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성기사가 되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이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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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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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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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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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DUMMY

카르곤들이 서서히 정리되고 있었다.


전사들은 카르곤의 사체를 한곳에 모으기 시작했다.


카르곤의 단단한 외피로 인해 사체를 태우지 않고 땅에 묻어 처리하는 듯했다.



"대대장님, 안녕하십니까. 이 섬을 지휘하고 있는 벨라미르 소대장입니다."


한 명의 마법사가 앞으로 나서며 고든을 향해 경의를 표했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고든이 그를 바라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전체적인 전투 상황은 어떤가."


벨라미르는 고든의 질문에 즉시 대답했다.


"현재 30개의 분대가 섬마다 분산 투입되어 빠르게 적들을 섬멸하고 있습니다. 10일차까지 섬 전체를 토벌 후, 모든 병력이 H섬으로 집결할 계획입니다."


고든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였다.


"레비아탄이 나타나는 건 15일부터였던가."


"그렇습니다."


고든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레비아탄이 나타나기까지 일주일이 남아있었기에, 빠르게 5층을 관통하는 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


"카르곤이 완전히 정리되면, 다른 마물들이 나타나기 전에 전사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주도록 하게."


"네, 알겠습니다."


벨라미르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그때, 한명의 거인이 고든을 향해 다가왔다.


"대대장님! 제드릭 슈틀란트입니다."


그가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고든이 무슨 일이냐는 듯이 고개를 까닥이자, 거인이 말을 이었다.


"저 성기사와 겨뤄보고 싶습니다!"


제드릭은 나를 향해 대검을 들며 호기롭게 외쳤다.


그의 뒤에는 거인 다섯 명이 서 있었다.


그들은 제드릭을 둘러싸고 있었으며, 호전적으로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제드릭은 가장 덩치가 크고, 위압적인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또 시작이군."


한 드워프가 낮게 중얼거렸다.


"이젠 아주 습관이야."


또 다른 드워프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고든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제드릭을 살피며 말했다.


"자네는 몇 급 전사인가?"


"저는 3급 전사입니다! 조만간 2급 승급시험을 볼 예정입니다!"


제드릭이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그 말에 고든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로덴 경은 6급 전사인데, 그래도 괜찮겠는가?"


고든의 말은 전장의 규율을 존중하는 의미였다.


전사끼리의 결투는 동의하에 얼마든지 가능했지만, 3급 전사가 6급 전사에게 도전하는 것은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이기더라도 좋은 소리를 듣기 어려울 터였다.



"6, 6급이란 말입니까?"


제드릭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4층에서의 엄청난 일화를 들었는데, 겨우 6급이라니.


그가 인상을 쓴 채,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일정에만 무리가 없다면 저도 한 번 겨루어 보고 싶습니다."


나는 고든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고든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하겠는가?"


고든의 목소리에는 흥미가 가득했다.


제드릭은 잠시 미간을 찌푸리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는 눈을 부릅뜨고 크게 소리쳤다.


"붙어보겠습니다!"



곧 해안가에 작은 결투장이 마련되었다.


전사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원을 그리며 넓게 자리 잡았다.


그들의 눈빛에는 기대와 흥미가 가득했고, 시선은 나와 제드릭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제드릭은 호기롭게 나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자네 이름이 뭔가?"


"마르셀 로덴입니다."


"나이는?"


"스무살입니다."


거인들은 호구조사하는 게 의무인지, 꼬치꼬치 나에대해 물어보았다.


나는 그의 호기심을 느끼며 태연하게 응답했다.



“흠!”


제드릭이 무게를 잡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6급이랑 검을 섞는 건 좀 그렇군! 무투술은 좀 하나?”


그의 말을 들으며 나는 태연히 검을 바닥에 던졌다. 검이 모래 위에 떨어지며 부드럽게 소리를 냈다.


"뭐든 상관없으니 덤비시죠."


"허!"


내 행동에 전사들 사이에서 놀라움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거인과의 대결에서 무투술에 응하다니!


그들의 눈빛에는 어리석다는 비웃음이 섞여 있었다.



"큭큭, 4층에서 들린 소리가 헛소문이 아니길 바라지!"


제드릭도 대검을 바닥에 내팽개쳤다. 검이 땅에 떨어지자 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


전사들은 그 소리에 더욱 흥분한 듯 웅성거렸다.


제드릭은 나를 향해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나는 피식 웃으며 그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청성파의 전승무공인 비연추를 펼치며 천천히 발을 굴렀다.


시비를 걸어오는 거인을 두드려패기 적합한 무공이지 않은가.


사뿐히 날아오른 나의 신형이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지더니 빠르게 허공에서 나타났다.


주먹이 일직선으로 뻗어나오며 거인의 복부를 가격했다.


"크헉!"


제드릭은 복부를 움켜쥐며 신음을 내뱉었다.


그는 갑작스런 일격에 눈을 부릅뜨더니 나를 향해 거대한 주먹을 내질렀다.


