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성기사가 되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이조조
작품등록일 :
2024.08.14 08:41
최근연재일 :
2024.09.11 23:59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2,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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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글자수 :
174,570

작성
24.08.14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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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화.

DUMMY

눈에 희미한 불빛이 아른거렸다.


정신이 서서히 돌아오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기절했었나?'


시간이 얼마나 흐른건지,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혼란스럽다.


독을 당한 것처럼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어 뺨을 손으로 내리쳤다.


철썩ㅡ


다른 쪽 뺨도 사정없이 내리쳤다.


얼마나 세게 내리쳤는지 입안에서 비릿한 피 맛이 났다.



'빛에 휩싸였고, 그 뒤는 어떻게 된 거지?'


입안에 고인 핏물을 내뱉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내가 선 곳은 어두운 통로였다.


간격을 두고 설치된 등불의 흐릿한 불빛으로만, 희미하게 주변을 가늠할 수 있었다.



"허!"


이곳은 또 어디일까.


헛웃음이 절로 흘러나왔다.



"...셀! 도망... 뭐 하는..."


문득 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한 여인이 나를 향해 다급히 소리치고 있었다.



그 여인의 머리카락은 황금색이었다.


그녀의 새파란 두 눈은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나를 바라보며 계속해서 무언가를 외치고 있었다.


서방에는 저런 색이 존재한다고 언젠가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는, 그녀가 하는 말이 점차 이해되기 시작했다.


분명 처음 들어보는 언어였지만, 그 말이 점차 이해되었다.



"마르셀! 도망가야 돼!"


울먹이는 목소리가 절박했다.


그녀의 새하얀 옷은 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녀가 하는 말을 알아들었으나, 이해는 되지 않는 상황.




"그대는 누구지?"


무의식적으로 말을 내뱉었을 때, 이상함을 느꼈다.


목소리가 왜 이러지?


시선도 평소와 조금 달랐다.


손을 들어올리자, 손에는 평생 다루던 검이 아닌 다른 검이 쥐어져 있었다.


생소하기 그지없는 갑옷을 내려다 보자 현실감이 없을 지경이었다.


당혹스러움에 가득 차 얼굴을 찌푸리며 다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마르셀... 제발!"


황금빛 머리의 여인은 계속해서 재촉했다.


연이어 뒤를 돌아보는 그녀의 얼굴에는 공포로 가득했다.


그녀를 따라 시선을 돌리자, 이상한 소리를 내는 물체가 빠르게 접근하고 있었다.



거대한 크기의 존재가 이곳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었다.


흔들리는 등불 사이로 그것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났다.


사람처럼 서있었지만, 그것은 녹색 피부에 커다란 송곳니를 가진 한 마리의 짐승이었다.


갑옷을 착용하였고 손에는 커다란 몽둥이를 들고 있었다.


언제라도 몽둥이를 휘두를 듯이 팔의 근육이 거칠게 꿈틀거리고 있었다.



'저건 뭐지?'


위험하다.


온몸의 감각들이 곤두서며 근육이 찌릿찌릿 울렸다.





[취익- 취익-]


놈이 내는 거친 소리가 들려온다.




'마교에서 만든 것인가?'


눈쌀을 찌푸리며, 손에 맞지 않는 검을 꽉 움켜쥐었다.


머리, 몸통, 팔다리.


동시에 저것의 약점이 될만한 부분들을 빠르게 살펴본다.





[취익-]



"마르셀!!"


소리를 지르는 여인의 얼굴에는 핏기가 하나도 없이 창백했다.


목소리 끝이 갈라질 정도로 그녀는 울듯이 외쳤다.



"일단은 저것부터 처리하도록 하지."


나는 검을 들어올리며, 자세를 취했다.



"우리끼리는 저 오크를 당해낼 수 없어!"


그녀의 절박한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나는 오크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오크의 거대한 모습이 점점 더 가까워졌다.


나는 자세를 가다듬고 단전에 갈무리된 기운을 끌어올리려 했다.


아니, 정확히는 그러려고 했다.



'이런 미친!'





단전에 아무런 기운도 담겨있지 않았다.


