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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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즈
작품등록일 :
2024.08.13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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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9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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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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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화

DUMMY

자신들이 탈출했던 감옥으로 돌아온 아리스는 안을 훑더니 표정이 일그러졌다.


"바보 같으니..."


자신들과 함께 탈출했던 베니와는 달리 남아있는 선택을 한 여자는 목이 부러져 싸늘한 시체가 되어있었다.


'그 대머리가...'


아까의 상황을 떠올린 아리스가 입술을 깨물었다.


"괜찮으십니까? 아가씨?"


헨릭이 감옥 앞에 서 있는 아리스의 기분을 살폈다.


"괜찮아요. 그보다 이 상황 지금 우리 숫자로는 부족할텐데?"


헨릭에 의해 현재 상황을 전해들은 아리스가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조금 있음 엘드리온 쪽 병사들과 공작님이 오실 겁니다."


"아버지가?!"


헨릭의 입에서 나온 공작님이란 단어에 아리스가 화들짝 놀랐다.


"아가씨를 찾기 위해서 그림자를 호출 했었습니다."


헨릭의 말을 들은 아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로웨나 공작의 직속인 그림자가 움직였으니 당연히 상황에 대한 보고가 들어갔을것이며, 자신이 납치되었단 사실도 아마 전달되었을 것이다.


"하아... 또 외출 금지 당하겠네."


아리스가 머리를 짚으며 쓰게 입맛을 다셨다.


"내가 왜 그랬지... 하아..."


평소와 다름 없는 아리스의 모습에 내심 헨릭은 속으로 안도했다.


"뭐야 왜 웃는거예요?"


자신도 모르게 웃고 있었던지 아리스가 헨릭을 보고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크흠, 아, 아닙니다. 아무것도"


"또 다른 납치된 사람들이 있는지 살펴봐요. 아!"


"왜 그러십니까?"


"그게... 원래 한명이 더 있었는데..."


헨릭의 오른쪽 눈썹이 올라갔다.


아리스가 감옥에서 있었던 일들을 헨릭에게 전달했다.


"저희가 오는 길목엔 그런 사내들은 물론이거니와 여자도 없었습니다."


"그럼... 도대체 어디로..."


"아마 반대쪽에도 길이 이어져 있을 겁니다."


만약 노엘의 말대로 방향을 꺾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상상하던 아리스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리스가 주먹을 꽉 쥐고 낮게 명령했다.


"이 조직, 그리고 여기에 대해서 샅샅이 조사하세요."


그 모습을 본 헨릭이 내심 만족스러운듯 속으로 웃었다.


어리광만 부릴줄 알던 아리스의 모습 위로 로웨나 공작의 모습이 살짝 겹쳐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건 걱정마십시오. 톨엔 백작이라도 막을 수 없을겁니다."


"그리고"


"또 있습니까?"


"그 남자! 꼭 붙잡아야 할 것 같아요."


"그 남자라면... 아! 여부가 있겠습니까."


헨릭이 아리스의 명령에 고개를 숙였고, 통성명을 마쳤던 헨릭이 레온을 떠올렸다.


'레온이라고 했었던가?'


젊은 나이에 가늠이 되지 않는 검술 실력, 그리고 추측컨데 오러를 사용하는 정상급 강자


'무슨 수를 쓰더라도 포섭해야한다.'


감사 인사를 핑계로 충분한 명분도 생겼다.


헨릭의 눈이 반짝였다.


생각보다 얻은게 더 많은 하루였다.


-----------


엘버데일의 호위를 받으며 레온과 노엘이 바깥으로 나왔다.


축축했던 동굴 속 공기와는 다른 공기에 노엘이 크게 숨을 들이켰다.


어느새 해는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어 곧 어두워질 것만 같았다.


"아저씨! 지크는요?!"


"데리러가야지. 숨겨놨어."


"그럼 얼른 가요!"


"알았어.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레온이 엘버데일에게 가볍게 목례하며 지나가려 하자 엘버데일이 살짝 주저하며 입을 열었다.


"아, 아닙니다. 끝까지 같이 모시라는 명령입니다."


"흠... 괜찮은데..."


귀찮은듯한 레온의 혼잣말에 엘버데일이 긴장하며 레온의 눈치를 살폈다.


그 때 노엘이 살짝 레온의 귀를 잡아당겼다.


아무말 하지말라는 듯한 노엘의 신호


레온이 실눈을 뜨며 노엘을 살짝 노려봤다.


지지않는 듯한 노엘의 눈빛에 레온이 백기를 들었다.


"아! 알았다니까! 그럼 같이 가시죠."


그 말을 들은 엘버데일이 해맑게 웃으며 레온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낮에만 하더라도 레온을 무시하던 엘버데일의 눈빛은 동경심으로 바뀌어 있었다.


