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성기사가 되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이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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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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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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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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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DUMMY

골렘을 둘러싼 마법들을 바라보며 한참을 걷자, 우리의 발 밑에서 작은 빛이 반짝였다.


감지마법이었다.


[진입대에서 우리를 발견했군.]


고든이 낮게 중얼거렸다.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우리의 앞으로 텔레포트진이 생겼다.


눈부신 빛이 한순간에 사라지자, 그 자리에 한 명의 마법사가 서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대대장님, 유리아라고 합니다.]


한 명의 마법사가 걸어나오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녀는 고든과 엘라라, 나를 차례로 바라본 후 미소지었다.



[감지마법을 가까이에 설치했군.]


고든이 그녀를 보며 말하자, 유리아는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후후. 네, 최대한 빠른 루트로 안내해드려야죠.]


그녀는 싱긋 웃으며 고든의 말에 동의했다.



[안녕하세요. 유리아님!]


엘라라가 밝게 인사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유리아도 미소를 지으며 엘라라에게 다정하게 인사를 건넸다.


[알리스테어 신관님이시죠?]


[네! 만나뵙게 되어 반가워요.]


엘라라와 유리아는 짧게 인사를 나눴다.


그러고는 유리아의 시선이 나에게로 향했다.


[당신이 마르셀 로덴 경이로군요.]


그녀가 나를 지긋이 바라보며 말했다.


[네, 맞습니다.]


내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유리아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기억에 없는 마법사였다.



[2층에 있는 동료에게서 들었어요. 마법사들은 장거리 통신구를 사용해서 대화를 나누거든요.]


그녀는 설명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3층 상황은 어떠한가?]


고든이 유리아를 바라보며 느긋이 물었다.



[네, 현재 신전의 서쪽지대가 정리되고 있습니다.]


그녀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 표정은 뭔가 홀가분한 사람의 미소처럼 보였다.


무엇일까.


저 몇 년 묶은 체증이 빠진 것 같은 개운함은.


나는 의아함을 느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렇군. 아직 시간이 남아있으니 나쁘지 않아.]


그의 말에 유리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아! 음파 조절 마법을 걸어드리겠습니다.]


유리아가 손을 들어올리며 준비하려 했으나, 고든이 제지했다.



[음, 우리는 괜찮으니 신경쓰지 말게.]


[네? 네, 알겠습니다.]


그녀는 어리둥절하며 우리의 표정을 살피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전투지대로 이동하시겠습니까?]


유리아는 곧 다시 침착하게 말했다.


[그러지.]


[바로 이동하도록 하겠습니다.]


유리아는 한 손에 마석을 들고, 캐스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끝에서 마법의 기운이 맴돌았고, 순간적으로 주변의 공기가 일그러지는 듯했다.


눈을 한 번 깜빡였을 때, 우리는 이미 전투가 한창인 신전의 한복판으로 이동해 있었다.



유리아는 전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후방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주변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었고, 전투의 굉음이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가장 뒷자리에 서 있던 한 명의 신관이 우리를 발견하고는 고든에게 경례를 했다.


고든은 그에게 고개를 까닥이며 짧은 인사를 건넸다.



[죽어!]


전투가 가장 치열한 공간에서, 한 명의 마법사가 소리를 지르며 캐스팅을 연발하고 있었다.


그의 마법은 거대한 골렘을 향해 쏟아져 내렸다.



마법사의 손끝에서 강렬한 불꽃이 폭발적으로 퍼져나갔다.


불꽃은 순식간에 골렘에게 닿아, 피부에 쩍- 금이 가기 시작했다.


골렘의 거대한 몸이 흔들리며, 균열이 점점 넓어졌다.


그러나 골렘은 천천히 거대한 주먹을 마법사를 향해 뻗었다.


주먹이 공기를 가르며 다가오는 순간, 마법사는 또 다른 주문을 외쳤다.



[스토르므즈 컬!]


번개가 하늘을 가르며 내려오더니, 금이 간 골렘의 가슴팍을 향해 빠르게 꽂혔다.


쿠콰콰쾅!


번개가 골렘의 몸에 충돌하며 굉음이 울려 퍼졌다.


번개의 충격으로 골렘의 돌가루가 튀어 오르며, 그 심장 근처에 숨겨져 있던 코어가 드러났다.


마법사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마지막 일격을 준비했다.



[플라즈마 브레이커!]


번개처럼 날카로운 광선이 코어를 향해 일직선으로 뻗어나갔다.


강렬한 에너지가 코어에 직격하며, 코어는 산산이 부서져버렸다.


