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성기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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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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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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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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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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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DUMMY

그의 피부 위로 붉은 비늘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마치 불꽃이 일렁이듯, 그 비늘은 순식간에 그의 온몸을 뒤덮었다.


그 모습은 마치.


'파충류 같군.'


생각지 못한 모습에 나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끄으아악-


사람의 성대로는 낼 수 없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네 놈! 나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이냐!"


요제프가 비틀거리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외쳤다.


그에게서 강렬한 마기가 뿜어져나오며, 순식간에 신성력을 뚫고 나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그의 발걸음마다 공기가 진동하며, 붉은 기운이 주변을 물들어 갔다.



"마, 마족이다!"


누군가의 경악에 찬 외침이 터져 나왔다.


전사들은 요제프를 바라보며 한걸음씩 뒤로 물러섰고, 동시에 검을 뽑아들었다.


놀란 나머지 몸이 굳어버린 채, 그 자리에 서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다.



요제프의 몸에서 뿜어진 강대한 마기가 대기를 진동하며 요동치기 시작했다.


붉은 기운은 마치 살아 있는 듯, 공중에서 불길처럼 휘감겨 나갔다.


비늘에 감싸인 그의 손이 번개처럼 날카롭게 내 목을 향해 돌진했다.


그의 손이 움직일 때마다, 주변의 대기가 일그러지며 압도적인 속도로 다가왔다.


요제프의 손이 나를 관통하려는 그 순간.



서걱-


고든이 검을 뽑음과 동시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요제프의 목을 단칼에 베어냈다.


요제프의 머리가 바닥으로 떨어지며, 그의 몸을 감싸고 있던 마기가 미친 듯이 일렁였다.


그의 몸이 그 자리에 힘없이 쓰러져 내렸다.


그리고는 먼지로 변해 사라져 갔다.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그가 서있던 자리에는 어떤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


그 잔해를 지켜보는 전사들은 경악과 놀람에 눈을 부릅떴다.



"어떻게 이럴 수가..."


"마족이었다니!"


충격과 혼란이 가득했다.


오랜시간 함께 전선을 넘었던 자가 마족이었다니.


게다가 그 마족이 신관으로 잠식했다는 점도 충격을 더하고 있었다.


"신관이 마족일수가..."


누군가의 침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요제프 신관이."


오클랜드는 말을 잇지 못하고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그의 떨리는 두 눈에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깊은 배신감이 서려 있었다.



아까 요제프를 보호하려던 신관은 창백한 표정으로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다른 신관들도 그를 일으킬 생각을 하지 못한 채, 멍하니 서서 그 장면을 지켜볼 뿐이었다.


소란이 지난 뒤, 좌중에는 깊은 침묵이 흘렀다.




주위의 전사들을 바라본 후, 나는 고든에게 가까이 다가서며 입을 열었다.


"대대장님,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고든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또렷한 목소리를 내었다.


전사들은 아직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경직된 표정으로 내 말에 집중하고 있었다.



"무엇인가?"


고든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그는 검을 검집에 집어넣으며, 흔들림 없는 모습을 유지했다.



"만약 마족을 생포한다면, 그들이 입을 열겠습니까?"


고든은 깊은 생각에 잠긴 듯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들은 어떠한 방법에도 입을 열지 않는다."


고든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나는 예상했던 답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고위 마족에 대한 정보가 평기사들에게 공유 되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단순히 정보가 위험하기 때문에?


그들의 정보가 퍼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그 이유는 훨씬 더 단순한 문제였다.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연합군은 마족에 대해 아는 것이 부족하다.


그리고 그들은 이 사실을 드러내지 않으려 애쓰고 있을 것이다.


연합군의 사기가 무너지지 않도록.


어쩐지 고든 그 다운 대답에 나는 작게 웃었다.



나는 한 곳을 바라보았다.


내 시선이 머무는 곳에는, 조금 전 인사를 나누었던 부상을 입은 드워프가 있는 자리였다.


그의 몸통에는 붕대가 감겨있었다.


드워프들은 자리에서 상황을 지켜보며 그들끼리 작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대체로 당황한 분위기였으나, 나이가 많은 드워프들은 마족을 겪어본 적이 있는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나는 그들에게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모든 이들이 나의 행동을 예의주시하며, 숨을 죽인 채로 긴장이 흘렀다.