하단전, 중단전, 상단전 모조리, 텅- 비어있었다.


그 사실을 깨닫자 온몸의 피가 모조리 빠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급하게 몸의 구석구석을 살펴보자, 심장 근처에 이질적으로 응축된 기운이 느껴졌다.



이성적 판단을 내릴 시간이 없었다.


오크는 열 걸음 이내로 내 앞에 다가왔다.





[취익-! 취이이익-!]



다가오는 놈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으며, 심장 근처에서 느껴진 이질적인 기운을 끌어냈다.


그 기운이 순환되며 밝은 빛이 검으로 뻗어 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얇은 검기는 금방이라도 사라질 듯 위태로웠다.


고작 이정도 기운이라니.


등 뒤로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이 순간, 가장 최선의 공격은 무엇일까.





[취이익-!!]


오크가 거대한 몽둥이를 들어 올리며 달려들었다.


놈이 발걸음을 내딛을때마다 땅이 쿵쿵! 거리며 소리가 울렸다.




'움직임은 느리다.'


나는 놈의 동작을 주시하며 생각했다.


오크는 둔중한 궤적을 그리며 몽둥이를 휘둘렀다.


나는 재빠르게 몸을 낮추어 몽둥이를 피하며, 곧바로 검을 들어 올렸다.


목표는 오크의 눈.


검을 재빠르게 오크를 향해 찔러넣었다.


그러나, 날카롭게 솟구친 검은, 단지 오크의 미간을 스쳤다.


익숙하지 않은 신체의 거리감이 약간 벗어났다.


나의 몸이 어떻게 된거지?


혼란스럽게 떠오르는 생각을 삼켜냈다.





[취익- 취익-!!]


미간을 향해 날아오는 검을 피하며 오크가 움찔한 순간,


나는 다시 한번 도약했다.


검을 높이 들어올리면서, 놈의 목을 강하게 내리쳤다.




카앙-!


금속을 내리친듯한 소리가 울렸다.


검이 오크의 단단한 피부에 튕겨져 나왔다.



'젠장!'


어떻게 해야하지?


상황이 급박했다.


시간을 끌면, 승산은 줄어든다.


저 두꺼운 껍질을 찢고 놈을 처치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능성 있는 방법은 지금 몸에 깃든 모든 기운을 한 번에 몰아넣는 것 뿐이었다.


직진이다.





후ㅡ


나는 깊게 숨을 고르며, 검을 쥐고 청성의 기술을 시전했다.


심장에서 느껴지던 기운이 순환되며 서서히 검으로 흘러들어가기 시작한다.





청성 만상귀일검법(萬象歸一劍法) 1초식, 무영벽풍(無影霹風)


검을 감싼 바람이 불어오며, 검 끝이 번쩍이기 시작했다.


검에서 스파이크가 튀면서 파직파직!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앞으로 달려들면서 오크를 향해 모든 힘을 담아 검을 내리쳤다.



캉-!


검이 오크의 단단한 피부를 베지 못하고 다시 튕겨져 나왔다.


거대한 오크는, 겨우 단 한걸음 뒤로 물러섰을 뿐이었다.




제기랄!


이제 이 몸뚱아리에는 조금의 기운조차 없다.





[취익-!!]


분노에 휩싸인 오크가 거대한 몽둥이를 마구잡이로 휘두르기 시작했다.


몽둥이를 내 앞을 스칠때마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날카롭게 들려왔다.


더이상 궤적을 예측할 수 없을만큼 거세졌다.


몽둥이가 바닥을 내려치며 돌들의 파편이 날아올랐다.





"마르셀!!"


뒤에서 애타게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오크는 엄청난 기세로 몰아붙이며, 거대한 몸집으로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간신히 몸을 틀어 공격을 피하고, 피할 수 없는 공격은 검을 들어 올렸다.


오크의 무식한 힘이 검을 통해 고스란히 팔로 전달되었다.




"크윽!"


이대로 가다가는 검이 부러지던지, 팔이 부러지던지 둘 중 하나는 아작 날 것이다.


무언가 방법이 필요하다.





그때였다.





휘우우웅ㅡ


하얀 빛을 머금은 기운이 서서히 나를 휘감기 시작했다.