골렘은 주먹을 뻗던 그 자세 그대로, 서서히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쿠우웅-


거대한 몸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엄청난 모래바람이 일어났다.


먼지가 자욱하게 퍼지며, 신전 주변은 잠시나마 고요해졌다.



[낄낄낄낄낄!]


마법사는 승리의 쾌감을 느끼며 미친 사람처럼 웃어대기 시작했다.


그의 웃음소리가 신전의 벽에 메아리쳤다.


묘하게 그의 웃음소리가 커질때마다, 유리아의 주먹이 움찔거렸다.


몇몇 전사들은 그를 바라보며 짙게 한숨을 내뱉기도 했다.


나는 팔짱을 낀 채, 그 묘한 기류를 바라보고 있었다.


'흐음.'



그 순간, 골렘이 사라진 자리에서 다섯 마리의 와이번들이 떼를 지어 날아오기 시작했다.


10미터가 넘어가는 크기의 와이번들이 하늘을 뒤덮자, 빛이 가려지며 하늘이 어두워보일 정도였다.



[끼이이이익-!]

[끼익-!]


와이번들은 섬뜩한 소리를 내며 빠르게 가까워졌다.



[모르가스 소대장도 바빠보이는 군.]


고든이 한 명의 엘프를 바라보고 있었다.


엘프는 날아오는 거대한 와이번을 향해 마나가 담긴 화살을 쏘아올리고 있었다.



와이번은 아슬아슬하게 화살을 피하며 그에게 화염 브레스를 날렸다.


화아아악!


불꽃이 날아오자, 마법사들이 결계를 치며 그를 보호했다.



[전열을 정비하라!]


모르가스 소대장이 소리쳤다.


왕실기사단이 빠르게 전열을 갖추며 방패를 세우고, 검을 빼들었다.



거인, 성기사단, 드워프, 엘프는 그들의 뒤에 선 마법사와 신관을 보호하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마법사들이 주문을 캐스팅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손끝에서 불길과 번개가 일렁이며, 와이번을 향해 솟구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 마리의 와이번이 맹렬한 속도로 하강해왔다.


거대한 발톱이 번쩍이며, 모르가스를 노리고 있었다.



그가 재빠르게 와이번의 공격을 피했다.


그가 화살을 쏘아올리며 와이번의 날개를 향해 강력하게 쏘아올렸다.


와이번의 비늘은 단단했고, 화살이 비늘에 튕겨져 나왔다.



[지금!]


모르가스가 외쳤다.


마법사들이 일제히 손을 들어 하늘을 향해 주문을 발사했다.



[스토르므즈 컬!]


콰아아앙!


천둥과 번개가 와이번들을 향해 내리쳤다.


번개가 와이번의 날개에 꽂히며, 그 중 두 마리가 균형을 잃고 비틀거렸다.


그때, 엘프 궁수들이 빠르게 활시위를 당겼다.


화살은 정확하게 날아와서 와이번의 눈을 향했다.



[끼이이이익-!]


화살 두 발이 와이번의 눈에 박히며, 와이번은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치며 바닥으로 떨어져내렸다.



연달아 드워프 전사들이 돌진하며 검을 들었다.


드워프들이 동시에 와이번의 다리를 겨냥해 검을 내리쳤다.


와이번의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고, 와이번이 다리를 절뚝거리며 비틀거렸다.



거인들도 옆에서 하늘에서 떨어지는 와이번을 향해 검을 빼들며 휘둘렀다.


거대한 검이 와이번의 날개를 찢기자, 와이번은 균형을 잃고 떨어지기 시작했다.



쿠웅-


와이번이 바닥에 떨어지며 땅이 울렸고, 전사들이 놈들을 향해 돌진했다.



그때, 와이번들이 화염 브레스를 뿜어냈다.


대기하고 있던 마법사들이 즉시 보호 마법을 펼쳤다.


보호 마법의 결계 위로, 화염 브레스가 붉게 감싸이며 소멸되었다.



거인들이 거대한 검이 와이번의 목을 베어내고, 다리를 잘라냈다.


왕실 기사단도 나머지 와이번에게 달려들었다.


와이번의 목이 하늘로 솟구치며, 몸이 바닥에 쓰러져 내리며 쿵 소리가 울렸다.



[끼이이이익-!]


마지막 두 마리가 서로 등을 맞대며 낮게 선회했다.


거인들이 와이번의 꼬리를 붙잡아 땅으로 내리쳤고, 엘프들이 눈을 겨냥해서 화살을 퍼부었다.