"음, 왜 그러는 거지?"


부상을 입은 드워프가 있는 곳에 다다르자,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의아한 듯 물었다.



"묻고 싶은 게 있어서 왔습니다."


나는 그의 눈을 마주보면서 천천히 말했다.


"어떻게 하면 마족에게 입을 열게 할 수 있습니까?"


그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내 시선은 그의 눈빛을 깊게 훑었다.



"그것을 내가 어찌 알겠나."


드워프는 내 질문에 순간적으로 당황하였다가,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나는 그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궁금합니다. 그 오랜 시간 동안 전우들을 속일 수 있었던 방법을요."


내 차가운 목소리가 단호하게 울려 퍼졌다.


그 말에 함께 서 있던 다른 드워프들이 그의 옆으로 나서며 나를 경계하듯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에는 혼란이 스쳐 지나갔지만, 동료를 지키려는 행동이 우선이었다.



"이보게,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우리들은 이해를 못하겠네."


한 드워프가 경계심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드워프들의 앞에 서며 나를 마주보았다.


드워프들은 동료애가 투철하다.


그 종족의 특성인지 모르겠지만, 우직하고 끈끈하다.


아까 전투에서도 다 같이 죽을지언정, 부상당한 드워프들을 끝까지 지켜냈다.



"이상한 점이 한 번도 없으셨습니까?"


내가 앞에 선 드워프를 바라보며 말하자.


그는 미간을 찌푸린채 서있을 뿐이었다.



"그런일은 없네. 자네가 잘못 생각한 것이지."


그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하며,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 말 속에는 의심을 거부하려는 어떤 의지가 담겨 있었다.


나는 그의 눈을 바라보며 잠시 침묵을 지켰다.



왕실 기사단과 성기사단은 조금 전 상황을 떠올리며, 조용히 자세를 가다듬었다.


아까 요제프를 변호했던 마법사는 손으로 허공을 그리며 작게 캐스팅을 준비했다.


몇몇 신관들은 손을 들어올리며 신성력을 띄우고 있었다.


엘프들은 화살을 시위에 올려놓고 언제든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거인들은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저 뒤에 있는 드워프?"


전사들의 웅성거림이 퍼져 나갔고, 드워프들은 긴장하기 시작했다.


드워프들 역시 손에 쥔 검을 꽉 움켜쥐며 주변을 경계했다.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질 듯 팽팽한 긴장감이 공기를 가득 채웠다.



처음 그를 의심하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지난밤, 나는 요제프를 보자마자 그의 몸에 흐르는 신성력을 보았고, 그 안에 이질적인 기운이 섞여있음을 한 눈에 알았다.


그때부터 나는 다른 신관들을 살피기 위해, 돌아다니면서 진지 내의 모든 전사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그러던 중, 한 명의 드워프가 나의 기척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자연 친화의 특성.


숲 속에서 적에게 발각될 확률이 낮아진다.


나는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라이칸과의 전투 중, 그는 전방에 빈틈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 행동은 요제프가 마기를 날리는 시기와 절묘하게 일치했다.


드워프가 틈을 만들면, 라이칸들이 틈을 파고든다.


그것은 우연이 아니라 의도적인 것이었다.


마족은 하나가 아니라 둘이었다.



"확인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나는 그에게 다가가며 조용히 말했다.


드워프들은 차마 나의 발걸음을 막지는 못한 채, 나의 행동을 주시했다.


내 손이 그 드워프를 향해 뻗어나가자, 그는 흠칫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갑자기 그는 다친 몸을 이끌고 옆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어?"


"길버트, 자네 어딜 가는겐가?"


드워프들이 당황한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제길, 제길, 제길!"


그러나 길버트는 이미 멀리 달아나며 필사적으로 도망치려 하고 있었다.


드워프들은 길버트가 달아나는 모습을 보며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길버트의 피부 위로 서서히 붉은 비늘이 덮이기 시작했다.


그의 몸에서 거친 마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고, 주변의 공기는 붉은 기운으로 뒤덮였다.



"제길, 마족이다!"


드워프들은 충격에 휩싸여 그 자리에 굳어버렸고, 다른 전사들은 즉시 전투 준비를 시작했다.



"제군들은 들어라! 극악무도한 마족을 이 순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제거하라!"


오클랜드의 명령이 울려퍼졌다.


