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성기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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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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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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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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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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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DUMMY

"부소대장, 마족 하나가 쓰러졌어!"


방벽 위에서 마족과의 전투를 주시하던 전사가 급히 외쳤다.


맥클라인은 투헤드 오크 군대에게서 시선을 돌리지 않은 채, 빠르게 대답했다.


"성기사가 이긴건가?"


전사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 말을 들으며 맥클라인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저 사람 대단한 걸! 키메라를 소환한 마법사도 그렇고!"


전사의 흥분된 목소리를 들으며 맥클라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대화에 끼어드는 목소리가 있었다.


"투헤드 오크는 어떡하나? 저 숫자는 방어한다고 막을 수 있는 게 아니잖아."


그는 맥클라인의 옆으로 다가오며 불만을 표했다.


"베링턴, 전열을 벗어나지 말게. 자리로 돌아가."


맥클라인의 단호한 명령이 떨어지자, 베링턴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자리로 돌아갔다.



마법사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맥클라인은 다시 시선을 전방으로 돌렸다.


투헤드 오크와 키메라 군단이 부딪치기 직전이었다.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그의 두 눈이 거칠게 흔들렸다.


'어쩌면...'


한 명의 성기사의 얼굴을 떠올리며 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





* * *





거인이 소멸되어 가자, 고든과 결전을 벌이고 있던 소대장 칼리프가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


"이거 참, 생각지 못한 일의 연속이네요."


칼리프는 냉소적인 말투로 중얼거리며, 거침없이 검을 내리쳤다.


동시에 날카로운 독침이 고든을 향해 날아왔다.



"또 당할줄 알았나?"


고든은 빠르게 날아오는 검을 받아내며 몸을 피했다.


그의 자세는 흐트러짐 없었으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려왔다.



"상관없어요. 이미 온몸에 퍼지고 있을테니."


칼리프가 고든의 손끝을 바라보며 나긋하게 말했다.


그가 독침을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린다.


"이게 인간한테는 해독제가 없거든요."


'후.'


고든이 숨을 고르며 칼리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칼리프와 검을 섞던 중, 갑작스런 독공을 피하지 못했다.


평소 그의 검술을 자주 봐왔던 것이 패착이 되어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독이 그의 몸속 깊숙이 퍼져가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그의 팔다리가 점점 무뎌지고, 시야가 서서히 흐려졌다.



"이제 그만 끝내야겠네요."


칼리프는 눈꼬리를 치켜올리며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리고, 이글거리는 마기를 가득 실어 고든을 향해 내리쳤다.



카앙!


"무엇으로 만든 독이지?"


고든이 그의 검을 튕겨내며 말했다.



피식-


그를 보며 칼리프가 웃는다.


"죽기 전에 정보라도 얻겠다? 대대장님 다운 발상이네요."


칼리프는 시선을 돌리며 달아나고 있는 엘프를 날카롭게 바라보며, 고개를 우득 꺾는다.


"다른 군단이랑 같이 투입하는 게 아닌건데."


'다른 군단이라.'


고든은 흐려지는 시야 속에서 칼리프에게 시선을 고정하며, 검을 꽉 쥐었다.



"그만 끝내죠."


칼리프는 이를 간 듯 말하며, 붉은 마기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그의 검이 붉은 빛으로 타오르며, 주변의 공기마저 뜨겁게 달아올랐다.


쿠쿠쿠쿵-!


마기가 넘실거리며 폭발할듯한 기세로 고든을 향해 내리꽂혔다.


고든은 다리에 힘을 주며, 검을 들어 방어자세를 취했다.


칼리프의 검과 고든의 검이 부딪히는 순간.



쩌적-!


붉은 마기가 고든의 검이 유리조각처럼 깨기 시작했다.


그의 정신이 흐릿해지며, 신성력이 점차 분산되었다.


쩌저적-!


고든의 검이 깨어지며, 칼리프의 검이 그의 목에 닿기 직전.



콰앙!


하얀 빛에 감싸인 검이 빠르게 날아와서 칼리프의 검을 막아냈다.



"저런, 대화가 조금 길었나보군요."


칼리프가 검을 맞받아친 나를 보며 조소를 지었다.


나는 그의 붉게 빛나는 비늘을 유심히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파충류들은 어떻게 해야 박멸할 수 있는건가?"


그 순간, 칼리프의 동공이 눈에 띄게 수축되었다.



"작전이 좋군요. 확실히 그는 흔들렸겠어요."


"페르투스 말인가?"


흠칫-


내가 그 이름을 내뱉자, 칼리프가 움직임을 멈췄다.


혹시나 싶어서 말했는데, 맞나보군.


시스템 창에 떴던 것은 그 마족의 이름이었다.



"큭, 재밌네요."