[스토르므즈 컬!]


[끝이다!]


번개가 번쩍임과 동시에 번개에 맞은 와이번들이 아래로 추락하자, 거인들의 검이 와이번을 향해 깊숙이 파고들었다.


검이 단숨에 와이번의 심장을 꿰뚫었고 와이번은 크게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


쿠우웅-



골렘을 격파한 마법사는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관람하고 있었다.


[쯧.]


간간히 혀를 차는 소리가 들렸다.


'저놈이 키메리스트인가?'


그의 두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는데, 언뜻보기에도 광기 어린 눈빛을 지니고 있었다.



[로덴 경.]


고든이 나를 불렀다.


[네, 대대장님.]


고든은 저 멀리서 이쪽 방향을 향해 날아오는 골렘과 와이번 무리를 주시하고 있었다.


골렘은 굉음을 내며 전진하고 있었고, 와이번들도 날개를 펼친 채 날아오고 있었다.



[마물들이 계속해서 올걸세. 우리는 마법사를 데리고 이만 이곳을 벗어나는게 좋겠군.]


나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전에 이곳에 마족이 있는지 확인해주겠나.]


그가 지긋이 나를 바라보고는 다시 전장을 주시했다.


아직 골렘과 와이번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잠깐의 시간이 남아 있었다.


그는 3층의 전사들에게도 마족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싶어했다.


짧은 순간, 고든과 모르가스의 두 눈이 마주쳤다.


그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신호를 주고 받았다.


[제군들은 들어라! 뒤에서 날카로운 기운이 느껴지더라도 놀라지 말라!]


[네!]


전사들의 목소리가 크게 울렸다.



나는 천천히 숨을 고르고, 집중하기 시작했다.


짙은 살기와 함께 초감각이 서서히 깨어나면서, 주위의 모든 움직임이 나에게 선명하게 전달되기 시작했다.


엘라라와 고든, 전사들 그리고 저 멀리의 골렘과 와이번 무리까지 모든 것이 내 감각 속에 들어왔다.


그리곤 손끝에서 신성력을 끌어내어 청령감마법을 펼쳤다.


내 손끝을 통해 넓게 퍼져나갔다.



움찔!


앞에 서있던 전사들이 순간적으로 나를 바라보며 그들의 시선이 내게 닿았다.


그들의 눈에는 경계와 불안감이 스쳤다.



온몸의 감각이 극한까지 치솟았다.


동시에 청령감마법이 주변을 배회하며 전사들의 몸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스오오오오오-


몇몇 전사들은 소름이 끼치는지 팔을 쓰다듬으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의 눈빛은 여전히 나를 주시하며, 일부는 나를 노려보기도 했다.


전사들의 몸속을 샅샅이 살폈다.



전체 인원 157명의 전사들을 살핀 결과, 마기는 한 명도 느껴지지 않았다.


살기를 거두자, 한편에서 누군가 숨을 토해내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곳에는 없습니다.]


나의 말게 고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바로 이동하도록 하지.]


그는 단호하게 명령했다.



골렘을 해치운 마법사가 삐닥하게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힐데가르트 대대장님.]


[오랜만이군.]


[예예. 제가 너무 오래 박혀있었죠?]


그는 충혈된 두 눈으로 미소지었다.



[여기 있는 분들은?]


[마르셀 로덴 성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엘라라 알레스테어 2급 신관입니다.]


그는 붉은 눈으로 나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일단 이동하도록 하지.]


[예예.]


고든의 말에, 그는 바로 텔레포트진을 캐스팅하기 시작했다.


마석 없이도 그는 빠르게 준비를 마쳤다.


짧은 사이에 모르가스는 고든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마법사의 캐스팅이 완성된 순간, 밝은 빛과 함께 눈을 떠보니 우리는 3층의 출구에 이르러 있었다.



신전 안쪽의 출구에는 그리핀 한마리가 천천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리핀은 마치 독수리처럼 생겼지만, 몸통은 사자처럼 강인해보였으며 한참 고개를 올려야 볼 수 있을 만큼 거대했다.


그 커다란 발톱은 바위를 조각낼 정도로 날카로워 보였다.



"오! 가기전에 또 이렇게 굴러들어오네."


마법사는 두 눈을 번뜩이며 앞으로 나섰다.



"도움이 필요한가?"


고든이 묻자, 그가 작게 웃었다.



"아뇨. 몸에 기스가 나면 안되거든요. 뒤에 계세요."


그의 말에 엘라라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기스요?"


