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성기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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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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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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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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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DUMMY

"페일라님, 그렇게 가시면 수문장 기절한다니까요?"


페일라에게서 몇 발자국 떨어진 곳으로, 텔레포트진이 생기며 한명의 마법사가 걸어나왔다.


머리에 쓰여진 로브를 끌어내린 그는 손으로 머리를 털어내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아 성기사님! 반갑습니다!"


프레스턴이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끼어들지마 프레스턴. 당장 신관이나 한 명 데려와."


페일라의 짜증섞인 목소리에도 프레스턴은 방글방글 웃고있었다.



"예에, 대령하겠습니다! 일단 자리를 옮기시죠."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프레스턴은 손을 들어 공중에 무언가를 그리며, 중얼중얼거렸다.



번쩍 -


눈부신 빛이 반짝임과 동시에 두 눈을 감았다 떴을 뿐인데,


우리는 어느새 야외 연무장으로 이동했다.


연무장에는 몇 명의 기사들이 수련하고 있었는데, 페일라와 프레스턴을 발견하고는 경례를 하고선 자리를 비켜주었다.



'놀랍군.'


나는 순수하게 감탄했다.


여러 사람을 한 번에 이동시키는 텔레포트를 이렇게 손쉽게 구사하려면, 엄청난 마나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마나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력이 받쳐줘야 한다.



한번 더 번쩍이는 빛이 들이차더니, 프레스턴이 이내 자리에서 사라졌다.



"당신이 처리한 오크를 봤어. 절단면이 아주 깨끗하던데. 솔직히 거짓말일줄 알았거든."


페일라는 흥미롭다는 듯이 말했다.



"저는 진실만을 고했습니다."


왼쪽 가슴에 손을 올리고 고개를 숙이며 경례를 하자, 페일라가 코웃음을 쳤다.



"완전히 믿는다는건 아냐. 증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잖아."


"그렇죠."



말을 끝냄과 동시에 또다시 빛이 번쩍이더니, 프레스턴이 나타났다.


그의 한 손에는 안경을 쓴 신관의 뒷덜미가 잡혀있었다.



"아... 아니... 저를 왜..."


안경 신관은 거의 울먹이면서 프레스턴을 바라보았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게 신관님이어서요."


"아, 아니..."


안경 신관이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페일라와 프레스턴, 나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프레스턴이 손으로 로브 주머니를 뒤적뒤적 거리더니, 무언가를 하나 꺼내어 들었다.


그의 손위에 올려진 것은 짙은 녹색의 작은 광물이었다.


곧, 그가 짧게 영창을 외며 그것을 연무장 바닥에 집어 던지자,


녹색 광물은 뿌연 연기에 휩싸이며, 거대한 녹색 바위덩어리로 변하였다.



"이건 그리모어 스톤이라는 광물이에요. 오크의 피부랑 꽤나 유사하니까 이걸로 한번 확인을 해보죠."



페일라가 다가가서 바위에 손을 대고는 마나를 주입시켜 보았다.


"나쁘지 않겠네."


페일라가 흡족하다는 듯이 말하고는 안경 신관을 바라보았다.



"신관, 저 성기사에게 신성력을 쏟아부어봐."


"시, 신성력을요?"


"탈탈 털어서 전부 쏟아부어."


페일라가 미간에 인상을 찌푸치며 말하자, 안경 신관은 덜덜떨며 엉성하게 손을 들어올렸다.


나는 들리지 않게 작게 한숨을 내쉬고, 검집을 들어올리며 거대한 바위를 향해 자세를 잡았다.



검집에 미세하게 둘러쌓인 검기를 보더니, 페일라는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겨우 이정도야? 하긴 6급이니까... 안경 뭐해!"


"네,에!"



페일라의 재촉에 안경신관이 서둘러 신성력을 나에게 보냈다.



화아아 -


그의 신성력은 엘라라의 능력보다 떨어지는 수준이었다.


이 신성력의 그가 가진 전부일거란 판단이 들자, 바로 2초식을 시전했다.



청성 만상귀일검법(萬象歸一劍法) 2초식, 천뢰귀류(天雷歸流)



쿠르릉 -



검집을 들어올리자, 연무장의 하늘에 천둥이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검집 끝에 서린 기운이 하늘을 찌를 듯이 치솟더니, 천둥이 울리는 것처럼 공기가 떨리며 진동했다.


공기를 가르는 순간, 번개에 둘러싸인 검기가 대지를 가르며 거대한 바위를 향해 돌진했다.


바위에 닿기 직전, 검집에서 발산된 기운이 폭발적인 힘으로 바위에 내리꽂혔다.


잠깐의 정적 후, 바위는 순식간에 두 조각으로 깔끔하게 갈라졌다.