칼리프는 킥킥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 웃음이 멈추자마자 그의 얼굴은 한순간에 무표정으로 굳어졌다.


그는 나를 쏘아보며, 마기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붉은 마기가 그의 검으로 쏟아져 들어가며, 불길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거대한 불꽃에 휩싸인 검이 나를 향해 내려쳐진다.


콰앙-!


"충분히 즐거웠나?"


그의 검을 막아낸 나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떠오른다.




청성 천쇄귀극검법(天鎖歸極劍法) 2초식, 패황천멸(覇皇天滅)


쿠아아아앙!


하늘이 어두워지며, 주위의 대기가 무겁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검을 높이 들어올리자, 검에서 번개들이 솟구쳐 나와 세상을 눈부시게 밝혔다.


패왕의 기운이 검을 통해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오며, 모래바람이 거세게 일어났다.


그 기세는 마치 대지를 갈라놓을 듯 강력했다.



칼리프는 검을 내리치며, 날카로운 독침들을 난사했다.


독침 하나하나가 거대한 마기를 품고 있었고, 공기를 찢어내며 돌진해왔다.


수십발의 독침이 날아오는 것을 보며, 정신을 집중했다.



초감각의 영역에서, 수십 발의 독침이 마치 하나의 시선처럼, 혹은 하나의 소리처럼 느껴졌다.


날카로움, 속도, 방향이 모두 감각 속에서 천천히 다가왔다.


신성력이 내 안에서 맹렬히 순환하며 검으로 뻗어 나갔다.



칼리프의 검과 내 검이 부딪치는 순간, 거센 마기가 신성력에 휘말려 들어가며 잡아먹히듯 소멸했다.


내 검이 그의 검을 산산이 부수고, 날아오던 독침들이 깨져나갔다.


환한 신성력이 검끝에서 폭발적으로 퍼져나가며, 주변을 온통 빛으로 뒤덮었다.



콰앙-!


빛이 서서히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칼리프가 우뚝 서있었다.


붉은 비늘이 갈라지며, 그 사이로 피가 솟구쳐 올랐다.


칼리프의 몸이 서서히 사선으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크윽, 인간들은 결국 우리를 이길 수..."


그의 마지막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는 그의 목을 베어냈다.


서걱-


칼리프의 목이 땅으로 떨어지며, 그의 몸이 먼지처럼 흩어져 사라졌다.


[ 픽시온을 처치하였습니다. 경험치 +425 ]




"대대장님, 상태는 어떻습니까."


나는 고든을 향해 돌아섰다.


가까이서 본 그의 입술이 파랗게 질려있었다.


그는 검에 몸을 기댄 상태로 버티고 있었다.



"그럭저럭 버틸만 하네."


고든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파죽겠다고 말하면 어디가 덧납니까."


"나도 체면이란게 있지 않나. 어디가서 4층에서 다쳤다고 입도 뻥긋 말게."


나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손을 뻗어 그의 혈맥을 짚어보았다.


진득한 독을 품은 마기가 그의 혈을 따라서 온 몸을 순환하고 있었다.


그 마기들이 고든의 기운을 끊임없이 갉아먹고 있었다.



"실례하겠습니다."


나는 그의 갑옷을 빠르게 벗겨 내려놓고는, 급히 혈자리를 짚기 시작했다.


곡지혈(曲池穴)과 내관혈(內關穴)을 눌러 심장 근처로 독이 퍼지지 않도록 하고,


이어 중완혈(中脘穴)과 태계혈(太溪穴)을 눌러 하체로 독이 퍼지지 않게 조치했다.


그런 뒤에 고든을 자리에 앉히고, 그의 등에 손을 얹었다.


빠르게 나의 내공을 고든의 몸속으로 주입했다.



"크윽!"


내공이 그 안에 스며든 독을 품은 마기들을 태워나가기 시작했다.


고통이 엄청날 텐데도, 고든은 묵묵히 버텨냈다.


어느 정도 기의 흐름이 원활해진 것을 확인한 뒤, 손을 떼었다.



"뒷일은 저에게 맡기시죠."


고든이 입가에 뭍은 피를 닦아내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로덴 경, 자네에게 나의 모든 권한을 위임하겠다."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엘라라가 우리의 근처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녀의 안색도 고든과 비슷하게 파리했다.



"대대장님과 뒤쪽으로 피신해있어."


그녀는 잠시 나를 응시한 후,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에는 고든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다.



나는 그들에게서 시선을 돌려, 멀리있는 키메리를 보았다.


키메리는 마나를 회복했는지 사슬 속박 주문으로 엘프를 잡아둔 상태였다.


그의 충혈된 두 눈이 광기에 사로잡혀 번들거리고 있었다.