"안 옵니까?"


"가, 갑니다!"


레온이 고개를 돌려 히죽거리고 있는 엘버데일을 닦달했다.


서둘러 레온의 뒤를 쫓아 가던 중 레온이 쓰레기 더미 쪽으로 향했다.


"구백오십팔... 고백오십구..."


조그맣게 남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레온이 손을 뻗어 찌그러진 채 엎어져 있는 솥을 들어올렸다.


그 곳에는 눈을 감고 숫자를 세고 있는 지크가 있었고, 지크를 발견한 노엘이 소리치자 지크가 눈을 떴다.


"지크야!"


"누... 누나?! 누나!"


얼마나 울었던건지 아직도 눈이 팅팅 부어있는 지크였고, 레온이 반대쪽 손으로 지크를 번쩍 들어올렸다.


"으흑... 흑..."


노엘을 본 지크가 계속 울먹거렸고, 노엘이 그런 지크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둘의 모습에 레온은 흡족하게 웃으며 둘을 좀 더 끌어안았고, 금세 골목길을 벗어나 음악소리가 울려퍼지는 거리에 도달했다.


"이제 집으로 가 봅시다."


레온의 발걸음이 가벼웠다.


----------


"어이 거기 시체! 이 쪽으로 빼!"


"이 쪽 한명 살아 있습니다!"


"이 덩치는 어떻게 할까요?"


"그 녀석은 자수한다고 했으니까 포박하고 살아있는 한 명 상태는?"


"얼굴이 으깨져있긴한데 생명에는 지장 없을걸로 판단됩니다."


"그럼 묶어서 밖에 올려!"


엘드리온 소속의 병사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었으나 좁은 동굴 특성 상 많은 인력이 한번에 움직일 수 없는 탓에 시체들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지연되고 있었다.


그리고 칼튼이 집무실로 사용했던 공간에 아쉐리트가 의자 않은 채 바쁘게 손을 움직였다.


"그러니까 여기 말고도 이런 곳이 더 있다?"


"에...예! 맞습니다!"


대머리와 칼튼은 포박당한채 무릎을 꿇고 아쉐리트의 취조를 받고 있었는데 그 옆에는 아리스 또한 같이 서 있었다.


"너 대머리!"


"예... 옛!?"


아리스가 대머리의 멱살을 잡아올렸다.


"왜, 왜 그러신지..."


쫘악-


아리스의 손이 대머리의 뺨을 후려 갈겼다.


"네가 그랬지!?"


"어, 어떤게 말입니까?!"


"발뺌하지마!"


아리스가 분에 이기지 못한채 씩씩 거렸고 옆에 있는 아쉐리트 또한 아리스의 행동을 제지하지 않았다.


"무슨 소란이냐!"


아리스가 대머리를 향해 소리를 지르던 와중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의 정체를 알고 있는 아쉐리트가 벌떡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고, 공작님!"


목소리의 정체는 아리스의 아버지인 로웨나 공작이었다.


귀 밑까지 타오르는듯한 착각이 드는 붉은 머리칼과 짧은 붉은 색의 수염


큰 키와 다부진 체격


외모에서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위압감과 풍기는 기세는 그 자리에 있는 모두를 긴장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아버지!"


철부지 막내딸의 목소리


로웨나가 자신을 부르는 아리스를 쳐다보자 헨릭이 급하게 뒤에서 뛰어왔다.


"아리스를 데려가게."


"예!"


헨릭이 아리스에게 다가가자 아리스가 손을 들어 헨릭을 저지했다.


"저는 이 사건의 피해자이기 때문에 이 사건에 대한 배후를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아버지라도 이 자리에서 절 내쫓으실 순 없으세요."


"흐음?"


"죄송합니다. 공작님! 아가씨 가시죠!"


"기다리게 헨릭!"


"예? 예!"


로웨나가 헨릭을 제지하며 아리스에게 되물었다.


"지금 내가 이 자리에서 너를 나가라고 하는게 불합리하게 내쫓는다 그런 뜻이냐?"


"예! 그렇습니다!"


"그럼 내가 합리적인 이유를 댄다면 따르겠다는 것이고?"


"네. 합리적인 판단이라면 제가 아버지의 말을 거역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평소라면 자신의 눈치나 보면서 고분고분하게 말을 들었던 딸이 자신의 눈을 제대로 바라보며 말하자 로웨나가 흥미로운듯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끄덕-


로웨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그렇다면 내 생각을 말하지."


로웨나가 아리스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네 말대로 지금 이사건의 피해자인 너는 자신의 몸 상태를 제대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멀쩡합니다."


"물론 멀쩡해보인다만 사람은 아주 작고 사소한 이유로도 쉽게 무너지는 법이지."


