 있던 노엘이 생각나 뒤를 쳐다봤고, 레온의 뒤에 숨어 머리만 살짝 빼고있던 노엘은 로리안의 모습을 신기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우와아아..."


자리에 앉으며 제대로 로리안의 모습을 보게 된 노엘은 신기함에 연신 탄성을 질렀다.


눈 앞에 있는 로리안의 모습에 레온은 가슴이 벅차올라 물어보고 싶은 것 투성이었지만 우선 로리안의 말을 듣기로 했다.


"뭐해? 앉아 다들"


작은 날개로 레온을 가리키며 말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운 탓에 레온이 웃어버렸다.


마치 어린 병아리가 삐약 삐약 하는 듯한 모습에 옆에 앉아 있던 노엘도 웃음을 터뜨렸다.


"아니 진지한 얘기할 예정인데 웃다니 아주 쳐 맞고 싶지?!"


작은 입에서 불꽃이 튀어나왔다.


"일단은 잘 살아있는 것 같군"


로리안의 말에 레온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살아있는 것은 전부 로리안 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곳의 시간은 얼마나 흐른거지?"


"100년"


"흐음..."


레온의 답을 들은 로리안이 잠깐 침묵한 뒤 말을 이어갔다.


"우선 시간의 흐름이 달랐던 건 차원이 달라서 어쩔 수 없었던거니까 패스하고, 드래곤하트는 제대로 안착된건가?"


그 말에 레온이 울컥한 듯 입을 열었다.


"드래곤하트고 나발이고 지금 오러도 나오지 않아"


"...에? 왜?"


"그걸 나한테 묻냐?"


레온의 말에 로리안이 레온의 얼굴 앞으로 날아들었다.


"아니 그 말도안되는 몸뚱이에 드래곤하트까지 박았으면 더 세져야하는데 왜 오러가 안나오냐"


레온의 이마에 힘줄이 다시 솟아났다.


"내.말.이."


어금니를 꽉 물고 말하는 레온의 모습에 로리안은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듯 고개를 갸우뚱 거리다 레온의 머리 위에 내려앉았다.


"마나 한번 돌려봐"


그 말에 레온은 아까처럼 마나를 순환시켰다.


마찬가지로 심장을 기점으로 순식간에 마나가 사라져버렸고 시큰둥하게 물었다


"거봐 지금 오러고 나발이고 마나도 안돈다"


"...... 아니 이게 왜"


레온의 마나 흐름을 느끼던 로리안이 이해가 되지 않는 듯 따져 물었다.


"너 혹시 돌아오고 나서 무슨 증상 없었냐?"


"무슨 증상?"


"그니까 뭐 몸에 열이 미친듯이 나온다던지, 막 새로운 몸이 된거 마냥 조금 어려졌다는지... 어? 그러고 보니 생긴 것도 그때 그대로잖아"


"없어 그런적"


"에? 왜요?"


"내가 어떻게 아냐고 이 반푼이 새끼야"


"아니 근데 이 새끼가"


"아악- 잠시만! 항복!"


레온이 자꾸 덤벼들자 로리안이 입을 쩍 벌려 레온의 머리를 물어버렸다.


"푸흡... 푸하하하하하하하"


옆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노엘의 웃음이 터져버렸다.


그 덕에 둘의 싸움도 잠시 일단락되었다.


"하 이게 아닌데..."


"뭔데 도대체 그리고 너 혼자만 알고 있지 말고 얘기를 하던가 반푼아"


"잠깐만"


무언가 일이 꼬였다는 사실에 로리안이 생각에 잠기는 듯 했다. 곧 로리안이 다시 바닥으로 내려왔다.


"잘 들어 두번 말 안할거니까"


끄덕-


"우선 마왕은 죽지 않았다."


".......!"


로리안의 충격적인 말에 레온이 눈을 부릅떴다.


옆에서 조용히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노엘 또한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게 무슨... 그 날 분명 죽였다고! 내가 그놈의 목을 베었는데..."


"맞아"


"그런데 어떻게 살아있다는거야?!"


"정확히는 목이 베이기 전 이미 누군가의 몸에 녹아들어가있었단거지"


"아니 잠깐만 그게 무슨..."


"그리고 그 잡놈이 아직 살아있다."


레온이 이를 갈며 주먹으로 강하게 바닥을 내리쳤다.


로리안은 덤덤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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