그의 주먹이 나에게 닿으려는 찰나,


나의 몸이 재빠르게 회전하며 그의 뒤편에서 나타났다.



"뭐야!"


거인은 당황하기를 잠시, 뒤를 돌아 나를 향해 거세게 발을 들어올렸다.


그의 두꺼운 다리가 바람을 가르며 내 앞을 스치듯 지나갔다.


나는 옆으로 빠르게 움직여 그의 공격을 피하며, 그의 옆구리를 향해 손날을 날렸다.


콰악-!


그의 옆구리를 가격하자, 제드릭의 거대한 몸이 순간적으로 휘청거렸다.


그는 분노에 찬 얼굴로 나를 노려보며 달려들었다.


그의 움직임은 빠르고 거칠었지만, 나에게는 그 흐름이 모두 읽히고 있었다.


'우회하면서 어깨를 노리는 동작이군.'


나는 그의 공격 흐름을 완벽하게 파악한 채 미소를 지었다.



"웃어?"


그는 격하게 외치며 거대한 주먹을 다시 한 번 내리쳤다.


나는 가볍게 그의 주먹을 피하며 그의 복부를 향해 다시 한 번 주먹을 내질렀다.



"커억!"


제드릭은 복부를 움켜쥐며 뒤로 물러섰다.


거인은 고통스러운 듯이 얼굴을 찌푸렸다.



"지금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벨라미르 소대장이 중얼거렸다.


마법사인 그의 눈에는 움직임이 전혀 읽히지 않고 있었다.


다른 마법사와 신관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그나마 기사들은 주먹을 내지르는 동작은 알아볼 수 있었다.


모두가 입을 굳게 다물고 지켜보고 있었다.



제드릭은 입에서 피를 뱉어냈다.


그는 잠시 멈춰서더니, 허공을 바라보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 웃음은 짧았고, 곧 그의 얼굴은 싸늘하게 변했다.


그의 근육이 팽팽하게 긴장되며 전신에 강한 기운이 맴돌기 시작했다.


마치 최후의 일격을 준비하는 듯이 힘을 모으고 있었다.


그의 양손에는 어두운 연기가 서서히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 기운은 점점 더 짙어져 주변으로 퍼지고 있었다.



"야! 제드릭!"


한 명의 거인이 벌떡 일어나며 외쳤다.


주변의 거인들도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들이 제드릭을 막기위해 달려나오던 순간, 제드릭은 마치 폭주한 짐승처럼 무서운 속도로 나를 향해 돌진했다.


그의 주먹이 허공을 찢으며 나에게 날아들었다.


주변의 어둠이 한층 더 짙어지며 나를 덮쳐오기 시작했다.


압도적인 기운은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한 위력으로 나를 포위했다.


가까이서 본 그의 두 눈은 어둠에 잠겨있었다.



'지금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데.'


그는 폭주상태에 접어든 것 같았다.


거인족에게 이런 기술이 있었는지에 대한 생각이 잠시 스쳤다.


그의 주먹이 나에게 닿자,


나의 신형은 회전하며 순식간에 그의 옆에서 나타났다.



쿵!


제드릭의 주먹은 미처 방향을 틀지 못한 채로 땅을 내려쳤다.


그가 내리친 자리는 깊은 구덩이로 변해버렸다.


주변의 지면이 크게 흔들리며 먼지가 일었다.


거인들이 제드릭을 잡으려고 달려왔으나, 그는 한걸음 빠르게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대대장님, 말려야 하는 것 아니에요?"


엘라라가 당황하며 고든에게 말했으나, 고든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지켜보도록 하지."


그는 냉철하게 결투를 바라보고 있었다.


엘라라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결투를 주시했다.



제드릭의 거대한 주먹이 대기를 찢을 듯이 나의 얼굴을 향해 날아왔다.


나는 가볍게 고개를 틀어 그 주먹을 피했다.


그와 동시에 내 주먹이 빠르게 그의 복부를 향해 날아갔다.



"크윽!"


제드릭이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었다.


연달아 다섯번 가격하자, 그의 거대한 몸이 움찔하며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그는 다시 나에게 달려들었다.



"야 그만해!"


거인들이 그를 막아섰지만, 그는 그들을 피하며 나를 향해 돌진했다.


어둠에 감싸인 그의 주먹이 얼굴을 향해 날아오는 그 순간,


나는 그의 뒤로 접근하여 그의 목덜미를 강하게 내리쳤다.


신성력을 실은 손이 번개처럼 그의 목덜미에 정확하게 꽂히자, 제드릭의 몸은 중심을 잃고 무너졌다.



쿠웅-!


그의 거대한 몸이 해안가에 쓰러지며 작은 진동과 함께 먼지가 일어났다.


전사들은 숨을 죽이며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끝났군."


고든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툭툭 옷을 털어냈다.


엘라라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가 다시 나에게 시선을 돌렸다.



"심연의 파괴자를 익혔다니, 앞으로가 기대되는군."


고든이 정신을 잃은 제드릭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주변에 있던 다른 전사들도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서기 시작했다.