"네! 소대장님!"


전사들은 즉시 반응하며 전력으로 그를 향해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프리즈 체인!"


마법사의 캐스팅이 끝나자, 냉기가 서린 사슬이 공중에서 찬란한 빛을 내며 길버트를 향해 날아갔다.


그는 양손에 마기를 모으더니, 사슬이 그를 감싸는 순간 사슬을 강제로 끊어버렸다.


사슬은 조각으로 변해 공중에서 사라졌고, 얼음 결정이 흩날렸다.


길버트는 격차를 벌려 달아나며 진지를 벗어나 숲으로 진입했다.



엘프들이 나무사이를 가르며 그를 향해 연속으로 화살을 날렸다.


그러나 화살은 비늘을 뚫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브래들린이 기사단 속에서 돌진하며 강력한 일격을 날렸다.


그의 검이 공중을 가르며 길버트의 등 뒤를 겨냥했다.


검이 비늘을 스치며 강력한 충격파를 만들었으나, 그는 몸을 움츠리지 않고 계속 달려나갔다.



뒤에서 신관들의 손에서 날아간 신성력이 그를 향했으나, 그는 손을 들어올려 붉은색 실드를 형성했다.


신성력은 막에 부딪히며 불꽃처럼 튕겨졌다.



"도대체 어떻게 안 것이지!"


길버트는 격한 분노가 깃든 목소리로 외쳤다.


그의 앞에 투헤드 스네이크가 나타나자, 그는 손에 마기를 모아 가볍게 제거하고 계속해서 달려나갔다.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발에 힘을 주었다.



청류섬광보(靑流閃光步) -


마나를 회전시키며, 빠르게 신형을 날렸다.


마치 한 줄기 섬광처럼, 나는 찰나의 순간에 그의 눈앞에 나타났다.


그는 갑작스레 나타난 나를 당황한 듯 하다가 파충류 같은 눈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그리고는 멈춰선 채로 양 손에 마기를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너무 티가 나게 행동하더군."


나는 그를 바라보며 여유롭게 씨익 웃어주었다.



"조금만, 조금만 있었으면, 나도 장군급이 되는 건데! 네놈 때문에!"



크와아아아-!


그의 몸에서 거센 마기가 솟구쳐 올랐다.


붉은 기운이 거칠게 휘몰아치며, 숲을 뒤흔들었다.


그는 분노에 찬 손짓으로 마기를 칼날처럼 만들어 나를 향해 날렸다.



바로 그 순간, 엘라라의 신성력이 나의 몸을 휘감았다.


'제법 눈치가 빨라졌어.'


나는 씨익 웃고는 그대로 신성력을 이끌어냈다.



청성 만상귀일검법(萬象歸一劍法) 3초식, 뇌풍귀극 (雷風歸極)


콰아앙! 콰앙-!


검 끝에서 맺히기 시작한 번개가 하얀 빛을 발하며 점점 더 강렬해졌다.


번개는 서서히 더 강렬해지고, 주변의 공기가 서서히 떨리기 시작했다. 하늘이 두 동강 날 듯한 소리가 퍼졌다.


번개와 바람이 하나로 결합되며, 화살처럼 날카롭게 집중되었다.


검이 순간적으로 하늘을 가로지르며, 눈으로 쫓을 수 없을 만큼 빨랐다.


길버트가 반응할 겨를도 없이 나의 검이 그의 마기를 가볍게 파괴하고, 그의 몸에 닿았다.


순간, 공기가 붕괴하는 듯한 소리와 함께 폭발적인 충격파가 일었다.



서걱-


그의 눈이 크게 뜨이며, 경악과 공포가 교차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 목에 선명한 상처가 생기더니, 단숨에 관통했다.


그의 목이 힘없이 떨어지며 바닥으로 굴러갔다.


검이 지나간 자리에 번개의 여운이 남아, 공중에서 끊임없이 번쩍였다.



[ 바자로를 처치하였습니다. 경험치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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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3화. 24.09.03 38 0 12쪽
23 22화. 24.09.02 44 0 10쪽
22 21화. 24.09.02 41 0 10쪽
21 20화. 24.09.01 57 1 11쪽
20 19화. 24.08.31 60 2 16쪽
19 18화. 24.08.30 59 2 15쪽
18 17화. 24.08.29 6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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