그 기운은 마치 생명력과 같았다.


'공력 합일(功力合一)'


눈이 번뜩 뜨이며, 나는 순식간에 그 힘을 흡수했다.


심장으로 몰려든 기운이 순환하더니, 곧바로 검으로 뻗어나갔다.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했던 검은 더 강력하고 단단해지며, 하얀 빛을 발하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깊게 숨을 고르며 눈앞의 거대한 오크에게로 향했다.


"다시 한 번 간다."





땅을 디딘 발에 힘을 주며, 청성의 2초식을 시전했다.


청성 만상귀일검법(萬象歸一劍法) 2초식, 천뢰귀류(天雷歸流)


쿠르르릉ㅡ


검을 위를 향해 치켜올리자, 삽시간에 주위에서 천둥이 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검 끝에 서린 기운이 공간을 찌를 듯이 치솟았다.


강렬한 기운이 주위를 뒤흔들며 공기마저 떨리게 만들었다.


번개에 둘러싸인 검이 폭발적인 힘을 내뿜으며 오크를 향해 날아갔다.


놈이 방어하려고 팔을 들어올린다.



서걱ㅡ


순간, 팔이 몸통에서 떨어져 나가며 허공으로 무력하게 떠올랐다.


오크의 어깨에서 녹색 피가 분수처럼 솟구쳐 올랐고 피가 공중에 흩뿌려졌다.





[취이이익-!!]


오크는 분노에 찬 포효를 내지르며, 몽둥이를 마구잡이로 휘두르며 반격했다.


즉각 검을 들어 방어 자세를 취했지만, 놈의 힘은 엄청났다.


거대한 몽둥이가 먼저 내 어깨를 가격했다.




"크읍!"


극심한 고통이 어깨를 타고 전신으로 퍼져나갔다.


순간적으로 몸이 휘청거렸다.


그와 동시에, 하얀 빛이 나를 감싸며 그 고통을 씻어냈다.


치유의 기운이 내 어깨를 감싸더니 고통이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 힘이 상처를 빠르게 회복시켰다.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당황할 틈도 없이 자세를 가다듬었다.


오크가 다시 몽둥이를 높이 들어올려, 나를 공격하려는 순간.


나는 기습적으로 오크를 향해 달려 들었다.





[취익-]


오크가 허둥대며 뒷걸음질 쳤다.


검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날카롭게 앞으로 뻗어 나갔다.


번뜩이는 검끝이 오크의 눈을 정확히 겨누며, 틈을 놓치지 않고 깊숙이 박혔다.





[취익-!!]


오크는 검이 박힌 왼쪽 눈에서 녹색 피를 흘리며 비명을 질렀다.


거대한 몸이 고통에 휘청거린다.


오크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사이, 남은 눈을 향해 검을 힘껏 찔러 넣었다.



콰악 -


검끝이 두 번째 눈을 정확히 관통하자.


오크는 괴성을 내지르며 몸을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취익! 취익!!]


고통에 몸부림치는 오크는 더욱 거칠고 무차별적이었으나.


그 공격은 더 이상 나에게 닿지 못했다.


나는 빠르게 오크를 향해 뛰어올랐다.





"마지막."


나의 몸을 감싸는 빛을 느끼며, 모든 기운을 검 끝에 모았다.





청성 만상귀일검법(萬象歸一劍法) 2초식, 천뢰귀류(天雷歸流)


번개가 사방에서 번쩍이며, 빛이 찢어지는 듯한 섬광과 함께 검이 오크의 목을 향해 강하게 내리쳤다.


오크의 머리가 몸통에서 분리되며 공중으로 튀어 올랐다.


녹색 피가 솟구치며 주변을 물들였다.


나는 그 광경을 지켜보며 무거운 숨을 토해냈다.




그 순간이었다.


[ 오크를 처치하였습니다. 경험치 +13 ]


낯선 글씨들이 눈앞에 떠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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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1화. 24.09.02 42 0 10쪽
21 20화. 24.09.01 58 1 11쪽
20 19화. 24.08.31 61 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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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7화. 24.08.29 6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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