콰아앙! -


나뉜 두 조각은 마치 정확하게 재단 된 것처럼, 어느 한 쪽도 흐트러짐 없이 완벽하게 갈라져 있었다.



나는 검을 거두며 고요히 숨을 골랐다.


주변의 대기에는 아직 전율이 남아 있는 듯, 살짝 흔들리고 있었다.



"와앗, 정말 대단하네요!"


프레스턴이 두 손으로 머리를 헝크러트리며, 경악에 찬 소리를 질렀다.


그의 발은 동동거리며 제자리를 뛰다시피 했는데, 그가 마법사 대표라는 것조차 잊게 만드는 모습이었다.



페일라는 시선을 고정한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입꼬리가 즐겁다는 듯이 치켜올라가고 있었다.


그러나, 웃고있는 입술과는 다르게, 그녀의 두 눈에는 서슬퍼런 안광이 흘렀다.


페일라의 눈이 나를 빤히 들여다 보고 있었다.



"...대단하시네요..."


안경 신관은 기력이 쇠했는지, 자리에 주저앉아서 멍하니 바위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증명은 이쯤하면 될까요?"


페일라를 바라보고 말하자, 그녀가 눈을 휘며 웃었다.



"충분하지. 프레스턴, 대표 회의를 소집해."


"벌써요? 좀 쉬었다 하면 안될까요?"


페일라가 말없이 프레스턴을 바라보자, 프레스턴이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럼 또 보자고."


말을 마친 페일라는 순식간에 마나를 발동하며, 자리에서 사라져버렸다.


그녀가 이동하는 양상은 독특했기에, 나는 그녀가 사라지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정말 놀랐습니다! 일단 데려다 드리겠습니다!"


프레스턴이 허허실실 웃으며 제멋대로 내 손을 잡고 붕붕 악수를 했다.


그러고나서, 손으로 무언가 그리며 중얼거리곤 곧바로 마법진을 발동시켰다.



번쩍 -


빛에 휩싸인 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아까 있던 성기사단 진지의 무기고 근처였다.



"나중에 봐요!"


"네."



프레스턴은 손을 흔들고는 급하게 다시 사라져버렸다.


그가 지나간 자리에 마법진이 서서히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서,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엮이지 않는 편이 좋겠군.'


어젯밤 메르하 대신관이 이마를 짚던 모습이 이해가 갔다.


페일라와 프레스턴은 예측할 수 없는 제멋대로였다.



나는 아까 페일리가 이동할 때 보였던 마나의 흐름을 떠올렸다.


새로운 보법이 떠오를 듯 머릿 속을 맴돌아서, 고민을 하며 연무장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때, 무언가가 생각났다.



"아, 그 안경 신관은 어떻게 됐지?"


뭐, 마법사가 데려왔으니까 데려다줬겠지.


이내 잡스러운 생각을 지우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저어... 프레스턴님?..."


텅 비어있는 왕실기사단 연무장에는 반으로 쪼개진 커다란 돌덩이와 안경을 쓴 신관이 남아있었다.





* * *





페일라의 말이 끝날 쯤, 메르하와 고든이 막사로 들어왔다.


정적이 흐르는 막사에서, 메르하와 고든은 묵묵히 자리에 착석했다.



"짧게 다시 언급하자면, 방금 성기사 마르셀 로덴이 어제 말한 능력을 증명했죠. 프레스턴과 제가 공증인."



페일라는 연합 대표들의 얼굴을 한번씩 훑었다.


왕실 기사단장 에드리안, 용병단 대표 카리우스, 드워프 대표 발드르, 마법사 대표 프레스턴까지.


누군가의 얼굴에는 호승심, 또 누군가의 얼굴에는 결의에 찬 표정이 떠올랐다.



'우습게도 이런 표정을 만들게 한 사람이, 겨우 6급 성기사라니.'


페일라는 떫게 웃었다.



"내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다! 그놈을 당장 데려와!"


용병단 대표 카리우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외쳤다.


2미터가 넘는 키를 가진 거인이 소리를 지르자, 막사의 천막이 흔들릴 정도였다.



"이 야만족놈아, 귀청 떨어지겠다!"


자리에 앉아있던 드워프 발드르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닥쳐! 난쟁이놈아!"


"뭐야?"


발드르가 쌍도끼를 들고 일어서자, 왕실 기사단장 에드리안이 그들을 만류했다.



"두 분 다 진정하시죠. 페일라님과 프레스턴님이 확인해주셨으니 그 부분은 이제 넘어가겠습니다. 지금 저희가 직면한 문제가 또 있지 않습니까."


"1층에서 갑자기 오크가 왜 튀어나왔냐는 거지."