그는 낄낄 웃고는 그저 앞으로 나갔다.


나는 그의 모습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리핀은 그를 노려보며, 공중으로 떠오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핀의 위압적인 모습에도 그는 차분하게 손끝에 마나를 모으기 시작했다.


서서히 그의 손으로 강대한 마나가 집중되었다.



"아카네 리바라!"


캐스팅이 끝난 그의 손끝에서 퍼져나간 마나가 그리핀의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보이지 않는 사슬이 그리핀의 날개와 다리를 조여오며, 그리핀의 움직임을 서서히 억제했다.


그리핀은 당황하며 힘껏 몸부림쳤다.


마법의 구속은 점점 더 강력해져서 그리핀은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발버둥치기 시작했다.


그는 천천히 다가갔다.


손끝에서 다시 한 번 날카로운 마나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그리핀의 눈을 바라보며 씨익 웃고는, 조용히 속삭였다.



"아큐트 슬래시."


순간, 그의 손끝에서 날카로운 마나의 칼날이 뻗어나가 그리핀의 목을 정확하게 가로질렀다.


칼날은 너무나도 예리하고 빠르게 경동맥을 절단했다.


그리핀의 붉은 피가 솟구치기 시작했다.


피가 뿜어져 나오는 동안 그리핀의 눈빛은 점차 흐려졌고, 거대한 날개는 축 늘어졌다.


마법의 구속이 풀리자, 그리핀의 거대한 몸이 천천히 땅으로 내려앉기 시작했다.


피가 흘러나오는 목을 제외하면, 그리핀의 신체는 온전히 보존된 상태였다.



그리핀을 이렇게 단 일격에 해치울 수 있는 마법사가 몇이나 있을까.


나는 내심 놀라워하면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실력만큼은 뛰어나보였다.



"낄낄."


그는 웃으며 손을 펼쳐 아공간을 연 뒤, 그 안에 그리핀을 집어넣었다.



"그건 왜 집어넣으세요?"


엘라라가 질색한 얼굴로 그에게 물었다.



"그건 알아서 뭐하시게."


그는 빙글빙글 웃으며 대답했다.



"골렘을 처치하는 것은 왜 그렇게 오래걸린 겁니까?"


그리핀을 최소한의 흠집을 내고 처치하는 것에 비하면, 골렘의 코어를 부수는 것은 그에게는 훨씬 간단한 일이었을 것이다.


나의 질문에 그의 시선이 닿는다.



"아아. 골렘은 내 화풀이 대상이야. 일이 잘 안풀리면 그렇게 때려박으면 좀 기분이 나아지거든."


그는 나에게로 천천히 다가오며 눈을 맞추고 말했다.



"아까 보니 굉장히 인상적이던데. 그게 마족을 찾는다는 그 능력인가?"


"그렇습니다."


그의 시선이 나를 위아래로 훑는다.


"정말 들어보지도 못한 능력인데, 본인이 마족인건 아니고?"


나는 충혈된 그의 두 눈을 바라보다가 픽 웃었다.


가소롭긴.



"궁금하다면 한 번 공격해보던지."


나의 도발적인 말에 그의 두 눈에 흥미가 떠오른다.



"글쎄, 나는 공격보다도 다른 것에 관심이 있어."


나의 차가운 시선을 마주하며 그가 천천히 말한다.



"키메라로 만들 수 있을지 말이야."


그는 나를 잠시 들여다 보더니, 씩 웃는다.


이게 무슨 미친 소리인가.


내가 미간을 찌푸리자, 그가 낄낄거린다.



"차차 알아보기로 하지. 바르톨로뮤 라카르데스 로펠덴트다."


"뭐?"


그가 다시 또박또박 말한다.



"내이름. 바르톨로뮤 라카르데스 로펠덴트."


바르...


이곳에 와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봤지만.


이건 도저히 못외우겠다.



"됐고. 키메리라고 부르겠다."


"응?"


그의 충혈된 두 눈이 무슨 뜻이냐는 듯 느리게 껌벅인다.



"본인의 별명을 모르나."


"내가 별명이 있다고?"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가 갸웃거리며 곰곰히 생각해본다.



"내 별명이 키메리야?"


"정확히는 키메리스트라고 하던데."


그가 피식 웃는다.



"썩 나쁘지는 않네? 당분간 계속 볼 사이니까 편하게 불러."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등을 돌려서 출구를 향해 다가갔다.



"그럼 이제 문 엽니다?"


그가 우리를 돌아보며 손가락을 튕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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