"......"


"그리고 저 밖에 여자아이..."


"베니입니다."


"그래. 베니라는 아이는 지금 이 상황에 혼자 어쩔 줄 몰라하고 덜덜 떨고 있구나. 누군가 옆에서 상황에 대해 알려주고 같이 있어줘야 할 것 같은데 주위를 둘러봐도 전부 병사들 뿐이구나."


"그건..."


"귀족이라는자가 아랫사람을 가벼이 여기지는 않겠지."


아리스가 입술을 깨물었다.


자신이 생각했을 때 합당한 이유는 아니다. 그렇지만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반박할 논리도 없었다.


'늘 이런식이시지...'


아리스가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에 로웨나가 아리스의 앞으로 다가갔다.


로웨나가 손을 뻗어 아리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품에 안았다.


"에?"


갑작스런 로웨나의 손길에 아리스가 당황했다.


"다행이다. 무사해서"


"......"


밖에서는 절대 보여준 적 없는 아버지의 따뜻한 손길에 방금까지 있었던 불만이 눈 녹듯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러니 나가서 쉬고 있으렴. 네가 처리하기에는 너무 큰 사안이다."


낯설지만 따뜻한 아버지의 품


그리고 느껴지는 진심어린 말에 아리스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알겠어요..."


"아쉐리트! 아리스를 데려가게"


"네!"


"가시죠 아가씨!"


아쉐리트와 함께 아리스가 밖으로 나갔고, 헨릭이 서둘러 문을 닫았다.


"그래. 자네 말대로 아리스가 조금 철이 들었군."


로웨나가 만족스러운듯 입가에 웃음을 띄었다.


"불미스러운 사건이지만 아가씨는 이 사건으로 더 단단해지실 겁니다."


"그래야지. 누구 딸인데 하하하하!"


공간을 가득 채우는 로웨나의 기분 좋아 보이는 웃음 소리


포박당해있던 대머리와 칼튼의 마음속에 어쩌면 자신들이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생겼다.


"이 자들인가?"


"그렇습니다."


엎드려 있는 둘의 앞에 있는 의자에 로웨나가 등을 기대며 앉았다.


"고개를 들어라"


로웨나의 말에 둘은 고개를 들었다.


"네 놈들 이름은?"


"카, 칼튼입니다."


"... 도르델입니다."


"그래 칼튼과 도르델..."


눈 앞에 있는 로웨나의 기세에 몸을 살짝 움츠렸지만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에 둘의 긴장감이 살짝 풀렸다.


"철부지 막내 딸이 덕에 성장했더군."


"......"


"죄, 죄송합니다..."


"아닐세. 자식의 성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부모의 또 다른 기쁨이거든. 자네들은 자식이 있나?"


"없습니다."


"이, 있습니다!"


"자넨 아쉽게 됐군. 부모 입장에서 자식은 보석 같은 존재인데, 자식이 없다니..."


"그렇습니까? 저, 저도 자식이 생기면 느낄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하하하"


"마, 맞습니다! 사고뭉치 녀석이 뭔가를 해오면 그것만큼 기쁜게..."


칼튼의 말에 로웨나가 자신의 무릎을 탁 쳤다.


"그걸세! 말 안듣던 녀석들이 말을 듣기 시작하면 그것만한 기쁨이 없다네."


순간 로웨나의 얼굴에 있던 미소가 언제그랬냐는 듯 사라졌다.


"그런데 그 기쁨을 네 놈들이 없애려 했더군."


"......"


"......"


로웨나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둘은 아무말 없이 그저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 외엔 할 수 있는게 없었다.


"도르델이라고 했나?"


"예? 예..."


자신을 부르는 로웨나의 목소리에 도르델이 고개를 들었다.


"정말 아쉽군."


"네? 어떤게..."


털썩-


'어라... 왜 갑자기 거꾸로... 저건 내 몸...?'


도르델의 머리가 땅에 굴렀다.


"그런 기쁨은 자네에게 주어지지 않아."


칼튼이 자신 쪽으로 굴러온 도르델의 머리에 몸을 떨기 시작했다.


"사, 살려주십쇼! 뭐, 뭐든 말하겠습니다!"


"걱정하지말게 자네가 그러지 않아도 그렇게 될 걸세"


로웨나가 손을 휙휙 저으며 헨릭에게 무언가 지시를 내렸고, 헨릭이 고개를 끄덕였다.


"곧 도착 예정입니다."


"전부 밝혀내게"


"예!"


로웨나가 칼튼의 집무실의 문을 열고 밖으로 사라졌다.


작가의말

죄송합니다.

본업 사정으로 야근을 며칠하다보니 이틀 밀렸습니다.

후딱 연재 업로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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