"제드릭이 사용한 기술이 그거 맞지?"


한 전사가 물었다.


"거인족장이 사용하는 거 맞는 거 같은데."


그들은 잠시 말을 하다가 멈추고는, 나에게로 시선이 고정되었다.


그들은 복잡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거인들은 제드릭을 어깨에 짊어진 채 나에게 다가왔다.


"졌군. 대단한 결투였다!"


거인 중 한 명이 말을 꺼냈다.


"제드릭의 주먹을 피할 줄이야. 놀랍다!"


거인들은 깔끔하게 승패를 인정하고는 제드릭을 데리고 인파 속에서 빠져나갔다.


나는 가볍게 옷을 정리한 뒤 고든을 바라보았다.


나와 눈이 마주친 고든이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잠시 주목해주시겠습니까."


내가 나서며 말했다.


"진입 대원 중 마족이 있는지 확인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청령감마법을 주변으로 넓게 퍼트리기 시작했다.


손끝에서 퍼져나가는 신성력은 파도처럼 전사들을 향해 나아갔다.


전사들은 두 눈을 깜빡이며 자신을 감싸는 신성력을 바라보았다.



"이게 바로 그거군요!"


한명의 마법사가 손뼉을 치며 놀랍다는 듯이 외쳤다.


나는 그를 바라보며 작게 미소지었다.


이들 중에 마족은 없었다.



"마족은 없군. 그럼 더 결투를 할 사람이 없으면 떠나도록 하지."


고든이 천천히 바다 쪽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니에브가 고개를 끄덕인 뒤, 그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 * *





작은 건물들이 빽빽하게 늘어선 골목을 한 여자가 재빠르게 질주하고 있었다.


그녀는 뒤를 돌아보더니, 가볍게 발을 굴러 건물의 지붕 위로 솟아올랐다.


붉은 머리칼이 바람에 휘날렸고, 날렵하게 움직이는 그녀의 실루엣은 그림자처럼 움직였다.



'저 놈은 또 뭐지?'


카밀라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재빠르게 내달리며 엄청난 속도로 건물에서 건물로 달려나가고 있었다.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골목을 오가는 사람들 중 그녀의 존재를 눈치챈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녀가 이곳에 온 지 벌써 5일이 흘렀다.


이 말도 안되는 상황을 어떻게든 이해를 해보려고 하지만,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는다.


모든 것은 그날, 낯선 방의 침대에서 눈을 뜨며 시작됐다.


'납치인가?'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


그리고 자신이 전혀 다른 모습이 되어 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붉은 머리에 초록색 눈이라니.


그녀는 뺨을 거세게 내리쳤다.


볼을 타고 오른 통증이 현실임을 증명했다.


꿈이 아니었다.


그 후, 상황 파악을 위해 밖으로 나서면서 더 큰 충격이 밀려왔다.


기가 막힐 정도로 난해한 건물들, 눈이 돌아갈 정도로 알록달록한 사람들의 머리색깔.



'빌어먹을.'


이곳은 그녀가 살던 세상이 아니었다.


그녀는 몰래 사람들의 대화를 엿들으며 정보를 모았다.


거대한 탑이 솟아있는 에벤하임이라는 듣도보도 못한 왕국.


게다가 몸속에 있던 내공은 모두 사라져버린 상태.


낮에는 정보를 수집하고, 밤에는 내공운기에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탁기로 가득찬 세상에서 내공운기를 하기란 여간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 몸은 뭔가 이질적인 방법으로 내공을 쌓을 수 있는 신체구조를 지니고 있었다.



그녀는 뒤를 돌아보며, 조금전부터 그녀를 따라오는 그림자를 떠올렸다.


'왜 나를 쫒아오는 거지?'


경공술과는 다른 방법으로 그녀를 계속해서 추격하는 한 명의 남자.


그 순간, 그 남자가 그녀의 앞에 사뿐히 내려선다.



"와! 엄청 빠르네요!"


남자가 씨익 웃으며 카밀라에게 걸음을 옮긴다.


'공중에 떠있군.'


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관찰했다.


지금 내가 싸우면 이길 확률은 얼마나 되지?


그녀는 차분히 승률을 계산하고 있었다.



"근데 왜 도망가요?"


남자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묻는다.


"네 놈은 정체가 뭐지?"


"저요? 마법사인데요?"


마법사가 무엇인지는 대략적으로 알고있었다.


그녀가 차갑게 되묻는다.


"나를 왜 찾아온거지?"


"아! 그게요. 제가 뭘 좀 확인해야 하는 데 협조해 주실래요?"


"싫다면?"


카밀라의 말을 들으며 프레스턴이 활짝 웃는다.


"음, 싫다면 끌려가는 방법이 세가지 정도 있긴 한데요. 제일 빠른 걸로 하죠!"


그 순간, 프레스턴의 손끝이 허공에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은은한 안개가 마법진 속에서 뻗어나와 카밀라를 서서히 덮기 시작했다.


"잘자요."


프레스턴이 밝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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