그리핀을 깔끔하게 처리하던 순간처럼, 그는 엘프를 향해 날카롭고 예리한 마법을 쏘아냈다.


빛이 번쩍이고 난 뒤,


엘프가 서서히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그 뒤로 키메리의 욕설이 울려퍼졌다.


"내 키메라!!!!!"





[취에에에에엑!]

[취엑-! 취엑-!]



[크르륵! 크르륵!]

[끼야아악-!]

[크아아악! 크악-!]



투헤드 오크군대와 키메리의 군단이 거세게 충돌했다.


콰아앙-!



굉음이 전장을 뒤흔들며, 하늘 위에서 와이번 키메라들이 화염 브레스를 뿜어내며 투헤드 오크 군대를 공격했다.


하늘을 가르는 불꽃의 기세는 대지를 뒤덮을 기세였다.



두 개의 뱀 머리를 지닌 웨어울프 키메라가 포효하며 투헤드 오크에게 돌진했다.


투헤드 오크의 거대한 스파이크가 달린 몽둥이가 번쩍이며 웨어울프 키메라를 내리쳤다.


뒤이어 거대한 사슬이 휘몰아치듯 날아와 웨어울프 키메라를 세게 가격했다.


그 틈 사이로 작은 라이칸 키메라들이 파고들어 투헤드 오크의 몸에 날카로운 발톱을 꽂아 넣었다.



그러나, 거대한 덩치를 지닌 투헤드 오크 군대는 조금도 밀리지 않고, 서서히 전진했다.


오크 군대가 지나간 자리에는 찢겨나간 키메라들의 시체가 널브러져 있었다.



전투의 한가운데서, 키메리에게 지시했다.


[키메리, 군단에 합류해서 투헤드 오크와 대적해라.]


[니가 내 상관이냐?]


키메리는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알아들었으면 대답해.]


[후, 알았다!]


키메리는 언짢은 기색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지시대로 움직였다.


그는 그리핀 키메라에 올라탄 상태로 전장의 한복판을 향해 빠르게 이동했다.



전장으로 향하기 전, 해결해야 할 일이 있었다.


청류섬광보를 펼치며 방벽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갔다.


방벽에 가까워지자, 손을 뻗어 청령감마법을 발동했다.



솨아아아-


신성력이 손끝에서 뻗어나가며, 방벽 너머에 있는 4층 전사들에게 퍼져나갔다.


그들은 전장의 상황을 주시하며, 맥클라인의 지시가 떨어질 때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대기 중이었다.


그들의 시야에 내가 잡힐 때, 나의 신성력에도 무언가가 걸렸다.



방벽 안쪽에서 끔찍한 비명이 들려왔다.


"크아아악!"


마법사 중 한 명이 소리를 지르며, 그의 온몸에서 붉은 기운이 드러났다.


그의 피부는 점점 붉게 변하며, 비늘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놈은 빠르게 손을 뻗치며, 주변의 전사들을 해치려고 했다.



서걱-


나의 검이 마족의 목을 차갑게 베어냈다.


[ 르누아를 처치하였습니다. 경험치 +295 ]



"베링턴, 네놈마저!"


맥클라인 부소대장이 울분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그의 눈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나는 그의 앞에 조용히 내려섰다.


맥클라인과 전사들의 시선이 일제히 나에게 집중되었다.


그들의 눈에는 혼란과 불안이 엿보였다.



"지금부터 대대장님의 지휘 권한을 내가 인수받는다. 이의있는가?"


나는 단호하게 선언했다.


맥클라인은 잠시 나의 두 눈을 들여다보았다.


그의 표정에는 갈등이 서려 있었지만, 이내 마음을 정리한 듯 경례하며 답했다.


"따르겠습니다."


그에게서 다른 전사들로 천천히 시선을 옮겼다.


이미 마족과의 전투를 지켜보았던 이들이 한명씩 경례를 해왔다.


묵묵히 서 있던 나머지 전사들도 하나둘 고개를 숙이며 나의 지휘를 받아들였다.



"지금부터 포위망을 펼치도록 하겠다."


강경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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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6화. 24.09.05 40 0 16쪽
26 25화. 24.09.04 41 0 12쪽
25 24화. 24.09.03 41 0 13쪽
» 23화. 24.09.03 39 0 12쪽
23 22화. 24.09.02 44 0 10쪽
22 21화. 24.09.02 41 0 10쪽
21 20화. 24.09.01 57 1 11쪽
20 19화. 24.08.31 60 2 16쪽
19 18화. 24.08.30 59 2 15쪽
18 17화. 24.08.29 63 1 11쪽
17 16화. 24.08.28 68 1 14쪽
16 15화. 24.08.27 6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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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2화. 24.08.24 70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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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8화. 24.08.20 81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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