고든이 심각한 표정으로 탁자를 검지로 톡톡치며 말했다.



"프레스턴님, 뭔가 알아내신 게 있으신가요?"


메르하 대신관이 프레스턴을 바라보며 말하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손가락을 튕겼다.



그의 손에는 어느새 양피지가 들려있었다.


그가 양피지를 공중에 띄우며 모두가 볼 수 있도록 펼쳤다.



"자, 다들 집중해보세요. 탑의 마나흐름에 대해서 짧게 말씀드릴게요."


프레스턴은 양피지의 한 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칼, 발드르. 우선 자리에 앉아."


페일라가 카리우스와 발드르를 바라보며 말하자, 그들은 서로를 한번 노려보고는 자리에 앉았다.



"지난 천 년간, 탑의 마나는 일정한 방식대로 흘러가고 있었어요. 단 한번의 오차도 없이."


프레스턴은 마나의 수치가 기록된 부분을 하나씩 건드렸다.


그의 손이 지나갈 때마다, 기록된 부분의 글씨들이 공중에 떠올랐다.



"탑의 1층에서 10층까지는 일정 기간이 되면, 전부 리셋되죠. 마치 원상복구 하듯이."


"전부 아는 부분은 넘어가도록 하시죠."


에드리안의 말에 프레스턴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어제 그 규칙이 깨졌어요."


프레스턴의 손이 가르킨 부분의 마나 기록이 공중에 떠올랐다.


어제 날짜의 마나 기록이었다.



"천년만에 처음으로."


그가 짓궃게 웃었다.



"그래서! 뭐가 문제인건가!"


카리우스의 말에 프레스턴이 잠시 어깨를 으쓱이더니 말했다.



"어제 엄청난 마나의 흐름이 개입했습니다. 이유는 아직 파악중이고요."


"아직도 파악중이라니. 자네가 하는 일이 마나를 분석하는 거 아닌가."


발드르가 팔짱을 끼고 탐탁치 않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흐음,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요. 분명 원인이 있을테니 그 흔적을 찾고 있는 중이에요."


프레스턴은 손가락으로 한 지점을 더 가리켰다.



"어제 마나의 흐름이 바뀐 지점은 정확히 두군데였어요. 1층과 12층이죠."


"12층에도 무슨 일이 있었나요?"


메르하의 질문에 그가 고개를 저었다.



"특이한 점은 없었다고 하네요. 12층은 지금 워낙 개판이어서요."


프레스턴이 산뜻하게 미소지었다.


메르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우리가 들어갔을 때, 1층에 오크가 한마리가 더 있었죠."


프레스턴이 메르하를 바라보며 말했다.



"탈출하지 않았다면, 그들마저 잃을 뻔 했군요."


메르하가 작게 읊조렸다.



"4층 마물이 1층에 돌아다니는 꼴을 볼 줄은 몰랐지."


발드르가 한 숨을 내쉬며 말했다.



"수습된 시신들은 오늘 가족들에게 인계하도록 하겠습니다."


에드리안의 말에 메르하와 발드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조용한 가운데, 고든이 좌중을 살피며 입을 열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듯 싶으니, 대주교님의 전언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갑작스런 대주교의 전언이라는 말에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되었다.



"뭐죠?"


페일라가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특수부대 편성에 대주교님의 직권으로 한 명을 추가로 투입하고자 합니다."


"허?"


고든에 말에 페일라가 눈썹을 찡그렸다.


다른 이들도 얼떨떨한 표정으로 고든을 바라보았다.



'대주교의 직권'이라는 단어가 주는 파급력은 대단했다.


연합 대표들의 시선이 고든의 입술에 고정되었다.


어떠한 상황이라도 대주교는 탑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여하지 않는다.


단지, 연합에서 조언을 얻고자 하면 도움을 줄 뿐이었다.


이에 관해서는 에벤하임 왕실 또한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대주교 영감님이 무슨 일이래요?"


프레스턴이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그의 경솔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들은 그저 고든을 바라볼 뿐이었다.



"이 시간부로 마르셀 로덴 경을 특수부대에 투입하도록 하겠습니다."


전대미문의 편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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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4화. 24.09.03 42 0 13쪽
24 23화. 24.09.03 39 0 12쪽
23 22화. 24.09.02 45 0 10쪽
22 21화. 24.09.02 42 0 10쪽
21 20화. 24.09.01 58 1 11쪽
20 19화. 24.08.31 61 2 16쪽
19 18화. 24.08.30 59 2 15쪽
18 17화. 24.08.29 64 1 11쪽
17 16화. 24.08.28 69 1 14쪽
16 15화. 24.08.27 6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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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2화. 24.08.24 71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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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8화. 24.08.20 81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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